일반산 (ⅸ)

가시와 산죽의 향연 (망일봉-국기봉-동소산)

킬문 2019. 11. 25. 15:32
2019년 11월 23일 (토요일)

◈ 산행경로
센트럴터미널
광주터미널(00:30-03:50)
학동증심사역
양가랑이재(07:00-07:26)
453봉(08:51)
망일봉(11:07)
642봉(11:52)
길마재(12:20)
525.3봉(13:52)
국기봉(16:48)
동소산(18:21)
동소령(18:56)
법화마을(19:50)
복내정류소(20:17)
광주터미널(20:50-21:55)
운암사우나

◈ 도상거리
15km

◈ 산행시간
12시간 24분

◈ 산행기



광주 사신다는 사평 택시 기사분과 학동역에서 만나 예보와는 달리 아침부터 흩날리는 빗줄기를 심란하게 바라보며 자욱한 비안개에 덮여있는 주암호를 다리 3개로 건너 18번 국도의 양가랭이재에 내려 잡목들을 잡고 절개 지로 붙어 통신 시설물을 지나서 무성한 가시나무들을 젖히며 몇 년 전부터 계획만 잡고 있었던 능선을 올라간다.
조망 트이는 무덤가에서 다행히 비가 그치며 모습을 나타낸, 운해에 가린 천봉산과 모후산을 바라보다 빽빽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483봉을 넘으면 울창한 산죽 숲이 기다린다.
준비한 낫으로는 어림도 없는 산죽 밀림을 몸으로 젖히며 뚫고 쓰러진 나무들과 바위들을 힘겹게 통과해 한 시간도 넘겨 빠져나와 기진맥진해 세 마디 중 두 마디가 없어진 스틱을 쓴웃음을 지으며 던져 버린다.
흐릿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흔적들을 보며 그치지 않고 앞을 막는 진저리나는 가시나무들을 헤치고 가파른 능선 따라 둥그런 공터에 낡은 삼각점(381재설)이 놓여있는, 이 근방의 맹주인 망일봉(652.5m)으로 올라간다.
나뭇가지 사이로 짙푸른 주암호를 바라보며 막걸리 한 컵으로 갈증을 달래고 반원을 휘돌아 국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니 널찍하게 산죽들을 정비한 기분 좋은 산길이 나오지만 동봉인 642.4봉을 지나며 오른쪽의 옥녀봉으로 꺾어져 버린다.
간간이 나타나는 산죽 지대들을 긴장해서 통과해 양쪽으로 길이 흐릿한 길마재를 건너고 송곡재는 어디인지도 모르게 지나쳐 낡은 폐 삼각점이 있는 525.3봉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송전탑들이 나오면서 조금씩 상태가 좋아지는 능선을 느끼며 여전히 조망은 가려있는 지루한 능선을 한동안 지나서 역시 도리재는 보지도 못하고 공터에 잡목들만 차 있으며 식별하기 힘든 삼각점이 있는 국기봉(526.2m)으로 올라가면 마치 산행이 다 끝난 것처럼 안도가 되고 마음이 가벼워진다.
처음으로 이정표가 보이는, 호남정맥의 주릿재로 이어지는 삼거리를 지나고 잘 정비된 산죽 길을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확 꺾이는 지점을 조심해서 아직 멀리에 솟아있는 동소산을 바라보며 미끄러운 능선을 뚝 떨어져서 안부로 내려간다.
점점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적막한 산자락을 멍하니 바라보다 랜턴을 켜고 서둘러 바위지대들이 혼재한 산길을 지나서 몇 번이나 속아가며 너른 공터 한쪽에 통신 시설물이 서 있는 동소산(x463.8m)으로 올라가 100여 미터 떨어져 있는 이정표의 정상으로 가 찬 바람을 맞으며 바위 전망대에 서서 점점이 불을 밝힌 동산리와 법화마을을 바라보고 돌아온다.
널찍하게 정비된 임도를 따라가 시멘트 소로가 넘어가는 동소령을 건너서 가파르게 봉우리를 올라 한치재가 아닌 북쪽의 법화제로 산길이 이어져 돌아오며 갈림길을 찾다가 광주 가는 막차를 놓치지 않을가 걱정이 들어 동소령으로 되돌아가 가까운 법화마을로 향한다.
바람결에 낙엽만이 구르는 쓸쓸한 임도를 한동안 휘돌아 내려가 어둠에 묻힌 법화저수지를 지나서 법화마을 버스 승강장에서 문덕 택시를 부르고 남은 술을 다 마시며 길이 없다고 해 몇 년째 미루어 계륵처럼 남아있던 망일봉 산행을 자축 한다.ㅣ



▲ 양가랑이재



▲ 천봉산





▲ 모후산



▲ 남봉에서 바라본 옥녀봉과 뒤의 천봉산 능선



▲ 망일봉 정상



▲ 조계산



▲ 국기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호남정맥



▲ 당겨본 존제산



▲ 모후산과 주암호



▲ 길마재



▲ 조계산과 호남정맥



▲ 525.3봉 정상



▲ 국기봉으로 이어지는 송전탑 능선



▲ 국기봉 정상



▲ 뒤돌아본 모후산과 망일봉



▲ 구산제와 옥녀봉



▲ 존제산





▲ 동소산 정상



▲ 동소령



▲ 복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