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ⅸ)

우연인가 인연인가? (금학산-고대산)

킬문 2020. 3. 23. 14:49

2020년 3월 21일 (토요일)

◈ 산행경로
포천시청앞 승강장
남창고개(07:31-08:44)
하길성갈림길
벼랑전망대(09:23)
용정산(10:22)
736봉(11:59)
금학산(13:07)
대소라치(13:55)
보개봉(14:32)
고대산(15:51)
제1등산로갈림길(16:37)
임도(15:57)
천광곡(18:34)
3번국도(18:46)
대광리
소요산역

◈ 도상거리
15km

◈ 산행시간
10시간

◈ 산행기



일주일 전과 똑같은 시간에 할머니와 등산객, 나까지 세 명이 포천시청 앞 정류장에서 관인 가는 버스를 타고 각자 같은 자리에 앉아있다가 신포천아파트 삼거리에서 버스가 신호에 걸렸을 때 일주일 전에 봤던 초보 기사에게 부탁해 고맙다고 인사를 하며 빨간 조끼 할머니가 내리고, 홀로 산꾼도 전에 내렸던 그 지장산 입구에서 내리고, 나는 상노리 갈림길을 놓치고 전에 왔던 남창고개까지 와서야 지나친 것을 알고 급하게 버스를 세우고 보니 마치 일주일 전의 판박이 현상이 벌어진 일이라 신기한 생각이 든다.
고갯마루 공터에 쌓아둔 보도블록과 모래를 보고는 여기까지 와서 소변을 보았다고 싸울 듯이 덤벼들던 노인네가 생각나 쓴웃음을 짓다가 도로 삼거리로 내려가 날카롭게 솟은 용정산 능선을 바라보며 담터계곡과 하길성으로 걸어가 산자락 끝에서 무덤으로 붙어 흐릿한 산길을 올라간다.
그냥 서 있지도 못할 된비알을 힘겹게 통과해 시멘트 참호들이 있는 벼랑전망대에서 고남산과 울퉁불퉁 솟은 지장봉을 바라보고 낙엽이 쌓여 걷기 힘든 능선을 한동안 지나서 억새 무성한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용정산(x672m)을 넘는다.
지장봉에서 고대산으로 길게 이어지는 유장한 능선을 바라보다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수시로 나타나는 암 능들을 넘고 우회해서 조금씩 떨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763봉을 넘어 앞에 바짝 솟아있는 금학산으로 향한다.
급한 암 능들을 지나 군부대 철망으로 붙어 무심코 왼쪽으로 꺾었다가 곳곳에 쳐진 윤형 철조망들을 넘어서 군인들의 쓰레기가 널려있는 사면에 쭉 쭉 미끄러지며 힘겹게 등산로로 붙어 4시간도 넘게 걸려 금학산(946.9m)으로 올라간다.
한편의 양지바른 헬기장에 앉아 소주를 마시며 주위를 한동안 둘러보고 삭도 따라 얼음으로 덮여있는 낙엽 깔린 능선을 주의해서 대소라치 군사도로로 내려가 참호에 앉아 금학산을 바라보다 일행 두 분과 함께 뒤따라오며 보개지맥을 종주한다는 삼은님과 반갑게 만난다.
보개봉(752m)에 올라 담터계곡으로 하산한다는 분들과 헤어져 북쪽으로 꺾어 숨어있는 얼음에 번번이 미끄러지며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줄줄이 이어지는 참호 길 따라 얼어있는 사면 계곡 등로를 버리고 능선의 철조망들을 뚫고 고대산(831.8m)으로 올라가 두 팀의 가족 야영객들과 만난다.
넓은 헬기장에 퍼질러 앉아 예전의 기억들을 떠올리며 남은 술을 마시고 우람하게 솟은 석봉을 바라보며 정자가 서 있는 대광봉을 넘어 제1등산로 삼거리까지 내려가 좋은 길을 버리고 계속 이어지는 서쪽 능선으로 들어간다.
참호들이 파여있는 흐릿한 능선을 타고 절벽지대들을 두어 번 통과해 산허리를 빙글빙글 돌던 임도 절개 지와 만나서 오르락내리락하며 길을 찾다가 여의치 않아 줄을 걸고 왼쪽으로 내려가다 줄이 짧아 돌아와 돌들이 무너져 흐르는 오른쪽 절개 지를 간신히 내려간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뚜렷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낮은 봉들을 넘어서 군인들의 흰 밧줄이 길게 쳐져 있는 마지막 능선을 타고 천광곡의 밭으로 떨어져 개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도로와 만난다.
서서히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는 산자락들을 바라보며 신탄리로 이어지는 3번 국도로 내려가 시원한 캔맥주 생각에 터벅터벅 두 정거장을 더 걸어갔다가 가게가 없어 포기하고 대광리에서 동두천 가는 39-2번 버스에 오른다.



▲ 도로에서 바라본 용정산 능선



▲ 벼랑전망대에서 바라본 고남산



▲ 관인봉



▲ 종자산에서 지장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관인봉과 지장봉



▲ 용정산 정상



▲ 금학산



▲ 지나온 용정산 능선



▲ 금학산 정상



▲ 헬기장에서 바라본 정상



▲ 대소라치



▲ 보개봉에서 바라본 금학산



▲ 고대산



▲ 암능에서 바라본 석봉과 고대단맥



▲ 고대산 정상



▲ 금학산



▲ 바위지대



▲ 임도



▲ 도로에서 바라본, 내려온 능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