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낙비에 흠뻑 젖어 (석이봉-문수봉-대미산)
2022년 7월 16일 (토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단양역(06:50-08:45)
모여티(08:57-09:35)
모녀재(10:17)
석이봉(11:00)
946.1봉갈림길
1079.3봉(12:53)
문수봉(13:46)
백두대간(14:03-15:53)
대미산(16:13)
1043.1봉(17:05)
여우목고개(17:51)
문경터미널
동서울터미널(18:50-20:44)
◈ 도상거리
14km
◈ 산행시간
8시간 16분
◈ 산행기

옆자리의 어린 자매들이 시끄럽게 뛰어노는 열차를 타고 단양역에서 내려 텅 빈 승강장에서 불안해하며 5분여를 기다려 늦게 온 버스를 타고 종점인 모여티에서 내려 과수원으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가다 사면으로 들어가 흐릿한 족적을 타고 임도로 붙어 534번 지방도로인 모녀재에 올라 등곡지맥과 만나서 물구덩이 옆에서 막걸리 한 컵 마시고 산으로 들어간다.
간밤의 비로 젖은 흙에 쭉쭉 미끄러지며 가파른 능선을 넘어서 살살 불어주는 바람에 진땀을 말리며 완만해진 산길 따라 표지기들 만이 붙어있는 석이봉(x826.3m)에 올라 역시 찬 막걸리로 무더위를 떨치고 갈림길로 돌아가 남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앵앵거리며 달려드는 날파리들을 쫓으며 멀리 불쑥 솟은 큰두리봉을 겨냥해서 때때로 나타나는 성하의 무성한 덤불숲을 헤치고 진행하면 먹구름이 끼었던 하늘에서 찬비가 조금씩 뿌리기 시작한다.
가파른 너덜지대를 힘겹게 치고 비닐 코팅지만 남아있어 작은두리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x880m)를 지나고 계속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치고 946.1봉 삼거리로 올라가니 표지기들이 요란하게 붙어있어 진행 길을 알려준다.
다시 길게 이어지는 산길을 타고 둔덕에 작은 정상 판들이 걸려있는 큰두리봉(x1079.3m)을 넘어 험준한 암 능 지대들을 우회해서 대미산에서 오는 능선과 만나 솔나리꽃들이 예쁘게 피어있는 산길 따라 공터에 작은 정상 석과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는 문수봉(1162.2m)으로 올라 간다.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바위에 주저앉아 빵조각 몇 개로 점심을 때우고 지나온 능선을 되돌아오며 갈림길로 돌아와 흐릿한 능선을 찾아 동쪽 사면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지루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면 때때로 성하의 무성한 덤불과 쓰러진 나무들이 앞을 막아 이리저리 우회하게 된다.
점차 굵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가파른 암 능들을 넘고 갑자기 나타난 이정표를 반갑게 보며 황장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과 만나서 뚜렷해진 산길을 타고 서둘러 대미산(x1115.1m)로 올라가 낯익은 정상 석을 알현하고 앞이 안보이게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으며 손쉽게 부리기재에서 중평리로 내려갈까 하는 약한 마음을 뿌리치고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운달지맥으로 꺾어 들어가니 의외로 반질반질한 산길이 이어져 안심이 된다.
온 몸이 흠뻑 젖어서 여우목마을로 이어지는 삼거리를 지나서 짧은 암 능 지대들을 통과해 생각보다 빨리 정상이 초지로 덮혀 있는, 일명 여우봉이라고도 하는 1043.1봉에 올라 점차 맑아지는 하늘을 바라보며 바위에 걸터앉아 여유 있게 남은 술을 마시며 쉬어간다.
남쪽으로 꺾어 표지기들을 일일이 확인하며 뚝 떨어지는 가파르고 미끄러운 능선을 조심스레 지나 생태통로로 901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여우목고개로 내려가 정자에서 약해진 비를 피하며 젖은 옷들을 갈아입고 몸치장을 한 뒤 택시를 불러 문경으로 나가 요즘 부쩍 약해진 체력을 생각하며 캔 맥주 하나로 피로를 달래고 막차 전의 이른 버스에 오른다.

▲ 모여티

▲ 모녀재

▲ 모녀재

▲ 석이봉 정상

▲ 곰취

▲ 큰두리봉 정상

▲ 문수봉 정상

▲ 문수봉에서 바라본 큰두리봉과 대미산

▲ 솔나리

▲ 운달산, 대미산과 뒤의 천주봉과 공덕산

▲ 대미산 정상

▲ 여우봉 정상


▲ 여우목고개

▲ 여우목고개에서의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