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 북한산
2022년 10월 6일 (일요일)
◈ 산행경로
우이역(09:48)
하루재(10:46)
위문(11:24)
원효봉(12:47)
의상봉(15:19)
문수봉
대남문(18:16)
대동문
우이역(20:01)
◈ 도상거리
17.3km
◈ 산행시간
10시간 13분
◈ 산행기
전날 산행의 여파로 늦게 일어나 우이동으로 가서 땀까지 흘리며 경사진 도로를 타고 도선사를 지나 수많은 산객들과 함께 하루재로 올라가 반팔차림의 청년들을 보며 그리 춥지도 않은 날씨에 기모 복을 입고 온 자신을 책한다.
시끄러운 젊은이, 늙은이들과 함께 긴 줄을 이루며 가파른 돌길 따라 위문으로 올라가 인파들로 넘치는 백운대는 생략하고 대서문 쪽으로 꺾어 비명을 지르며 힘들게 올라오는 사람들을 지나쳐 가파른 돌길을 뚝 떨어져서 계곡으로 내려가니 늦기는 했지만 아직 만추의 숲이 은은하게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이정표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불경이 적혀있는 대동사 입구를 지나고 사이렌 소리를 내며 백운대 근처를 비행하는 헬리콥터들을 보며 북문을 지나 원효봉(510.3m)으로 올라가 너른 암반에 앉아 백운대와 의상봉을 둘러보고 막걸리와 소주를 마시며 30 여분을 쉬고는 암 능들을 넘어 능선을 끝까지 타고 내려가 단풍이 화려하게 펼쳐지는 들레길 따라 북한산계곡으로 나간다.
대서문 도로를 따라가다 산으로 들어가 한적한 숲에 앉아 쉬고는 쇠 난간들을 잡고 거친 암 능으로 올라서니 앳된 아가씨 앞에서 중년 남자가 산 친구 하자며 은근한 수작을 걸고 있어 웃음이 나온다.
북한산을 장황하게 설명하며 올라가는 두 사람을 지나쳐 줄줄이 이어지는 쇠 난간들을 잡고 의상봉(501.5m)으로 올라가 너럭바위에 앉아 바로 앞에 펼쳐지는 삼각산의 눈부신 위용을 둘러보며 남은 술을 마시고 한동안 쉰다.
끝없이 나타나는 철 난간들을 잡고 지겹도록 계속 이어지는 암 능 따라 용출봉과 나한봉을 넘고 삼각점이 있는 남장대(715.5m)를 지나 반가운 청수동암문을 만나서 문수봉으로 올라가면 석양에 물드는 북한산자락이 아련하게 펼쳐져 발길을 잡는다.
북한산의 중심이라 하는, 바로 밑의 대남문으로 내려가 산행을 마치려다가 아무래도 구기동 쪽은 교통이 불편해 랜턴을 켜고 낯익은 성벽 길 따라 대성문과 보국문을 지나서 뒤따라오던 날렵한 등산객 두 분을 보내고 공사 중인 대동문으로 간다.
소귀천 삼거리를 지나 밤이 서 인지 무수히 다녔던 진달래능선을 나침반까지 확인하며 한 시간도 넘게 지겹게 내려가 우이동에서 산행을 마치고 웬 지 한기에 덜덜 떨려오는 몸을 느끼며 집 앞으로 가는 버스에 오른다.
▲ 원효봉에서 바라본 백운대
▲ 의상능선
▲ 의상봉
▲ 의상봉에서 바라본 백운대
▲ 의상능선
▲ 의상봉과 원효봉
▲ 용출봉
▲ 의상능선
▲ 문수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