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ⅱ)

평창 하일산

킬문 2023. 4. 26. 14:31

2023년 4월 23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평창역(06:22-07:40)
가평동(08:13-08:40)
하일산(08:44-13:19)
가평동(17:29)
평창역(18:10-18:50)
청량리역(20:09-21:25)

◈ 도상거리
12km

◈ 산행시간
8시간 45분

◈ 후기
평창역 앞에서 시간표를 확인하고 홀로 버스에 올라 낯익은 가평동 종점에서 내려 마냥 도로를 따라가다 되돌아와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민가 옆에서 능선으로 붙어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올라간다.
싱그러운 녹 향을 맡으며 임도를 건너고 바로 나타나는 엄나무 순들을 따며 다시 임도를 건너서 무인지경의 숲으로 들어가 막 나오기 시작하는 당귀와 곰취들을 보며 무성한 엄나무 군락지로 들어간다.
다시 잘록이안부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엄나무순과 두릅들을 따고는 나무 등걸에 앉아 찬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대덕산 갈림길을 두리번거리며 가파른 암 능들을 지나 낯익은 하일산(1167.6m)으로 올라가지만 산중은 적막하기 이를 데 없다.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기억나는 멧돼지 목욕탕을 지나서 산죽들을 헤치며 주왕지맥이 얼마 안 남은 숲을 올라가다 문득 지겨운 마음이 들어 바위에 앉아 맥 놓고 남은 술을 마시며 한동안 멍을 때리다가 이미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으니 돌아가기로 한다.
찬란한 봄날에 짝이라도 찾는지 정겹게 지저귀는 새소리를 들으며 올라왔던 길 따라 가평동으로 내려가서 쉼터 벤치에 누워서 기다리다가 마지막 버스를 타고 돌아가 평창역 앞 단골 편의점에 앉아 찬 캔 맥주와 즉석 라면으로 요기를 한다.
밤이 되어 썰렁해진 공기를 느끼며 20시 9분 기차를 마냥 기다리다 19시 9분 기차인 것을 확인하고는 놀라서 역으로 뛰어가 벌써 떠나버린 승차권을 반납하고 한 장 남았다는 20시 9분 입석표를 끊어 임자 없는 특석에 앉아 부랴부랴 서울로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