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ⅲ)

호령봉

킬문 2025. 5. 15. 21:16

모처럼 한가한 평일에 시간을 잡아 닦달하던 직장 동료들과 함께 상원사에서 청정하고 새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늘 다니는 계곡으로 들어가 수량 많은 폭포를 지나 가파른 덤불 지대를 뚫고 안부로 올라가 혹시 체력 저하로 일행들이 못 가면 플랜B로 잡었던 동피골 갈림길을 지나쳐 박새들이 눈부시게 자리 잡은 주 능선으로 붙는다.
잡목 가지들을 헤치며 늘 점심을 먹던 안부로 내려가 따사한 햇살을 맞으며 나물에 족발과 제육볶음으로 푸짐한 점심을 먹고 3일 전에 흩었던 사면으로 들어가 여전히 곳곳에 머리를 들고있는 나물들을 따며 시간을 보내고 야생화들로 수놓은 호령봉으로 올라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계방산과 설악산을 둘러본다.
걱정과는 달리 시간이 많이 남아 다시 동피골 사면으로 내려가 3일 전보다 큼지막해진 나물들에 눈이 멀어 마냥 계곡으로 떨어지다 돌아와 빽빽한 덤불에 갇혀 몸부림을 치며 고생을 하고 간신히 능선으로 돌아온다.
비로봉 삼거리에서 올라왔던 안부로 내려가 볼 것 없는 계곡을 버리고 진달래들이 피어있는 능선으로 들어가 응달에서 자라고 있는 야들야들한 나물들을 따다가 오랜만에 한강의 발원지인 우통수로 들어가 젊은 스님께 양해를 구하고 오래전의 지저분했던 기억과 달리 깨끗하고 차가운 약수를 배불리 마시고 빗장이 걸려있는 염불암은 눈에만 담구고는 삼삼오오 스님들이 걸어오는 상원사 도로로 내려가 예정보다 일찍 막차 전의 버스를 타고 진부로 나간다.
해장국과 국밥에 차가운 맥주 한 잔씩으로 뒤풀이를 하고 시간이 남아 오대천을 거슬러 매산과 병풍산 들머리를 눈여겨보며 진부역으로 걸어가 내년 이맘때는 풍성한 야생 두릅을 보러 포천으로 가자고 이야기를 나누며 청량리로 돌아와 20분도 넘게 동두천 전철을 기다려 일행들과 헤어져 집으로 돌아온다.


































(09:42-17:32, 9km, 7’50“, 2025.5.14, 허연옥 채임순 조선희와 다녀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