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종일 비에 젖어 (계방산-소계방산)

킬문 2009. 5. 20. 14:32
2009년 5월 17일 (일요일)

◈ 산행경로
신내인터체인지
창촌3리(04:00-06:28)
746봉(06:51)
918.7봉(07:13)
임도(07:41)
857봉(07:53)
957봉(08:46)
1084봉(09:23)
1045.6봉(09:29)
1146봉(09:58)
1241봉(10:15)
1301봉(10:47)
1492봉(11:31)
계방산(11:52)
1548봉(12:23)
점심(-13:06)
수청골안부(13:24)
1385봉(13:36)
소계방산(14:01)
1385봉(14:25)
능선갈림길(15:21)
움막(16:40)
창촌1리(17:21)
창촌
신내인터체인지(21:28-23:43)

◈ 도상거리
약 18km

◈ 산행시간
10시간 53분

◈ 동행인
벽산, 먼산, 가난한영혼, 바람부리, 높은산, 전배균, 미래심마니, 이사벨라

◈ 산행기

- 918.7봉
신내인터체인지 앞의 문 닫은 주유소에서 쏟아지는 빗줄기를 근심스럽게 바라보다 새벽부터 그친다는 예보를 철썩같이 믿으며 높은산님의 승용차를 타고 계방산으로 향한다.
문암산을 오를 때 들렀던 창촌을 지나고 대한동으로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로 꺾어져 창촌3리 마을회관에서 홀로 내려 부슬부슬 내려오는 빗줄기를 맞으며 좁은 아스팔트 도로로 들어간다.
잠시 후 목장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버리고 등산화에 들러붙는 진흙을 털어가며 묵은 밭을 지나 왼쪽 능선으로 들어가니 길도 없고 비옷을 입었지만 몸은 금새 젖어버린다.
물 폭탄을 맞으며 나무들을 헤치고 검은등뻐꾸기의 애달픈 노래소리를 들으며 흐릿한 족적 따라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면 창천초등학교 쪽의 서쪽 지능선과 만나며 비로서 길이 나타난다.
나물꾼들의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공터를 지나서 삼각점(현리321/2005재설)과 깃대가 있는 918.7봉으로 올라가니 산철쭉들만 무성하고 계방산쪽은 비 안개로 가려있어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답답해진다.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붉은 헝겊이 간간이 걸려있는 송림을 한동안 내려가면 앞이 트이며 넓은 묵밭이 나오는데 대한동의 시멘트 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앞에는 가야 할 능선이 흐릿하게 펼쳐진다.
거센 비 바람을 맞으며 임도를 처량스럽게 걸어가 종점에서 산으로 들어 857봉으로 올라가니 용도를 알 수 없는 삼각점 하나가 박혀있고 나무들만 울창해 조망도 전혀 트이지 않는다.



▲ 창촌3리 마을회관



▲ 숲길



▲ 918.7봉 정상



▲ 묵밭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능선



▲ 묵밭에서 바라본 대한동



- 계방산
흐릿한 능선을 지나서 장뇌삼 단지의 철조망을 만나고, 높은 철조망을 어렵게 이리저리 건너며 널찍한 길을 따라가다 국유림 표지판이 서있는 곳에서 산으로 들어간다.
비와 땀에 후즐근하게 젖어 된비알을 치고 957봉으로 올라가면 구덩이 하나만 파여있고 대한동 상부에서 지능선을 치고 올라온 일행들의 발자국들이 찍혀있어 반가워진다.
잔 봉우리들을 거푸 넘고 키 작은 산죽 사이로 이어지는 가파른 너덜 길을 힘들게 올라 일행들을 만나서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조금 떨어져 있는 1045.6봉으로 가 삼각점(봉평416/2005재설)을 확인하고 돌아온다.
비 안개에 덮힌 적막한 산길을 지나 두리뭉실한 1146봉을 넘고 더욱 뚜렷해진 가파른 산길을 한동안 올라 1063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1241봉에서 왼쪽으로 꺾어진다.
점차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하는 곰취들을 보며 빽빽한 미역줄나무들을 헤치고 바위지대들을 우회해서 펑퍼짐한 1301봉으로 올라가니 신록의 초원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사면에서 곰취들을 뜯으며 나물꾼들의 족적이 어지럽게 나있는 가파른 초지와 너덜강을 한동안 올라가면 등산객들의 소리가 들려오고 곧 헬기장이 있는 주능선상의 1492봉이 나온다.
거세게 불어오는 비바람을 맞으며 낯 익은 계방산(1577.4m)으로 올라가니 돌탑과 정상석이 반겨주지만 짙은 안개로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너무나 추워 서있을 수도 없다.



▲ 장뇌삼단지



▲ 1045.6봉 정상



▲ 철쭉



▲ 주능선



▲ 계방산 정상



- 소계방산
정상 밑의 공터에서 막걸리 한 잔씩을 마시고 주목 삼거리에서 밧줄을 넘어 한강기맥과 주왕지맥 종주 때 지났던 1548봉을 올라 소계방산 쪽으로 꺾어진다.
전날 운두령에서 야영을 하고 올라온 다른 일행들의 발자국들을 보며 나무들을 잡고 미끄러운 진흙 길을 간신히 내려가 멋진 아름드리 주목 한 그루를 지난다.
바람이 덜 부는 숲속으로 들어가 떡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미래심마니님이 가져온 족발 안주에 소주를 연신 마시며 마구 떨려오는 몸을 진정시킨다.
지천에 널려있다는 참나물은 뜯을 생각도 못한 채 서둘러 일어나 비에 흠뻑 젖은 완만한 초원 길 따라 안부로 내려가면 왼쪽의 수청골로 표지기들이 달려있는 등로가 갈라진다.
가파른 산죽 길을 지나 좌우로 능선이 갈라지는 1385봉을 오르고 오른쪽으로 꺾어 사면에서 불을 피우고 있는 일단의 등산객들을 보며 바위지대들을 우회해서 넘는다.
찬 바람 불어오는 산죽 숲 따라 돌탑 한 기만이 쓸쓸한 소계방산(1490.3m)으로 오르니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고 역시 비 안개로 조망은 완전히 가려있으며 광원리의 1164.2봉 쪽으로도 길이 뚜렷하게 나있다.



▲ 주목삼거리



▲ 1548봉 내려가며 만나는 주목



▲ 초지



▲ 야생화



▲ 소계방산 돌탑



▲ 소계방산 삼각점



- 소한동
서둘러 1385봉으로 돌아와 잘 나있는 서쪽 능선을 한동안 타고 내려가면 길은 점차 북서 쪽으로 뚝 떨어지고 내려온 소계방산이 바로 앞에 솟아있어 1228.8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놓치고 지능선으로 잘못온 것을 깨달아 힘겹게 되돌아간다.
거의 갈림 길에 다다랐을 때 위에서 내려오던 높은산님과 만나 의논 끝에 맞는 길이라는 판단을 듣고 고목 한 그루를 지나 내려가지만 우려했던대로 소한동의 계곡이 나온다.
계류를 수도 없이 건너며 끊어질 듯 이어지는 계곡 길을 한동안 따라 내려가 합수부를 지나니 움막 한 채가 나오고 비포장 길이 이어진다.
새파랗게 맑아오는 하늘에서 그치지 않고 쏟아지는 빗줄기를 고스란히 맞으며 일행들과 만나기로 한 대한동의 반대쪽인 소한동으로 내려가는 심정은 씁쓸하기 이를 데 없다.
웬일인지 심하게 땡겨오는 허벅지의 통증을 참으며 창촌1리로 내려가 젖은 옷을 갈아입으려 비닐 하우스로 들어가 있으니 사정을 들은 주인아주머니가 뜨거운 커피를 내오신다.
연신 떨려오는 몸뚱이를 독한 매실주로 달래며 먼산님의 차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으면 빗줄기는 후두둑거리고 떨어져 비닐 하우스를 마냥 두둘긴다.



▲ 움막



▲ 소한동 계곡



▲ 뒤돌아본 계곡



▲ 창촌1리 경로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