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바위님과 함께 상원사에서 가래터골로 들어가 최근의 비로 미끄러운 바위들을 딛고 폭포 하나만이 볼만한 답답한 계곡 따라 덤불들을 우회하며 안부로 올라가 차고 달달한 식혜 한 모금씩으로 갈증을 달래고 5월 들어 세 번째나 찾는 오대산에 싫증을 내며 힘없는 발길을 옮기다 눈부신 초원 지대가 사방에 펼쳐지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와 어느 덧 마음이 풀려온다.12일 전보다 부쩍 자란 당귀 순들을 뜯고 박 산행 배낭들이 7-8개 모여 있는 안부를 지나 매번 점심을 먹던 자리를 기웃거리며 반대에서 내려오는 젊은 남녀 한 쌍을 지나쳐 너무나도 낯익은 호령봉으로 올라가니 노란 양지꽃들은 벌써 사그라들었고 흐린 하늘 아래 우뚝한 계방산만이 변함없이 반겨준다.서쪽으로 꺾어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아까 지났던 배낭의 주인들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