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12)

오랜만의 러셀 (양자산-앵자봉)

킬문 2024. 1. 22. 15:22

2024년 1월 21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양평역(06:50-07:20)
하품리(08:19)
임도
각시봉능선
709.5봉
양자산(10:41)
양자산
354.7봉
주어재
앵자지맥
앵자봉(15:04)
천진암갈림길
642.2봉
경기도청소년야영장
초록마을정류장(18:05)
광주역
판교역

◈ 산행거리
18.7km

◈ 산행시간
9시간 46분

◈ 산행기



양평시장 정류장에서 오지 않는 곤지암 버스를 마냥 기다리다 택시를 불러 지금은 명품리로 바뀌었다는 하품리의 영명사 입구에서 내려 눈 덮인 양자산을 바라보며 도로를 따라가다 왼쪽의 얼어붙은 임도로 들어가 수북한 눈에 빠지며 하염없이 눈길을 걸어간다.
영명사 바로 위의 계곡으로 들어가 가파른 눈길을 헤쳐가다 각시봉 능선으로 붙어서 발길 하나 없는 눈에 푹푹 빠지며 삼각점이 있을 709.5봉에 올라 주어리로 쓰인 이정표를 바라보고는, 백병봉 갈림길을 지나 바로 앞의 양자산(x710.2m)으로 올라가 용문산과 앵자지맥의 산줄기를 두루두루 휘둘러보고 맛없는 간식으로 배를 채운 다음 당연이 주어리는 주어재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뒤돌아가 흐린 능선으로 들어간다.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고 뚝 떨어져 내려가다 뒤늦게 능선을 확인하고 50여 분은 허비한 채 돌아와 밧줄 난간들이 줄줄이 쳐져있는 암 능들을 휘돌아 깊은 눈을 헤치고 안부의 벤치에 앉아 물을 마시다 동오리에서 올라와 떠드는 두 중년 등산객들을 보는데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만난 사람들이다.
등산화에 마치 베개처럼 커다랗게 둘러붙는 눈덩이들을 서너 걸음마다 떼어가며 354.7봉을 지나 힘겹게 주어재로 내려가 계륵 같은 아이젠을 벗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눈길을 터벅터벅 올라가니 오랜만의 러셀 산행이라 그런지 허벅지가 뻐근하게 당겨온다.
눈을 뒤집어쓰며 언제나 힘든 능선을 지나 앵자지맥과 만나는 헬기장으로 올라가면 정암산 쪽으로 14km가 넘는 거리의 이정표가 서 있는데 하산까지는 18km가 넘을 것이라 애초의 계획은 물 건너간 것이고 눈도 많아서 힘들어 보여 맥없이 포기하고 만다.
가는 비와 함께 밀가루처럼 쏟아지는 눈을 하염없이 맞으며 주어사 삼거리에서 잠깐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앵자봉(x670.2m) 데크로 올라가 삶은 계란으로 점심을 먹고 이 근방에서는 제법 유명한 산이지만 그 흔한 발길 하나 없어 의아해하며 관산 쪽으로 내려가니 처음으로 발자국이 나타나고 천진암 쪽으로 길이 있지만 이정표도 없어 계속 진행하기로 한다.
왼쪽으로 이스트벨리 골프장을 바라보며 기억나는 송전탑들을 지나 수월하게 두세 명의 찍힌 발자국을 밟으며 소리봉(612.2m)으로 올라가 벤치에서 잠시 쉬고 볼 것 하나 없는 관산은 생략하고 선답자들이 올라온 북쪽으로 꺾어 천진암과 청소년야영장으로 향한다.
뚝뚝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완만한 산길을 미끄러지며 마지막까지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다 급사면 절벽에 막혀 되돌아와 녹색 철망을 넘어 야영장으로 들어가 어둠에 잠기기 시작하는 도로 따라 우산리로 내려가 훤히 불을 밝히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대형 식당들을 지나쳐 종일 눈과 찬비에 후줄근하게 젖어 추위에 떨며 버스 종점으로 걸어간다.



▲ 도로에서 바라본 양자산



▲ 각시봉 능선

 



▲ 영명사 계곡









▲ 양자산 정상



▲ 양자산에서 바라본 앵자봉



▲ 용문산



▲ 앵자지맥



▲ 당겨본 용문산



▲ 해협산과 정암산으로 이어지는 앵자지맥







▲ 조망



▲ 앵자봉 정상



▲ 우산리에서 바라본 앵자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