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6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원통터미널(06:30-08:39)
솔정교
666봉
임도(11:13)
685.6봉(12:06)
696봉(12:09)
719봉(12:57)
814봉(14:07)
신설임도(14:35)
886.1봉(15:11)
1176봉(16:17)
주능선(17:11)
광치령터널(19:40)
양구터미널
춘천역(21:00-21:40)
회기역
◈ 산행거리
27.68km (도로 1.5, 능선 15.5, 임도 10.6)
◈ 산행시간
11시간 1분
◈ 산행기
원통터미널에서 12사단 사령부를 지나 31번 국도의 솔정교를 건너고 전에 봤던 천변의 청계동 안내판을 찾다가 나무와 바위들을 잡으며 마른 흙이 쏟아져 내리는 급경사 절개 지를 치고 바위들이 혼재한 능선으로 붙어 가아천과 인북천을 가르는 흐릿한 산길을 따라간다.
오래된 흙무덤들을 지나고 약초 재배지의 파란 철망을 지나 송전탑 두 기를 거푸 지나서 왼쪽으로 굉음을 내며 무참하게 국토를 잘라내는 채석장을 바라보며 잎갈나무 숲으로 곱게 물들어 가는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조금 위의 정상을 마다하고 참호 위에 아무렇게나 놓여있는 685.6봉의 삼각점을 확인한다.
696봉에서 멀리 보이는 대암산과 설악산을 둘러보고 그치지 않고 나타나는 암 능들을 넘고 우회하며 녹슨 군 경고판이 서 있는 719봉에 올라 굴곡 많은 능선에 힘들어하며 부질없이 17년 전인 2007년에 왔던 기억을 떠올리면 강물처럼 흘러가는 세월에 그저 무상함만이 느껴진다.
오늘 최고로 가파르다는 생각을 하며 지그재그로 나무들을 잡고 두터운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814봉을 넘어서 전에 없던, 공사 중인 임도를 건너서 지친 다리를 채근하며 낡은 삼각점이 있는 886.1봉으로 올라가니 아직 멀리에 있는 주 능선이 모습을 보이고 바람이 거세지다가 예보보다 일찍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
언제 오셨는지 신경수 선배의 표지기들을 간혹 만나며 지겹게 나오는 바위들을 우회해서 1074봉을 넘고 오른쪽으로 돌아가는 된비알을 치고 오늘의 최고봉인 1176봉에 올라가 나무 사이로 한층 가까워진 대암산을 바라보며 예전 거센 비속에 거꾸로 오며 대암산이라 착각했던 기억을 떠올리면 웃음이 나오지만 벌써 어언 20년 전의 일이라 또 감회가 새로워진다.
거세지는 빗줄기에 우 장을 차리고 춥지 않은 날씨에도 덜덜 떨려오는 젖은 몸을 느끼며 험준한 바위 지대가 줄줄이 나타나는 1145봉을 긴장해서 통과해 대암산으로 이어지는 주 능선 임도로 올라가니 다시 긴 지능선을 주파했다는 생각에 성취감이 느껴지지만 짙은 비안개에 한 치 앞도 헤아리기 어려워 난감해진다.
인적 끊어진 적막한 임도를 따라가며 몇 번이나 왔던 삼거리도 지나쳐 솔봉을 넘어 후곡약수터나 생태식물원으로 일찍 내려가려던 계획을 변경해 아마 10km도 넘을 것 같은 광치령으로 날머리를 바꿔 랜턴을 켜고 불빛에 마치 고운 눈 입자처럼 비추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포장과 비포장이 교대로 나타나는 임도를 바삐 걸어간다.
사면에서 놀라 이리저리 도망치는 짐승들의 발자국 소리를 들으며 어둠 속에 가아리로 꺾어지는 임도 갈림길과 대암산 용늪 관리소들을 지나 임도를 뛰어가 사거리에서 무심코 광치령을 건너다 돌아와 예전의 기억을 되살려 오른쪽 임도로 꺾어져 고대하던 표지기들을 반갑게 만나서 비에 젖어 미끄러운 낙엽들을 게걸음으로 딛고 내려가 터널 입구에서 산행을 마친다.
▲ 인북천에서 바라본 능선
▲ 임도
▲ 696봉
▲ 696봉에서 바라본 대암산
▲ 719봉
▲ 신설 임도
▲ 설악산
▲ 886.1봉
▲ 1176봉
▲ 대암산 임도
▲ 광치령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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