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도봉산

2006년 7월 16일 (일요일)

거센 장마비로 소백산에서 좀 더 가깝고 교통이 좋은 철원의 상해봉으로 산행지를 바꾸었지만 새벽에 일어나 보니 역시 비가 많이 내린다.
오랫만에 늦잠까지 자고는 우산을 쓰고 우이동으로 가 통제할 게 뻔한 우이매표소 앞에서 맞은 편의 길 없는 능선으로 치고 올라간다.
방학능선으로 붙어 닫혀있는 우이남매표소를 지나고 빗물이 줄줄 흘러내리는 돌길 따라 원통사로 올라가니 안 보이던 폭포가 형성되어 큰 소리를 내며 떨어지고있다.
보문산장에서 술추렴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우이암을 지나고 운무에 덮혀있는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주능선으로 올라가면 몇명의 산객들이 내려오는데 역시 입산이 통제되어 산이 텅 비어있다고 한다.
느긋한 발걸음으로 신선대를 우회하고 너럭바위에 앉아 막걸리 한잔에 김밥을 먹고있으니 노인 한분이 내려오며 얼마나 산이 좋길래 이 비를 맞으며 올라왔냐고 말을 걸어온다.
포대능선을 우회하고 통신대 위의 산불초소로 올라갔다가 빗소리만이 울려오는 한적한 능선길을 따라가면 왼쪽의 송추계곡과 오른쪽의 회룡골에서는 물 내려가는 소리가 크게 들려온다.
안부에서 역시 물이 줄줄 흘러 내려오는 등로 따라 회룡골로 내려가니 사방의 골마다 물을 뿜어내고 모아진 물은 급류를 만들며 소리 내어 흘러간다.
마치 설악산 천불동계곡이라도 들어온 양 거세게 휘돌아 내리는 계곡물을 감상하며 회룡사를 지나고 공단직원이 뻔히 쳐다보는 매표소를 흘낏거리며 통과한다.
내내 우산을 쓰고도 몸이 흠뻑 젖어 돌아오며 내일은 정상적인 산행을 할 수 있을 까 분수 넘치는 생각을 해 보지만 빗줄기는 여전하다.


우이매표소(11:50)
도봉능선(12:23)
원통사(13:06)
우이암(13:22)
신선대(14:36)
산불초소봉(15:18)
회룡골안부(15:39)
회룡매표소(16: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