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적적하고도 지루한 산길 (소군산-응봉)

킬문 2009. 2. 11. 10:48
2009년 2월 8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원주터미널(06:35-08:07)
물구리고개(08:40)
415봉(09:25)
소군산(09:55)
칠봉갈림길(10:01)
능선합류(10:30)
513봉(10:42)
596.8봉(11:19)
점심(-11:30)
587봉(11:46)
큰고개갈림봉(11:55)
저수지안부(12:24)
사거리안부(12:38)
479.9봉(12:49)
능선복귀(13:28)
덕고개(13:38)
485봉(14:13)
630봉(14:46)
613.0봉(15:05)
응봉(15:34)
벌목지대
724.0봉(16:38)
성지지맥갈림봉(16:51-16:55)
628봉(17:35)
6번국도(18:12)
풍수원휴게소(18:20)
상봉터미널(19:40-22:23)

◈ 도상거리
약 18km

◈ 산행시간
9시간 32분

◈ 산행기

- 소군산
장현교를 건너고 도로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꺾어 물구리마을과 가까운 고갯마루에서 택시를 내려 비어있는 쌀 정미소를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니 역시 잡목과 가시덤불이 심하다.
시멘트 도로가 넘어가는 고개와 마을과 가까운 안부를 지나고 간벌된 나무들을 피해서 다시 움푹 패인 임도 고개를 넘어 올라가면 점차 족적이 보이며 산악회의 표지기들도 간간이 나타난다.
수북하게 쌓인 낙엽에 빠지며 흐릿한 짐승 길 따라 암릉으로 되어있는 415봉을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가다가 나무들을 잡고 바위를 넘어 간신히 능선으로 올라선다.
사방으로 덮혀있는 안개에 답답해하며 가파른 산길로 전위봉을 넘어 소군산(474m)으로 올라가니 아담한 정상석이 서있고 매호리 마을에서 이어지는 등로가 뚜렷하게 나있다.
잠시 땀을 딱고 정상을 내려가면 시멘트 말뚝이 있는 칠봉 갈림길이 나오며 갈 방향으로 '호덫봉'이란 표시가 되어있는데 어디를 말하는지 알 수가 없고 산행이 끝날 때까지 이런 봉우리는 나오지 않았다.



▲ 물구리고개



▲ 문바위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소군산 정상



▲ 호덫봉 이정표



- 문바위봉
가지 많은 우아한 노송 한그루를 지나서 양쪽으로 자욱하게 깔린 구름 바다를 바라보며 중 키의 송림이 울창한 바위지대를 따라가니 오늘 따라 웬지 여린 마음이 들어 작은 바위 하나, 혹부리 달린 나무 한 그루가 무심치 않게 느껴진다.
안부에서 나무들을 잡고 진땀을 흘리며 미끄러운 깔끄막을 어렵게 올라 능선으로 합류하면 양쪽으로 길이 뚜렷하고 점차 구름이 벗겨지며 산줄기가 모습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낙엽으로 뒤덮힌 호젓한 바위지대들을 지나 513봉을 넘고 다음의 무명봉으로 올라가니 역시 칠봉 쪽으로 표지기들이 달린 뚜렷한 등로가 갈라진다.
노송들이 어우러진 가파른 바위지대를 넘고 다시 칠봉 쪽 등로를 지나서 문바위봉이라고 하는 596.8봉으로 올라가면 국방부지리연구소의 원형 대삼각점이 있고 작은 코팅판이 걸려있지만 조망은 가려있다.
바위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잠시 허기진 속을 달래고 북쪽으로 이어지는 산길 따라 587봉을 넘어 앞의 봉우리로 올라가니 웬 시멘트 기둥 하나가 박혀있고 뚜렷한 등로는 오른쪽 큰고개로 갈라져 나간다.



▲ 노송



▲ 문바위봉 정상



▲ 큰고개 갈림봉



- 덕고개
북서쪽으로 들어 흐릿한 능선 갈림길에서 덕고개 방향의 북쪽으로 꺽어 임도로 떨어지고, 임도를 따라가다 안부로 내려가면 왼쪽 잣나무 숲에는 작은 저수지가 보이고 억새 공터에는 통신 시설물들이 서있다.
펜션에서 맹렬하게 짖어대는 개소리를 들으며 산불 초소를 지나고 경고 플래카드가 걸려있는 장뇌삼 단지를 만나서 민가가 가까운 임도 고개로 내려가니 주인 내외가 나와 사유지인데 왜 들어왔냐며 시비를 걸어오지만 대꾸 않고 산으로 올라간다.
벌목되어 있고 억새로 뒤덮힌 479.9봉에서 삼각점을 찾으며 돌아다니다 북동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잘 잡아 내려가지만 왼쪽으로 마루금이 보여 지계곡을 두번이나 건너 능선으로 복귀한다.
자주 갈라지는 지능선에 신경 쓰며 목장을 통과해 포장 도로가 넘어가는 덕고개로 내려가면 '동당리' 표시석이 서있고, 쉼터가 마련되어 있으며, 새마을 깃발들이 거센 바람에 마구 휘날린다.
무덤 가에서 잠시 간식을 먹고 간벌된 나무들이 쌓여있는 능선을 지나 황폐해진 석축 묘들을 거푸 만나서 길도 없는 가파른 능선을 상념에 젖어 쉬엄쉬엄 올라간다.



▲ 안부의 저수지



▲ 안부의 시설물



▲ 장뇌삼단지



▲ 목장과 덕고개



▲ 덕고개



▲ 덕고개 정류장



- 응봉
진땀을 떨어뜨리며 시멘트 말뚝이 서있는 485봉을 지나고 나뭇가지 사이로 처음으로 흐릿한 모습을 보이는 응봉을 바라보다 폐 묘 한기가 있는 둔덕에서 왼쪽으로 꺾어 올라간다.
가파른 산길로 630봉을 넘어 억새 가득한 헬기장을 지나고 뾰족 솟은 응봉을 향해 다시 가파른 능선을 치고 613.0봉으로 올라가니 글씨 없는 오래된 삼각점이 반겨준다.
낙엽에 푹푹 빠져가며 시종 특색 없이 이어지는 지루한 능선 따라 굴곡 심한 능선을 무심결에 올라가면 어느 틈에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나타나고 오른쪽 유현리 방향으로 뚜렷한 등로가 보인다.
구슬 땀을 흘리며 시설물과 '매봉산' 정상판이 서있는 응봉(686m)으로 올라가니 남쪽의 서원리 방향으로 길이 잘 나있고 조망은 전혀 트이지 않는다.
이어지는 일반 등로를 버리고 서쪽으로 전위봉을 넘어 능선 갈림길로 내려가면 작은 돌탑이 서있고 고기를 구어먹었는지 바위틈에 석쇠가 버려져있다.
나무들을 잡고 미끄러운 능선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둔덕을 넘어서니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앞에 724.0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모습을 보인다.
내려온 응봉과 마지막 봉우리인 628봉에서 서원리로 길게 이어지는 지능선을 바라보며 매남재는 어디인지도 모르게 지나서 시야가 훤히 트이는 벌목지대를 서둘러 올라간다.



▲ 헬기장에서 바라본 응봉



▲ 613.0봉 정상



▲ 응봉 정상



▲ 능선갈림길의 돌탑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724.0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벌목지대에서 뒤돌아본 응봉



- 풍수원
한동안 가파른 산길을 지나 전위봉을 힘겹게 넘고 삼각점(312재설/76.8건설부)이 있는 724.0봉으로 올라가면 뿌연 박무 속에 꾸불꾸불한 6번국도가 발 아래로 펼쳐지고 금물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남서 쪽으로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북쪽의 금물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무명봉에서 서쪽으로 꺾어 내려가니 잡목들이 심해지고 길은 거의 보이지않는다.
724.0봉에서 남서로 이어지는 지능선 상의 굴곡 많은 봉우리들을 바라보며 안부로 내려가 이제 한 뼘밖에 남지않은 석양을 핑계로 628봉에서 삼각점이 있는 579.2봉까지의 왕복은 지레 포기하고 만다.
다시 가파르게 전위봉으로 올라 풍수원 휴게소로 바로 떨어지는 능선을 내려다보지만 워낙 경사가 심하고 바위가 많아 628봉쪽에서 하산로를 찾아보기로 한다.
바위들이 듬성듬성 서있는 628봉에 올라 579.2봉은 생략하고 북서쪽으로 급경사 능선을 서둘러 내려가면 족적도 보이지 않고 잔너덜이 많아 굉장히 미끄럽다.
암릉을 피하느라 사면으로 빠져 간벌된 나무들과 가시덤불에 갇혀 한동안 고생하다 능선으로 올라가니 차소리가 가깝고 족적이 나타나며 경사가 완만해진다.
덤불들을 뚫고 도덕고개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와 가까운 6번 국도 가로 나아가면 횡성군의 아치가 서있고 풍수원 표시석과 이런저런 안내판들이 산객을 맞아준다.
상봉터미널 가는 직행버스를 바로 타려고 씽씽 달리는 차들을 지나쳐 조금 위의 불이 환하게 켜진 풍수원 휴게소로 향하니 이윽고 날은 완전히 어두어지며 세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 724.0봉 정상



▲ 풍수원 표시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