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화악산 심설산행

킬문 2009. 1. 29. 14:03

2009년 1월 25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사내터미널(06:50-08:30)
일광교(08:57)
약410봉(09:42)
임도고개(09:54)
569.1봉(10:14)
561.8봉(11:10)
헬기장봉(12:38)
실운현갈림길(13:21)
부대철조망(13:33)
부대정문(14:35)
중봉(15:06)
언니통봉(16:38)
749.7봉(16:55)
안부(17:07)
75번국도(17:26)
가평터미널(17:50-18:30)
가평역
성북역(19:52-21:52)

◈ 도상거리
약14km

◈ 산행시간
8시간 29분

◈ 동행인
칼리토, 동그라미

◈ 산행기

- 사창리
설 하루전이지만 유난히 손님이 없는 버스를 타고 사창리에서 내려 온길을 되돌아 사내중고교 앞에서 실운현으로 이어지는 341번 지방도로로 꺽어 들어가면 파란 하늘아래 응봉과 이칠봉이 모습을 보이고 서슬 퍼런 찬바람에 귀가 에인다.
얼어붙는 귀를 장갑낀 손으로 다독거리며 왼쪽으로 갈릴리유원지가 갈라지는 삼거리로 나아가면 수밀천을 건너는 일광교 앞에 선답자가 말한 것 같은 정자가 있지만 산등성이의 참호들 사이로 들어가니 곧 길이 사라진다.
덤불들을 헤치며 나무들을 잡고 급사면 너덜지대를 올라 앞을 막는 철조망을 우회해 군부대로 들어가 놀라는 초병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다시 철조망을 넘어 부대를 빠져나온다.
왼쪽으로 길이 있는 안부를 지나고 오른 약 410봉에서 남쪽으로 꺽어 간벌된 송림을 따라 내려가다 검은 암릉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한다.
실운현 옆으로 이칠봉과 응봉이 잘 보이는 임도고개를 건너고 얕게 깔린 눈길을 시나브로 올라 시든 억새속에 삼각점이 있는 569.1봉을 넘는다.
이칠봉이 더욱 가깝게 보이는 헬기장을 지나고 점점 회색으로 흐려지는 하늘을 보며 가팔라지기 시작하는, 임도처럼 넓직한 길을 올라가면 오른쪽으로 시야가 트여 광덕산에서 백운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산줄기가 긴 하늘금을 그린다.



▲ 도로삼거리에서 바라본 이칠봉과 응봉



▲ 일광교



▲ 임도고개에서 바라본 응봉



▲ 569.1봉 정상



▲ 전망대에서 바라본, 백운산에서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 주능선
561.8봉으로 생각되는 공터봉에서 눈을 뒤지며 삼각점을 찾다 포기하고 가파른 눈길을 올라 벙커가 있는 둔덕에서 왼쪽으로 꺽어지니 표지기들이 몇개 걸려있고 찬바람이 불어오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줄곳 나타나는 암릉들을 우회하며 어느틈에 무릎까지 빠져오는 눈을 헤치고 올라가면 잿빛 하늘아래 화악산 주능선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산봉들이 속살을 드러내고 메마른 모습을 보여준다.
거세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나무들을 잡고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 눈을 러쎌해서 바위지대를 넘어 눈처마를 이리저리 우회해서 통과한다.
봉우리들을 힘겹게 거푸 넘고 무릎을 넘는 눈을 뚫고 올라가니 주능선의 헬기장에서 만나기로 한 동그라미님의 목소리가 위에서 들려온다.
길도 없는 급사면을 치고 반대에서 내려온듯한 발자국을 만나 어디선가 풍기는 나무 타는 냄새를 맡으며 석룡산쪽의 주능선과 만나는 헬기장으로 올라가면 기다렸던 동그라미님은 보이지않고 화악산쪽으로는 족적이 없다.
석룡산쪽으로 조금 되돌아갈 생각은 하지 못한 채 뒤에 떨어진 칼리토님을 소리 내어 부르며 한동안 기다리다 추위를 못이기고 산으로 올라간다.



▲ 석룡산줄기와 만나는 헬기장



▲ 산길



- 중봉
눈위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족적을 보고 쏟아지는 싸래기눈을 맞으며 윙윙 소리를 내는 설원을 올라가 활짝핀 눈꽃터널을 허연 눈사람이 되어 빠져나온다.
세월의 짐을 묵묵히 거머지고 서있는 앙상한 주목들을 바라보며 거센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산길을 천천히 올라가니 검은 바위들과 어우러진 상고대들이 산호초처럼 아름답게 펼쳐진다.
실운현 갈림길을 지나고 군부대의 철조망을 만나 왼쪽의 흐릿한 족적을 따라 들어가면 겨우내 쌓인 눈은 허벅지까지 빠져오고 북풍한설은 거세게 불어와 얼은 몸을 조인다.
허리를 덮는 눈에 빠져 옴짝달싹 못하며 고생을 하다 철조망을 잡고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한발한발 나아가니 손가락은 끊어질 듯 아파온다.
눈보라에 덮혀있는 시설물들을 보며 한동안 철망을 따라 힘겹게 오르내리다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순간 많던 눈은 사라지지만 사면의 돌들은 미끄럽고 사방공사한 곳은 통과하기가 힘들다.
미끄러운 너덜지대를 지나고 사방공사한 철사들을 잡고 어렵게 도로위로 올라가면 바로 앞이 부대정문이고 초병들도 보이지않지만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온다.
거센 눈줄기를 맞으며 도로를 따라 내려가 낯익은 삼거리를 만나 이정표가 서있는 중봉쪽으로 들어가니 암릉지대에 눈이 쌓여있어 방심하면 미끄러진다.
나무들을 잡고 쭉쭉 미끄러지는 사면을 통과해 정상석이 서있는 중봉(1446m)으로 힘겹게 올라가면 군부대 통신탑들이 서있고 눈보라가 사방을 가려 아무것도 보이지않는다.



▲ 화악산 가는 길



▲ 상고대



▲ 상고대와 눈꽃



▲ 상고대



▲ 군부대



▲ 부대정문



▲ 중봉



▲ 중봉 정상



- 가림마을
허기를 느끼고 뜨거운 라면국물을 떠올리며 부랴부랴 얼은빵 한조각을 먹고있으니 철조망 옆은 눈이 많아 도로로 우회했다는 동그라미님이 허겁지겁 뒤를 따라오신다.
애기봉 갈림길을 지나고 잘나있는 눈길 따라 능선길을 내려가면 낮에 녹았다 얼어서인지 밑에는 온통 얼음이 깔려있어 굉장히 미끄럽다.
계속 이리저리 미끄러지고 넘어지다 멀리 나뭇가지 사이로 나타나는 언니통봉을 바라보며 17시50분 막차를 놓치지 않으려 바삐 서둘러 눈길을 내려간다.
한동안 완만하게 이어지는 눈길을 떨어져 내려가 이정표가 서있는 두리뭉실한 언니통봉(928m)을 넘고 앞에 회색빛으로 솟아있는 뾰족한 747.9봉을 향하니 흰눈을 쓰고있는 적목리의 민가와 전답들이 한가롭게 내려다보인다.
통신탑과 삼각점(일동308/2008복구)이 있는 747.9봉에 올라 석양에 물들어가는, 국망봉에서 견치봉으로 흐르는 한북정맥의 유장한 산줄기를 바라보다 서둘러 하산을 시작한다.
가림마을과 도로를 내려다보며 미끄러운 길을 내려가 조무락골로 길이 갈라지는 마지막 안부에서 끝까지 용수목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50미터 더 가깝다는 왼쪽의 가림으로 꺽어진다.
사면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족적 따라 무덤들을 만나 넓직한 등로를 타고 소나무들이 울창한 운치 있는 능선을 내려가면 견치봉의 톡톡 튀어나온 암릉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울창한 잣나무지대를 지나고 가림마을 민가의 앞마당을 지나 등산로 이정판이 서있는 75번국도로 내려가 배낭을 정리하고 있으니 용수목에서 17시50분에 떠나는 마지막 버스가 신음을 내며 언덕을 돌아 올라온다.



▲ 언니통봉 정상



▲ 747.9봉 정상



▲ 747.9봉에서 바라본, 견치봉에서 국망봉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산줄기



▲ 가림 75번국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