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ⅲ)

봄이 오는 길목 (대룡산-연엽산-구절산)

킬문 2026. 3. 3. 12:14

2026년 3월 1일 (토요일)

 

◈ 산행경로

님춘천역

양우아파트정류장

고은리(07:46-08:10)

대룡산(09:39)

공군부대

수리봉삼거리(11:21)

세계선교훈련원(11:41)

폐가(12:11)

춘천지맥(12:51)

711.7봉(13:17)

세거현(13:26)

760.7봉(13:58)

연엽산(15:08)

새목현(15:32)

구절산(16:46)

임도(17:24)

강원대학교학술림(17:54)

봉명2리(17:57)

양우아파트정류장(18:35-19:10)

남춘천역

 

◈ 산행거리

23.4km

 

◈ 산행시간

9시간 47분

 

◈ 산행기

 

몇 번째 인가 고은리에 도착해 고은소류지의 잔물결을 바라보며 채비를 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일찍부터 내려오는 주민들을 지나쳐 청정한 잣나무 군락지를 지나서 뚜렷한 눈길에 안도하고 늦은 밤에 서둘러 내려오던 기억을 떠올리며 반쯤은 얼어붙은 군사 도로를 만나 낯익은 정상석과 삼각점이 놓여있고 태극기가 펄럭이는 대룡산(899.1m)으로 올라간다.

가리산으로 이어지는 춘천지맥과 홍천의 산그리메를 휘휘 둘러보고 데크에 모여 가정사를 재미있게 펼쳐내는 아주머니들의 수다에 웃음 지으며 올라온 도로로 되돌아가, 공군부대를 지나서 우회하려던 임도를 못 찾고 다시 부대 정문까지 올라가 빙빙 돌다가 돌아와 긴가민가하며 도로를 걸어가 굳게 막힌 작은 군부대 출입문을 지나고는 더 이상 길을 못 찾아 멘붕에 빠진다.

녹두봉(x889.3m) 근처에서 연신 들려오는 살벌한 경고 방송 소리를 들으며 수리봉에서 금병산이나 갈 까 머리를 굴리며 도로를 따라가다 혹시 우회할 수 있나 안전 펜스 너머의 숲으로 들어갔다가 험준한 협곡과 아찔한 벼랑들에 포기하고 간식만 먹고 돌아와 다 부서지고 폐허가 된 기도원들을 보며 수리봉 삼거리까지 내려가 생각을 바꿔 이제껏 미답 지인 왼쪽의 시멘트 도로로 꺾어진다.

한적한 도로를 따라가다 원창저수지 삼거리에서 왼쪽 계곡으로 꺾어 지금은 폐허가 되고 인적이 끊긴 세계선교훈련원을 통과해 꽁꽁 얼은 계곡을 수시로 건너며 개들이 짖어대는 민가들을 보면서 마지막 폐가를 지나 지능선으로 붙어 비닐봉지 하나가 반가운 오지 숲을 뚫고 녹두봉이 뻔히 보이는 춘천지맥으로 붙는데 족히 한 시간 이상을 허비해 산행을 다 마칠 수 있을까 걱정이 된다.

잡목이 걸리적거리고 예전보다 뚜렷하지도 않은 능선 따라 전에 없던 ‘목련봉’ 표지판이 붙은 711.7봉을 넘고 흐릿한 안부인 세거현을 지나서 ‘꽃등봉’ 표지판이 붙은 760.7봉으로 올라가 대체 근거가 있는 지명인지 아니면 어디에서 연유된 이름인지 생각을 하다 헤매느라 시간을 보내 매봉을 못 다녀옴을 아쉬워하며 앞에 가깝게 다가선 연엽산 절벽을 걱정스럽게 쳐다본다.

가지마다 봉긋하게 솟은 새순들을 바라보며 거대한 바위를 오른쪽으로 휘돌아 마치 절벽처럼 고추 선 급사면을 나무뿌리와 돌들을 일일이 잡고 반쯤 얼은 흙더미를 조심스레 딛으며 한발 한발 긴장해서 넘어 베어져 쌓인 가시나무들을 통과해 산불초소로 올라가면 시야가 트여서 대룡산에서 이어온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리산 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정상석이 두 개나 있고 삼각점(내평316/2005복구)이 반겨주는 연엽산(x850.6m)을 오랜만에 올라 옛 기억을 떠올리다 너덜과 벌 목들을 피해 능선을 가늠하며 통신시설이 있는 새목현으로 내려가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몇십 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노란 물통들을 보며 잔잔한 임도를 따라간다.

도화동 삼거리를 지나서 쉽게 나타나지 않는 구절산자락에 초조해하며 오른쪽 사면으로 전에 없던 임도들을 자주 확인하다가 표지기 한 장이 붙어 있는 삼거리에서 능선으로 붙어 차갑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흐릿하게 이어지는 족 적을 찾아 절벽처럼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조심스럽게 통과해 4 년여만에 낯익은 삼각점(내평26/1988재설)과 오래된 정상 금속판이 반겨주는 구절산(750.1m)으로 올라가니 생각보다 그리 시간이 늦어지지 않아 안도가 되고 여유가 생긴다.

지금까지 험준한 구절산을 내려가며 몇 번이나 고생했던 기억을 떨치며 10 여분 바위들을 우회해 돌탑이 놓여있는 서쪽 능선으로 붙어 흐릿하게 이어지는 인적들을 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뚝 떨어져 다시 공터에 놓인 크고 작은 돌탑들을 만나서 임도를 건너 대강 길을 만들어 강원대학교산림대학학술원 관리소로 내려가 은근히 걱정했던 산행을 끝낸다.

바로 밑의 봉명2리 노거수 정자에서 약하게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지저분한 몸과 배낭을 정리하고 남은 간식으로 허기를 채우며 30분을 기다려 조양3리 종점에서 출발한 마지막 동내2버스를 홀로 타고 아침에 출발했던 양유아파트정류장에서 내려 여느때처럼 추위에 떨며 남춘천역으로 걸어간다.

 

▲ 고은소류지

 

▲ 대룡산 정상

 

▲ 대룡산에서 바라본 춘천지맥의 산줄기와 홍천의 산그리메

 

▲ 춘천시가지와 봉의산

 

▲ 수리봉 안부

 

▲ 춘천지맥과 녹두봉

 

▲ 연엽산 암벽

 

▲ 산불초소

 

▲ 산불초소에서 바라본 대룡산과 녹두봉

 

▲ 가리산

 

▲ 구절산

 

▲ 금병산 너머로 보이는 등선봉과 삼악산

 

▲ 연엽산 정상

 

▲ 새목현

 

▲ 구절산 벼랑에서 바라본 연엽산

 

▲ 구절산 정상

 

▲ 구절산 서쪽 능선의 돌탑

 

▲ 봉명2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