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가을날의 실버산행 (국사봉-왕방산-해룡산-축석령)

킬문 2006. 11. 1. 11:57
2004.09.25 (토요일)

◈ 산행일정
의정부역(07:20)
동두천역
새목고개(08:35)
국사봉(09:03)
사거리안부(09:24)
깊이울저수지갈림길(09:43)
왕방산(09:55)
돌탑봉(10:46)
오지재고개(11:04)
해룡산(11:34)
헬기장(12:15)
주능선(12:57)
임도(13:20)
능선갈림길(13:38)
423봉(13:47)
회암령(14:07)
343.5봉(14:34)
석문령(14:50)
어야고개(15:18)
378.1봉(15:44)
능선갈림길(16:27)
축석령(17:02)

◈ 산행시간
약 8시간 27분

◈ 동행인
ok sadary 회원 14명

◈ 산행기

추석연휴를 앞두고 모처럼 ok sadary의 산행에 참여해서 저녁에는 포천으로 이사하신 썩어도준치님의 집들이 모임을 가기로 했다.
의정부역에서 처음 뵙는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동두천에서 기차를 내려 택시를 탔는데 새목고개를 새목이마을로 착각한 기사님때문에 엉뚱한 곳에서 헤메다가 늦게서야 새목고개에 도착한다.
몇년전의 기억을 떠 올리며 새목고개를 전차방호벽이 있는 포장도로로 생각했지만 막상 올라가 보니 굵은 돌멩이들만 굴러다니는 황량한 고갯마루에 불과하고 소요산으로 이어지는 649.4봉쪽으로는 전에 안 보이던 빨간 표지기 몇개가 걸려있다.


타이어참호를 따라가다 나뭇가지를 잡고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면 음침한 잡목숲 사이로 뚜렸한 족적이 이어진다.
낮게 이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걸어가다 암릉지대들을 통과하고 가파른 능선을 올려쳐서 국기게양대가 있는 국사봉(754m)에 오르니 베어진 나무들이 막고있고 바로 위의 정상은 미군 통신대가 차지하고 있다.
밑에 있는 넓은 헬기장으로 내려가면 왕방산과 해룡산 너머로 도봉산과 북한산의 암봉들이 뚜렸하게 보이고 동두천쪽으로는 빼 먹은 소요산이 멋지게 보여 아쉬움이 남는다.



(국사봉 정상)



(국사봉에서의 서울쪽 조망)



(국사봉에서 바라본 왕방산)



마주하는 왕방산을 바라보며 참나무길을 내려가면 완만한 숲길따라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바위지대가 있는 봉우리에서 등로는 왼쪽으로 꺽어지는데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지능선은 계곡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송전탑을 지나고 깊이울저수지로 내려가는 이정표삼거리를 지나니 가파른 비탈길이 이어지고 진땀을 흘리며 포천의 진산인 왕방산(737.2m)에 오른다.
억새가 출렁이는 정상에 서면 몇년전에 올라왔을 때처럼 거침없는 조망이 펼쳐져서 천마산에서 주금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가깝고, 장쾌하게 뻗어나가는 한북정맥의 산봉들이 바라보여 다시 한번 가보고 싶은 욕망에 마음이 설레인다.



(왕방산 정상)



(왕방산에서 바라본 해룡산)



(왕방산에서 바라본 국사봉과 뒤의 소요산)



(왕방산에서 바라본 한북정맥의 산줄기)



막걸리 한잔으로 갈증을 달래고 한적하고도 뚜렸한 능선길을 내려가면 종종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돌탑 한기가 서있는 암봉에 올라가니 43번국도와 대진대학이 발아래로 내려다 보인다.
봉우리들을 거푸 넘고 서쪽으로 급하게 꺽어져 내려가면 동두천과 포천을 잇는 334번 지방도로상의 오지재고개인데 노점상도 있고 정자가 서있어 쉬기에 좋다.
땀을 뻘뻘 흘리며 군부대로 이어지는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30여분 올라가면 해룡산(660.7m)을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철조망을 우회하니 누군가 "동두대간"이라는 표지기를 붙혀놓아 웃음이 난다.
의정부의 천보산에서 동두천쪽으로 칠봉산까지 이어지는 능선과 칠봉산에 이르기전 오른쪽으로 꺽어져 해룡산과 왕방산을 지나고 소요산을 일궜다가 초성리 열두개울에서 맥을 다하는 산줄기를 다 합쳐야 40km도 채 안될 것이니 대간이라는 표현은 어불성설일 것이다.



(돌탑봉)



(오지재고개)



(해룡산 오르며 바라본, 649.4봉과 국사봉사이의 새목고개)



개들이 짖어대는 후문을 지나고 태운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숲을 지나 넓은 공터에 모여앉아 점심식사를 하며 화기애애하게 산이야기들을 풀어 놓는다.
억새가 무성한 헬기장을 지나고 남서쪽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를 내려가다 방향이 틀려 되돌아 오고 남서쪽 능선으로 들어갔다가 위에 진짜 능선이 보여서 헐레벌떡 되돌아 올라간다.
돌아가 보면 헬기장에서 내려오다 첫 봉우리를 우회하며 왼쪽의 학생야영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너무 뚜렸한 반면 봉우리를 넘어가는 주능선은 길이 없어 보이니 정말 조심해야할 곳이다.


들머리에 표지기 한장 붙여놓고 들어가면 뚜렸한 능선이 이어지고 한적한 길을 내려가다 전망 좋은 무덤들이 나타나고 넓직한 임도가 이어진다.
임도를 가로질러 학생야영장 이정판이 있는 안부로 내려서니 잘못된 길로 내려갔던 선두일행들이 가뿐 숨을 몰아쉬며 올라와 있고 벌집을 건드려 벌에 몇방씩 쏘인 사람들은 웃통을 벗고 따가움을 달랜다.
가파른 등로를 조금 올라가면 칠봉산으로 이어지는 능선삼거리에 닿고 왼쪽으로 꺽어져 올라가면 천보산으로도 불리우는 423봉이 나오는데 바위에 올라서면 소나무들이 서있는 암봉이 멋지고 몇번 놀러갔었던 넓직한 회암사 절터가 내려다 보인다.
따가운 가을햇살을 받으며 암릉지대를 따라 내려가니 반질반질한 소나무 길이 이어지고 양주군 회천면과 포천군 가산면을 잇는 56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회암령(투바이고개)에는 예전처럼 휴게소식당이 반겨준다.


찬 음료수로 목을 축이고 시원한 그늘에서 세상 걱정없이 잠을 청하는 견공들과 같이 쉬다가 도로를 건너 능선으로 올라가니 편안한 길이 기다린다.
천주교 공원묘지를 지나고 한적한 길 따라 삼각점이 있는 343.5봉에 오르면 넓은 공터에는 의자와 체육시설들이 있고 왕방산에서 해룡산을 지나 내려왔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군부대에서 설치한 약수터가 있는 석문령에서 물 한컵씩 마시고 바위지대를 지나 소흘읍과 이어지는 어야고개로 내려가니 가파른 절개지가 기를 죽이고 차량에서 내뿜는 매연이 코를 찌른다.



(343.5봉에서 바라본, 국사봉에서 왕방산과 해룡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잡목과 덤불사이로 급경사 비탈길을 힘겹게 올라가면 마지막 시련인듯 오르막은 끝없이 이어지고 중간에 쉬고있던 일행들과 자두 한개씩 먹으며 오랫동안 앉아있는다.
군삼각점을 지나고 벙커가 있는 378.1봉에 오르니 잡초속에 삼각점이 있고 희뿌연 대기속으로 43번 국도를 달리는 차량소리가 시끄럽게 들린다.
완만하고도 서늘한 송림길을 한동안 따라가면 썩어도준치님의 이사간 집으로 내려가는 지능선이 꺽어지지만 다른 일행들을 보내고 홀로 축석령쪽으로 계속 길을 이어간다.
전에 두어번 가본 길이기는 하지만 한북정맥과 합류하는 곳까지 가서 축석령까지의 정맥길을 잠시나마 밟아 보고픈 생각이 얼핏 들었기 때문이다.


상념에 잠겨 바람부는 능선길을 계속 따라가면 정맥표지기들이 보이고 능선같지 않은 왼쪽 숲으로 들어가면 잡목들사이로 흐릿한 정맥길이 보인다.
이리 저리 방향이 바뀌는 마루금을 따라가다 길을 놓치기 쉬운 갈림길에 표지기 한장을 보강하고 가깝게 들리는 물소리를 들으며 계속 내려가면 묘지조성하는 곳에서 길이 사라져 버린다.
대충 방향만 맞추고 내려가니 사슴농장이 나오고 주인에게 양해를 구해 집을 나가보면 축석령은 바로 위에 보이니 잠깐 정맥을 놓친 모양이다.
8차선 대로에 수많은 차량들이 지나가는 축석령을 바라보며 포천쪽으로 터벅터벅 내려가니 썩어도준치님이 이사한 무란동네가 금방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