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동백의 고향, 선운산

킬문 2006. 11. 1. 12:35
2004년 12월 25일 (토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04:30)
삼인종합학습원(08:48)
형제봉(09:15)
구황봉(09:34)
병풍바위(10:21)
비학산(10:50)
희여재(11:02)
337.8봉(11:20)
청룡산(11:36)
배멘바위(11:46)
낙조대(12:56)
소리재
개이빨산(13:24)
사거리안부(13:44)
도솔산(14:03)
마이재(14:10)
경수산(14:52)
수다동갈림길(15:02)
관리사무소(15:25)
동서울터미널

◈ 산행시간
약 6시간 37분

◈ 동행인
OK사다리 15명

◈ 산행기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고
막걸리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시방도 남았습니다


- 구황봉
질펀한 크리스마스의 밤이 채 깨지않은 새벽에 서울을 떠난 버스는 해가 한참이나 뜨고 난후에야 동백으로 유명한 선운사입구에 닿는다.
문학비공원이 있는 삼인종합학습원에 차를 세우고 교실뒤로 잡목숲을 올라가니 키낮은 산죽들이 나오고 무덤들을 연신 만나며 낮은 봉우리들이 이어진다.
쓰러져있는 나무들을 거푸 넘고 형제봉(248m)인듯한 바위봉을 지나 구황봉(299m)에 오르니 오래된 무덤이 있으며 특이하게도 석축을 쌓아 길게 둘러 놓았다.
구황봉을 조금 내려가면 시야가 훤히 트이는 전망대바위가 나오는데 뾰족 솟은 선바위너머로 우람한 병풍바위가 멋지게 보이고, 비학산과 청룡산을 지나 개이빨산과 도솔산으로 이어지는 말굽모양의 능선끝에는 마지막 봉우리인 경수산이 불끈 솟아있다.



▲ 무덤이 있는 구황봉 정상



▲ 전망대바위에서 바라본, 가야할 산줄기



- 비학산
인경봉(266m)을 지나서 암릉을 길게 휘돌아 내려가면 도솔제에서 올라오는 길을 만나고, 사면으로 이어지는 잡목길을 내려가니 등로도 희미하고 빨간 열매를 달고있는 맹감넝쿨이 사방에서 찔러댄다.
도솔제와 구암제를 잇는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거대한 암봉으로 솟구친 병풍바위를 오르니 사방으로 조망이 트이고 지나온 산줄기가 잘 보인다.
내장산이 잘 보이는 너럭바위를 지나고 저수지를 양쪽으로 내려다 보며 숲길을 따라가다 처음으로 이정표가 서있는 삼천굴 갈림길을 지난다.
잡목으로 우거진 길따라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비학산(307.4m)에 오르면 무성한 억새들사이로 삼각점이 있고 나무들이 많아 조망은 막혀있다.



▲ 병풍바위 오르며 내려다본 도솔제



▲ 병풍바위



▲ 병풍바위



▲ 너럭바위에서 바라본, 내장산과 호남정맥



▲ 비학산 정상



- 청룡산
비학산에서 급하게 떨어지는 돌길을 내려가면 청룡산의 암벽들이 멋지게 보이고, 월정마을과 도솔제를 잇는 희여재에는 양쪽으로 깊게 패인 등로가 연결된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올라가 밧줄을 잡고 절벽을 이룬 암봉으로 올라서니 하늘이 회색으로 흐려지고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예전에는 태극기가 휘날렸다는337.8봉을 오르면 사자바위와 투구바위쪽으로 능선이 갈라지고, 돌탑들이 서있는 봉우리를 넘어 삼각점이 있는 청룡산(314.0m)에 오르니 몇년전에 올랐던 거북이 모양의 배멘바위가 앞에 우뚝 솟아있다.
주인을 따라온 세파트 한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반겨주는 정상에서 사방을 휘휘 둘러보고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며 북쪽으로 꺽어진다.



▲ 비학산 내려가며 바라본 청룡산과 337.8봉



▲ 돌탑봉에서 보이는 배멘바위



▲ 청룡산 정상



- 개이빨산
바윗길따라 배맨바위를 우회하고 묘지가에 모여 라면을 끓이며 산상주를 한잔씩 하려니 잔뜩 흐려있던 하늘에서 싸래기 눈이 조금씩 뿌리기 시작한다.
홀로산행에서는 생각할 수도 없는 호화스런 식사를 50여분이나 하고 술기운으로 산길을 마구 뛰어가다가 기어이 돌뿌리에 걸려 넘어지며 무릎을 까인다.
낙조대를 지나 도솔암이 내려다 보이는 천마봉을 들르고 넓직한 등로따라 소리재로 내려서니 안부에는 쓰레기들도 많고 지저분하다.
빽빽한 산죽지대를 지나고 바람부는 암릉지대를 따라 개이빨산(345.1m) 정상에 오르면 돌무더기속에 삼각점이 있고 곰소만의 흰 백사장과 푸른 바닷물이 선명하게 내려다 보인다.



▲ 개이빨산 정상


- 도솔산
개이빨산을 내려가 깍아지른 절벽지대로 올라서면 참당선원이 발밑으로 보이고 경수산이 가깝게 솟아있으며, 직진하는 쪽으로도 등로가 있지만 능선을 잇기 위해서는 약간 되돌아가 사면같은 길로 꺽어져야 한다.
암봉을 우회하며 뚝 떨어져 내려가면 낮은 능선길이 이어지고 이정표가 서있는 사거리안부를 넘으니 참당선원이 지척에 있으며 차밭이 파랗게 펼쳐진다.
너덜지대를 지나고 해안가를 바라보며 수리봉 이정표가 있는 도솔산(336m)에 오르면 나무들로 사방이 막혀있고 볼품 없지만, 선운사를 감싸고있는 봉우리이니 높이는 낮아도 실제적인 선운산의 정상이라고 하겠다.



▲ 절벽지대에서 바라본 경수산과 참당선원



▲ 도솔산 정상



- 경수산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를 따라 무덤들을 지나고 석상암과 선운사로 이어지는 마이재안부로 내려가니 이정표가 서 있으며 경수산까지 1.7km라 적혀있다.
찬바람 부는 가파른 잡목숲을 지나 339봉에 올라서면 경수산 정상의 암벽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곧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는 갈림길들을 지난다.
암릉들을 넘고 통나무계단길을 지나, 전에는 밧줄을 잡고 올랐던 바위지대를 철계단을 타고 오르니 선운산에서 제일 높은 경수산(444.3m) 정상이 나온다.
시설지구와 지나왔던 아름다운 능선을 바라보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소나무길을 내려가며 수다동으로 갈라지는 희미한 갈림길을 지난다.
한적한 산길을 따라가면 모텔들이 나오고 대낮부터 북적거리는 나이트클럽을 지나 관리사무소로 내려가려니 트럭 좌판에 놓인 작은 동백묘목들이 추위에 떨고있다.
미처 보지못한 선운산의 아름다운 동백숲을 생각하며 버스가 기다리는 학습원으로 천천히 걸어가면 선운사를 둘러싸는 낮은 봉우리들이 정겹게 펼쳐져 보인다.



▲ 경수산



▲ 경수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