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멀고 먼 정선 오지의 산줄기 (상정바위산-고양산-문래산-위령봉)

킬문 2006. 11. 1. 14:33
2005년 6월 4일 (토요일)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문곡리 적은골(00:30-04:10)
전망대(05:29)
상정바위산(05:41)
능선갈림길(06:24)
마치(07:12)
864봉(07:42)
897봉(08:26)
1010봉(08:39)
1005.4봉(09:09)
곰목이재
고양산(10:09)
배재(10:45)
승두치(10:56)
958봉(11:54)
다래재(13:00)
872봉(13:54)
933.1봉(14:07)
1092봉(14:51)
문래산(15:31)
1068봉(16:51)
자후산(17:30)
삼거리안부(17:51)
위령산(18:40)
용산리(19:25)
임계
동서울터미널(01:25)

◈ 도상거리
약 23km

◈ 산행시간
14시간 55분

◈ 동행인
썩어도준치, 벽산, 배승호, 산진이, 대간거사, 안트콩, 영취산, 가난한영혼, 산사, 하늘재, 청산, 산정무한

◈ 산행기

- 상정바위산
조양천을 끼고 굽이굽이 이어지는 좁은 시멘트길을 한동안 버스로 올라 적은골 입구의 등산로 이정판이 서있는 곳에서 김밥으로 아침을 먹고 일행들과 함께 어둠에 묻힌 산으로 오른다.
검은등뻐꾸기가 애처럽게 울어대는 어두운 숲길을 땀을 흘리며 쉬지않고 올라가면 연이은 산행때문인지 몸이 무겁고 양다리에 묵직한 느낌이 온다.
발밑에 드러나는 계곡을 바라보며 이정표따라 큰골 등로와 합류하는 봉우리에 오르니 날이 밝아오고 안개비가 내리는지 온 산이 축축하고 운무가 몰려온다.
첫 전망대에 올라 짙은 안개가 물러날 때마다 이따금씩 모습을 나타내는 덕송리의 한반도지형을 내려다보면 조양강이 흐르며 만들어 낸 그 특이한 지형지세에 감탄이 나온다.
암봉을 우회해 헬기장을 지나서 한반도모습이 세워져있는 상정바위산(1006.2m)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305재설/776건설부)이 있고 조금 떨어진 바위절벽에서는 조망이 확 트일 듯한데 구름에 가려있어 그저 아찔하기만하다.



▲ 덕송리의 한반도지형



▲ 상정바위산 정상



- 마치
정상에서 다른 등로가 없어 고양리 하산로라 쓰인 뚜렸한 남동쪽 등로를 따라가면 헬기장을 지나고는 급경사로 떨어지다가 점점 엉뚱한 북동쪽으로 길이 이어져 되돌아온다.
안개에 묻힌 정상에서 이리저리 길을 찾다 올라왔던 길을 내려가 첫 봉우리를 넘어가니 가려졌던 능선이 나타나는데 숲은 음습하고 낙엽은 발목까지 빠지며 족적이 아주 희미하다.
능선만 가늠하고 들어가면 점차 등로는 뚜렸해지고 산악회 표지기들도 간간이 보이지만 수림이 울창해 주위는 전혀 보이지않으며 비에 젖은 바위들도 미끄러워 진행이 힘들다.
까다로운 바위지대들을 넘고 암릉들을 왼쪽으로 연신 우회하며 능선이 갈라지는 마치(910m)에 오르니 큰골이나 817.9봉으로 내려가는 오른쪽 능선은 길도 뚜렸하고 지금껏 보이던 표지기도 그쪽으로 걸려있다.


- 1010봉
마치에서 왼쪽 흐릿한 능선으로 꺽어져 들어가면 족적은 거의 없고 잡목들의 저항이 거세지며 발에 밟히는 바위들은 굉장히 미끄러워 자주 넘어진다.
억센 관목들을 헤치며 가파르고 미끄러운 봉우리들을 넘어 897봉에 오르니 모처럼 조망이 트여서 내려온 마치쪽과 중복동쪽 깊은 계곡이 내려다보이지만 고양산쪽은 여전히 안개에 가리워있다.
길도 없는 능선따라 가파른 봉우리들을 계속 넘고 울창한 잡목과 바위지대들을 지나 능선이 갈라지는 1010봉에 오르면 커다란 바위들이 서 있으며, 조금 떨어진 곳에는 지형도에도 없는 삼각점(정선424/2004복구)이 놓여있고 주위는 벌목되어있다.
그늘에 앉아 배승호님이 항상 무겁게 지고오시는 막걸리와 맥주를 섞어 시원하게 한잔씩 돌려마시고 덤불지대를 지나 한결 완만해진 숲으로 들어간다.



▲ 1010봉의 바위지대



▲ 삼각점이 있는 1010봉 정상



- 고양산
벌목된 나무들이 자주 발에 걸려 귀찮기는해도 걷기에 편한 펑퍼짐한 초원지대가 이어지고 진한 더덕향에 눈길을 땅에서 떼지못한 채 사방을 두리번거리며 올라간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약간 벗어난 1005.4봉에 오르니 벌목되어있고 삼각점(776재설/424건설부)이 있으며 사방에 쓰레기들이 널려있는데 어디에서 올라왔는지 이 깊은 산중에 나물꾼 한분이 보인다.
넓은 초지는 계속 이어지고 더덕을 찾느라 곰목이재는 어디인지도 모르고 지나쳐 무성한 풀들을 헤치며 유유자적 편안한 길을 따라간다.
관목지대를 지나고 바위지대를 넘어 오래된 묘를 지나면 가파른 오름길이 한동안 계속되고 묘 두기가 잡초에 덮혀있는 고양산(1150.7m) 정상에 오르니 한켠에 삼각점(임계22/1995재설)이 있으며 주위는 나무에 둘러싸여 조망은 좋지않다.
후미를 기다리며 풀밭에 앉아있으니 예부터 산나물이 많아 기아자들이 연명했다는 산이라 그런지 고사리도 지천에 깔려있고 드문 산마늘도 많이 보이며 둥굴레가 군락을 이루고있다.



▲ 초원지대



▲ 1005.4봉 정상



▲ 고양산 정상



- 958봉
뚜렸한 등로 따라 뚝 떨어지는 산길을 내려가면 싸리나무와 억새들이 무성하고 온갖 야생화들이 바람에 살랑거리며 하늘은 점차 개이기 시작한다.
미끄러운 진흙길을 내려가 벌목되어있는 펑퍼짐한 배재를 넘고 완만한 길 따라 사거리안부인 승두치를 지나 찬바람부는 숲길을 올라간다.
안부에서 30여분간 추위에 떨며 점심을 먹고 암봉으로 이루어진 958봉에 오르니 사위가 확 트여서 사방으로 첩첩히 병풍을 두루고있는 수많은 산봉들이 보이고, 가야 할 문래산과 자후산이 나뭇가지사이로 모습을 드러내며, 정상부가 아직 짙은 구름에 가려있는 고양산이 앞에 우뚝하다.
958봉에서 뚜렸한 길 따라 상승두골로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제 능선을 찾아 들어가고, 바로 앞 무명봉에서는 문래산을 바라보며 올올산악회 표지기 하나가 걸려있는 오른쪽 능선으로 꺽어져 내려간다.
시종 울창하게 이어지는 숲따라 좌우로 길이 없는 다래재 안부로 내려가 주변에 널려있는 더덕에 눈이 멀어 선두일행들을 멀리 놓치고 만다.



▲ 958봉에서 바라본 첩첩한 산봉들



▲ 958봉에서 바라본, 구름에 가린 고양산



▲ 958봉에서 바라본 자후산과 문래산



- 1092봉
문래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암봉을 바라보며 872봉을 넘어 큰 나무가 서있는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작은 암봉들을 연신 넘어 깨진 삼각점이 있는 933.1봉에 오른다.
바위지대들이 나타나고 암벽을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봉우리에 오르니 사방이 아찔한 절벽인데 앞에는 험준한 암봉이 올려다 보인다.
미리 지나간 선두의 발자국을 보며 오른쪽으로 나무들을 잡고 바위 틈새를 내려서니 암봉과 만나고, 왼쪽으로 암봉을 돌아 나무들을 잡고 수직암벽을 어렵게 기어오른다.
나무와 바위들을 잡고 겨울에는 오르지도 못할 절벽지대를 올라서니 환상적인 조망이 펼쳐져서 상정바위산에서 고양산을 거쳐 이곳으로 이어지는 첩첩한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문래산과 자후산뿐 아니라 반대쪽 각희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도 잘 보인다.
조금 위의 무덤이 있는 1092봉에서 각희산으로 이어지는 오른쪽 능선을 확인하고 왼쪽으로 꺽어져 움푹 패인 뚜렸한 등로를 따라간다.



▲ 933.1봉 정상



▲ 1092봉 전의 험준한 암봉



▲ 암봉에서 바라본, 상정바위산에서 이어지는 능선



▲ 암봉에서 바라본 자후산과 1068봉



- 문래산
울창한 수림따라 낮은 봉들을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문래산(1081.5m) 정상에 오르면 좁은 공터에는 삼각점(311재설/776건설부)이 있고 나무가 많아 조망은 막혀있다.
허기에 지친 일행들과 참외를 깍아먹고 문래산을 내려가 안부를 넘어 큰앵초가 예쁘게 꽃을 피운 넓은 초지를 따라가니 곰취들도 눈에 자주 뜨인다.
암릉지대를 날등으로 조심스레 올라가면 1038암봉뒤로 문래산이 서있고 그너머로 고양산이 작게 보이며 파란 하늘아래 강원오지의 수많은 산봉들이 눈부시게 펼쳐진다.
잡목만 들어찬 1068봉을 올라서서 전면으로 더 이상 높은 봉우리가 나타나지않아 자후산인줄 착각했는데 자후산은 더 낮고 아직도 멀리 떨어져있다.



▲ 문래산 정상



▲ 큰앵초



▲ 암릉에서 뒤돌아본 문래산과 고양산



▲ 암릉에서 바라본, 강원 오지의 산봉들



- 위령산
흐트러진 일행들이 모두 모여 일부러 사면으로 내려가며 큼지막한 곰취와 참나물들을 뜯은 후 두리뭉실한 자후산(904.0m) 정상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표지기들도 보이고 뚜렸한 등로가 이어진다.
미끄러운 산길을 내려가 용동마을과 이어지는 안부를 지나서 소나무들이 많은 봉우리를 힘들게 오르면 그제서야 피라미드처럼 뾰족한 위령산이 앞에 보이는데 잘 생긴 봉우리라는 생각이 들만큼 멋지게 솟아있다.
산중턱의 무덤을 지나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암릉길을 한동안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위령산(887.8m)의 좁은 정상이 나오고 남쪽으로 시야가 트여 문래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산봉들이 잘 보인다.
지친 사람들을 먼저 내려보내고 제일 뒤의 배승호님을 기다려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북쪽 능선으로 들어가 나무들을 잡고 미끄러운 수직사면길을 내려간다.
차소리를 들으며 가파르게 떨어지는 산길을 바삐 내려가면 더덕밭이 나타나고 앞에 골지천과 용산리 마을이 펼쳐지며 타고온 버스가 보인다.
웃통을 벗고 몸을 딱는 일행들 사이에서 얼굴과 손만 간단하게 딱고 옆에서 기다리는 버스에 올라타니 어스름한 저녁기운이 정선오지의 산자락을 뒤덮기 시작한다.



▲ 전위봉에서 바라본 위령산



▲ 위령산 정상



▲ 위령산에서 바라본, 맨뒤의 문래산과 중앙의 1068봉 그리고 오른쪽의 자후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