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15일 (목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석포역(23:30-04:49)
호시고개(05:10)
산행시작(05:50)
주능선(07:01)
재삼밭목(07:14)
연화봉(07:24)
안개봉(07:37)
활메기산(07:43)
곳재
능선갈림봉(08:27)
능선갈림봉(09:47)
송전탑(10:05)
농가(10:34)
능선갈림봉(11:47)
월암마을(12:29)
현불사(13:21)
등로들머리(13:27)
능선안부(13:48)
조록바위봉(14:16)
도로(15:01)
대현2리
태백터미널(16:10-16:50)
동서울터미널(17:00-20:39)
◈ 산행시간
약 9시간 11분
◈ 산행기
- 호시고개
석포올 때마다 이용하는 택시로 어둠에 묻힌 호시고개에 내리니 낙동강은 흰 포말을 일으키며 울부짖듯 흘러내리고 철도건널목의 초소에는 백열등 하나만이 휑하니 밤을 밝힌다.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가 되며,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으려 길을 지켰다는 고개마루에는 도화동산이란 쉼터가 있어 키 큰 장승들의 호위를 받으며 팔각정 마루바닥에 배낭을 베고 눕는다.
찬 기운에 몸을 떨며 30여분 눈을 붙히고 어스름하게 여명이 시작할 때쯤 철로를 건너 바로 연선암 올라가는 왼쪽 시멘트도로로 들어간다.
▲ 호시고개
▲ 여명이 밝아오는 산마루
- 연화봉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계곡을 건너 왼쪽 위로 보이는 능선만 가늠하며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가니 곧 무덤이 나오고 족적이 나타나 뭔가 잘 풀린다는 생각이 든다.
밑으로 연선암을 바라보며 무덤들을 계속 지나면 곧 길은 사라지고, 방향만 맞추고 사면을 올라가니 큰 암벽이 나오는데 바위와 나뭇가지들을 잡고 힘겹게 수직사면을 올라가며 연선암을 거치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한다.
잡목이 성긴 곳을 골라서 한동안 가파르고 미끄러운 사면을 올라가니 주능선이 나타나고 반갑게 강원도계종주 표지기가 보인다.
낮으막한 봉우리를 내려가면 철전주가 쓰러져있고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재삼밭목안부가 나오는데 주위는 금방이라도 뭔가 나올 것 같은 음침한 분위기가 든다.
널려있는 더덕들을 캐며 바로 위의 연화봉(1052.8m) 정상에 오르니 잡목숲에 오래된 시멘트 삼각점이 있고 표지기 두어개 뿐 주위는 전혀 조망되지 않는다.
▲ 연화봉 정상
- 활메기산
전날의 비로 축축하게 젖어있는 숲을 따라가면 곧 덤불들이 꽉 차있는 안개봉이 나오는데 풀섭을 뒤지니 글씨없는 화강암 삼각점이 속에 숨어있고, 몇년 전까지도 호랑이의 흔적이 있었다는 봉우리에는 햇살만이 따사하게 내려오고 숲은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빗물을 털어가며 한적한 숲길을 지나 곧 시멘트석에 잘라진 철주 몇개가 꽃혀있는 활메기산에 오르니 비로서 시야가 트여 태백산에서 함백산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이 옆으로 보이고 가야할 쪽으로 산봉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활메기산에서 왼쪽으로 뚜렸한 족적을 내려가다 방향이 조금씩 틀리고 길이 없어져 다시 올라오며 봐도 다른 길은 보이지않는다.
다시 봉우리를 내려가며 두리번거려도 마찬가지이지만 오른쪽으로 보이는 능선으로 트래버스하니 뚜렸한 등로가 나타나니까 활메기산에서는 왼쪽으로 조금 내려오다 무조건 오른쪽 암릉으로 붙어야 한다.
▲ 안개봉 정상
▲ 활메기산에서 바라본 태백산과 오른쪽의 함백산
- 능선찾기
간간이 붙어있는 도계종주 표지기를 보며 곳재로 보이는 희미한 안부를 지나고 다시 시멘트석이 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북서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가니 고도가 뚝 떨어지며 바위지대들이 나타나고 잡목이 울창해지며 족적이 사라진다.
다시 올라왔다가 내려가면서 살펴봐도 밑으로 민가가 내려다보이고 개짖는 소리가 가깝게 들리며 왼쪽으로 뚜렸한 능선이 지나가 트래버스한다.
가파른 사면에 숨어서 지내던 애꿏은 더덕들만 캐며, 트래버스도 못하고 헐레벌떡 간신히 봉우리로 되돌아와 숨어있던 서쪽 능선을 찾아 발걸음을 빨리 한다.
어느정도 족적이 있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다시 시멘트석이 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니 왼쪽으로 조록바위봉이 마주보여 마음을 놓는다.
바위지대들을 조금씩 우회하며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면 벌목된 송전탑이 나오고 흐릿한 족적을 따라 내려가니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곧 계곡이 나오며 농가뒤로 떨어진다.
계곡에서 물을 보충한 다음 되돌아 올라가 늦은 아침을 먹고 아무리 개념도를 확인해도 조록바위봉을 마주하고있으니 제대로 능선을 타고온 것이라 답답해진다.
뒤에 생각하면 마주 보이는 봉우리는 조록바위봉이 아니고 달바위봉이라 애초 판단이 잘못되었고, 지형도가 여러 장으로 나누어져 귀찮은 마음에 개념도만 들고가 등고선을 볼 수 없으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길을 찾을 수 없어 다시 처음의 능선갈림봉으로 돌아오니 벌써 3시간 이상이나 헤멘 셈이라 계획대로 도경계따라 문수봉쪽으로 가다 문암산과 박월산을 다녀와 능선을 틀어 조록바위봉으로 가기에는 너무 시간이 늦어져 일단 평천마을로 내려가기로 한다.
왔던 길을 천천히 따라가다 송전탑쯤에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니 곧 외딴 농가가 나오고, 시멘트도로따라 평천마을과 이어지는 도로로 내려 가 현동으로 이어지는 31.35번 국도로 걸어 나간다.
- 백천계곡
국도따라 달바위봉 들머리인 월암마을을 지나고 재이있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오마을을 지나서 현불사 이정판이 서있는 석포초교 대현분교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져 들어간다.
"그리 오래지 않은 옛날 오마골(오맞골)에 살던 여인이 몸에 좋다는 동점(통점)에 있는 약물내기 약수를 마시러 가서 새치기를 하다가 뒷사람에게 물벼락을 맞고, 약수를 떠가지고 집으로 가던 중 소낙비를 맞고, 소낙비에 젖은 옷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여인의 풍만한 육체미가 드러나니 오리무중에 길을 잃고 걷던 나그네가 고것을 보고 욕정이 솟아 색을 탐하니 몸을 도둑 맞고, 집에 도착하여 보니 마굿간에 매어둔 소를 도둑 맞아 저녁에 돌아온 남편에게 실컷 두들겨 맞았다는 옛 여인의 한 많은 사연이다.
물벼락 맞고, 소낙비 맞고, 서방맞고, 도둑맞고, 매맞고 하여 하루에 다섯번을 맞았다고 하여 그후부터 그 여인을 '오맞댁' 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사람과 산)
뜨거운 햇볕을 맞으며 열목어가 산다는 백천계곡을 끼고 꾸불꾸불 이어지는 도로를 걸어가면 마치 설악산을 보는 것처럼 노송들이 서있는 붉은 암벽들이 줄을 이어 나타나고 멀리 조록바위봉이 멋진 모습으로 솟아있다.
수정처럼 맑은 물이 그야말로 퀄퀄 흘러내리는 계곡을 한참 따라가니 현불사가 나오고 스님에게 길을 여쭈니 곧장 봉우리로 올라가면 안되고 능선을 타야한다고 신신당부하신다.
시멘트도로를 잠시 따라가다 표지기를 보며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는 지계곡으로 들어가면 서늘한 기운에 땀이 마르고 못난 산꾼을 격려하듯 시원한 바람도 불어온다.
▲ 백천계곡
▲ 백천계곡
▲ 도로에서 바라본 조록바위봉
- 조록바위봉
중간에 물길이 끊어지는 복천을 지나고 잡목과 덤불사이로 끊어질듯 이어지는 등로를 자그재그로 올라 능선안부에 닿으니 문수봉쪽으로도 산길이 잘 나있고 평천쪽으로도 길이 뚜렸하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육산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왼쪽으로 벼랑을 이룬 바위지대를 지나 곧 정상석이 있는 조록바위봉(1087m)에 오르면 시야가 막힘없이 트여서 문수봉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청옥산이 손에 닿을듯 가깝게 마주하고있으며, 현불사가 작게 내려다 보인다.
조금 밑의 바위로 내려서니 달바위봉이 전면으로 모습을 드러내 우중산행을 하며 보지도못했던 그 웅장한 모습을 비로서 보고 또 바라보며 음미를 한다.
노송들이 서있는 험한 암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내려가면 곧 등로는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뚝 떨어져 내려간다.
한동안 가파르고 미끄러운 흙길을 내려가다 너덜지대같은 건천을 만나고 물길이 시작되며, 등로는 그늘진 사면을 따라 조금씩 현불사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혹시 올라갔던 길과 만나나 궁굼해하며 내려가니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현불사 100여미터 전의 농가앞으로 떨어지는데 주의하지 않으면 초입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 백천계곡에서 땀에 절은 옷을 갈아입고 파란 하늘아래 불쑥 솟아오른 달바위봉을 바라보며 따가운 가을햇볕이 내려오는 도로를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 내려간다.
▲ 조록바위봉 정상
▲ 조록바위봉에서 바라본 청옥산과 현불사
▲ 조록바위봉에서 바라본 문수봉에서 이어지는 산줄기
▲ 조록바위봉에서 바라본 달바위봉
▲ 당겨본 달바위봉
▲ 조록바위봉에서 계속 이어지는 능선과 왼쪽 나무너머로 살짝 보이는 연화봉
◈ 산행경로
청량리역
석포역(23:30-04:49)
호시고개(05:10)
산행시작(05:50)
주능선(07:01)
재삼밭목(07:14)
연화봉(07:24)
안개봉(07:37)
활메기산(07:43)
곳재
능선갈림봉(08:27)
능선갈림봉(09:47)
송전탑(10:05)
농가(10:34)
능선갈림봉(11:47)
월암마을(12:29)
현불사(13:21)
등로들머리(13:27)
능선안부(13:48)
조록바위봉(14:16)
도로(15:01)
대현2리
태백터미널(16:10-16:50)
동서울터미널(17:00-20:39)
◈ 산행시간
약 9시간 11분
◈ 산행기
- 호시고개
석포올 때마다 이용하는 택시로 어둠에 묻힌 호시고개에 내리니 낙동강은 흰 포말을 일으키며 울부짖듯 흘러내리고 철도건널목의 초소에는 백열등 하나만이 휑하니 밤을 밝힌다.
강원도와 경상북도의 경계가 되며, 호랑이가 사람을 잡아먹으려 길을 지켰다는 고개마루에는 도화동산이란 쉼터가 있어 키 큰 장승들의 호위를 받으며 팔각정 마루바닥에 배낭을 베고 눕는다.
찬 기운에 몸을 떨며 30여분 눈을 붙히고 어스름하게 여명이 시작할 때쯤 철로를 건너 바로 연선암 올라가는 왼쪽 시멘트도로로 들어간다.
▲ 호시고개
▲ 여명이 밝아오는 산마루
- 연화봉
가파른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계곡을 건너 왼쪽 위로 보이는 능선만 가늠하며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가니 곧 무덤이 나오고 족적이 나타나 뭔가 잘 풀린다는 생각이 든다.
밑으로 연선암을 바라보며 무덤들을 계속 지나면 곧 길은 사라지고, 방향만 맞추고 사면을 올라가니 큰 암벽이 나오는데 바위와 나뭇가지들을 잡고 힘겹게 수직사면을 올라가며 연선암을 거치지 않은 것을 뒤늦게 후회한다.
잡목이 성긴 곳을 골라서 한동안 가파르고 미끄러운 사면을 올라가니 주능선이 나타나고 반갑게 강원도계종주 표지기가 보인다.
낮으막한 봉우리를 내려가면 철전주가 쓰러져있고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재삼밭목안부가 나오는데 주위는 금방이라도 뭔가 나올 것 같은 음침한 분위기가 든다.
널려있는 더덕들을 캐며 바로 위의 연화봉(1052.8m) 정상에 오르니 잡목숲에 오래된 시멘트 삼각점이 있고 표지기 두어개 뿐 주위는 전혀 조망되지 않는다.
▲ 연화봉 정상
- 활메기산
전날의 비로 축축하게 젖어있는 숲을 따라가면 곧 덤불들이 꽉 차있는 안개봉이 나오는데 풀섭을 뒤지니 글씨없는 화강암 삼각점이 속에 숨어있고, 몇년 전까지도 호랑이의 흔적이 있었다는 봉우리에는 햇살만이 따사하게 내려오고 숲은 그저 조용하기만 하다.
빗물을 털어가며 한적한 숲길을 지나 곧 시멘트석에 잘라진 철주 몇개가 꽃혀있는 활메기산에 오르니 비로서 시야가 트여 태백산에서 함백산으로 흐르는 백두대간이 옆으로 보이고 가야할 쪽으로 산봉들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활메기산에서 왼쪽으로 뚜렸한 족적을 내려가다 방향이 조금씩 틀리고 길이 없어져 다시 올라오며 봐도 다른 길은 보이지않는다.
다시 봉우리를 내려가며 두리번거려도 마찬가지이지만 오른쪽으로 보이는 능선으로 트래버스하니 뚜렸한 등로가 나타나니까 활메기산에서는 왼쪽으로 조금 내려오다 무조건 오른쪽 암릉으로 붙어야 한다.
▲ 안개봉 정상
▲ 활메기산에서 바라본 태백산과 오른쪽의 함백산
- 능선찾기
간간이 붙어있는 도계종주 표지기를 보며 곳재로 보이는 희미한 안부를 지나고 다시 시멘트석이 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북서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가니 고도가 뚝 떨어지며 바위지대들이 나타나고 잡목이 울창해지며 족적이 사라진다.
다시 올라왔다가 내려가면서 살펴봐도 밑으로 민가가 내려다보이고 개짖는 소리가 가깝게 들리며 왼쪽으로 뚜렸한 능선이 지나가 트래버스한다.
가파른 사면에 숨어서 지내던 애꿏은 더덕들만 캐며, 트래버스도 못하고 헐레벌떡 간신히 봉우리로 되돌아와 숨어있던 서쪽 능선을 찾아 발걸음을 빨리 한다.
어느정도 족적이 있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다시 시멘트석이 있는 봉우리가 나오고 다시 서쪽으로 방향을 잡아가니 왼쪽으로 조록바위봉이 마주보여 마음을 놓는다.
바위지대들을 조금씩 우회하며 잡목들을 헤치고 내려가면 벌목된 송전탑이 나오고 흐릿한 족적을 따라 내려가니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곧 계곡이 나오며 농가뒤로 떨어진다.
계곡에서 물을 보충한 다음 되돌아 올라가 늦은 아침을 먹고 아무리 개념도를 확인해도 조록바위봉을 마주하고있으니 제대로 능선을 타고온 것이라 답답해진다.
뒤에 생각하면 마주 보이는 봉우리는 조록바위봉이 아니고 달바위봉이라 애초 판단이 잘못되었고, 지형도가 여러 장으로 나누어져 귀찮은 마음에 개념도만 들고가 등고선을 볼 수 없으니 당연한 결과라 하겠다.
길을 찾을 수 없어 다시 처음의 능선갈림봉으로 돌아오니 벌써 3시간 이상이나 헤멘 셈이라 계획대로 도경계따라 문수봉쪽으로 가다 문암산과 박월산을 다녀와 능선을 틀어 조록바위봉으로 가기에는 너무 시간이 늦어져 일단 평천마을로 내려가기로 한다.
왔던 길을 천천히 따라가다 송전탑쯤에서 방향을 잡고 내려가니 곧 외딴 농가가 나오고, 시멘트도로따라 평천마을과 이어지는 도로로 내려 가 현동으로 이어지는 31.35번 국도로 걸어 나간다.
- 백천계곡
국도따라 달바위봉 들머리인 월암마을을 지나고 재이있는 이야기가 전해오는 오마을을 지나서 현불사 이정판이 서있는 석포초교 대현분교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져 들어간다.
"그리 오래지 않은 옛날 오마골(오맞골)에 살던 여인이 몸에 좋다는 동점(통점)에 있는 약물내기 약수를 마시러 가서 새치기를 하다가 뒷사람에게 물벼락을 맞고, 약수를 떠가지고 집으로 가던 중 소낙비를 맞고, 소낙비에 젖은 옷이 몸에 찰싹 달라붙어 여인의 풍만한 육체미가 드러나니 오리무중에 길을 잃고 걷던 나그네가 고것을 보고 욕정이 솟아 색을 탐하니 몸을 도둑 맞고, 집에 도착하여 보니 마굿간에 매어둔 소를 도둑 맞아 저녁에 돌아온 남편에게 실컷 두들겨 맞았다는 옛 여인의 한 많은 사연이다.
물벼락 맞고, 소낙비 맞고, 서방맞고, 도둑맞고, 매맞고 하여 하루에 다섯번을 맞았다고 하여 그후부터 그 여인을 '오맞댁' 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사람과 산)
뜨거운 햇볕을 맞으며 열목어가 산다는 백천계곡을 끼고 꾸불꾸불 이어지는 도로를 걸어가면 마치 설악산을 보는 것처럼 노송들이 서있는 붉은 암벽들이 줄을 이어 나타나고 멀리 조록바위봉이 멋진 모습으로 솟아있다.
수정처럼 맑은 물이 그야말로 퀄퀄 흘러내리는 계곡을 한참 따라가니 현불사가 나오고 스님에게 길을 여쭈니 곧장 봉우리로 올라가면 안되고 능선을 타야한다고 신신당부하신다.
시멘트도로를 잠시 따라가다 표지기를 보며 깨끗한 물이 흘러내리는 지계곡으로 들어가면 서늘한 기운에 땀이 마르고 못난 산꾼을 격려하듯 시원한 바람도 불어온다.
▲ 백천계곡
▲ 백천계곡
▲ 도로에서 바라본 조록바위봉
- 조록바위봉
중간에 물길이 끊어지는 복천을 지나고 잡목과 덤불사이로 끊어질듯 이어지는 등로를 자그재그로 올라 능선안부에 닿으니 문수봉쪽으로도 산길이 잘 나있고 평천쪽으로도 길이 뚜렸하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육산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왼쪽으로 벼랑을 이룬 바위지대를 지나 곧 정상석이 있는 조록바위봉(1087m)에 오르면 시야가 막힘없이 트여서 문수봉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청옥산이 손에 닿을듯 가깝게 마주하고있으며, 현불사가 작게 내려다 보인다.
조금 밑의 바위로 내려서니 달바위봉이 전면으로 모습을 드러내 우중산행을 하며 보지도못했던 그 웅장한 모습을 비로서 보고 또 바라보며 음미를 한다.
노송들이 서있는 험한 암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내려가면 곧 등로는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오른쪽 사면으로 뚝 떨어져 내려간다.
한동안 가파르고 미끄러운 흙길을 내려가다 너덜지대같은 건천을 만나고 물길이 시작되며, 등로는 그늘진 사면을 따라 조금씩 현불사쪽으로 방향을 돌린다.
혹시 올라갔던 길과 만나나 궁굼해하며 내려가니 비닐하우스가 보이고 현불사 100여미터 전의 농가앞으로 떨어지는데 주의하지 않으면 초입을 찾기 힘들어 보인다.
맑은 물이 굽이쳐 흐르는 백천계곡에서 땀에 절은 옷을 갈아입고 파란 하늘아래 불쑥 솟아오른 달바위봉을 바라보며 따가운 가을햇볕이 내려오는 도로를 터벅터벅 힘없이 걸어 내려간다.
▲ 조록바위봉 정상
▲ 조록바위봉에서 바라본 청옥산과 현불사
▲ 조록바위봉에서 바라본 문수봉에서 이어지는 산줄기
▲ 조록바위봉에서 바라본 달바위봉
▲ 당겨본 달바위봉
▲ 조록바위봉에서 계속 이어지는 능선과 왼쪽 나무너머로 살짝 보이는 연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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