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맥 (Ⅰ)

백덕지맥 1구간 (양구두미재-청태산-용마봉)

킬문 2006. 11. 1. 17:08
2006년 10월 22일 (일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
횡성터미널(06:30-08:25)
둔내터미널(09:05-09:35)
양구두미재(09:55)
1039.5봉(10:11)
헬기장(10:36)
997봉(11:10)
송전탑안부(11:20)
937.5봉
헬기장봉(11:55)
1009봉(12:18)
영동제1터널안부(12:32)
1014봉(12:47)
1011.6봉(13:04)
사거리안부(13:20)
휴양림안부(13:39)
청태산(14:08-14:28)
임도(15:01)
용마봉능선(15:42)
수리봉갈림길(16:08)
용마봉(16:22)
솔골안부(16:54)
남산촌(17:22)
계촌
원주역(18:40-20:25)
청량리역(21:00-22:50)

◈ 도상거리
약 12km

◈ 산행시간
7시간 27분

◈ 동행인
하늘재

◈ 산행기

- 양구두미재
택시로 꾸불꾸불 구절양장처럼 이어지는 도로를 올라 양구두미재에서 내리니 영춘지맥 종주하며 두번, 한달전 한반도 황단하며 또 통과하고 올 들어 벌써 4번째로 만나는 셈이라 낯 익기도 하고 반갑기 그지 없다.
태기산으로 올라가는 한떼의 산행객들을 만나 오후에 비가 내린다는 예보대로 차차 흐려지는 회색빛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중계소 오른쪽으로 철망을 타고 올라가면 억새가 살랑거리는 헬기장이 나오고 백덕지맥의 초입에는 알만한 분들의 표지기가 두엇 붙어있다.
잡목가지를 제치며 키 낮은 산죽사이로 낙엽이 잔뜩 덮힌 길을 따라 1039.5봉에 오르니 오래된 삼각점(봉평453)이 있고 안내문이 서있으며 태기산은 잘 보이지만 청태산쪽으로는 조망이 별로이다.
성가신 나뭇가지와 덤불들을 헤치며 헬기장을 지나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면 다시 억새 무성한 헬기장이 나오는데 역시 태기산쪽으로 조망이 트이고 태기산을 향하는 영춘지맥의 낮으막한 산줄기가 잘 보인다.
굴곡 없는 길 따라 모처럼 나타나는 암릉지대를 지나니 둔내쪽으로 조망이 트이고 왼쪽으로는 휘닉스파크 스키장의 철탑이 내내 보여서 산행의 랜드마크가 되어준다.



▲ 양구두미재



▲ 양구두미재의 통신시설물



▲ 헬기장에서 바라본 태기산



▲ 1039.5봉 정상



- 영동제1터널안부
점점 심해지는 잡목과 덤불들을 뚫으며 봉우리를 넘어 펑퍼짐한 지형에서 왼쪽 지능선으로 잘못 내려가다 트레버스해서 마루금으로 붙는다.
가파르게 오른 997봉에서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안부의 송전탑을 겨냥해서 사면을 치고 내려가니 커다란 송전탑(NO163)이 나오고 공사용인지 지형도에도 없는 임도가 지나간다.
임도를 잠시 따르다 능선으로 들어가 빽빽한 잡목과 덤불들을 헤치며 억새가 들어찬 937.5봉을 어렵게 넘고는 깜박 잊고 삼각점을 확인하지도 못한다.
봉우리를 넘어 온통 능선을 덮고있는 덤불숲을 우회해 잡목과 넝쿨과 가시나무들을 헤치며 어렵게 헬기장봉에 오르면 억새가 아름답고 지나온 산줄기와 영춘지맥의 산봉들이 잘 보이기는 하지만 여름에는 감히 통과할 엄두도 내지 못할 대단한 덤불지대라는 생각이 든다.
왼쪽으로 고속도로 근처의 산중턱에 서있는 용도 모를 건물을 바라보며 잠시 평탄한 능선을 따라가다 다시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억새 우거진 1009봉 헬기장에 올라서니 비로서 흐려지는 하늘 아래 청태산이 뾰죽하게 보습을 드러낸다.
사방 펑퍼짐한 사면에서 방향을 잘 잡아 오래된 시멘트참호들과 썩은 나무다리들을 지나 내려가면 영동제1터널 상단부의 안부가 나오는데 요란한 차소리가 들려오고, 횡성군계종주대의 제7구간이라는 작은 플랭카드가 걸려있으며, 오른쪽으로는 부대의 폐막사가 보인다.



▲ 송전탑안부



▲ 가시덤불로 뒤덮힌 헬기장봉



▲ 전망대에서 바라본 태기산과 백덕지맥



▲ 고속도로 근처의 건물



▲ 영동제1터널 안부



▲ 안부의 폐막사



- 청태산
군경계석을 따라 무성한 넝쿨과 나무들을 헤치며 헬기장이 있는 1014봉을 오르고 터널로 내려갔었는지 군계종주 표지기가 붙어있는 유포리 방향으로 잘못 가다 되돌아온다.
점점 어두어지는 하늘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며 남서쪽으로 능선을 따라가다 '제6등산로'란 이정판을 지나서 곧 글씨를 알 수 없는 삼각점이 있는 1011.6봉에 오르니 청태산에서 대미산을 지나 중대갈봉으로 흐르는 길다란 산줄기가 보인다.
휴양림에서 등로를 정비했는지 고속도로처럼 잘 뚫려있는 능선길을 내려가면 억새들이 들어찬 운치있는 안부가 나오고 청태산과 대미산은 눈앞에 더욱 가깝게 다가선다.
갑자기 쏟아지기 시작하는 빗방울을 맞으며 이정판들이 서있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역시 조망 좋은 헬기장을 지나 휴양림에서 올라오는 넓직한 길과 만난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통나무계단을 타고 헬기장으로 올라가면 청태산은 왼쪽으로 300여미터 떨어져있고 오른쪽으로는 술이봉과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백덕지맥길이 뚜렸하게 갈라진다.
찬비를 맞으며 비안개가 스멀스멀 올라오는 길 따라 용마봉이 분기하는 봉을 넘고 청태산(1200.0m)정상에 올라가니 몇년만에 만나는 정상목이 반갑게 맞아주며 앞에는 가야 할 용마봉이 잠깐 흐릿한 모습을 보이다가 곧 운무에 가려진다.



▲ 1014봉의 헬기장



▲ 1014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1011.6봉 정상



▲ 억새밭에서 바라본, 왼쪽의 대미산과 오른쪽의 청태산



▲ 청태산 오르며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청태산 정상



▲ 청태산에서 바라본 용마봉 능선



- 용마봉 능선
길에 놓고 온 지도를 찾아 늦게 올라오는 하늘재님를 기다려 베어진 나무들을 밟으며 용마봉 능선으로 들어가면 비에 젖은 산죽사이로 아주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금방 빗물에 바지를 흠뻑 적시며 빽빽한 산죽숲을 헤치며 내려가니 쓰러진 나무들로 미끄럽고 빽빽한 까시덤불들이 온통 능선을 덮고있어 고행길이 된다.
울창한 잡목과 까시지대를 엎드려 통과하고 덤불숲을 이리저리 우회하며 능선만 가늠하고 내려가다 1105봉 쯤에서 남서쪽으로 꺽어 들어가지만 시야는 전혀 트이지 않는다.
발길 가는데로 어렵게 잡목들을 뚫고 내려가니 마침내 임도가 나오고, 비탈에 미끄러지며 임도로 내려가서 세찬 비에 점심 먹을 생각도 못하고 바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간다.
잠시 고도를 낮추다 한 봉우리를 넘으면 앞에 흐릿하게 용마봉이 보이는듯 하지만 이어지는 능선이 없고 지형도와는 사뭇 다른 모습에 우왕좌왕 한다.
지능선을 오르락 내리락하다가 얼핏 오른쪽으로 보이는 능선을 발견하고는 다시 임도로 돌아와 300여미터를 올라가니 드디어 용마봉 능선이 나오고 표지기 한장도 길을 확인해 준다.



▲ 임도


- 용마봉
청태산에서 잠깐 잘못 내려온 탓으로 40여분을 허비하고 산길로 들어서면 산죽사이로 족적도 이어지지만 오랫동안 맞은 비에 우비는 젖어오고 거센 바람에 몸이 떨려온다.
악천후에 길 좋은 술이봉으로 가지 않은 것을 내내 후회하며 줄곳 외길로 이어지는 잡목숲을 올라가다 수리봉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져 들어가니 산죽사이로 칡넝쿨과 덤불이 빽빽하다.
잡목들을 헤치며 첫 봉을 넘고 산죽숲을 따라 다음 봉우리에 오르면 용마봉 정상 같기는 하지만 아무런 표식도 없고 또 비안개로 한치 앞도 보이지 않아 답답해진다.
혹시나 하고 계속 거친 산죽지대를 따라가니 드디어 나무들만 울창한, 봉우리 같지도 않은 두리뭉실한 용마봉(1047.0m)이 나오는데 다녀간 사람들의 표지기 몇장만이 정상임을 알려주고 있어 그만 쓴웃음이 나온다.
찬바람 불어오는 정상을 서둘러 내려가 수리봉 능선으로 들어가면 잡목가지만 좀 성가실 뿐 산죽과 덤불은 사라지고 오히려 호젓한 산길이 이어진다.



▲ 용마봉 정상


- 계촌
간간이 앞을 막는 잡목들을 헤쳐가며 고도를 낮추는 산길을 따라가니 가을비는 그칠 기색도 없고 덜덜 한기가 몰려와 저체온증이라도 올 까 걱정이 된다.
붉은 단풍이 보이는 추색에 물들은 산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솔골과 이어지는 안부가 나오는데 어차피 수리봉까지 갈 시간도 안되고 너무 추워서 산행을 접기로 한다.
왼쪽으로 꺽어져 넝쿨들이 발을 잡는 묵은 잡초길을 따라가니 물이 졸졸 흐르는 계류와 밭이 나오고 남산촌 민가가 보이며 운해가 걷혀서 대미산에서 덕수산과 장미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산줄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마침 대미동에서 내려오는 트럭을 잡아타고 화물칸에 쪼구려 앉아 덜컹거리며 막걸리 양조장들을 지나 계촌으로 내려가니 금방 날이 어두어지기 시작한다.
계촌의 한 식당에서 젖은 옷을 갈아입고 삼겹살에 소주 몇잔으로 떨려오는 몸을 달래고는 18시 40분에 나가는 마지막 원주버스를 탔더니 거리가 얼마나 먼지 시내버스 요금이 자그만치 5040원이나 된다.
텅 빈 버스는 비에 젖은 문재터널을 지나고 찐빵의 고장 안흥을 거쳐서 치악산이 시작되는 전재를 넘어 횡성으로 향한다.



▲ 대미산에서 덕수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남산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