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맥 (Ⅰ)

주왕지맥 1구간 (발산-시루산-접산-밤재)

킬문 2008. 1. 22. 21:14
2008년 1월 20일 (일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영월터미널(07:00-09:10)
영월읍사무소(09:25)
676봉(10:16)
발산(10:33)
639봉(10:55)
542봉(11:20)
시루산(11:53)
542봉(12:24)
분덕치(12:46)
656.0봉(13:08)
611봉(13:38)
임도고개(13:51)
799봉어깨(14:25)
754봉(14:37)
814봉(15:22)
접산(15:50)
임도(16:04)
771봉(16:10)
782봉(16:41)
재치(17:21)
능선갈림봉(17:49)
밤재(18:38)
영월터미널
동서울터미널(19:40-21:36)

◈ 도상거리
약 20km (지맥 17km, 시루산왕복 3km)

◈ 산행시간
9시간 13분

◈ 동행인
술꾼

◈ 산행기

- 발산
오늘 따라 느긋하게 운행 하는 버스에 안달하다 영월에 도착해 편의점에서 이것저것 물품을 마련하고 뾰족 솟은 발산을 바라보며 읍사무소 옆의 밭으로 들어간다.
처음부터 가파른 능선을 치고 산자락으로 올라 기단만 남은 시설물들을 지나치니 좌우로 뚜렸한 길들이 나타나고 벤치와 운동시설들이 보인다.
별마로천문대가 있는 봉래산을 바라보며 주민들이 많이 다녀 반질반질하게 얼어붙은 눈길 따라 바위지대들을 지나고 짧은 밧줄들을 여러차례 잡으며 회양목들이 울창한 가파른 암릉을 올라 철조망이 둘러쳐진 시설물을 만난다.
땀방울을 떨어뜨리며 발산 정상석이 두개나 서있는 676봉으로 올라가면 앞이 훤하게 트여서 영월읍내와 동강과 서강의 물어름이 내려다 보이고 계족산과 태화산은 물론 영월의 무수한 산봉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희끗희끗 날리기 시작하는 눈발을 맞으며 잘 나있는 눈길로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오래된 삼각점이 있는 발산(675.0m) 정상에 오르니 갈 지맥너머로 육백마지기가 눈에 덮혀있는 청옥산이 아스라하고 마루금에서 떨어져있는 시루산이 멋진 모습을 보인다.



▲ 발산



▲ 발산 정상



▲ 676봉에서 바라본 봉래산과 계족산



▲ 676봉에서 바라본 태화산과 영월읍내



▲ 발산 정상



▲ 발산에서 바라본 시루산



- 시루산
시원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소나무들이 청정하게 서있는 눈길을 따라 639봉을 올라 무심코 장릉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등로로 내려가다 돌아와 북쪽 마루금으로 들어간다.
잡목들이 무성한 흐릿한 능선으로 들어가 덤불들을 헤치며 최근 진행한 듯한 한두사람의 발자국이 찍혀있는 눈길을 따라가면 기온이 떨어지며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한다.
밭이 가까운 안부를 지나고 시루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542봉에 올라 밤재까지 만만치 않은 거리를 생각하며 고민하다 왼쪽으로 1.5km 떨어져있는 시루산으로 홀로 진행한다.
길이 간간이 사라지는 능선을 내려가 왼쪽 두목마을로 길이 갈라지는 안부를 지나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눈길 따라 발산에서 바라보이던 669봉에 쉬지않고 오르니 구슬땀이 떨어지지만 쌓인 눈이 발목을 덮는다.
적적한 산길을 걸으며 찬바람 부는 바위지대들을 넘고 봉우리들을 거푸 지나서 철망 있는 무덤들을 지나 시루산(685.0m) 정상에 올라가면 삼각점(영월208/1975.10복구)이 있고 작은 나무판 하나만이 마음 급한 산객을 반겨준다.
먼저간 술꾼님을 생각하며 서둘러 542봉으로 돌아와 눈에 덮혀있는 넓은 밭들을 보며 까시덤불들이 무성한 안부를 지나서 2차선 포장도로가 넘어가는 분덕치로 내려가니 벤치들이 있고 눈속에 표시석이 서있다.



▲ 시루산 정상



▲ 시루산 정상판



▲ 분덕치



- 799봉
나무들을 잡고 가파른 절개지로 간신히 붙어 급하게 이어지는 눈길 따라 삼각점(영월424/2004재설)이 있는 656.0봉을 넘고 북쪽으로 꺽어 수북하게 쌓인 눈길을 헤쳐간다.
굴참나무가 빽빽한 능선을 내려가 돌리네 지형인지 움푹 패인 구덩이 하나가 있는 안부를 지나고 나무에 쌓였던 눈들이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습설과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피라미드처럼 뾰족 솟은 611봉을 힘겹게 넘고 앞에 거벽처럼 우뚝 서있는 799봉을 바라보며 장송 한그루가 고갯마루를 지키고 서있는 임도로 내려간다.
훌쩍, 멀리 가버린 술꾼님과 금방 만나기는 어려울 것 같아 선채로 점심을 잠깐 먹고 눈속에 푹푹 빠지며 찬바람 불어오는 가파른 능선을 나무들을 잡고 한걸음 한걸음 올라간다.
진땀을 흘리며 암릉들을 넘어 지형도를 수정한대로 799봉으로 바로 올라가지 않고 왼쪽의 낮은 능선으로 절묘하게 이어지는 마루금을 확인한다.
799봉의 어깨에서 왼쪽으로 꺽어 간혹 나타나는 돌리네지형들을 보며 정강이까지 빠지는 눈길을 따라가면 간혹 길을 잘못 들은 술꾼님의 발자국이 어지럽게 찍혀있어 안스러운 생각이 든다.



▲ 656.0봉 정상



▲ 돌리네지형



▲ 임도고개



- 접산
754봉에서 사면을 뚝 떨어지다 오른쪽으로 트레버스 하며 고랭지밭이 있는 안부로 내려가니 눈이 많이 쌓여있고 찬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덤불들을 헤치고 능선으로 붙어 돌리네지형이 형성된 가파른 눈길을 힘들게 올라가면 고랭지밭이 또 나오는데 그제서야 여기저기를 두리번거리며 연신 셔터를 누루고 있는 술꾼님을 만난다.
미지근해진 물에 억지로 컵라면을 불려먹고 배추들이 얼어가는 밭을 따라 산불초소가 있는 814봉으로 올라가니 사방으로 시야가 트여서 발산에서 지나온 마루금과 시루산이 잘 보이고, 배거리산에서 절개산과 삼방산을 지나 청옥산과 남병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이 가깝게 펼쳐지며, 태화산에서 삼태산을 지나 감악봉으로 이어지는 영춘지맥의 산줄기도 한눈에 들어온다.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정상에서 계족산에서 두위봉으로 이어지는 두위지맥과 완택산에서 고고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휘휘 둘러보다 곱은 손을 비벼가며 바삐 접산으로 향한다.
굴곡은 없지만 바위지대에 까시덤불들이 뒤섞인 거치장스러운 산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벌목되어있고 온통 덤불들로 뒤덮혀있는 접산(835.3m)에 올라가면 오래된 삼각점(평창474)이 놓여있고 조망은 가려있다.



▲ 814봉 정상



▲ 814봉에서 바라본 배거리산



▲ 814봉에서 바라본 시루산과 뒤의 발산



▲ 814봉에서 바라본 남병산과 청옥산



▲ 814봉에서의 완택산쪽 조망



▲ 814봉에서의 정선쪽 조망



▲ 접산 정상



- 밤재
접산에서 직진하며 내려가다 돌아와 오른쪽으로 급하게 떨어지는 산길을 따라 임도를 건너고 761봉을 넘어 멧돼지들이 갈아엎어 놓은 평탄한 눈길을 따라간다.
전위봉을 지나고 마치 성벽처럼 둘러쳐진 바위지대를 통과해 멋지게 솟아있는 고고산과 재치산을 바라보며 782봉으로 올라가니 밤재를 향하여 키를 낮추는 마루금과 군경계선상의 724.8봉이 잘 보인다.
남은 막걸리와 간식으로 힘을 채우고 776봉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산길을 내려가 눈덮힌 임도를 지나서 재치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를 왼쪽 사면으로 우회한다.
서낭당 흔적이 있는 재치를 지나고 바위지대를 따라 고도를 높혀가며 밤재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약710m)으로 올라가면 이제 해는 지고 흐린 하늘위로 만월이 둥실 떠 오른다.
서쪽으로 방향을 잘 잡아 김해김씨묘를 지나고 잔봉우리들을 3개나 넘어서니 밑으로 마을과 차량의 불빛들이 보이기 시작해 영월택시를 부른다.
어둠속에 갑자기 나타나는 나뭇가지에 연신 얼굴을 맞아가며 뚝 떨어져 마지막 550봉을 넘고 눈속에 미끄러지며 밤재로 내려가면 불꺼진 휴게소가 있고 평창군의 큰 안내판이 서있다.
미리 택시를 부른 탓에 갑자기 나타난 영월버스를 엉겹결에 지나보내고 소머리국밥 먹을 시간을 헤아리며 찬바람 불어오는 고갯마루에서 오지않는 택시를 마냥 기다린다.



▲ 적적한 임도



▲ 바위지대에서 바라본 재치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청옥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782봉에서 바라본, 밤재로 이어지는 마루금



▲ 재치



▲ 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