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봄내음 묻어나는 산길 (동막산-수리봉-늘목재-병지방리)

킬문 2008. 3. 27. 12:38
2008년 3월 22일 (토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앞
용두안(06:30-08:20)
388봉(08:30)
543봉(09:01)
주능선(09:32)
동막산(09:37)
679봉어깨(10:06)
사거리안부(10:40)
황정고개(10:48)
둔덕봉(11:11)
노송암봉(11:27)
864봉(11:36)
한강기맥합류봉(11:47)
수리봉(12:25)
974봉(13:06)
908봉(13:31)
935.1봉(13:45)
911봉(13:53)
888봉(14:16)
태의산갈림봉(14:31)
주능선합류(15:01)
758봉(15:19)
임도(15:34)
640봉(15:51)
632.2봉(16:09)
늘목재(16:21)
681봉(16:48)
능선갈림봉(17:03)
670봉(17:29)
606봉(17:50)
능선갈림봉(17:58)
시멘트임도(18:45)
병지방일리(19:25)
횡성
원주역
청량리역(21:52-23:30)

◈ 도상거리
약 22km

◈ 산행시간
약 11시간 05분

◈ 산행기

- 동막산
반대쪽 응봉산으로 가는 사다리 팀의 버스에 편승해 홍천을 지나서 서석을 향해 56번국도를 타고가다 뒤늦게라도 홍천에서 만나기를 약속하며 고양산이 올려다보이는 용두안마을에서 내린다.
어론1리 마을창고 옆에서 산으로 들어가려니 농가에서 햇볕을 쬐며 혼자 놀고있던 황구 한마리가 깜짝 놀라 펄떡 뛰며 맹렬하게 짖어댄다.
묘 4기를 차례로 지나서 간벌된 나무들이 능선을 덮고있는 송림 따라 388봉에 올라가면 나뭇가지 사이로 동막산이 빼곡 모습을 보이고 서석일대가 발아래로 펼쳐진다.
철망을 잠시 만나 안부로 내려가 베어진 나무들을 피하며 바위 전망대로 올라가니 동막산으로 이어지는 가파른 암릉 줄기가 앞에 나타나고 무장봉 너머로 멀리 영춘지맥의 소뿔산이 뚜렷하게 보인다.
호젓하게 이어지는 울창한 송림 따라 벙커를 지나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아기자기한 바위지대를 만나면 역시 송이때문인지 붉은 비닐끈들이 보기 훙하게 나무에 걸쳐있다.
암벽들을 우회하며 다시 벙커를 만나고 543봉을 넘어 뚝 떨어져 고사목들이 널려있는 안부를 지나 성벽처럼 앞을 막아서는 깔끄막을 땀을 흘리며 올라간다.
마른 낙엽에 쭉쭉 미끄러지며 둔덕을 간신히 넘고 나무들을 잡아가며 가파른 바위지대를 기어올라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주능선과 합류한다.
맞은 편으로 나타난 수리봉줄기를 바라보며 반대쪽으로 꺽어 가지 많은 노송 한그루를 지나 고목에 비닐 코팅판이 걸려있는 실제 정상을 넘어서 삼각점(청일306/2005재설)과 깃대가 있는 동막산(731.2m)으로 올라가니 쓰레기들만 널려있고 조망은 가려있다.



▲ 도로에서 바라본 고양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무장봉 너머의 소뿔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동막산



▲ 가지 많은 노송



▲ 올라온 지능선



▲ 동막산 정상



▲ 동막산 삼각점



- 수리봉
갈림길로 돌아와 완만하고 뚜렷한 능선길을 따라가면 수리봉이 내내 시야에 들어오고 왼쪽 나뭇가지 사이로는 운무산으로 이어지는 한강기맥과 구목령으로 향하는 영춘지맥의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679봉을 오르기 전 왼쪽으로 꺾어져 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왼쪽 길을 무시하고 직진해서 내려가다 능선을 발견하고 돌아온다.
아름드리 노송들이 빽빽한 청정한 산길 따라 낙엽에 미끄러지며 652봉을 우회하고 무덤이 있는 사거리안부로 내려가니 줄곳 걸려있던 과천 모 산님의 표지기는 왼쪽의 뚜렷한 등로로 꺾어진다.
조금 더 내려가 움푹 패인 홈통 길이 지나가는 황정고개를 넘고 잡목들이 걸치적거리는 가파른 바위지대를 힘겹게 올라가면 컨디션이 안좋은지 진땀이 배어나온다.
멀리 산자락을 파헤친 휘닉스 스키장을 바라보며 인적 끊어진 적적한 바위지대를 계속 올라가니 황사 머굼은 봄바람이 미친 듯 불어온다.
아름드리 홍송들이 서있는 암봉을 넘고 높게 솟아보이던 864봉으로 올라가면 먼드래재에서 이어지는 한강기맥의 산줄기가 앞에 펼쳐지고 수리봉은 손에 닿을 듯 가깝게 서있다.
잡목들을 헤치며 안부로 내려가 누군가 불을 피운 흔적이 있는 한강기맥의 봉우리로 올라가니 뚜렷한 등로가 나타나고 표지기들이 바람에 휘날리며 산객을 맞아준다.
겨우내 혹한을 넘고 앙중맞게 피어오른 야생화들을 바라보다 끊어진 더덕 줄기들을 아쉬워하며 수리봉 암벽 따라 다시 가파르게 이어지는 바위지대를 올라간다.
줄곳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몇차례 넘어 7년만에 다시 수리봉(959.6m) 정상으로 올라가면 없었던 삼각점(청일305/2003재설)이 놓여있고 봄 햇살만 따사하게 내려온다.



▲ 동막산 내려가며 바라본 한강기맥의 산줄기



▲ 황정고개 내려가며 바라본 수리봉



▲ 황정고개



▲ 홍송 암봉



▲ 수리봉 정상



- 늘목재
삼각김밥으로 잠깐 점심을 먹고 관목 우거진 산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니 왼쪽으로 '출입통제구역'이라 쓰인 플라스틱 판들이 가는 줄에 줄줄이 걸려있다.
거벽처럼 막아서는 974봉을 힘겹게 오르고 능선 갈림길을 지나 908봉을 넘어서면 등로가 완만해지고 대학산으로 꺾어지는 한강기맥의 산줄기가 잘 보인다.
계속 따라오는 플라스틱 판들과 함께 삼각점(청일413/2005복구)이 있는 935.1봉을 넘어 잠시 후 한강기맥을 오른쪽으로 흘려보내고 흐릿해진 산길을 따라간다.
가시덤불을 헤치며 911봉을 넘고 전에 발교산 가다가 잠시 길을 잘못 들었던 갈림봉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내려가 늘목재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우리에 신경 쓰며 888봉을 넘는다.
능선 갈림봉 쯤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능선을 찾으며 헤메이다 너덜이 흘러 내리는 급사면 바위지대를 미끄러지며 내려가 나무들을 잡고 왼쪽의 능선으로 간신히 트레버스 한다.
30여분 고생해 능선을 찾아 큰 암봉들을 우회하며 간간이 족적이 나타나는 잡목숲 따라 왼쪽으로 뾰족 솟은 병무산을 바라보며 758봉으로 내려간다.
758봉에서 인정사정 없이 마구 떨어지는 급사면을 나무들을 잡고 지그재그로 한동안 떨어져 내려가니 비로서 쓰레기들이 나타나며 임도가 보인다.
한번 더 떨어져 산자락을 휘어도는 임도를 건너고 힘 빠진 다리를 채근하며 어렵게 첨봉으로 솟은 640봉을 넘어 글씨 없는 삼각점과 깃대가 있는 632.2봉을 오른다.
공작산을 바라보며 잠시 숨을 돌리고 잘 나있는 완만한 등로 따라 차량의 바퀴자국들이 있는 늘목재로 내려가면 임도에는 작은 양철 창고와 전신주들이 있고 입산금지 플랭카드가 걸려있다.



▲ 임도



▲ 632.2봉 정상



▲ 632.2봉에서 바라본 공작산(?)



▲ 늘목재



- 병지방리
758봉을 뒤돌아보고 몇번이나 쉬어가며 가파른 산길을 지나 역시 첨봉으로 이루어진 681봉으로 올라가니 노송들이 많고 어답산 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다시 뚝 떨어지는 암릉을 타고 내려가 모처럼 좁은 공터가 있는 봉우리로 올라서면 시야가 트여 응봉산과 발교산이 잘 보이고 능선이 갈라지는 670봉이 앞에 서있지만 가야할 태의산을 가늠하지 못한다.
계속 나타나는 험한 암릉들을 우회하고 직등해서 뾰족 솟은 670봉을 어렵게 올라가며 급한 지능선으로 두번이나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세번째로 꺽어지는 마루금을 찾아간다.
다가오는 일몰에 초조해하며 낮은 봉을 지나고 다시 능선이 서쪽으로 갈라지는 봉우리로 생각한 606봉에 올라가니 남쪽과 북동쪽으로만 능선이 이어져 왔다갔다 길을 찾는다.
시간은 어언 18시가 훨씬 넘어가는데 태의산이라고 생각한 어답산은 엉뚱한 곳에 있어 어디선가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에 그만 탈출을 하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는 판단이었다.
다음날 집에서 찬찬히 파악해보니 태의산 갈림봉인 606봉을 지나쳐 그다음 봉우리까지 가 돌아갈 생각을 미처 못하고 시간에 쫓겨 하산을 하고만 것이다.
이어지는 남릉을 따라가다 계곡으로 떨어져 바위들만 있는 덤불 들어찬 마른 계곡을 한동안 타고 내려가면 비로서 물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맑은 물이 졸졸 흐르는 너덜 계곡을 한동안 내려가 시멘트도로와 만나고, 어두어진 도로를 따라가다 외딴 농가에 들어가 물어보니 예상대로 병지방리라고 해 홍천에서 기다리고 있을 일행들과 만나는 것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었다.
민가 몇채와 횡성 버스종점이 있는 병지방일리의 아스팔트도로로 내려가 가겟집에서 택시를 부르고 맥주에 소주를 섞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화를 달랜다.



▲ 공터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능선



▲ 공터봉에서 바라본 응봉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어답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