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맥 (Ⅰ)

노목지맥 2구간 (민둥산-지억산-보리산-쇠재)

킬문 2008. 9. 17. 12:42
2008년 10월 12일 (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증산역(22:40-02:21)
증산초교(04:55)
민둥산(05:53)
지억산(07:05)
은곡차도(07:41)
지억산(08:27)
1049봉(08:50)
미사리재(09:17)
920.9봉(09:55)
903.1봉(10:43)
793봉(11:41)
보리산(12:21)
833봉(12:57)
733봉(13:21)
730봉(13:35)
쇠재(13:55)
쇠재터널(14:13)
증산역
청량리역(18:25-22:15)

◈ 도상거리
약 21km (지맥15km, 접근6km)

◈ 산행시간
9시간

◈ 동행인
안트콩, 술꾼, 동그라미

◈ 산행기

- 민둥산
등산객들로 붐비는 증산역 맞이방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다 나와보니 문연 식당이나 편의점이 한곳도 없어 콜밴을 타고 사북으로 나가 식사를 하고 점심거리도 준비한다.
택시로 증산초교 앞에서 내려 갑자기 쌀쌀해진 기온에 몸을 떨며 부지런한 산객 몇분들과 랜턴을 밝히고 안내도가 서있는 넓직한 산길을 올라간다.
지그재그로 가파르게 이어지며 마른 먼지가 풀풀 일어나는 반질반질한 등로 따라 임도를 건너고 나무계단길을 타고 올라가면 하늘에는 별만 총총하고 민둥산의 큼지막한 자태가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일확천금을 꿈꾸며 밤을 꼬박 지새우는 사북시내의 불빛을 바라보며 찰랑거리는 억새와 함께 민둥산(1118.7m)으로 올라가니 정상석과 낡은 삼각점이 반겨주고,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어스름한 하늘로는 무수한 산봉들이 솟아있으며 지억산으로 이어지는 억새능선이 아름답게 펼쳐진다.
새벽 3시에 올라왔다는 등산객들에게 소주 한컵 얻어마시고 나무계단으로 잘 장단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여명이 밝아오며 너른 억새밭이 시야에 들어와 가슴이 확 트인다.



▲ 증산역



▲ 억새



▲ 민둥산 정상



▲ 여명



- 지억산
통신탑 서있는 봉우리 전의 밭구덕 갈림길에서 화암약수 방향인 왼쪽으로 꺽어 가리왕산을 바라보다 임도를 바짝 끼고 이어지는 깨끗한 산길을 상념에 잠겨 걸어간다.
삼내약수 갈림길을 지나 화장실이 놓여있는 임도로 떨어져 무심코 임도를 따라가다 돌아와 산길을 타고 통신시설이 있는 지억산(1116.7m)으로 올라가니 '몰운산' 정상석과 삼각점(임계23/1995복구)이 있고 두위봉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잔너덜이 깔려있는 흐릿한 능선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 쌍무덤을 지나고 421번 지방도로상의 은곡차도와 만나 길었던 접근을 끝내고 비로서 노목지맥 산행을 시작한다.
가을이 농익어가는 호젓한 숲길 따라 봉우리를 넘고 너덜이 성가신 산길로 다시 가파른 봉우리를 넘어서면 앞에 시설물이 있는 지억산이 모습을 보인다.
툭툭 열매 떨어지는 소리, 짐승들의 바스락거리는 소리, 숲을 넘어가는 메마른 바람소리를 들으며 급하게 올려치는 사면길로 힘겹게 지억산으로 올라가 보니 기다린다던 일행들은 떠났고 휑한 공터는 따가운 햇볕만이 채우고 있다.



▲ 가리왕산 조망



▲ 임도삼거리



▲ 지억산 정상



▲ 은곡차도



- 920.9봉
임도삼거리로 내려가 임도를 건너 요란하게 붙어있는 표지기들을 보며 바로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넓직한 등산로로 들어가 통신탑을 지난다.
억새숲을 지나고 소나무들이 울창한 기분 좋은 산길로 봉우리들을 넘어 두루뭉실한 1049봉을 오르자마자 흰밧줄이 시작되는 곳에서 왼쪽으로 꺽어 흐릿한 능선을 따라간다.
덤불들에 연신 발이 걸리며 무덤 한기와 흐지부지 족적이 사라지는 안부를 지나고 큰 송전탑이 서있는 봉우리에서 뚜렸한 산길을 만나 삼내약수와 화암약수를 잇는 2차선 도로가 넘어가는 미사리재로 내려선다.
파란 가을하늘에서 눈부시게 쏟아지는 햇볕을 받으며 정적에 묻힌 도로를 건너 숲으로 들어가면 깊이를 알 수 없는 수직굴 하나가 눈에 띈다.
무너진 석축들을 넘어서 왼쪽으로 벌목된 까까머리숲을 올라가니 시야가 트여 민둥산에서 지억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너머로 두위봉자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무성한 싸리나무들을 헤치며 봉우리들을 넘고 북쪽으로 꺽어 너른 공터에 송전탑이 서있고 삼각점(임계449/2005재설)이 있는 920.9봉으로 올라가면 사방으로 조망이 트여서 군의산 너머로 각희산에서 문래산을 지나 고양산으로 이어지는 금대지맥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백이산 뒤로는 암봉으로 이루어진 곰봉과 계봉이 보이며, 멀리 청옥산과 가리왕산이 아스라하게 펼쳐져 감탄사가 나온다.



▲ 송전탑봉에서 바라본 두위봉과 죽렴산



▲ 미사리재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민둥산과 두위봉



▲ 920.9봉 정상



▲ 920.9봉에서 바라본 가운데의 군의산과 뒤의 금대지맥 산줄기



▲ 920.9봉에서 바라본 백이산



▲ 920.9봉에서 바라본 청옥산과 가리왕산



- 보리산
간간이 나타나는 바위들을 넘으며 낙엽이 두텁게 깔려있는 수수한 산길을 타고 무명봉에서 북쪽으로 꺽어 잡목들을 헤치며 903.1봉으로 올라가니 삼각점(418재설/77.6건설부)과 관리표찰이 있고 간혹 선답자들이 잘못 들어서곤 한다는 직진쪽 뚜렸한 산길은 나뭇가지로 가려져 있다.
북쪽의 흐릿한 능선을 찾아 왼쪽으로 채석장을 바라보며 내려가면 잡목들이 심해지고 바위지대들이 성가시지만 멋진 층층바위들도 거푸 나타난다.
특징 없이 이어지는 숲길 따라 안부에서 막걸리로 목을 축이고 793봉을 넘어 거친 암릉으로 올라서니 조망이 시원하게 터져 지나온 마루금과 금대지맥이 한눈에 들어오고 단풍에 물들어가는 백이산 너머로 곰봉과 계봉이 듬직한 자태로 서있어 발길을 잡는다.
바위들을 타고넘어 나무들을 잡고 진땀을 떨어뜨리며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숲을 치고 올라 마루금에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보리산(952.4m)으로 올라가면 오래된 삼각점과 관리표찰만 있고 조망은 가려있다.
갈림봉으로 돌아와 여기저기 널브러진 더덕들을 20여분 캐고 북서쪽으로 떨어져 내려가니 때묻지 않은 푹신한 산길이 이어지고 선선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마음이 편해진다.



▲ 903.1봉 정상



▲ 암릉에서 바라본 백이산과 뒤의 곰봉, 계봉



▲ 암릉에서 바라본 군의산과 뒤의 금대지맥



▲ 암릉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보리산 정상



- 쇠재
바위들이 있는 833봉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통신탑이 서있는 쇠재를 바라보며 내려가면 다음에 오를 1021.3봉과 정선쪽의 기우산이 뾰족한 모습을 보여준다.
잰걸음으로 733봉을 넘고 흐릿하게 이어지는 숲길 따라 티브이안테나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 마지막 730봉을 오른다.
뚝 떨어지는 산길 따라 손씨와 함씨의 공적비가 나란히 서있고 방치된 막사 한채가 서있는 쇠재로 내려가니 구도로는 텅 비어있으며 쑥부쟁이들만이 반겨준다.
도로를 조금 따라가다 왼쪽으로 벌목된 사면길을 내려가 다시 도로와 만나서 긴 시멘트수로를 타고 59번 국도상의 쇠재터널로 내려간다.
아직 해가 중천에 떠있어 너무 이른 시간에 끝난 산행을 아쉬워하다 콜밴을 타고 백이산의 멋진 암벽들을 보며 증산으로 들어서면 억새철에 민둥산을 찾은 등산객들로 북적거리고 주차장과 도로는 만차이다.



▲ 쇠재 너머로 보이는 1021.3봉과 기우산



▲ 쇠재



▲ 쇠재터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