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맥 (Ⅰ)

성수지맥 3구간 (용골산-시루봉-무량산-어은정)

킬문 2009. 5. 6. 10:49
2009년 8월 9일 (일요일)

◈ 산행경로
용산역
오수역(22:50-02:42)
장구목재(05:20)
용골산(07:02)
장구목재(07:50)
원치마을고개(08:16)
시루봉(08:31)
454봉(09:12)
사자바위갈림길(10:10)
470봉(10:36)
717도로(11:07)
남원양씨묘(11:30)
무량산(11:54)
추동마을고개(13:54)
249봉(14:11)
구미고개(14:26)
습지안부(15:07)
284봉(15:27)
어은정(16:00)
오수역
용산역(16:44-20:42)

◈ 도상거리
14.7km (지맥 11.7km, 용골산왕복 3.0km)

◈ 산행시간
10시간 40분

◈ 산행기

- 용골산
오수의 유일한 편이점에서 몇 번 낯을 익힌 주인장이 반갑게 따라주는 맥주 한 컵에 간이식으로 아침을 먹고 부랴부랴 택시를 수소문해 용골산의 들머리인 장구목재로 간다.
어슴프레 날이 밝아오는 시멘트 고개에서 마치 비처럼 뚝뚝 소리내며 떨어지는 새벽 이슬을 맞으며 녹향이 진하게 풍겨오는, 임도처럼 널찍한 길을 한동안 가파르게 올라간다.
시야가 트이는 절벽에서 멀리 구름에 가린 회문산과 원통산을 바라보고는 젖은 바위지대를 진땀을 흘리며 올라가다 문득 손목 시계가 없어진 것을 발견한다.
진흙에 미끄러지며 고개까지 내려갔다가 올라와 다행히 사진을 찍었던 절벽 가에서 시계를 찾기는 하지만 컨디션도 안 좋은데 아까운 시간을 30여분이나 쓰고 말아 기운이 빠진다.
거대한 암벽으로 서있는 삼형제바위를 오른쪽으로 우회해서 돌고 밧줄들이 걸려있는 급한 암릉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면 앞이 탁 트여 회문산은 물론 지나온 성수지맥의 산줄기가 한 눈에 펼쳐지고 강진의 백련산이 군계일학처럼 솟아있다.
밧줄을 잡으며 아기자기한 암릉을 지나고 암봉으로 되어있는 용골산(645m)으로 올라가 너럭바위에 서니 역시 조망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가야할 무량산이 앞에 멋진 모습을 보인다.
굽이쳐 흐르는 섬진강을 내려다 보고 바위들을 헤집으며 원치마을과 조금이라도 가까운 북릉을 찾아다니다 마땅한 길이 없어 서둘러 장구목재로 다시 내려간다.



▲ 장구목재



▲ 용골산 정상



▲ 삼형제바위



▲ 암릉에서 바라본 회문산



▲ 암릉에서 바라본 백련산과 원통산



▲ 용골산 정상



▲ 용골산에서 바라본 무량산과 섬진강



- 사자바위
아침부터 따갑게 내려오는 햇볕을 맞으며 3km는 떨어져 있는 원치마을 고개를 향해 한적한 시멘트 도로를 걸어가다 마침 장구목가든에서 나오는 택시를 잡아탄다.
원치마을 고개에서 빨갛게 익어가는 고추밭을 지나 누런 황토 길을 따라가다 성하의 숲에 가린 묵은 산길을 찾아 삼각점(순천421/2001복구)이 있는 시루봉(334.3m)를 넘는다.
무덤들을 거푸 지나고 뚜렷한 사거리 안부를 건너 송전탑으로 올라가면 시야가 트여서 원통산에서 이어온 산줄기가 잘 보이고 멀리 천황지맥의 산봉들이 하늘금을 그린다.
울창한 나무들과 가시덤불을 헤치며 454봉을 넘고 길도 없는 바위지대를 따라 제일 높은 무명봉으로 올라서니 송림이 울창하고 앞에 사자바위가 모습을 보인다.
뙤약볕을 고스란히 맞으며 사자바위 갈림길로 올라가면 억새들로 뒤덮혀있는 폐 무덤이 나오는데 여기저기 무덤들이 널려있고 표지기도 어지럽게 붙어있어 헷갈려진다.
엉뚱하게 반대방향으로 내려가다 돌아와 산불이 났었는지 지저분하게 고사목들이 널려있는 능선 따라 470봉으로 올라가니 역시 무덤이 자리잡고 있고 무량산을 향하여 능선이 서쪽으로 꺾어진다.
흐릿한 능선을 지나 암봉에 소나무들이 서있는 무명봉으로 올라가 앞에 서있는 무량산과 용골산을 바라보며 등로를 찾다가 717번 도로를 향해 직진해서 내려간다.
길도 없는 사면을 뚝 떨어져서 내려가 민가 한 채가 있는 밭을 만나 717번 지방도로를 건너고 열려있는 철문을 통해 밤나무 과수원 단지의 시멘트 길로 들어선다.



▲ 원치마을고개



▲ 무덤에서 바라본 용골산



▲ 송전탑에서 바라본 지초봉과 천황지맥의 산줄기



▲ 송전탑에서의 무량산쪽 조망



▲ 사자바위 갈림길



▲ 무명암봉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무명암봉에서 바라본 무량산



▲ 21국도고개



- 추동마을고개
소로가 끝나는 무덤가에서 앞을 막는 가시나무들을 젖혀가며 움푹 패인 묵은 사면 길을 가파르게 올라가면 능선의 형태가 살아나고 곧 남원양씨묘가 나온다.
뚜렷하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용골산 쪽에서 올라오는 등로를 만나고 나올듯 나올듯 하던 무량산(586.4m)으로 힘겹게 올라가니 작은 정상판만 걸려있고 삼각점은 보이지 않는다.
노송들이 서있는 바위 날등을 따라 남릉을 내려가면 왼쪽으로는 깍아지른 절벽을 이루고 있어 천황지맥의 산줄기가 멋지게 펼쳐지고 산불초소가 서있는 큰각시봉이 앞에 모습을 보인다.
큰각시봉으로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가기 전에 남동쪽으로 꺾어지는 마루금을 찾으며 돌아다니다가 방향만 맞추고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내려간다.
절벽을 이룬 바위지대를 이리저리 피하며 동심3저수지의 오른쪽 지능선을 잘못 겨냥해서 어렵게 내려가니 밤나무 과수원이 나오고 곧 시멘트 도로 삼거리가 있어 마루금 쪽과 가까운 오른쪽으로 꺾어진다.
한동안 시멘트 도로를 따라가다 길이 끊어지고, 무너진 집터를 넘어 내려가면 앞에 동심3저수지가 나타나는데 주변은 온통 빽빽한 칡넝쿨과 가시덤불들로 뒤덮혀있다.
올무에 걸린 짐승처럼 밀림 속에서 몸부림 치다 간혹 섬처럼 나타나는 밤나무들을 목표로 삼아 칡넝쿨들을 뚫고 한발한발 나아가니 시간은 물처럼 흘러가고 숨은 턱에 닿는다.
천신만고 끝에 잡초 가득한 무덤들을 지나 농로를 타고 717번 지방도로로 내려가 지형을 살펴보면 갈림길 전에서 미리 꺾어 마루금에서 왼쪽으로 멀리 떨어진 엉뚱한 지점으로 내려온 것이다.
뜨겁게 달구어진 도로를 터벅터벅 걸어 21번도로와 만나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신관전리와 추동마을을 지나고 양계장에서 찬물 한병을 얻어 고개로 올라가니 2시간이나 흘러갔고 몸은 말 그대로 천근만근이다.



▲ 무량산 정상



▲ 무량산 지난 전망대에서 바라본 천황지맥의 산줄기



▲ 전망대에서의 남원쪽 조망



▲ 추동마을고개



- 어은정
예매한 기차 시간을 걱정하며 밤나무 과수원으로 올라가 시멘트 도로를 건너고 넓은 과수원을 통과해 249봉으로 올라가면 가시덤불이 너무 심해 진행할 수가 없다.
이리저리 사면으로 우회해서 시멘트 도로가 넘어가는 구미고개로 내려가 앞의 낮은 봉들을 생략하고 묵은 산길을 타고 우회하기로 한다.
흐릿한 산길을 지나고 바로 앞의 무량산과 두류봉줄기를 바라보며 뱀처럼 구불구불 이어지는 시멘트 도로를 한동안 따라가다 284.2봉과 284봉 사이의 안부를 향한다.
한적한 밤나무 과수원을 통과하고 묘지로 이어지는 산길을 좀 올라가니 물이 줄줄 흐르는 습지가 나타나는데 앞에는 무시무시한 밀림이 막아서고 있다.
밑을 가늠할 수 없는 늪지대에서 칡넝쿨들을 이리저리 밟아가며 빽빽한 억새와 명감넝쿨들을 간신히 뚫고 능선으로 붙어 죽은 나무들이 널려있는 지저분한 산길을 올라간다.
무더운 날씨와 밀림에 힘 빠진 다리를 채근하며 가파르게 284봉으로 올라가고 그치지 않고 나타나는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간벌된 나무들이 어지럽게 깔려있는 짜증 나는 송림을 바삐 내려간다.
얼마 남지않은 시간에 초조해하며 흐릿한 능선길을 타고 내려가 넓은 임도를 만나고 마루금 옆으로 바짝 이어지는 잡초 수북한 수렛길을 따라간다.
몽글몽글 피어오르는 뭉게구름을 바라보며 한동안 수렛길을 따라 내려가면 어느덧 시멘트 도로로 바뀌고 앞에 나타난 섬진강에는 흙탕물이 크게 소리를 내며 흘러가고 있다.
앞에 멋진 절벽을 펼치고 있는 책여산을 감탄스럽게 바라보며 도로 따라 어은정으로 내려가니 바로 앞의 오수천과 섬진강이 만나는 물어름에는 구남교가 가로지르고 있다.
매운탕 집에서 고스톱을 치고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적성택시를 부르고 매끄럽지 못했던 산행을 떠올리고 있으면 섬진강 가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가시덤불에 지친 몸을 달래준다.



▲ 시멘트도로에서 바라본. 어은정으로 이어지는 284봉



▲ 도로에서 바라본 무량산



▲ 도로에서 바라본 두류봉과 290.2봉



▲ 어은정으로 내려가며 바라본 책여산



▲ 섬진강



▲ 어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