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지맥 (Ⅰ)

거제지맥 1구간 (망산-가라산-노자산-학동고개)

킬문 2009. 5. 6. 10:57
2005년 8월 14일 (일요일)

◈ 산행일정
충무마리나리조트
명사해수욕장(04:40-06:10)
거제지맥출발점(06:15)
암봉
망산(07:00)
내봉산(07:50)
여차등
각지미(08:28)
저구고개(08:46)
다대산성(09:46)
학동재(10:23)
망등(10:51)
가라산(11:02)
진마이재(11:26)
뫼바위(11:58)
마늘바위(12:48)
노자산(13:22)
임도(13:47)
그물기고개(13:53)
학동몽돌해수욕장
명사해수욕장
충무마리나리조트

◈ 산행거리
약 17.0km

◈ 산행시간
7시간 38분

◈ 산행기

- 망산
새벽부터 일어나 준비를 하고 거제대교를 건너 해안을 따라도는 1018번 지방도로를 한동안 달리니 날이 밝아오며 큰 섬인 거제도의 산봉들이 일제히 기지개를 켠다.
명사해수욕장의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도로 위의 거제지맥 들머리에 서면 자세한 안내도가 서있고 알만한 분들의 표지기들도 보이지만 아침부터 대기가 후덥지분해 은근히 걱정이 된다.
뚜렸하게 이어지는 숲길따라 한동안 가파르게 올라가면 첫 암봉이 나타나는데 밑으로 아담한 명사해수욕장과 푸른 다도해가 펼쳐지며 가야할 노자산이 바다너머로 빼꼼하게 머리를 내밀고있다.
전망대바위를 지나고 안부에서 커다란 바위로 돌아가니 "암벽훈련장"이라 쓰여있고, 그늘에서 쉬고있던 아주머니 두분이 일행인줄 알고 말을 붙이는데 서울에서 무박으로 오신 분들이라고 한다.
암릉을 휘어돌며 산불초소가 있는 봉우리를 지나고 바로 앞의 망산(397m)에 오르면 남해의 조망이 좋지만 단체산행객들로 북적거려 사진 몇장만 찍고는 바로 내려간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명사해수욕장과 그너머의 노자산



▲ 전망대에서 바라본 망산



▲ 산불초소가 있는 망산 정상



▲ 망산 정상



▲ 망산에서 바라본 내봉산



▲ 다도해



- 내봉산
급하게 떨어지는 바위지대를 내려가 홍포와 무지개마을을 잇는 해미장골등 안부를 넘어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암봉으로 직등해서 올라가면 발아래로 다도해가 시원하게 펼쳐지고 작은 어선들은 사방으로 흰 물살을 가른다.
암릉을 넘고 굵은 소나무들이 서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바람이 너무나 시원하게 불고 조망도 좋아 쉬어갔으면 좋으련만 이미 일단의 아주머니들이 자리잡고있어 그냥 지나친다.
완만한 숲길따라 망산에서 뾰족하게 솟아보이던 내봉산(359m)에 오르니 역시 조망이 좋아 이어지는 거제지맥이 잘 보이는데 어제 산행의 여파인지 벌써부터 땀이 많이 흐르고 기운이 빠져 난감해진다.
밧줄을 잡고 가파른 돌길을 내려가 여차등 안부를 지나서 세말번디라고 하는 315봉을 넘고 각지미라고 하는 269봉에 오르니 멀리 거제의 최고봉인 가라산이 서있고 지나온 망산이 가깝게 마주 보인다.
고사목들이 서있는 숲을 지나서 완만한 등로로 14번국도상의 저구고개로 내려서고 가까운 남부주유소에서 식수를 많이 보충한 후 평상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



▲ 내봉산에서 바라본 망산



▲ 저구고개



- 가라산
다시 고개로 올라가 넓은 길을 따라가다 산으로 붙으니 역시 뚜렸한 등로가 이어지고 컴컴한 숲속은 매미우는 소리로 시끄럽기 짝이 없다.
거미줄을 걷어가며 급하지도 않은 산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컨디션도 원래 안 좋았지만 땀을 너무 많이 흘려서인지 나른나른하고 힘이 빠지며 얼음물만 먹히는 것이 완전한 탈진증상을 보인다.
쉬며가며를 반복하다 무너진 다대산성을 만나고 성곽을 빙 돌며 올라가니 시야가 트이며 불쑥 솟아있는 가라산과 전위봉의 암벽이 앞에 나타나 지친 산객의 기를 꺽어놓는다.
산성이 돌아가는 봉우리에 올라서면 동백나무그늘이 너무나 좋고 에어컨처럼 서늘한 바람이 쉬지않고 불어와 옷을 벗고 한동안 앉아있으니 졸음이 온다.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을 한동안 올라 다대리로 길이 갈라지는 학등재를 지나고 억새와 싸리나무들을 헤치며 뜨겁게 달아오른 바윗길을 힘겹게 올라간다.
헉헉거리며 가파른 암릉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망등이라 쓰인 삼거리가 나오고, 억새가 가득찬 헬기장을 넘어서 역시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가라산(580.0m) 정상으로 올라가니 10대명산등산로 안내판과 정상석이 서있고 지나온 능선은 물론 노자산으로 이어지는 암봉들이 잘 보인다.



▲ 다대산성에서 바라본 가라산



▲ 가라산 정상



▲ 가라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산줄기



- 뫼바위와 마늘바위
햇빛 뜨거운 정상에서 노자산쪽으로 들어가니 서늘한 숲길이 잠시 이어지고, 미끄러운 진흙길을 엉거주춤 내려가 대밭골로 길이 갈라지는 진마이재를 넘는다.
산딸기나무들이 빽빽한 숲을 지나서 가슴까지 올라오는 억새들을 헤치고 무너진 성곽처럼 보이는 너덜지대를 따라 뫼바위로 올라간다.
조망이 시원하게 트이는 뫼바위에서 둘러보면 지나온 가라산은 웅장하고, 가야할 마늘바위는 송곳처럼 뾰족하며, 쪽빛 바다를 뚫고 솟아오른 해금강 암벽들은 주변의 풍광과 잘 어울린다.
유람선의 안내마이크 소리를 들으며 밧줄을 잡고 암릉을 내려가 이정표가 서있는 안부를 지나서 커다란 바위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한다.
오르락 내리락하며 계속 전망이 트이는 암릉지대들을 넘다가 우회하는 길을 버리고 밧줄을 잡으며 수직암벽을 기어 올라가니 앞에 마늘바위가 우뚝 서있다.
바위사이를 조심스럽게 올라 험준한 마늘바위 정상에 서면 노자산이 가깝게 보이고 가라산에서 뫼바위로 이어지는 암릉길이 눈앞에 멋지게 펼쳐진다.
조금은 까다롭게 보이는 암벽사이를 내려가 우회하던 등로와 만나고, 나무의자들이 놓여있는 전망대 삼거리로 올라가 쉬고있던 등산객들이 내미는 바나나를 먹고는 마루금에서 몇백미터 떨어져있는 노자산으로 향한다.



▲ 가라산 내려가며 바라본, 노자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뫼바위에서 바라본 가라산



▲ 뫼바위에서 바라본 마늘바위



▲ 다도해



▲ 해금강



▲ 마늘바위에서 바라본 뫼바위



▲ 암봉



▲ 마늘바위에서 바라본, 가라산에서 이어지는 산줄기



- 노자산
전망대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져 자연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고 가파른 너덜지대를 힘겹게 올라 암릉을 휘돌아 산불초소가 있는 노자산(565m) 정상에 오르니 역시 10대명산등산로 안내판과 정상석이 서있고, 넓은 헬기장에는 잡초들이 그득하며, 북병산으로 계속 이어지는 산줄기로 통신탑 하나가 이채롭게 보인다.
그물기고개까지 마루금을 이어갈려면 전망대삼거리까지 돌아가야 하는데 워낙 땀도 많이 흘리고 컨디션도 좋지않아 휴양림으로 바로 내려가기로 한다.
이정표따라 가파른 돌밭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길이 넓어지고 유순해지며 혜양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 곧 임도가 나타난다.
뜨겁게 달아오른 임도를 계속 따라가다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도로를 만나고 임도따라 철문을 넘어서니 종착점인 그물기고개가 나오는데 거제에서 이어지는 1018번 지방도로에는 학동몽돌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차량들로 꽉 차있다.
지독한 땀냄새가 풍기는 몸으로 가족들이 타고있는 승용차에 손을 들 수도 없어 3km쯤 떨어진 학동을 향해서 빠른 걸음으로 고개를 내려간다.
서있는 차에서는 뜨거운 열기를 마구 내 품어 괴롭기도 한데 그나저나 이왕 시작한 거제지맥이니 이 먼곳까지 두번이나 더 올 일이 남게되었다.
가족들이 서울에서 내려오는 시간을 생각하며 시장통처럼 시끌벅적한 몽돌해수욕장에서 택시를 타고 차가 있는 명사해수욕장으로 향한다.



▲ 노자산 정상



▲ 노자산에서 바라본, 가야할 산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