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벽'(주행중 에너지가 소진되어 느끼는 육체적 한계)
벽을 허물다
우선 벽에 부딪혔을 때 일어나는 육체적인 변화를 잘 이해한다면, 심리적인 불안이나 두려움을 최대한 줄일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인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벽에 부딪히면 여러분의 사기가 저하된다.
여러분은 훈련을 충실히 하더라도 육체적인 힘만으로 42.195킬로미터를 달릴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이에 여러분은 "뭐라고요? 마라톤 완주 능력을 갖추려고 훈련하는 것이 아닌가요?라고 말할지도 모른다.
물론 그것이 목표이긴 하지만 초보 마라토너는 마라톤 풀코스를 달릴 만한 체력이 안 된다. 세계적인 주자들은 보통 벽에 부딪치지 않는다고 한다. 이들의 주행속도는 보통 일반일들보다 두 배나 빨라서 에너지가 바닥날 만큼 오랫동안 달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면 여러분은 또 이렇게 생각할 것이다.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더 열심히 훈련하면, 한계를 느끼는 일은 없을거야."
그러나 절대로 그렇지 않다. 훈련 거리를 늘리려고 애쓰다 보면 마라톤에 참가하기도 전에 부상을 입게 된다.
'마라톤 벽'에 부딪히면 어떻게 에너지를 생성해야 할까?
일부 사람들은 마라톤 도중 벽에 부딪치면 보통 '포기'를 한다. 그들은 온통 부정적인 생각만 떠올리면서 완주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고개를 떨어뜨리고 발을 질질 끌면서 달리거나 자신들의 그런 모습이 부끄러운지 걷다가는 끝내 단념하고 만다. 그리고는 결승선을 안타깝게 바라보며 '아예 시작하지 말걸'하고 후회한다. 이런 사람들은 어떤 목표를 정해 놓고 달리다가, 30킬로미터쯤 되면 자신의 목표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미리 포기해 버린다. 그러나 여러분은 목표를 정하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았다.
한 발자국도 걷지 않겠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는 30킬로미터 지점에 이르러 도저히 달릴 수 없을 것 같다며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여러분은 간간히 걸어 주는 일이 왜 중요한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런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 육체적인 훈련에만 치중하다 피로가 몰려오면 더 이상 의지할 도구가 없어 포기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러분은 이런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
여러분은 피로가 몰려오면 심상기술과 긍정적인 혼잣말, 집중력을 이용할 수 있다. 도저히 달릴 수 없는 때가 오더라도 고개를 들고 당당하게 걸을 수 있다. 자신이 정한 목표, 즉 마라톤 완주를 위해 걷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패배감 대신 승리감을 느끼며 당당하게 마라톤을 완주하고 한 번도 느껴 보지 못한 환희와 희열을 경험한다. 여러분은 이미 이런 경험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25.8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으면 42.195킬로미터를 달릴 수 있다. 우리의 경험으로 볼 때도 이는 틀림없었다(이 주장에는 여러가지 근거가 있다).
몇가지 점에서 실제 마라톤은 훈련과는 다르다.
마라토너는 대부분 약 30킬로미터 지점에서 벽에 부딪힌다.'벽'이란 무엇이며, 그 원인은 무엇인가?
마라톤에서 한계가 느껴지는 시점은 근육과 간에 저장된 글리코겐(혹은 탄수화물)이 고갈되어, 뇌의 혈당과 근육의 탄수화물이 부족해지는 때라고 한다. 이때가 되면 극도의 피로가 몰려와 달리던 속도를 더이상 유지할 수 없는데, 이런 증상은 글리코겐의 부족 현상과 일치한다.
근육 내 글리코겐이 소진되면 지방이 ATP 생성과정에 관여하기 시작하며, 그 결과 시간당 ATP생성량이 급격히 감소한다.그러면 주자는 탄수화물을 이용하는 경우에 비해 약 절반 정도밖에 속도를 내지 못한다. 수준급 선수가 아니라면, 기껏해야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힘들게 걸을 것이다.
주자들이 벽에 부딪힐 가능성을 결정하는 구체적인 요소로는 출발당시 근육에 저장된 글리코겐의 양, 주행시 소비하는 탄수화물의 양, 육체적, 정신적인 컨디셔닝의 정도, 주행속도 등 네가지가 있다. 지금부터 이러한 각 요소들이 어떻게 '마라톤의 벽'을 만들어내며 이러한 한계에 부딪힐 확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지 살펴보자.
논리적으로 보면, 근육에 저장되어 있는 글리코겐이 많을수록 마라톤 도중에 탈진할 가능성이 적다. 이 요인은 마라톤 12~18시간 전에 활동한 양이나 영양공급과 관계가 있다. 마라톤을 앞둔 한 주 동안 탄수화물을 적당히 섭취하여 글리코겐을 충분히 저장하고, 주행 전날에는 주행거리와 함께 활동량을 줄여서 저장된 글리코겐의 양을 감소시키지 않도록 한다. 이 두가지를 잘 지킨다면 글리코겐을 최대한 보유한 상태에서 마라톤을 시작할 수 있다.
일단 출발하면, 저장된 탄수화물이 연소하기 시작하므로 주행 초반과 도중에 탄수화물을 섭취하여 연료 탱크를 채워 주듯 계속 보충해준다. 주자들은 대부분 게토레이 같은 수분 대체음료에 포함된 액체 형태의 탄수화물을 섭취한다. 탄수화물이 바닥날 때까지 시간이 좀 있다고해서 벽에 부딪힐 때까지 기다려서는 안 된다.
장거리 훈련을 계속하면 ATP를 생성할 때 지방을 이용하는 근육의 능력이 향상된다. 근육이 ATP 생성과정에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많이 이용하면 저장된 글리코겐이 빨리 감소하지 않으므로 '벽에 부딪힐' 가능성이 적어진다.
여러분이 조절할 수 있는 마지막 요인은 주행속도이다. 속도만 줄이더라도 벽에 부딪힐 확률을 줄일 수 있다. 앞부분에서 속도가 빠르면 ATP를 생성하는 데 탄수화물이 더 많이 소비된다고 했던 사실을 기억하라. 속도를 늦추면 근육은 탄수화물보다 지방을 더 많이 이용한다. 이런 식으로 탄수화물 소비를 줄이면 마라톤 주행 중 탄수화물을 계속 보존할 수 있다.
결승선에 들어돌 때에 맞춰 탄수화물이 바닥난다면, 저장된 탄수화물에서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얻고 속도를 내며 달릴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위에서 언급한 요인들은 시시때때로 달라져, 결승선을 통과할 때까지 탄수화물이 남아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엘리트주자라도 주행할 때마다 같은 속도를 유지할 수는 없다. 그러니 때때로 속도를 줄여 벽에 부딪힐 확률을 줄여야 한다.
경험을 가치있는 교훈을 제공하며, 마라토너는 반복하면서 마라톤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이번이 첫 출전이라면, 자신의 장거리 주행과 다른 사람의 지식 그리고 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러분의 일차적인 목표는 최대한 빠른 속도로 달리는 것이 아니라 완주하여 성공적인 경험을 하는 데 있다. 따라서 여러분은 편안함을 느끼는 속도로 달려야 하며, 적어도 주행 초반에는 28.8킬로미터 주행 때보다 속도를 늦춰야 한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마지막 10~13킬로미터 구간에서 일어나는 상황을 인식하라. 성공과 실패는 바로 이 구간에 달려 있다. 사실 "마지막 10킬로미터는 마라톤 주행거리의 반과 맞먹는다"라는 마라톤계의 오래된 격언은 틀린 말이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벽에 부딪힐' 확률을 줄여야 한다.
인천마라톤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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