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Ⅷ)

홍천 맹현봉

킬문 2018. 4. 2. 16:26
2018년 3월 31일 (토요일)

◈ 산행경로
사가정역앞
밤밭이마을(06:40-08:25)
1069봉(09:42)
1136.8봉(10:43)
841.2봉갈림길(11:17)
점심식사(11:22-13:07)
신경수표지기(13:28)
1055봉(14:37)
맹현봉(16:02)
1209봉
1174봉(16:58)
863봉(18:02)
계곡(18:43)
운리동(19:08)
서석
청량리

◈ 도상거리
12.7km

◈ 산행시간
10시간 43분

◈ 동행인
더산, 캐이, 연어

◈ 후기

차 멀미를 참아가며 밤밭이고개를 넘어 외딴 집들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율전리의 마을에서 촌로에게 양해를 구해 차를 세우고 소주병이 잔뜩 쌓여있는 집 뒤로 들어가 간벌목들을 헤치며 가파른 지능선을 올라간다.
진땀을 흘리며 400여 미터를 치고 능선으로 붙어 쓰레기들도 반가운 전위봉에서 찬 막걸리 한컵 씩으로 갈증을 달래고 1069봉을 넘어 청정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완만해진 산길을 천천히 따라간다.
밤밭이고개를 지나 문암산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만나서 잡목 우거진 둔덕에 삼각점(현리317/2005재설)만이 놓여있는 1136.8봉으로 올라가니 전에 없던 '대한해병' 표지기 한장이 반겨주지만 오래되어서인지 낯설어보인다.
거치장스러운 철쭉들들 뚫고 무명봉으로 올라 오른쪽으로 꺾어 955봉과 841.2봉쪽 지능선으로 들어가 삼겹살을 굽고 김치 볶음밥을 만들어 마가목주를 마시며 90분동안이나 화기애애하게 점심을 먹는다.
능선으로 돌아와 잡목들을 헤치다 신경수님의 표지기 한장을 만나서 곳곳에 군락으로 피어있는 복수초들을 보며 사면으로 돌아다니는데 잔뜩 기대했던 더덕은 하나도 보이지않는다.
1055봉을 넘어 험한 암릉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다가 드디어 실한 더덕 몇수 건지고 완만해진 능선길을 부지런히 따라가지만 기운이 없어서인지 거리는 좁혀지지 않고 시간만 덧없이 흘러간다.
예전에 봤던, 오른쪽 운리동에서 이어지던 넓직한 등로를 기웃거리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 따라 몇번이나 속은 끝에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맹현봉(1212.2m)으로 올라가 삼각점을 알현하고 신령님께 가족들의 안녕을 일일이 빌어본다.
상남으로 길게 이어지는 북서릉을 살펴보다 무성한 산죽으로 뒤덮힌 북동릉으로 들어가면 뚜렷하고 완만한 등로가 계속 기분좋게 이어지는데 이정표가 있다고 착각한 운리동 갈림길은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1209봉을 넘고 기운을 내어 1174봉으로 올라가 생둔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운리동이 있는 남쪽 지능선으로 꺾어 적적한 숲에 앉아 깡소주와 콜라를 마시며 한동안 쉬다가 아직 2키로 이상 남은 거리를 생각하며 서둘러 일어난다.
흐릿한 족적들을 보며 거친 바위지대를 넘고 송림이 울창한 능선을 어렵게 따라가니 앞에는 빼곡한 잡목들을 뚫고 비호처럼 뛰어 내려가는 더산님이 보여 베트콩이란 별명을 생각하게 되고 또 남달리 후한 성격의 소유자인 배승호 선배의 배대인이란 닉도 떠올라 작명가들의 그 혜안에 놀라서 헤픈 웃음이 실실 나온다.
생강나무꽃의 진한 내음을 맡으며 863봉을 넘어 갈림길에서 가징 긴 왼쪽 지능선으로 꺾어 우렁차게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외딴 집 한채가 서있는 계곡으로 떨어져 어둑어둑해진 임도를 따라가다 장마에 휩쓸려 사라진 임도를 찾아 계곡을 몇번이나 건넌다.
표고버섯 재배지를 지나고 먼저 내려가 차의 불을 훤히 켜고 운리동 주계곡에서 기다리는 일행들을 만나 미슥거리는 속을 참아가며 율전리로 나가 찬 캔맥주 하나로 속을 달래고 사모님과 미약골 산행을 왔다는 수영님과 서석에서 만나 두부전골에 진한 생더덕주 한 컵으로 해후를 반긴다.



▲ 율전리 지능선



▲ 당겨본 맹현봉



▲ 1136.8봉 정상












▲ 맹현봉 정상



▲ 지능선 끝 계곡의 외딴 집






▲ 운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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