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ⅸ)

힘듬을 이겨내는 발길 (작오산-기반산-소학산-황학산-백운산-건령산-명봉산)

킬문 2020. 1. 21. 08:10

2020년 1월 19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대구역
왜관역(04:25-04:49)
무성아파트(05:18)
헬기장
작오산(06:09)
명가식당(07:00)
반계육교(07:12)
송정자연휴양림
기반산(08:45)
황학지맥(09:28)
요술의고개(09:41)
소학산(10:27)
923지방도(11:12)
능선(11:48)
701봉(12:20)
황학산(12:36)
백운산(13:37)
587봉(14:08)
청구공원묘지(14:33)
397봉(15:25)
건령산(15:54)
여부재(16:33)
명봉산(17:30)
양지마을(18:48)
동대구역
서울역(20:35-22:20)

◈ 산행거리
27km

◈ 산행시간
13시간 30분

◈ 산행기





아녀자들이 떠들고 돌아다니는 소란스러운 찜질방에서 오래 견디지 못하고 쫓기듯 나와 김밥집에서 평소 즐기던 떡라면도 속이 거북해 대강 떠먹고는 동대구역에서 서울 가는 첫 기차로 왜관에서 내려 물어물어 무성아파트로 가 들머리를 제대로 찾았음에 안도하며 전등불 밝히는 산으로 들어간다.
헬기장을 지나서 능선과 임도를 바꾸며 잘 나 있는 산길 따라 공원 조성지를 지나 넓은 공터에 정자와 낡은 삼각점이 있고 한미 전몰장병 추모비가 정상을 대신하는 작오산(303.2m)에 올라 거센 바람을 맞으며 현란한 낙동강의 야경을 바라보다가 방향을 잡아 어둠 속에 아득하게 보이는 산자락으로 향한다.
플라스틱 의자 하나 놓여있는 둔덕에서 밧줄들을 잡고 미끄러운 마사 토 지역을 통과해 등산로 이정표가 있는 명가식당으로 내려가 씽씽 달리는 차들과 함께 반계육교로 경부고속도로를 건너서 외진 민가 공터에서 소주 한 컵으로 새벽녘의 추위를 달래고는 군부대를 피해 송정자연휴양림으로 들어가 시비를 거는 경비원을 달래서 임도를 한동안 따라가다 산으로 붙는다.
어제 산행을 하고 이틀 연속 잠을 못 자서인지 몰라도 나른하고 맥이 빠지는 몸을 부추기며 힘 빠진 다리를 채근해 간신히 낡은 삼각점(구미317/?)과 정상 석이 놓여있는 기반산(464.8m)으로 올라가 애꿎은 막걸리만 축낸다.
남아있는 장거리 산행을 걱정하며 흐릿해진 능선 따라 좌봉산으로 이어지는 황학지맥과 만나서 급사면을 내려가 요술의고개에 앉아 다시 숨을 고르고는 힘겹게 된비알을 치고 정자가 서 있는 소학산(x624.2m)으로 올라가면 땀을 흘려서인지 조금씩 컨디션이 돌아오고 기운이 생겨 마음이 놓인다.
나무계단들이 놓여있는 성가신 바위 능선을 지나 황학사 가는 길을 버리고 임도로 떨어져 923번 지방도로로 나가 자전거 하이킹을 나온 두 명의 외국인과 인사를 나누며 능선을 바짝 끼고 이어지는 임도로 들어간다.
예전에 유학산으로 갔던 능선과 만나서 조금 길어도 임도로 가면 편했을 것을 미련하게 절벽 같은 된비알을 간신히 치고 701봉을 넘어 산불초소가 있는 황학산(x757.8m)으로 올라가 2012년 겨울에 커피를 타주었던 초소 지기를 만나서 인사를 하고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는 덕담을 나누고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다.
임도에서 제법 가파른 능선을 지나 헬기장에 삼각점(군위312/2004재설)이 있는 백운산(713.4m)에 올라 숨을 고르고 지맥과 헤어져 덕지덕지 붙어있는 이상한 리본들을 따라 남쪽으로 잘못 내려가다가 무성한 가시덤불들을 뚫고 왼쪽의 능선으로 붙어 간간이 보이는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587봉으로 올라간다.
신경수님의 표지기도 반갑게 만나서 이리저리 갈라지는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청구공원묘지로 떨어져 내려가 도로 따라 짧은 능선을 우회해 둘레길 이정표가 서 있는 산으로 들어간다.
다시 진땀을 흘리며 된비알을 힘겹게 치고 너무나 가팔라 당연히 건령산으로 잘못 생각했던 397봉을 넘어 지쳐서 그런지 너무 일찍부터 기다려서인지 몇 번을 속은 끝에 삼각점(대구402/1982재설)과 정상 판이 있는 건령산(521.2m)으로 올라가니 조망도 가려있고 볼 것이 없어 맥이 빠진다.
뚜렷해진 산길을 따라가다 무심코 갈림길을 지나쳐 사면에서 헤매며 능선을 찾아 임도 공터에 정자와 방송 시설까지 있는 여부재로 내려가 가파른 임도를 올라 명봉산이 보이는 능선으로 붙는다.
반질반질해진 산길을 지나 오늘 산행의 종점인 명봉산(401.3m)으로 올라가면 헬기장에 작은 정상 석과 삼각점(대구21/2007재설)이 놓여있고 많이 알려져서인지 산 이름의 유래가 적힌 안내판도 서 있다.
안도하는 마음으로 바닥에 앉아 남은 술과 간식을 다 꺼내먹고 널찍한 산책로를 느긋하게 따라가다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불을 밝히며 지루한 산길을 한동안 타고 관음동의 양지마을로 내려간다.
밤마다 어김없이 추위에 떨려오는 몸을 추스르며 버스 기사에게 물어 937번 버스로 갈아타고 거리는 짧은데도 빙빙 돌아 1시간 10분이나 걸려 동대구역에 도착해 캔맥주 하나 사서 자주 있는 케이티엑스에 오른다.



▲ 무성아파트



▲ 작오산 정상





▲ 낙동강 야경



▲ 반계육교 건너서 바라본 작오산



▲ 기반산 정상



▲ 요술의고개



▲ 소학산 정상



▲ 되돌아본 소학산



▲ 황학산 정상



▲ 황학산에서 바라본 백운산



▲ 백운산 정상



▲ 공원묘지에서 바라본 황학지맥



▲ 백운산과 매봉산



▲ 창평지



▲ 건령산 정상



▲ 명봉산



▲ 여부재



▲ 명봉산 오름길



▲ 뒤돌아본 건령산



▲ 명봉산



▲ 명봉산 정상



▲ 날머리 양지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