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ⅸ)

발왕산

킬문 2020. 5. 11. 15:35

2020년 5월 10일(일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진부역(06:22-07:45)
호명리(08:00-08:45)
병두산((10:04)
1052.7봉(12:08)
1066.6봉(12:38)
임도(13:20)
매산(14:10)
임도(15:19)
1158.4봉(15:57)
발왕재(17:28)
1253봉(18:15)
발왕산(19:23)
드래곤피크(19:40)
용평스키장입구(21:00)
진부역(21:20)
청량리역(21:50-23:05)

◈ 도상거리
18km

◈ 산행시간
13시간

◈ 산행기



텅 빈 기차를 타고 썰렁한 진부역에서 내려 용평리조트로 이어지는 신설 도로를 따라가다 병두산이 바로 앞에 보이는 호명리의 밭에서 호기심에 이것저것 물어보는 주인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흐릿한 능선으로 붙어 우산나물과 참취들이 푸릇푸릇 돋아나는 가파른 산길을 올라간다.
안개만이 자욱한 능선 따라 밧줄들이 매어져 있는 암 능 지대를 지나고 조금씩 내리는 비를 맞으며 깨진 삼각점(203재설/77.9건설부)과 전에 없던 정상 석이 서 있는 병두산(988.9m)으로 올라가면 2006년 겨울처럼 비안개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아쉬움이 남는다.
안내석이 놓여있는 전위 봉으로 돌아와 밧줄들을 잡고 안부로 뚝 떨어져서 빽빽한 잡목과 두릅나무들을 뚫고 연신 갈라지는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1002봉을 넘어 묵은 산판길을 만나서 왼쪽으로 꺾어 산불초소가 있는 임도 삼거리로 내려간다.
뚜렷한 산길 따라 거대한 송전탑을 지나고 오래된 삼각점이 밧줄들로 에워싸인 1052.7봉을 확인하고 임도로 돌아가니 아까는 없던 초소 지기가 차에서 나오며 저 산은 보호지라 마음대로 들어가면 안 된다고 으름장을 놓는다.
갈림길로 돌아가 무성한 덤불들을 헤치며 1066.6봉을 넘어 우주선처럼 공중에 솟아있는 발왕산을 바라보며 임도를 건너고 등산로 안내판들이 간간이 붙어있는 가파른 능선 따라 병풍산 갈림길을 지나서 둔덕 한편에 외롭게 놓여있는 정상 석을 보면서 녹슨 산불초소가 서 있는 매산(1238.6m)으로 올라가 돌아다니지만 역시 전처럼 삼각점은 찾을 수 없다.
간간이 떨어지는 빗줄기를 맞으며 1164.2봉을 넘고 갑자기 나타난 마루금 답사 표지기들을 만나 웬일인지 부쩍 힘이 딸리는 다리를 채근해서 전에 삼각점을 확인한 1169.2봉 갈림길에서 남쪽으로 꺾어 박새와 곰취들이 나오기 시작하는 분위기 좋은 능선을 부지런히 따라간다.
다시 약초꾼들의 쉼터가 있는 임도를 건너 1158.4봉을 넘고 검은등뻐꾸기의 애절한 울음소리를 들으며 기억나는 습지를 지나 좌우로 흐릿하게 길이 갈라지는 발왕재로 내려가 예전에 발목이 안 좋다고 이곳에서 탈출했던 술꾼님을 떠올리며 남은 술을 다 마시고 된비알을 준비하며 한동안 앉아서 쉰다.
아는 분들의 표지기들을 하나하나 흩어보며 한동안 숨가쁘게 깔끄막을 치고 1253봉에서 정규 등로와 만나 박새들이 지천에 돋아있는 능선을 따라가며 사면에서 곰취를 찾지만 식생이 변했는지 아니면 벌써 다 따갔는지 한 장도 보이지 않는다.
1405봉 헬기장을 지나고 어둑어둑해진 산길 따라 일등 삼각점이 모셔진 발왕산(1458.1m)을 넘어서 반질반질한 산책로를 내려가다 미련하게 사면으로 떨어져서 잡목과 바위 지대들을 힘겹게 통과해 드래곤피크로 올라가지만 기대했던 곤돌라는 멈춰있는데 건물은 모두 다 불이 꺼지고 닫혀있으며 적막강산이다.
어둠 속에 불쑥 나타난 겨울연가 주인공들의 인형에 놀라며 자욱한 안개를 뚫고 거세게 광풍이 휘몰아치는 가파른 슬로프를 한동안 미끄러져 내려가 불 꺼진 스키장 건물들을 빠져나와 포장도로를 만나서 횡계 택시를 부르지만 바리케이드에 막혀 입구에서 올라오지 못한다는 전화를 받고 우렁찬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터벅터벅 칠흑 같은 도로를 마냥 걸어간다.



▲ 도로의 보호수



▲ 병두산



▲ 암 능



▲ 병두산 정상



▲ 안내석



▲ 임도 삼거리



▲ 1057.2봉 정상



▲ 매산 정상



▲ 임도





▲ 습지



▲ 발왕재



▲ 발왕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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