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6월 18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인월터미널(23:55-03:07)
들머리(04:41)
수청봉(05:29)
서룡산(06:56)
투구봉(07:17)
삼봉산(08:44)
오도봉(09:57)
오도재(10:52)
견불동갈림길(11:34)
법화산(11:49)
이정표삼거리(13:05)
문상마을회관(14:20)
60도로(14:34)
함양터미널(14:38-15:10)
동서울터미널(15:50-18:55)
◈ 도상거리
18km
◈ 산행시간
11시간 30분
◈ 산행기
컴컴한 인월 면내를 돌아다니다가 유일하게 문을 연 편의점을 찾아 불량기 짙은 젊은이들과 함께 컵라면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덕두산을 바라보며 도로를 걸어 인월농공단지 안에서 헤매다가 돌아와 어둠에 묻힌 구룡관광호텔을 지나 이정표가 서 있는 백장암 삼거리를 찾아 올라가니 어언 5시가 다 된 시각이다.
부지런한 새들의 지저귐을 들으며 한적하지만 가파른 숲길을 지나 낡은 삼각점이 놓여있는 수청봉(769.9m)에 올라 완만해진 능선을 타고 백장암 갈림길을 지나 묘지들과 곳곳의 이정표들을 보며 필요할 것 같지 않은 계단과 안전시설들을 연달아 지나서 굵은 밧줄을 잡고 범바위로 올라가면 지리산 쪽으로 조망이 시원하게 터진다.
여명이 밝아오는 벼랑에 조심스레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지리산 주능선과 삼정산을 오랫동안 바라보다 돌아와 작은 정상 석이 놓여있는 서룡산(x1079.2m)을 넘고 한결 뚜렷해진 산길 따라 암 능으로 되어있는 투구봉(x1032.5m)로 올라가니 그제야 삼봉산이 앞에 모습을 보인다.
높이가 엇비슷한 봉우리들을 지루하게 넘어서 오늘의 최고봉인 삼봉산(1186.7m)에 올라 낯익은 정상 석과 삼각점(운봉303/1981재설)을 알현하고 법화산 너머로 웅석봉줄기를 감상하고는 느긋하게 그늘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며 쉬다가 새카맣게 몰려드는 파리 떼에 쫓겨 일어난다.
벌써부터 찌는 듯한 무더위를 느끼며 암 능들을 우회해서 전에 없던 붉은 색 정상 석이 서 있는 오도봉(x1038.5m)을 넘고 나무계단 길 따라 1023번 지방도로가 넘어가는, 지리산제1관문인 오도재로 내려가면 안하무인격으로 유행가를 틀며 떠드는 오토바이족들과 버스를 타고 온 단체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난전처럼 시끄럽다.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관문에 걸터앉아 남은 술로 시장기를 달래고 견불동 갈림길을 지나서 통신 시설이 있는 널찍한 헬기장으로 올라가니 20여 년 전에 오도재에서 삼봉산으로 향하는 산악회와 떨어져 홀로 눈을 뚫고 반대 방향인 법화산을 오르다가 시간에 쫓겨 서두르며 정상으로 착각하고 돌아갔던 바로 그 봉우리 같아서 잔잔한 기억이 떠오른다.
좁은 공터에 작은 정상 석과 삼각점(운봉24/2003복구)이 놓여있는 법화산(992.9m)에 올라 바위에 앉아 마가목주 한 컵으로 이런저런 시름을 달래고 흐릿한 능선 길을 한동안 타고 마지막 이정표 삼거리까지 가서 남호리로 이어지는 조금 더 긴 지 능선을 탈까 고민을 하다가 컨디션도 별로이고 무릎은 신호가 오는데 날은 무더워 포기하고 정상 남쪽 등 로로 꺾어진다.
뚜렷한 하산 능선 따라 임도로 내려서서 산불초소가 있다는, 잔닥재로 이어지는 길을 찾다가 그냥 무작정 잡목들을 뚫고 민가 뛰 뜰로 내려가서 고즈넉한 문상마을회관을 지나고 포장도로로 떨어져 금방 종점으로 올라갔다가 돌아 나오는 버스를 타고 일찍 함양으로 나간다.
오랜만에 찾은 함양 읍내를 바라보며 찬 캔 맥주에 짬뽕 한 그릇으로 시장기를 달래고 바로 이어지는 고속버스에 올라 비몽사몽간에 무릎 고장으로 당장 내일부터 산행을 못한다는 개꿈과 악몽에 시달리고 괴로워하며 서울로 올라간다.
▲ 바래봉과 덕두산
▲ 등산로
▲ 범바위에서 바라본 지리산
▲ 백운산과 금대산 너머의 동부능선
▲ 삼정산
▲ 반야봉
▲ 주능선
▲ 반야봉과 삼정산
▲ 서룡산 정상
▲ 투구봉 정상
▲ 투구봉에서 바라본 지리산
▲ 삼봉산 정상
▲ 삼봉산에서 바라본 오도봉과 법화산
▲ 오도봉 정상
▲ 뒤돌아본 삼봉산
▲ 오도재
▲ 법화산 정상
▲ 문상동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뒤의 왕산
▲ 날머리에서 바라본 왕산
▲ 문상마을회관
▲ 벽송 능선
▲ 날머리
'일반산 (ⅹ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깝고 쉬운 산은 없더라 (정토산-까치봉-고성산) (0) | 2022.06.27 |
---|---|
미련한 발길 (불무산) (0) | 2022.06.20 |
몇번을 와도 낯설기만 하더라 (관음산-사향산-여우봉) (0) | 2022.06.13 |
바위들의 향연 (황정산-도락산) (0) | 2022.06.13 |
힘들어도 좋기는 하네 (팔공산) (0) | 2022.06.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