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1일 (토요일)
◈ 산행경로
청량리역
용문역(06:50-07:33)
갈월산(09:27)
정자임도(10:11)
삿갓봉(11:25)
비호고개(11:40)
두리봉삼거리(12:36)
백운봉(14:31)
868.0봉(15:50)
사나사계곡
함왕봉
장군봉(17:36)
용문산(18:40)
용문사
용문산관광단지(20:59)
용문역
청량리역(22:02-22:42)
◈ 도상거리
20.4km
◈ 산행시간
13시간 26분
◈ 산행기
6일 전에 왔던 곰산 입구를 지나서 다문새마을교를 건너 빈 펜션들을 지나 능선으로 붙어 209.2봉을 넘어 진득진득한 땀을 흘리며 가파른 산길을 따라가면 숨은 턱턱 막히고 저번처럼 발은 안 떨어지는데 힘만 들어 자주 멈추게 된다.
공사 트럭 한 대갸 요란한 소리를 내려 지나가는 임도를 건너 추읍산을 바라보며 한동안 된비알을 지나 헬기장에 작은 정상석이 놓여있는 갈월산(x450.2m)에 올라 박무 속에 흐릿하게 펼쳐지는 용문산을 둘러보고 따가운 햇볕을 피해 체육시설 공터의 벤치에 앉아 있다가 등산객 한분이 보여 자리를 뜬다.
정자가 있는 임도로 내려가 다시 찬 막걸리로 힘든 몸을 달래고는 유행가를 크게 틀고 나타난 아까의 그 등산객을 피해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숲속에 괴이하게 박혀있는 경승용차 한 대를 보면서 예전의 기억처럼 솥과 냄비 등 온갖 생활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지저분한 능선을 올라가니 정상적인 일인 듯 건축 허가 판 하나가 뒹굴고 있어 한숨이 나온다.
기둥 삼각점이 있는 삿갓봉(472.8m)을 넘고 시멘트 도로에 한여름의 햇빛만 내리쬐는 적막한 비호고개를 건너서 휴양림인 쉬자파크를 지나 된비알을 숨 가쁘게 치고 힘겹게 두리봉 능선으로 붙어 그늘에 앉아 쉬다가 널찍한 평상을 만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30여분 낮잠을 자고 일어난다.
반대에서 오는 남녀 등산객들을 지나쳐 헬기장 공터가 있는 682.5봉을 넘고 줄줄이 이어지는 가파른 나무계단들을 한동안 통과해 백운봉(941.2m)에 올라 오랜만에 일등 삼각점(용두11)을 알현하고 나무계단들을 내려가다 서늘한 그늘에 앉아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과일을 먹으며 쉬어간다.
사나사 갈림길을 지나 시끄럽게 떠드는 단체 등산객들을 지나쳐 험준한 암 능으로 이어지는 868.0봉을 넘고 두 번째 사나사 갈림길에서 꾀를 부리며 왼쪽으로 꺾어 계곡 상류까지 내려갔다가 길도 흐지부지 사라지고 마음이 바뀌어 한 시간 가까이 허비하고 능선으로 돌아온다.
예전처럼 쉽게 줄어들지 않는 거리에 조바심을 느끼며 힘겹게 함왕봉(967.0m)을 넘어서 전망대 데크가 있는 장군봉(x1055.5m)에 올라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며 쉬고 부대 삼거리에서 꺾어 마지막 사면 우회 길을 바삐 따라가는데 이상하게 가도 가도 용문산 삼거리가 안 나와서 기운이 빠지고 지친다.
삼거리에서 용문산(x1157.0m)으로 올라 마지막 남은 술을 마시며 석양에 물드는 산하를 바라보고는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철 계단들과 밧줄 걸린 암 능들을 한동안 쉬지 않고 내려와 랜턴까지 켜고 완만해진 산길 따라 전날의 빗물이 철철 흘러 내려오는 계곡과 만난다.
작은 아이와 함께 산책 나와 용문산 은행나무를 한번 불빛으로 비쳐달라는 젊은 부부의 청을 들어주고 부지런히 관광단지로 내려가 산행을 마치고 비록 15년 전이기는 하지만 10시간에 못 미쳐 곰산을 지나 밝은 시간에 원점 회귀 했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늙어서 부쩍 부실해진 몸에 다시 실망을 하다가 찬 캔 맥주를 마시며 용문 택시를 기다린다.
▲ 추읍산
▲ 갈월산 정상
▲ 용문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삿갓봉 정상
▲ 헬기장에서 바라본 백운봉
▲ 지나온 능선
▲ 두리봉
▲ 백운봉 정상
▲ 용문산
▲ 뒤돌아본 백운봉과 추읍산
▲ 장군봉 정상
▲ 용문산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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