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6월 25일 (일요일)
◈ 산행경로
회기역
용문역(05:50-07:26)
곰산(08:25)
407.6봉(10:18)
사금봉(11:04)
407.6봉(11:51)
능선갈림길(12:51)
논골재(13:56)
용문산로
용문역
청량리역(15:55-16:33)
◈ 도상거리
14.83km
◈ 산행시간
7시간 32분
◈ 산행기
열차 타지 않았음을 뒤늦게 후회하며 장터를 준비하는 용문역에서 전철을 내려 도로 따라 예전의 기억을 떠올리며 등산로 안내판이 있는 다문리로 가서 장거리를 준비해 음료수 2리터를 더 꾸려 넣은 배낭 무게에 힘들어하며 주민들과 지나쳐 힘겹게 전에 없던 정상 석이 놓여있는 곰산(x394.2m)으로 올라간다.
한편의 숲에 앉아 찬 막걸리로 목을 축이며 쉬고 허접한 곰바위를 지나 뚜렷한 산길을 따라가다 농장의 철망을 만나니 무성한 산초나무들은 반팔만 입은 몸을 난자하고 따가운 햇볕은 사정없이 내리쬐는데 땀 냄새를 맡은 날파리들이 새카맣게 떼를 지어 몰려와 곤혹스럽게 된다.
성하의 잡목들을 헤치며 시계 반대 방향으로 길게 이어지는 능선을 한동안 지나 헬기장에 삼각점(용두317)이 놓여있는 407.6봉을 넘고 엉뚱한 서쪽의 지 능선으로 잘못 가다 돌아와 두루뭉술한 능선을 어렵게 찾아 묵은 임도 고개를 건너고 용문산에서 계륵처럼 미답지로 남아있던 사금봉(x335.6m)으로 올라가지만 잡목 가지에 표지기만 몇 개 붙어있어 헛웃음이 나온다.
시원한 그늘에 앉아 다시 막걸리로 오늘 따라 유독 힘든 몸을 달래고 407.6봉으로 돌아와 뚜렷한 능선을 따라가면 논골재와 용문산이 적혀있는 코팅지가 걸려있어 아무 의심하지 않고 오촌리로 이어지는 산길을 뚝 떨어져 내려가다 뒤늦게 알아채고 한 시간 가까이 걸려 삼거리로 돌아와 무더운 날씨에 힘만 빼고 왼쪽으로 꺾어진다.
15년 전에 거꾸로 내려왔던 기억을 쥐어짜며 고급스러운 별장들이 있는 안부를 건너고 다시 가시덤불에 찔려가며 빽빽한 잡목 숲을 따라가다 지겨운 산행을 포기하고 마을로 내려가 바로 위의, 짓다가 만 사무실 한 채가 괴이하게 서 있는 논골재로 올라가서 시멘트 도로 그늘에 앉아 남은 술을 마시고는 이제 정말로 늙었다는 자조를 늘어놓으며 도로 따라 용문산터널로 내려간다.
미련하게 터널 반대의 연수리로 갔다가 돌아와 도로 따라 용문산로로 걸어가 마침 용문사에서 나오는 택시를 잡아타고 장날로 북적이는 용문역으로 가서 입석 한 장 끊고 찬 캔 맥주를 마시며 지금까지 몇 번 있지도 않았던 중도 포기 산행을 후회하며 기차를 기다린다.
▲ 곰산 정상
▲ 곰바위
▲ 407.6봉
▲ 사금봉 정상
▲ 잘못 읽은 이정판
▲ 용문산
▲ 논골재와 중원산
▲ 논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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