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7월 8일 (토요일)
◈ 산행경로
가평역
용수목(07:20-08:11)
석룡산
방림고개
1302.6봉
화악산
중봉
건들내(17:21)
가평역
◈ 도상거리
16km
◈ 산행시간
9시간 10분
◈ 산행기
같은 전철을 타고 가평까지 왔다가 고교동창들과 만나기로 했다는 두루님과 가평터미넣에서 헤어지고, 늦게 청춘열차를 타고 온 윈터님은 강씨봉에 전날 미리 온 지인들과 만난다며 중간에서 내려 역시 오늘도 홀로 산행이 된다.
장맛비가 쏟아져 내려오는 조무락골로 들어가 첫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꺾어 맑은 물이 흐르는 지 계곡을 따라가다 왔다 갔다 하며 흐릿한 등 로를 찾아 막걸리 한 컵 마시고는 계곡 최상단에서 찬 물을 받아 떠먹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지 능선으로 붙는다.
능선 삼거리를 지나서 밧줄 난간들이 쳐져있는 암 능 지대들을 통과해 예전의 정상 석이 놓여있던 봉우리(x1143.2m)를 넘어서 정상 석이 세 개나 서 있는 석룡산(x1147.4m)으로 올라가 전망대 데크에 앉아 흐르는 땀을 먹으며 찐만두에 소주 한 모금으로 힘든 몸을 달랜다.
방림고개로 내려가 등 로를 버리고 능선으로 들어 봄날의 청초하고 찬란했던 모습을 뒤로 누렇게 시들어가는 박새들을 안쓰러워하며 큰 바위들을 우회해 반대에서 오는 나물꾼들을 지나쳐 삼일봉 이라고 하는 1302.6봉으로 올라간다.
예전에 그렇게 많았던, 여름의 전령사인 붉은 동자꽃 군락들을 떠올리며 주위를 둘러보다 북봉울 넘어서 빽빽한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한동안 우회 길을 타고 짙은 안개로 모습조차 보이지 않는 공군부대를 지나쳐 실운현으로 잘못 내려가다 돌아와 간신히 능선을 찾아 삼거리에서 화악산(x1466.3m)으로 올라간다.
지체하지 않고 오래전 겨울에 쉽게 통과했었던 철조망 길로 들어가면 성하의 잡목과 가시덤불이 빽빽하고 바닥은 보이지 않아 이리저리 빠지고 미끄러지며 하는 수 없이 철조망을 잡지만 안쪽의 예리한 금속면이 손가락을 찔러 진행이 더디게 된다.
숲에 가린 철조망들을 피해 작열하는 햇볕을 맞으며 쉽게 줄지 않는 거리에 조바심을 내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철조망을 한 시간 가까이 고생을 하고 따라가 정문 바로 앞의 포장도로에 기진맥진해서 도착해 삼거리에서 밧줄들이 걸려있는 가파른 암 능을 타고 작은 데크에 정상 석이 있는 중봉(x1446.1m)으로 올라간다.
뒤따라 시끌벅적 올라오는 단체 등산객들을 보내고 그늘에 앉아 쓰린 팔을 매만지다 남은 만두에 술을 마시며 한참을 쉬고 집나간 나침반을 찾다가 포기하고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흘러 거리가 조금 짧은 것 같은 화악리 건들내로 향하지만 용수목 능선보다 계곡 길이 안 좋고 임도도 만만치 않아 후회를 하게 된다.
도로에서 능선으로 꺾어 반질반질한 산길을 타고 계곡으로 떨어져 원래 좋아하지 않는 물길을 한동안 따라가 화악산수도원을 지나 기다렸던 임도와 만나는데 이 역시 거추장스러운 잔돌밭 길이 이어져 짜증이 난다.
지친 몸을 이끌고 우려했던 대로 마지막 시멘트 다리를 넘쳐나는 계곡물에 빠지며 간신히 건너 찬물에 끈적거리는 몸을 닦고 왕소나무 맞은편의 도로에 앉아 20여 분 간 남은 술을 마시며 기다려 18시 버스에 오른다.

▲ 용수목

▲ 용수목으로 이어지는 능선

▲ 조무락골

▲ 석룡산 정상

▲ 방림고개

▲ 삼일봉

▲ 중봉 정상

▲ 화악리

▲ 뒤돌아본 화악산자락

▲ 왕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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