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ⅹⅱ)

자유스러운 영혼 (각흘산)

킬문 2024. 4. 8. 15:19

2024년 4월 7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신철원터미널(06:40-08:40)
도로삼거리
현충탑
532봉
군부대(10:40)
임도(11:02)
태화산(11:55)
763.7봉
각흘산(13:55)
약사령(14:58)
724.3봉(15:29)
용화동안부(16:23)
견현(17:03)
도로삼거리(17:59)
삼부연폭포(18:12)
신철원터미널(18:40)
동서울터미널(19:40-21:04)

◈ 산행거리
23.7km

◈ 산행시간
10시간

◈ 산행기



정류장마다 들르는,  직행 같지 않은 첫 완행버스에 진절머리를 내며 신철원터미널에 도착해 제법 쌀쌀한 바람을 맞으며 심부연폭포로 이어지는 도로 삼거리로 걸어가 왼쪽으로 꺾어 현충탑 주변을 도는 데크 계단을 따라가다 길이 없어 오래된 돌 참호를 지나 절벽 같은 급사면을 무대포로 치고 올라간다.
반대에서 돌을 구르며 내려오다 돌아가는 웬 짐승의 기척을 느끼며 산양의 배설물들이 널려있는 벼랑을 네발로 기어서 나무들을 부여잡고 간신히 무명봉으로 붙어 인적 끊어진 능선을 한동안 지나 철원 거북이산악회의 빛바랜 표지기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발견하고 지금에야 피어나기 시작하는 진달래 꽃봉오리들을 보면서 군부대 시설물로 올라간다.
악희봉과 태화산을 거쳐 각흘산으로 이어지는 대득지맥을 바라보며 시멘트 임도를 따라가다 기품 있는 노송이 서 있는 임도를 건너 예상치도 않게 뚜렷한 산길을 만나 온갖 쓰레기들이 버려져 있는 공터에 앉아 대강 점심을 먹고 산길이 없을까 하던 부담을 던지고는 악희봉을 곁눈질하며 시종 가파르게 이어지는 암 능들을 통과해 헬기장 위 정상에 폐 삼각점이 놓여있고 낯익은 정상 목이 뽑혀 뒹구는 태화산(795.0m)으로 올라간다.
조금 떨어진 지맥으로 가서 양지 바른 돌 참호에 앉아 몇 번이나 왔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쉬고는 낙엽으로 뒤덮인 가파른 능선을 지그재그로 조심스레 내려가 어제의 둘레길 산행으로 힘이 달리는 다리를 채근하며 미끄러운 능선을 지나서 방화선으로 붙는다.
전과 달리 쓰러진 철망을 쉽게 넘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가슴이 시원하게 트이는 방화선을 쉬엄쉬엄 올라가면 이십 몇 년 전에 지금은 베어진 억새 숲에서 광풍과 더불어 자유로운 영혼을 가슴 깊이 느꼈던 그 시절이 아련하게 떠올라 걸음을 멈추고 주위를 자꾸 둘러보게 된다.
암 능들을 지나 각흘산(836.8m)에 올라 쓸쓸히 단 포도를 까먹고 용화저수지를 바라보며 놀다가 암 능들을 통과해 박무에 가린 명성산을 바라보며 각흘봉 갈림길을 지나 통나무계단들을 타고 약사령 임도로 떨어지지만 온갖 쓰레기들이 사방에 너무 많이 버려져 있고 흉물스러워 입이 다물어진다.
나무계단들을 타고 힘겹게 수직 암벽을 통과해 이정표가 서 있는 724.3봉의 용화동 삼거리로 올라가 다행히 예상했던 시간이 맞아 안도하며 바위에 앉아 느긋하게 간식을 먹고 한적하고도 뚜렷한 능선 따라 밧줄들이 있는 암 능으로 올라서니 그제야 전에 지나갔단 기억이 난다.
용화저수지를 내려다보며 큼지막한 데크 쉼터가 놓여있는, 석천계곡과 용화저수지를 잇는 안부를 지나고 약간은 흐릿해진 산길 따라 농장이 가까운 견현을 건너 오래된 나무계단들이 낙엽에 묻혀있는 산길을 지나서 수직 암 봉으로 솟은 448봉 옆을 통과한다.
예전의 태극기가 사라진 군 삼각점 봉을 넘고 삼부연폭포의 우렁찬 물소리를 들으며 줄 곳 이어지는 나무계단들을 타고 뚝 떨어져서 참호들을 건너 이정표가 외롭게 서 있는 무덤가로 내려가 농가들을 우회해 아침에 지났던 도로 삼거리로 원점 회귀해서 산행을 마친다.
도로 따라 10 여 분 올라 멋지게 떨어지는 삼부연폭포를 알현하고 터벅터벅 아침에 왔던 길 따라 신철원터미널로 걸어가서 힘들면 꼭 나타나는 귀막힘 증상에 괴로워하며 산정호수에서 도봉산 환승센터로 완행버스가 다니는 운천으로 갈까 이리저리 궁리하다가 여의치 않아 한 시간을 기다려 1시간 20분 걸린다는 마지막 직행 버스를 타고 동서울로 나간다.



▲ 흰색 현충탑과 올라갈 능선



▲ 오른쪽의 하산할 능선



▲ 현충탑



▲ 군 시설에서 바라본 태화산



▲ 태화산



▲ 명성산



▲ 각흘산과 명성산



▲ 임도



▲ 태화산 정상



▲ 방화선



▲ 지나온 능선과 태화산



▲ 각흘산



▲ 각흘산 정상



▲ 약사령



▲ 용화동 삼거리



▲ 견현



▲ 원점회귀한 삼거리





▲ 삼부연폭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