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7월 30일 (일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06:15-07:44)
451지방도로(08:05-09:07)
송전탑(09:35)
아홉고개 갈림길(10:09)
가득봉 갈림길(10:46)
백암산 갈림길(11:25)
백암산(11:30)
백암산 갈림길(11:40)
문내치(12:24)
1098.0봉(12:45)
1071.6봉(13:08)
가마봉 갈림길(13:37)
가마봉(13:51)
가마봉 갈림길(14:09)
임도(14:35)
목장안부(14:57)
잡목안부(15:11)
1122.7봉(15:45)
소뿔산(16:25)
1076.4봉(17:00)
신흥동안부(17:45)
작은가마봉(18:25)
군사시설보호구역 표지석(19:10)
604.5봉(19:18)
거니고개(19:38)
홍천터미널(20:15-21:03)
용문터미널(21:10-21:46)
용문역
청량리역(22:26-23:28)
◈ 도상거리
약 22.1km (지맥 20.9km, 기타1.2km)
◈ 산행시간
10시간 31분
◈ 산행기
- 935.6봉
써빙하는 아주머니가 머리 긴 술꾼님을 물어보는 수미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기사분에게 부탁을 드려 미다리 내려가기 전의 451지방도로에서 간신히 차를 내린다.
절개지를 올라 참호가 파여있는 능선으로 들어가니 하늘에서는 오랜 장마가 끝났다고 하지만 잔뜩 습기를 머금고있는 숲은 건드릴 때 마다 빗물을 토해낸다.
아무 것도 보이지않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비안개가 서려있는 음침한 숲길을 따라가 송전탑을 지나고 웃자란 풀을 헤치며 흐릿한 등로를 찾는다.
펑퍼짐하고 울창한 산죽지대에서 잠시 헤메이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면 아홉고개로 갈라지는 듯 왼쪽으로 뚜렸한 길이 보이고 글씨 없는 리본도 한장 걸려있다.
마루금에서 약간 비껴나 삼각점이 있는 935.6봉은 생각지도 못하고, 흠뻑 젖은 몸으로 완만해진 숲길을 따라가니 바로 앞에서 주먹보다 작은 새끼새 한마리가 푸두득 날개짓을 하며 도망치는데 놀란 어미새는 나뭇가지사이로 낮게 날라다니며 큰 소리로 이방인을 쫓아낸다.

▲ 비에 젖은 산죽숲
- 백암산
낮은 산죽사이로 평탄한 길을 따라가다 가파른 능선을 치고 가득봉 삼거리에 올라가 몇달 전 눈 많이 온 겨울날에 가득봉에서 올라오며 붙혀놨던 내 표지기와 반갑게 조우한다.
낯 익은 진흙길을 내려가 억새와 덤불들로 꽉 찬 안부를 어렵게 지나고 가파른 숲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백암산자락이 먹구름사이로 보이고 가득봉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옆으로 지나간다.
푸른 색 페인트가 칠해진 나무들을 보며 백암산이 갈라지는 넓직한 초지 삼거리로 올라가니 겨울과는 달리 숲이 우거져있어 금방 지형 파악이 안된다.
뚜렸한 등로 따라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있는 백암산(1099.1m)으로 올라가면 겨울에 눈에 묻혀있던 삼각점(어론421/2005재설)이 정상석 옆에 놓여있고, 온갖 야생화들로 동산을 이룬 정상에는 윙윙거리며 벌들이 돌아다니고 호랑나비와 잠자리들이 군무를 지으며 날고있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 백암산 정상

▲ 백암산 정상

▲ 백암산 정상
- 가마봉
삼거리로 돌아와 북쪽으로 능선을 내려가면 등로는 왼쪽으로 뚝 떨어지다 물길이 보여서 몇번을 되돌아 올라가며 마루금을 찾지만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물길을 건너서 따라가보니 능선은 확실하게 이어져 최근 많이 내린 비로 일시적인 물길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
20여분 길을 찾다 깜짝 놀라 껑충 껑충 도망가는 노루를 만나고 울창한 억새밭을 지나 왼쪽의 황철동으로 길이 뚜렸하게 나있는 문내치를 건넌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다 커다란 암봉 두개를 거푸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20여분만에 1098.0봉에 닿아 완만해진 숲길을 서둘러 걸어간다.
간벌되어 걸기적거리는 나무들을 밟으며 평탄한 능선을 따라가다 싸리재골과 이어지는 잡목 가득한 흐릿한 안부를 지나고 1071.6봉의 암벽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올라가면 그제서야 멀리 가마봉이 묵직한 모습을 드러낸다.
나뭇가지사이로 사람 얼굴을 닮았다는 가마봉의 멋진 암벽을 바라보며 다시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오르니 가마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마루금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암릉길을 따라가니 오랫만에 구름이 걷히며 백암산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잘 보인다.
빽빽한 관목들을 헤치며 가마봉(1191.5m) 정상에 오르면 철주 한개만 서있고 아무 표시도 없지만 조금 떨어진 바위지대로 나가니 날이 개이며 그야말로 시야가 확 트여서 응봉산에서 백암산을 지나 이어지는 지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득봉이 앞에 우뚝 서있으며, 발 아래로 상남리쪽의 깊게 패인 계곡들이 아찔하게 펼쳐져 보인다.

▲ 문내치

▲ 가마봉

▲ 가마봉 정상

▲ 가마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응봉산에서 이어지는 마루금

▲ 가마봉에서 바라보는 가득봉과 백암산
- 1122.7봉
웬일인지 파리떼가 들끓는 정상에서 김밥을 먹고 갈림길로 내려가 완만해진 숲길을 바삐 따라가니 광암리와 김부리를 잇는 임도가 나오는데 물웅덩이를 이루고있어 잘못 밟으면 등산화가 진흙에 쑥쑥 빠진다.
철망을 넘어 억세어진 곰취들을 따며 가파른 능선을 오르고 술구네미고개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을 넘어서면 길이 완만해진다.
까시덤불이 차있는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흐릿한 숲길 따라 목장과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가니 목장문이었던 듯 나무기둥 두개만이 솟대처럼 높게 서있어 쓸쓸한 분위기가 든다.
철조망이 쳐져있는 능선을 오르고 봉우리를 넘어 안부로 내려가면 잡목과 덤불들이 꽉 차있고 길도 보이지않아 한여름에는 헤치기 힘든 곳이다.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니 암릉이 나타나는데 우회를 하고 직등도 하면서 쉽게 통과하지만 길이 없어 바위를 타고 내려서던 때를 생각하면 등로가 한결 뚜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진땀을 흘리며 암릉을 휘돌아 1122.7봉에 오르니 넓은 헬기장에 삼각점(어론430/2005재설)이 있고 옆에는 전에 안 보이던 송전탑 같은 커다란 군시설물이 놓여있으며 넓게 드러난 맨땅이 볼성 사납다.
예전 기억으로는 전망이 아주 좋았던 멋진 암봉이었는데 이렀게 무참하게 깔아뭉게서 시설물을 세워놓았으니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환경을 등한시하는 그 못돼먹은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 임도고개

▲ 목장안부

▲ 1122.7봉 정상
- 소뿔산
시설물을 지나고 시멘트도로에서 왼쪽으로 능선에 붙어 어둠침침한 숲을 따라가 잡목들만 들어찬 소뿔산(1118.0m)에 오르니 올 4월에 사다리식구들과 어울려 점심을 먹던 기억이 떠 올라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산죽지대를 따라 흔들바위 비숫한 기암을 지나고 웃자란 풀로 가리워진 등로를 찾으며 헬기장에 삼각점(어론24/1989재설)이 있는 1076.4봉에 오르지만 조망도 가려있고 거니고개에서의 막차시간이 생각나 부리나케 길을 이어간다.
정상에서 달음재로 이어지는 길을 조심해서 오른쪽으로 내려가 다시 어두어지기 시작하는 숲을 따라가면 봉우리들이 그치지않고 나타나 산객을 지치게한다.
잡목 들어찬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연신 넘어 안부에서 다시 봉을 치고 내려가니 왼쪽의 신흥동으로 뚜렸한 길이 갈라지는 안부가 나오고 밑으로는 신흥동의 민가들이 내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 소뿔산 정상

▲ 기암

▲ 1076.4봉 정상

▲ 신흥동안부
- 작은가마봉
가파르게 능선을 치고 올라 봉을 넘어서면 앞에 작은가마봉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멀리 떨어져있고 길마저도 흐릿해 조바심이 일어난다.
암봉을 오르고 넘고, 봉우리들을 연신 넘어서 글씨 없는 작은 삼각점이 묻혀있는 작은가마봉(924.7m) 정상에 오르니 숲이 우거져 408지방도로만이 내려다보이고 날이 저물며 황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다시 스멀 스멀 운무에 뒤덮히기 시작하는 봉우리에서 북서능으로 길을 찾다가 그저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암릉이 나오며 길은 사라진다.
다시 정상까지 올라가 길을 찾다가 내려오고, 짙은 가스가 앞을 가리는 정상을 세번째로 다시 올라가다 북서쪽 사면으로 꺽어지는 길을 발견하고 들어가니 뚜렸하고도 좋은 등로가 이어진다.
즉 작은가마봉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꺽어 북서릉으로 붙는 사면길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짙은 안개속에서 미처 갈림길을 보지 못한 것이다.

▲ 작은가마봉 정상
- 거니고개
20여분 아까운 시간을 까 먹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한동안 따라가니 반가운 표지기들도 간간이 걸려있고 군사시설보호구역 표지석을 지나며 왼쪽으로 잘못 내려갔던 지능선과 그 끝의 군부대 철책이 보인다.
웅웅거리는 차소리를 들으며 참호들이 파여있는 604.5봉에서 오른쪽으로 뚜렸한 등로를 따라 내려가면 시야가 트이며 거니고개 절개지의 낙석방지 시설물이 보이고 다음에 넘어야 할 봉우리들이 뿌옇게 앞을 막아서지만 가리산의 멋진 쌍봉은 흐릿한 대기속에 숨어있다.
무덤을 지나고 뚝 떨어지는 길을 내려가 참호들을 만나서 통나무계단을 타고 44국도상의 거니고개로 내려가니 장승들이 서있는 조각공원이 있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휴게소들이 보인다.
화장실에서 대강 딱고 길 건너편 공원쉼터 휴게소 앞의 의자에서 젖은 옷을 대강 갈아입은 후 신남에서 20시10분에 출발하는 홍천행 완행버스를 기다리고있으니 소뿔산자락은 금방 찰흑같은 어둠에 잠긴다.

▲ 뒤돌아 본 작은가마봉

▲ 거니고개

▲ 거니고개 휴게소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06:15-07:44)
451지방도로(08:05-09:07)
송전탑(09:35)
아홉고개 갈림길(10:09)
가득봉 갈림길(10:46)
백암산 갈림길(11:25)
백암산(11:30)
백암산 갈림길(11:40)
문내치(12:24)
1098.0봉(12:45)
1071.6봉(13:08)
가마봉 갈림길(13:37)
가마봉(13:51)
가마봉 갈림길(14:09)
임도(14:35)
목장안부(14:57)
잡목안부(15:11)
1122.7봉(15:45)
소뿔산(16:25)
1076.4봉(17:00)
신흥동안부(17:45)
작은가마봉(18:25)
군사시설보호구역 표지석(19:10)
604.5봉(19:18)
거니고개(19:38)
홍천터미널(20:15-21:03)
용문터미널(21:10-21:46)
용문역
청량리역(22:26-23:28)
◈ 도상거리
약 22.1km (지맥 20.9km, 기타1.2km)
◈ 산행시간
10시간 31분
◈ 산행기
- 935.6봉
써빙하는 아주머니가 머리 긴 술꾼님을 물어보는 수미식당에서 아침을 먹고, 기사분에게 부탁을 드려 미다리 내려가기 전의 451지방도로에서 간신히 차를 내린다.
절개지를 올라 참호가 파여있는 능선으로 들어가니 하늘에서는 오랜 장마가 끝났다고 하지만 잔뜩 습기를 머금고있는 숲은 건드릴 때 마다 빗물을 토해낸다.
아무 것도 보이지않는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비안개가 서려있는 음침한 숲길을 따라가 송전탑을 지나고 웃자란 풀을 헤치며 흐릿한 등로를 찾는다.
펑퍼짐하고 울창한 산죽지대에서 잠시 헤메이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올라가면 아홉고개로 갈라지는 듯 왼쪽으로 뚜렸한 길이 보이고 글씨 없는 리본도 한장 걸려있다.
마루금에서 약간 비껴나 삼각점이 있는 935.6봉은 생각지도 못하고, 흠뻑 젖은 몸으로 완만해진 숲길을 따라가니 바로 앞에서 주먹보다 작은 새끼새 한마리가 푸두득 날개짓을 하며 도망치는데 놀란 어미새는 나뭇가지사이로 낮게 날라다니며 큰 소리로 이방인을 쫓아낸다.
▲ 비에 젖은 산죽숲
- 백암산
낮은 산죽사이로 평탄한 길을 따라가다 가파른 능선을 치고 가득봉 삼거리에 올라가 몇달 전 눈 많이 온 겨울날에 가득봉에서 올라오며 붙혀놨던 내 표지기와 반갑게 조우한다.
낯 익은 진흙길을 내려가 억새와 덤불들로 꽉 찬 안부를 어렵게 지나고 가파른 숲길을 천천히 올라가면 백암산자락이 먹구름사이로 보이고 가득봉으로 이어지는 임도가 옆으로 지나간다.
푸른 색 페인트가 칠해진 나무들을 보며 백암산이 갈라지는 넓직한 초지 삼거리로 올라가니 겨울과는 달리 숲이 우거져있어 금방 지형 파악이 안된다.
뚜렸한 등로 따라 마루금에서 약간 벗어나있는 백암산(1099.1m)으로 올라가면 겨울에 눈에 묻혀있던 삼각점(어론421/2005재설)이 정상석 옆에 놓여있고, 온갖 야생화들로 동산을 이룬 정상에는 윙윙거리며 벌들이 돌아다니고 호랑나비와 잠자리들이 군무를 지으며 날고있어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낸다.
▲ 백암산 정상
▲ 백암산 정상
▲ 백암산 정상
- 가마봉
삼거리로 돌아와 북쪽으로 능선을 내려가면 등로는 왼쪽으로 뚝 떨어지다 물길이 보여서 몇번을 되돌아 올라가며 마루금을 찾지만 다른 길은 보이지 않는다.
하는 수 없이 물길을 건너서 따라가보니 능선은 확실하게 이어져 최근 많이 내린 비로 일시적인 물길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지만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든다.
20여분 길을 찾다 깜짝 놀라 껑충 껑충 도망가는 노루를 만나고 울창한 억새밭을 지나 왼쪽의 황철동으로 길이 뚜렸하게 나있는 문내치를 건넌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오르다 커다란 암봉 두개를 거푸 오른쪽으로 우회하고 20여분만에 1098.0봉에 닿아 완만해진 숲길을 서둘러 걸어간다.
간벌되어 걸기적거리는 나무들을 밟으며 평탄한 능선을 따라가다 싸리재골과 이어지는 잡목 가득한 흐릿한 안부를 지나고 1071.6봉의 암벽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올라가면 그제서야 멀리 가마봉이 묵직한 모습을 드러낸다.
나뭇가지사이로 사람 얼굴을 닮았다는 가마봉의 멋진 암벽을 바라보며 다시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오르니 가마봉 갈림길이 나오는데 마루금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암릉길을 따라가니 오랫만에 구름이 걷히며 백암산에서 이어온 마루금이 잘 보인다.
빽빽한 관목들을 헤치며 가마봉(1191.5m) 정상에 오르면 철주 한개만 서있고 아무 표시도 없지만 조금 떨어진 바위지대로 나가니 날이 개이며 그야말로 시야가 확 트여서 응봉산에서 백암산을 지나 이어지는 지맥의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득봉이 앞에 우뚝 서있으며, 발 아래로 상남리쪽의 깊게 패인 계곡들이 아찔하게 펼쳐져 보인다.
▲ 문내치
▲ 가마봉
▲ 가마봉 정상
▲ 가마봉에서 바라본, 왼쪽의 응봉산에서 이어지는 마루금
▲ 가마봉에서 바라보는 가득봉과 백암산
- 1122.7봉
웬일인지 파리떼가 들끓는 정상에서 김밥을 먹고 갈림길로 내려가 완만해진 숲길을 바삐 따라가니 광암리와 김부리를 잇는 임도가 나오는데 물웅덩이를 이루고있어 잘못 밟으면 등산화가 진흙에 쑥쑥 빠진다.
철망을 넘어 억세어진 곰취들을 따며 가파른 능선을 오르고 술구네미고개로 능선이 갈라지는 봉을 넘어서면 길이 완만해진다.
까시덤불이 차있는 능선을 오른쪽으로 우회하는 흐릿한 숲길 따라 목장과 이어지는 안부로 내려가니 목장문이었던 듯 나무기둥 두개만이 솟대처럼 높게 서있어 쓸쓸한 분위기가 든다.
철조망이 쳐져있는 능선을 오르고 봉우리를 넘어 안부로 내려가면 잡목과 덤불들이 꽉 차있고 길도 보이지않아 한여름에는 헤치기 힘든 곳이다.
가파른 능선을 올라가니 암릉이 나타나는데 우회를 하고 직등도 하면서 쉽게 통과하지만 길이 없어 바위를 타고 내려서던 때를 생각하면 등로가 한결 뚜렸해졌다는 생각이 든다.
진땀을 흘리며 암릉을 휘돌아 1122.7봉에 오르니 넓은 헬기장에 삼각점(어론430/2005재설)이 있고 옆에는 전에 안 보이던 송전탑 같은 커다란 군시설물이 놓여있으며 넓게 드러난 맨땅이 볼성 사납다.
예전 기억으로는 전망이 아주 좋았던 멋진 암봉이었는데 이렀게 무참하게 깔아뭉게서 시설물을 세워놓았으니 어처구니 없기도 하고 환경을 등한시하는 그 못돼먹은 행태에 분노가 치민다.
▲ 임도고개
▲ 목장안부
▲ 1122.7봉 정상
- 소뿔산
시설물을 지나고 시멘트도로에서 왼쪽으로 능선에 붙어 어둠침침한 숲을 따라가 잡목들만 들어찬 소뿔산(1118.0m)에 오르니 올 4월에 사다리식구들과 어울려 점심을 먹던 기억이 떠 올라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된다.
산죽지대를 따라 흔들바위 비숫한 기암을 지나고 웃자란 풀로 가리워진 등로를 찾으며 헬기장에 삼각점(어론24/1989재설)이 있는 1076.4봉에 오르지만 조망도 가려있고 거니고개에서의 막차시간이 생각나 부리나케 길을 이어간다.
정상에서 달음재로 이어지는 길을 조심해서 오른쪽으로 내려가 다시 어두어지기 시작하는 숲을 따라가면 봉우리들이 그치지않고 나타나 산객을 지치게한다.
잡목 들어찬 고만고만한 봉우리들을 연신 넘어 안부에서 다시 봉을 치고 내려가니 왼쪽의 신흥동으로 뚜렸한 길이 갈라지는 안부가 나오고 밑으로는 신흥동의 민가들이 내려다 보이기 시작한다.
▲ 소뿔산 정상
▲ 기암
▲ 1076.4봉 정상
▲ 신흥동안부
- 작은가마봉
가파르게 능선을 치고 올라 봉을 넘어서면 앞에 작은가마봉이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멀리 떨어져있고 길마저도 흐릿해 조바심이 일어난다.
암봉을 오르고 넘고, 봉우리들을 연신 넘어서 글씨 없는 작은 삼각점이 묻혀있는 작은가마봉(924.7m) 정상에 오르니 숲이 우거져 408지방도로만이 내려다보이고 날이 저물며 황량한 바람이 불어온다.
다시 스멀 스멀 운무에 뒤덮히기 시작하는 봉우리에서 북서능으로 길을 찾다가 그저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암릉이 나오며 길은 사라진다.
다시 정상까지 올라가 길을 찾다가 내려오고, 짙은 가스가 앞을 가리는 정상을 세번째로 다시 올라가다 북서쪽 사면으로 꺽어지는 길을 발견하고 들어가니 뚜렸하고도 좋은 등로가 이어진다.
즉 작은가마봉 정상에서 조금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꺽어 북서릉으로 붙는 사면길로 들어갔어야 하는데 짙은 안개속에서 미처 갈림길을 보지 못한 것이다.
▲ 작은가마봉 정상
- 거니고개
20여분 아까운 시간을 까 먹고 완만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한동안 따라가니 반가운 표지기들도 간간이 걸려있고 군사시설보호구역 표지석을 지나며 왼쪽으로 잘못 내려갔던 지능선과 그 끝의 군부대 철책이 보인다.
웅웅거리는 차소리를 들으며 참호들이 파여있는 604.5봉에서 오른쪽으로 뚜렸한 등로를 따라 내려가면 시야가 트이며 거니고개 절개지의 낙석방지 시설물이 보이고 다음에 넘어야 할 봉우리들이 뿌옇게 앞을 막아서지만 가리산의 멋진 쌍봉은 흐릿한 대기속에 숨어있다.
무덤을 지나고 뚝 떨어지는 길을 내려가 참호들을 만나서 통나무계단을 타고 44국도상의 거니고개로 내려가니 장승들이 서있는 조각공원이 있고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휴게소들이 보인다.
화장실에서 대강 딱고 길 건너편 공원쉼터 휴게소 앞의 의자에서 젖은 옷을 대강 갈아입은 후 신남에서 20시10분에 출발하는 홍천행 완행버스를 기다리고있으니 소뿔산자락은 금방 찰흑같은 어둠에 잠긴다.
▲ 뒤돌아 본 작은가마봉
▲ 거니고개
▲ 거니고개 휴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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