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지맥 (Ⅰ)

영춘지맥 7구간 (태기산-삼계봉-청량봉-하뱃재)

킬문 2006. 10. 27. 16:34

2006년 5월 31일 (수요일)

◈ 산행일정

청량리역
원주역(23:30-01:12)
원주터미널
둔내터미널(05:50-06:40)
양구두미재(06:56)
영춘지맥 갈림길(07:22)
태기산(07:48)
군사도로(08:21)
능선갈림봉(09:17)
능선갈림봉(09:54)
낙수대이정표
능선갈림봉(11:02)
주능선안부(11:28)
삼계봉(12:28)
1102봉(13:00)
구목령(13:37)
1128봉(14:03)
암봉(14:34)
1191.8봉(14:45)
1074봉(15:45)
장곡현(16:03)
임도종점(16:07)
청량봉(16:36)
노송봉(17:05)
922.5봉(17:18)
구덩이봉(17:58)
하뱃재(18:39)
율전
홍천터미널(19:10-19:55)
상봉터미널(20:20-22:20)

◈ 도상거리
22.8km (접근 1.0km)

◈ 산행시간
11시간 17분 (접근 26분)

◈ 산행기

- 양구두미재
원주역에서 택시를 타고 터미널과 가까운 찜질방으로 가 그냥 옷을 입은 채로 자리에 누웠지만 사방에서 코를 고는 소리가 진동하고 또 시계의 작은 알람소리를 놓칠까 긴장했었는지 여러번 깨고 잠을 이루지 못했다.
김밥집에서 아침을 먹고 김밥 한줄 싸서 5시 55분 둔내행 첫 버스를 타며 원주에 당일로 와서 8시 40분 버스를 타도 율전에서 홍천 나가는 마지막 버스를 놓치지 않을텐데 하는 간사한 마음이 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몇번째 오는 둔내에서 전번에 칠송고개까지 데려다 준 기사분의 차로 양구두미재에서 내려 풀벌레 노래하는 임도로 들어서면 벌써 한여름같은 더운 날씨가 느껴진다.
한산한 도로 따라 영춘지맥길과 만나고 고개를 넘어 부대밑의 공터로 내려가니 몇쌍의 나물꾼들이 모여있다가 송신소에 근무하는 사람으로 알았는지 어디에 나물이 많냐며 말을 걸어온다.



▲ 양구두미재



▲ 도로에서 바라본 태기산



- 태기산
전신주와 같이 이어지는 가파른 계단길을 쉬엄쉬엄 오르면 태기산(1261.4m) 정상을 차지하고있는 군부대가 나오고 철조망을 오른쪽으로 휘돌아가니 커다란 군견들이 안에서 짖으며 따라오지만 군인들은 제지하지않는다.
틈틈이 보이는 곰취들을 따 가며 부대를 돌아 오르면 한강기맥의 연릉들이 잘 보이고 사방으로 푸른 수림의 물결들이 파노라마 치듯 펼쳐지지만 산허리로 꾸불꾸불 패여나간 군사도로는 흉측스럽게 보인다.
부대가 끝나는 지점의 초원에서 한 20여분 군락을 이룬 곰취를 뜯으며 마냥 객기를 부리다가 도로를 따라 내려가 도로가 왼쪽으로 휘는 지점에서 숲으로 들어간다.
지맥의 마루금은 갈림길에서 두번째 봉우리인 1149봉의 정상부쯤에서 북서쪽 산죽숲으로 이어지지만 몇번을 찾다가 실패하고 또 군계능선으로 가도 조금 돌기만 할 뿐이지 물을 건넌다는 생각이 없었던 터라 귀찮은 마음에 뚜렸한 일반등로를 따라간다.



▲ 군부대에서 바라본, 이어지는 마루금


- 군계능선
깊은 숲속 사면에서 나물 뜯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뚜렸한 등로 따라 봉우리를 넘고 무슨 잡생각이 그리 많은지 골몰히 땅바닥만 보며 북릉으로 한참을 가다가 되돌아온다.
봉우리에서 서쪽의 군계능선으로 꺽어져 들어가니 흐릿한 산죽숲이 나타나는데 기맥종주자들의 표기기들이 걸려있고 또한 처음 선답한 분의 영춘비닐끈까지 보여서 안심하지만 곧 계곡으로 떨어지게 된다.
혼란한 마음에 기맥종주자의 표지기도 보이는 뚜렸한 등로를 따라가면 삼거리에 '낙수대" 이정판이 걸려있고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많이 펄럭거린다.
일단은 횡성군의 작은 이정표들을 보면서 남쪽으로 계속 이어지는 등로를 따라가다가 아무래도 이상해 되돌아섰지만 계속 따라갔으면 곧 지맥길과 만나고 그리 많은 시간을 버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온길을 되돌아 처음 내려온 능선을 놓치고 옆의 가파른 지능선을 치고 처음의 봉우리로 돌아와 다시 내려가보지만 역시 다른 길은 없고 약간 오른쪽으로 꺽어 계곡으로 떨어져 잡목덤불들을 헤치고 올라가니 결국 지맥의 마루금과 만난다.
처음부터 지맥길을 잘 찾아 들어갔으면 이런 황당한 일도 없었을텐데 귀찮은 마음에 군계능선을 따라갔다가 2시간 가까운 시간을 허비하고나니 이번에는 막차를 놓치지나 않을까 걱정하는 신세가 되어버렸다.


- 삼계봉
가파른 산죽숲을 진땀을 흘리며 오르고 흐릿한 족적 따라 봉우리를 넘어가니 왼쪽 사면으로 길이 이어지며 밑으로는 계곡이 가까운듯 물소리가 들린다.
능선에서 왼쪽으로 꺽어져 울창한 산죽들을 뚫고 봉우리들을 연신 넘어가면 뿌연 박무속에 한강기맥의 마루금이 정면으로 보이고 왼쪽으로는 봉복산이 뾰족하게 솟아있어 눈길을 끈다.
페트병과 막걸리통등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안부를 두번 지나 한강기맥으로 생각했던 봉우리에 오르니 신대리쪽으로 표지기 달린 등로가 갈라져나가고 지맥은 계속 오른쪽으로 이어져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 같아 당황스러워진다.
잔 봉우리들을 넘어 가파르게 산죽숲을 치고 박성태님이 명명하신 한강기맥의 삼계봉으로 올라가면 좌우로 뚜렸한 등로가 이어지고 표지기들도 많이 걸려있으며 때 맞춰 시원한 바람이 땀을 말려준다.



▲ 삼계봉 정상


- 구목령
산죽숲 따라 봉우리들을 넘고 등로의 더덕을 캐 가며 내려가다 벌목지대를 만나는데 어떤 산님이 흘렸는지 이만오천 둔내지형도가 접어진채로 떨어져있어 집어둔다.
능선을 덮고있는 베어진 나무에 찔리고 긁히며 죽은 산죽들이 지저분하게 널려있는 등로 따라 1102봉에 올라 삼각점이 있는 1148.2봉을 비껴서 왼쪽으로 꺽어 울창한 산죽숲을 내려간다.
키 큰 산죽들을 지나고 흥정리쪽에서 고함치는 나물꾼들의 소리를 들으며 철쭉등 관목들이 빽빽한 산길을 내려가면 구목령 임도가 나오고 승합차가 몇대 서있다.
세번째로 만나는 구목령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철문 옆으로 가파른 산길을 치고 오르니 넓은 헬기장이 나오는데 멀리 태기산이 우뚝하게 서있고 꾸불꾸불 이어져 온 마루금이 잘 보인다.
가파른 산길을 치고 전에 반대에서 내려올 때 잘못 직진해서 곤욕을 치뤘던 삼거리로 올라가면 길도 훤하고 표지기들도 많이 걸려있어 이제 헷갈릴 염려가 없어 보인다.
펑퍼짐한 1128봉에서 쥬스를 타 마시고 날파리들을 쫒으며 율전에서 홍천 가는 19시 10분 버스를 헤아려보다 시간이 너무 빡빡해 급히 배낭을 집어든다.



▲ 구목령


- 청량봉
철쭉꽃과 어우러진 바위지대를 간간이 넘고 오랫만에 암봉으로 올라서니 시야가 확 트여서 지나온 산봉들이 훤하고 깊게 패어져나간 배나무골 끝으로 생곡리의 농가들이 작게 보인다.
키 큰 산죽숲을 뚫고 오래된 삼각점(801재설?/79.9건설부)이 있는 1191.8봉을 넘어 계속되는 바위지대를 우측 사면으로 우회하다 힘이 들어 능선으로 올라가니 오히려 더 좋은 등로가 이어진다.
완만해진 산길을 따라가면 금방 파 헤친 구덩이들이 어지럽고 뿌리를 갉아먹은 흔적이 보이더니 바로 앞에서 지축을 울리며 멧돼지들이 도망가는 소리가 들린다.
봉우리들을 연속해서 넘고 나뭇가지사이로 내내 시야에 들어오는 흥정산을 바라보며 왼쪽으로 지나가는 임도와 나란히 능선길을 따라간다.
임도로 내려가 불발현쪽으로 바리케이트가 쳐있는 임도삼거리인 장곡현을 지나고 위로 올라가면 국유임도종점 표시석이 서있어 몇년 전 악우들과 한강기맥을 종주하던 좋았던 시절이 떠 오른다.
왼쪽으로 내려가 산죽들이 울창한 산길을 따라가다 가파른 능선을 치고 왼쪽으로 꺽어 올라가면 역시 박성태님이 명명하신 청량봉(1052.0m)이 나오는데 산불초소와 통신시설이 서있고 삼각점(봉평302/2005재설)이 설치되어있다.



▲ 장곡현



▲ 임도 종점



▲ 청량봉 정상



- 922.5봉
흥정산과 회령봉쪽으로 시야가 트이는 정상에서 마지막 남은 빵과 간식을 먹고 이번 일요일에 하뱃재에서 오를 광인님께 안부쪽지를 적어 나무에 걸쳐놓고 오른쪽으로 꺽어지는 한강기맥을 바라보며 바삐 북릉으로 들어간다.
잡목들을 헤치면 뚜렸한 등로가 이어지다가 약간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며 펑퍼짐한 안부가 나오고 길이 애매모호하지만 오른쪽 능선으로 들어가니 길이 확실한데 아마 박성태님이 두시간 넘게 길을 찾으셨다는 그 곳인 것 같다.
간혹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뚜렸하고도 완만한 길 따라 쭉 뻗은 노송 한그루가 서있는 봉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드넓은 벌목지대가 펼쳐지는 안부로 내려가니 얼마 전 다녀왔던 문암산줄기가 눈앞에 펼쳐진다.
가파른 산죽숲 따라 삼각점(봉평405/2005재설)이 있는 922.5봉을 지나고 수십마리씩 떼지어 몰려드는 하루살이들을 쫒으며 벌목지로 연결되는 임도를 잠깐 만났다 직진해서 봉우리를 넘는다.
고도가 낮아지며 나타나는 거미줄을 연신 걷으며 벌목지대를 따라 이어지는 기맥길을 조심해서 따라가 울창한 잡목들을 헤치고 오래된 구덩이가 파여있는 봉우리를 넘는다.



▲ 922.5봉 정상



▲벌목지대너머로 펼쳐지는 문암산줄기



- 하뱃재
멀리 차소리를 들어가며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등로상에 널브러진 굵은 더덕들을 여럿 캐지만 버스시간을 생각하고는 아예 쳐다보지도 않고 걸음을 빨리 한다.
앞을 가로막는 거치장스러운 잡목가지들을 헤치고 능선만 가늠하며 한동안 내려가면 가파른 절개지가 나타나고 오른쪽으로 내려가니 통신탑이 서있는 배추밭이 나오며 56번국도와 31번국도가 교차하는 율전삼거리가 바로 앞이다.
율전으로 들어가 홍천 나가는 19시 10분 막차를 확인하고 20여분 여유가 있어 가겟집 수도가에서 대강 먼지를 딱고 도로에 앉아 찬 캔맥주로 목을 축인다.
방내 가는 19시 05분 버스를 보내고 율전초교 앞에서 서쪽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바라보며 맥주를 벌컥거리고있으니 미용실 앞 작은 공터에는 관상용으로 심었는지 예쁜 곰취들이 머리를 들고 모양새를 뽐내고있다.



▲ 하뱃재



▲ 율전삼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