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 3일 (일요일)
◈ 산행일정
신남
거니고개(04:40)
군사보호시설 표시석(05:39)
593.9봉(06:17)
707봉(07:22)
사거리안부(07:45)
777.3봉(08:16-08:26)
매봉(09:17)
714.1봉(10:27)
홍천고개(10:51)
833.9봉(11:44)
능선갈림길(12:25)
가리산(13:06-13:28)
광산골갈림길(13:59)
임도(14:26)
781.1봉(14:52)
늘목고개(15:31)
831봉(16:18)
890봉(16:47)
790봉(17:26)
754.9봉(18:03)
699.5봉
가락재(18:44)
가락재정상쉼터(19:45)
남춘천역
성북역(21:45-23:12)
◈ 도상거리
약 30km
◈ 산행시간
15시간 05분
◈ 산행기
- 593.9봉
군 시절 양구를 넘나들며 거쳐가곤 하던 신남의 허름한 여관에서 어린 군인들의 술 취한 목소리를 들으며 날밤을 세우고 두번이나 탄 적이 있는 기사분의 차로 어둠에 묻힌 거니고개에 내리니 하늘에는 정말 별이 총총히 빛나고 있다. (8000원)
파 헤쳐진 황토를 딛고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 안개가 꽉 차있는 숲에서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무덤을 만나며 길이 사라져 헤메인다.
20여분 시간을 보내고 능선만 가늠하며 숲길을 올라가면 처음에는 새벽 이슬이 떨어지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맑은 하늘에서 가느다란 빗방울들이 내려오며 정적에 묻힌 숲을 울린다.
몇년전의 기억을 되살려가며 참호가 있는 봉을 넘고 넓은 무덤들을 지나서 군사보호시설 표시석을 만나 외길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간다.
구덩이가 파여있는 잔봉들을 연신 넘어 빽빽한 억새와 까시덤불속에 삼각점(어론403/2005복구)이 숨어있는 593.9봉에 오르니 조망이 트여서 가리산을 향하여 시계 방향으로 크게 휘며 이어지는 마루금이 잘 보이고, 일출이 막 시작되어 통신시설이 있는 응봉산과 소뿔산 뒤로 눈부신 태양이 떠 오르며 일대의 산봉들을 환하게 비춰준다.
▲ 593.9봉에서 바라본, 가리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응봉산과 소뿔산너머로 떠 오르는 태양
- 매봉
날이 개이며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지는 한적한 능선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 봉우리를 넘으면 간벌된 나무들이 걸기적거리고 지맥의 707봉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져나간 720.9봉이 운해속에 우뚝한 모습을 드러낸다.
뚝 떨어졌다가 가파르게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올라가니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오지만 앞에 솟은 봉우리도 높아보이고 곧 다가올 한낮의 무더위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능선이 갈라지는 707봉에 올라 왼쪽으로 마루금을 따라가면 길도 흐릿하지만 잡목들이 울창하고 여름이라 그런지 나뭇가지들이 가로막으며 귀찮게 한다.
오른쪽으로 임도가 가깝게 보이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바위지대들을 따라 잡목들을 헤치며 마루금에서 왼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777.3봉에 오르니 낡은 삼각점은 여전하고, 멀리 가리산의 쌍봉이 위압적으로 보이며 대룡산에서 군부대가 있는 녹두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도 한눈에 들어온다.
10여분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급하게 떨어지는 잡목길을 내려가며 지형도에 나오는 매봉고개를 유심히 찾아보지만 그저 길 없는 안부만 나올 뿐 뚜렷한 고개는 보이지않는다.
공터가 있는 봉을 넘고 간간이 나타나는 일반산악회의 표지기들을 보며 멧돼지들이 갈아엎은 능선길을 따라가니 바로 밑에서 씩씩거리는 콧소리가 들려와 스틱으로 나무를 두드리고 큰 소리를 지른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따라 주능선과 합류해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매봉(800.3m) 정상에 오르니 글씨 없는 오래된 삼각점이 있고 바위산이 정면으로 우뚝 솟아 있으며 지나온 산봉들이 뚜렸하게 보인다.
▲ 777.3봉에서 바라본 가리산
▲ 매봉 정상
▲ 매봉에서 바라본 바위산
- 833.9봉
군삼각점이 있는 옆의 봉우리를 넘고 전보다 확연해진 등로 따라 무너진 집터를 지나 순하게 이어지는 서늘한 숲길을 바삐 걸어간다.
조교리로 이어지는 등로들을 확인하며 공터봉에서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 잡목덤불들을 헤치고 바위지대를 따라 삼각점(내평305/2005재설)이 있는 714.1봉에 오르면 역시 조망이 트여 가리산 쌍봉이 머리를 삐쭉 내밀고있다.
밑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만나며 절개지를 왼쪽으로 피해 11번 군도가 지나가는 홍천고개로 내려가니 마지막 여름을 보내는 매미들로 시끄럽고 빈 도로에는 땡볕만이 나른하게 내리쬔다.
도로를 건너서 덤불지대를 올라가면 주위의 벌목지너머로 시야가 트여서 백암산에서 소뿔산을 지나 작은가마봉으로 이어지는 지맥의 마루금이 뚜렸하게 보이고 홍천쪽의 수많은 산봉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연신 찬물을 들이키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따라 등잔봉이라고 하는 833.9봉에 오르니 시멘트 반죽에 삼각점 표시가 있고, 가리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서있으며 멋진 암봉을 향하여 달려가는 마루금이 역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 군삼각점이 있는 옆의 봉우리
▲ 714.1봉에서 바라본 가리산
▲ 홍천고개
▲ 벌목지에서 바라본, 지나온 지맥의 마루금
▲ 833.9봉 정상
▲ 833.9봉에서 바라본 가리산
- 가리산
멀리 설악산과 가리봉까지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벌목지대를 지나고 험한 암봉들을 연이어 오른쪽 사면으로 길게 우회한다.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등산객들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따라 가리산 주능선과 합류하면 좌우로 고속도로 같은 탄탄대로가 열린다.
새득이봉이라고도 하는 펑퍼짐한 936.0봉을 넘고 이정판들을 보며 수많은 등산객들을 지나서 물노리 선착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쇠줄을 잡고 험한 절벽지대를 올라간다.
가리산(1050.7m)정상인 좁은 헬기장에 오르니 일등 정상석과 삼각점(내평11/1988재설)이 있으며 전망이 훤히 트여서 올라온 능선은 물론 서쪽으로 꺽어서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푸른 빛의 소양호가 꿈결처럼 아련하게 펄쳐진다.
봉우리에서 암릉으로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샘터로 내려가 10여분을 기다려 졸졸 흐르는 석간수를 가득 채우고 거대한 암봉을 휘도는 물노리 길로 들어선다.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맨 뒤의 설악산
▲ 가리산 정상
▲ 가리산 암봉
▲ 가리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가리산에서 바라본,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마루금
▲ 가리산에서 바라본 소양호
- 늘목고개
왼쪽으로 암봉을 한바퀴 빙 돌아 바로 내려오는 길과 만나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물노리 이정판이 걸려있는 곳으로 꺽어지면 등로도 뚜렸하고 표지기들이 자주 걸려있어 길을 잃을 곳은 없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전망대에서 가리산 정상의 절벽들을 구경하고 까마득한 물로리쪽 계곡을 내려다보다 노송들이 어우러진 암봉들을 넘고 우회하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육산길을 내려간다.
광산골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가다 폐무덤들을 거푸 지나고 광산골에서 올라오는, 한쪽이 막힌 임도를 넘어서니 전주들이 서있다.
잔 더덕들을 캐가며 흐릿한 능선길 따라서 삼각점(내평427/2005복구)과 안내문이 있는 781.1봉에 오르니 가리산이 멋지게 시야에 들어오고 멀리 북쪽으로 용화산과 사명산줄기가 잘 보인다.
정상을 내려가며 바로 왼쪽으로 꺽어지는 흐릿한 길을 찾아 낙엽송지대를 지나고, 잣나무조림지를 만나 왼쪽으로 삼년골의 농가들을 바라보며 헬기장으로 내려가면 앞에 늘목고개를 넘어 이어지는 산봉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무성하게 자란 까시나무와 덤불들을 헤치고 쓰러진 나무들을 피해 능선으로 붙어 늘목고개로 내려가니 넓은 임도삼거리에는 입산통제 안내판이 서있고 트럭들이 자주 넘나든다.
▲ 노송사이로 보이는 가리산 암봉
▲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물노리계곡
▲ 781.1봉 정상
▲ 781.1봉에서 바라본 사명산
▲ 삼년골
▲ 헬기장에서 바라본 가야할 마루금
▲ 늘목고개
- 754.9봉
무덤으로 오르는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급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힘겹게 올라 봉우리를 넘어서니 앞에는 예상치도 않았던 높은 봉우리들이 나타나 은근히 걱정이 된다.
안부에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올라가면 길도 없지만 빽빽한 잡목들이 앞을 막으며 연신 배낭을 잡고 늘어져 힘도 들고 짜증이 난다.
정상의 암릉을 오른쪽 사면으로 길게 우회해서 831봉을 돌고 잡목만이 우거진 어둠침침한 능선길을 따라가니 굴곡 심한 마루금에 진땀이 줄줄 흐른다.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다 참호가 길게 파여있는 정상부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 890봉을 넘고 칡덩쿨들이 발을 잡아채는 길 없는 능선을 따라가면 낙엽속에 최근의 발자국이 남아있어 도움이 되고 어디선가 차소리가 들려와 이른 희망을 갖게 한다.
내려온 831봉과 890봉이 잘 보이는 벌목지대를 지나 오래된 참호에 썩은 나무다리가 걸쳐있는 790봉을 넘고 사방으로 참호들이 어지럽게 파여있는 능선을 조심해서 내려간다.
왼만하게 이어지는 낙엽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삼각점(내평311/2005복구)이 있는 754.9봉을 넘고 무심코 직진하다 돌아와 덤불들을 헤치며 왼쪽인 남서쪽으로 들어가니 뚜렸한 길이 나온다.
▲ 벌목지대에서 뒤돌아본 831봉과 890봉
▲ 754.9봉 정상
- 가락재
뉘엇뉘엇 지는 해를 의식하며 왼만하고 뚜렸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699.5봉에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서 내려가니 산즐기가 펑퍼짐하고 지능선들이 자주 나타나 헷갈려진다.
능선을 잘 가늠하며 가락재 임도로 내려서면 삼거리에는 오래된 교통 이정판이 걸려있고 어둠이 깔리며 가락재터널로 올라가는 도로와 차량의 불빛들이 보인다.
송신탑까지 왔다갔다 하며 좌우로 내려갈 곳을 살펴도 길은 안 보이고 어둠은 살처럼 다가와 금방 산자락이 컴컴해진다.
지형도상으로 가장 가까운 상걸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무작정 사면을 타고 내려가니 쓰러진 나무틈으로 발이 쑥쑥 빠지고 빽빽한 칡넝쿨과 까시덤불이 온몸을 사로 잡아 옴짝달싹을 못한다.
고생끝에 간신히 계곡으로 내려가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나고, 땅에 묻혀있는 주황색 플라스틱 호스를 확인하며 산길을 잠시 따라가면 앞에 불을 훤하게 밝힌 가락재정상쉼터가 나온다.
험한 몰골로 식당에 들어가 춘천 나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마침 주인을 만나러 온 분이 선뜻 승용차로 시내버스가 서는 공골까지 데려다주신다.
공골의 산골쉼터 맞은편의 가겟집에서 수돗물에 잠깐 땀을 딱고 마지막으로 돌아나가는 춘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면 풀벌레들은 가을을 예고하듯 목청껏 노래하고 대룡산으로 구비쳐 올라가는 산봉들은 어둠속에 옹골찬 모습을 보여준다.
▲ 가락재 임도
◈ 산행일정
신남
거니고개(04:40)
군사보호시설 표시석(05:39)
593.9봉(06:17)
707봉(07:22)
사거리안부(07:45)
777.3봉(08:16-08:26)
매봉(09:17)
714.1봉(10:27)
홍천고개(10:51)
833.9봉(11:44)
능선갈림길(12:25)
가리산(13:06-13:28)
광산골갈림길(13:59)
임도(14:26)
781.1봉(14:52)
늘목고개(15:31)
831봉(16:18)
890봉(16:47)
790봉(17:26)
754.9봉(18:03)
699.5봉
가락재(18:44)
가락재정상쉼터(19:45)
남춘천역
성북역(21:45-23:12)
◈ 도상거리
약 30km
◈ 산행시간
15시간 05분
◈ 산행기
- 593.9봉
군 시절 양구를 넘나들며 거쳐가곤 하던 신남의 허름한 여관에서 어린 군인들의 술 취한 목소리를 들으며 날밤을 세우고 두번이나 탄 적이 있는 기사분의 차로 어둠에 묻힌 거니고개에 내리니 하늘에는 정말 별이 총총히 빛나고 있다. (8000원)
파 헤쳐진 황토를 딛고 가파른 절개지를 올라가 안개가 꽉 차있는 숲에서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무덤을 만나며 길이 사라져 헤메인다.
20여분 시간을 보내고 능선만 가늠하며 숲길을 올라가면 처음에는 새벽 이슬이 떨어지는 소리인줄 알았는데 맑은 하늘에서 가느다란 빗방울들이 내려오며 정적에 묻힌 숲을 울린다.
몇년전의 기억을 되살려가며 참호가 있는 봉을 넘고 넓은 무덤들을 지나서 군사보호시설 표시석을 만나 외길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간다.
구덩이가 파여있는 잔봉들을 연신 넘어 빽빽한 억새와 까시덤불속에 삼각점(어론403/2005복구)이 숨어있는 593.9봉에 오르니 조망이 트여서 가리산을 향하여 시계 방향으로 크게 휘며 이어지는 마루금이 잘 보이고, 일출이 막 시작되어 통신시설이 있는 응봉산과 소뿔산 뒤로 눈부신 태양이 떠 오르며 일대의 산봉들을 환하게 비춰준다.
▲ 593.9봉에서 바라본, 가리산으로 이어지는 마루금
▲ 응봉산과 소뿔산너머로 떠 오르는 태양
- 매봉
날이 개이며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지는 한적한 능선을 따라가다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 봉우리를 넘으면 간벌된 나무들이 걸기적거리고 지맥의 707봉에서 오른쪽으로 갈라져나간 720.9봉이 운해속에 우뚝한 모습을 드러낸다.
뚝 떨어졌다가 가파르게 이어지는 숲길을 따라 올라가니 바람은 시원하게 불어오지만 앞에 솟은 봉우리도 높아보이고 곧 다가올 한낮의 무더위도 은근히 걱정이 된다.
능선이 갈라지는 707봉에 올라 왼쪽으로 마루금을 따라가면 길도 흐릿하지만 잡목들이 울창하고 여름이라 그런지 나뭇가지들이 가로막으며 귀찮게 한다.
오른쪽으로 임도가 가깝게 보이는 사거리안부를 넘고 바위지대들을 따라 잡목들을 헤치며 마루금에서 왼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777.3봉에 오르니 낡은 삼각점은 여전하고, 멀리 가리산의 쌍봉이 위압적으로 보이며 대룡산에서 군부대가 있는 녹두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도 한눈에 들어온다.
10여분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급하게 떨어지는 잡목길을 내려가며 지형도에 나오는 매봉고개를 유심히 찾아보지만 그저 길 없는 안부만 나올 뿐 뚜렷한 고개는 보이지않는다.
공터가 있는 봉을 넘고 간간이 나타나는 일반산악회의 표지기들을 보며 멧돼지들이 갈아엎은 능선길을 따라가니 바로 밑에서 씩씩거리는 콧소리가 들려와 스틱으로 나무를 두드리고 큰 소리를 지른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따라 주능선과 합류해서 오른쪽으로 약간 떨어져있는 매봉(800.3m) 정상에 오르니 글씨 없는 오래된 삼각점이 있고 바위산이 정면으로 우뚝 솟아 있으며 지나온 산봉들이 뚜렸하게 보인다.
▲ 777.3봉에서 바라본 가리산
▲ 매봉 정상
▲ 매봉에서 바라본 바위산
- 833.9봉
군삼각점이 있는 옆의 봉우리를 넘고 전보다 확연해진 등로 따라 무너진 집터를 지나 순하게 이어지는 서늘한 숲길을 바삐 걸어간다.
조교리로 이어지는 등로들을 확인하며 공터봉에서 왼쪽으로 꺽어 내려가 잡목덤불들을 헤치고 바위지대를 따라 삼각점(내평305/2005재설)이 있는 714.1봉에 오르면 역시 조망이 트여 가리산 쌍봉이 머리를 삐쭉 내밀고있다.
밑에서 올라오는 등산객들과 만나며 절개지를 왼쪽으로 피해 11번 군도가 지나가는 홍천고개로 내려가니 마지막 여름을 보내는 매미들로 시끄럽고 빈 도로에는 땡볕만이 나른하게 내리쬔다.
도로를 건너서 덤불지대를 올라가면 주위의 벌목지너머로 시야가 트여서 백암산에서 소뿔산을 지나 작은가마봉으로 이어지는 지맥의 마루금이 뚜렸하게 보이고 홍천쪽의 수많은 산봉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연신 찬물을 들이키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따라 등잔봉이라고 하는 833.9봉에 오르니 시멘트 반죽에 삼각점 표시가 있고, 가리산이 손에 닿을 듯 가깝게 서있으며 멋진 암봉을 향하여 달려가는 마루금이 역동적인 모습을 보인다.
▲ 군삼각점이 있는 옆의 봉우리
▲ 714.1봉에서 바라본 가리산
▲ 홍천고개
▲ 벌목지에서 바라본, 지나온 지맥의 마루금
▲ 833.9봉 정상
▲ 833.9봉에서 바라본 가리산
- 가리산
멀리 설악산과 가리봉까지 시원하게 조망이 트이는 벌목지대를 지나고 험한 암봉들을 연이어 오른쪽 사면으로 길게 우회한다.
가까운 곳에서 들려오는 등산객들의 고함소리를 들으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따라 가리산 주능선과 합류하면 좌우로 고속도로 같은 탄탄대로가 열린다.
새득이봉이라고도 하는 펑퍼짐한 936.0봉을 넘고 이정판들을 보며 수많은 등산객들을 지나서 물노리 선착장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 쇠줄을 잡고 험한 절벽지대를 올라간다.
가리산(1050.7m)정상인 좁은 헬기장에 오르니 일등 정상석과 삼각점(내평11/1988재설)이 있으며 전망이 훤히 트여서 올라온 능선은 물론 서쪽으로 꺽어서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멀리 푸른 빛의 소양호가 꿈결처럼 아련하게 펄쳐진다.
봉우리에서 암릉으로 직진하는 길을 버리고 샘터로 내려가 10여분을 기다려 졸졸 흐르는 석간수를 가득 채우고 거대한 암봉을 휘도는 물노리 길로 들어선다.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맨 뒤의 설악산
▲ 가리산 정상
▲ 가리산 암봉
▲ 가리산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 가리산에서 바라본, 대룡산으로 이어지는 까다로운 마루금
▲ 가리산에서 바라본 소양호
- 늘목고개
왼쪽으로 암봉을 한바퀴 빙 돌아 바로 내려오는 길과 만나고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물노리 이정판이 걸려있는 곳으로 꺽어지면 등로도 뚜렸하고 표지기들이 자주 걸려있어 길을 잃을 곳은 없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전망대에서 가리산 정상의 절벽들을 구경하고 까마득한 물로리쪽 계곡을 내려다보다 노송들이 어우러진 암봉들을 넘고 우회하며 완만하게 이어지는 육산길을 내려간다.
광산골로 길이 갈라지는 삼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가다 폐무덤들을 거푸 지나고 광산골에서 올라오는, 한쪽이 막힌 임도를 넘어서니 전주들이 서있다.
잔 더덕들을 캐가며 흐릿한 능선길 따라서 삼각점(내평427/2005복구)과 안내문이 있는 781.1봉에 오르니 가리산이 멋지게 시야에 들어오고 멀리 북쪽으로 용화산과 사명산줄기가 잘 보인다.
정상을 내려가며 바로 왼쪽으로 꺽어지는 흐릿한 길을 찾아 낙엽송지대를 지나고, 잣나무조림지를 만나 왼쪽으로 삼년골의 농가들을 바라보며 헬기장으로 내려가면 앞에 늘목고개를 넘어 이어지는 산봉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무성하게 자란 까시나무와 덤불들을 헤치고 쓰러진 나무들을 피해 능선으로 붙어 늘목고개로 내려가니 넓은 임도삼거리에는 입산통제 안내판이 서있고 트럭들이 자주 넘나든다.
▲ 노송사이로 보이는 가리산 암봉
▲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는 물노리계곡
▲ 781.1봉 정상
▲ 781.1봉에서 바라본 사명산
▲ 삼년골
▲ 헬기장에서 바라본 가야할 마루금
▲ 늘목고개
- 754.9봉
무덤으로 오르는 흐릿한 족적을 따라가다 급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힘겹게 올라 봉우리를 넘어서니 앞에는 예상치도 않았던 높은 봉우리들이 나타나 은근히 걱정이 된다.
안부에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을 올라가면 길도 없지만 빽빽한 잡목들이 앞을 막으며 연신 배낭을 잡고 늘어져 힘도 들고 짜증이 난다.
정상의 암릉을 오른쪽 사면으로 길게 우회해서 831봉을 돌고 잡목만이 우거진 어둠침침한 능선길을 따라가니 굴곡 심한 마루금에 진땀이 줄줄 흐른다.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다 참호가 길게 파여있는 정상부를 오른쪽으로 길게 우회해 890봉을 넘고 칡덩쿨들이 발을 잡아채는 길 없는 능선을 따라가면 낙엽속에 최근의 발자국이 남아있어 도움이 되고 어디선가 차소리가 들려와 이른 희망을 갖게 한다.
내려온 831봉과 890봉이 잘 보이는 벌목지대를 지나 오래된 참호에 썩은 나무다리가 걸쳐있는 790봉을 넘고 사방으로 참호들이 어지럽게 파여있는 능선을 조심해서 내려간다.
왼만하게 이어지는 낙엽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삼각점(내평311/2005복구)이 있는 754.9봉을 넘고 무심코 직진하다 돌아와 덤불들을 헤치며 왼쪽인 남서쪽으로 들어가니 뚜렸한 길이 나온다.
▲ 벌목지대에서 뒤돌아본 831봉과 890봉
▲ 754.9봉 정상
- 가락재
뉘엇뉘엇 지는 해를 의식하며 왼만하고 뚜렸하게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다 699.5봉에서 오른쪽으로 급하게 꺽어서 내려가니 산즐기가 펑퍼짐하고 지능선들이 자주 나타나 헷갈려진다.
능선을 잘 가늠하며 가락재 임도로 내려서면 삼거리에는 오래된 교통 이정판이 걸려있고 어둠이 깔리며 가락재터널로 올라가는 도로와 차량의 불빛들이 보인다.
송신탑까지 왔다갔다 하며 좌우로 내려갈 곳을 살펴도 길은 안 보이고 어둠은 살처럼 다가와 금방 산자락이 컴컴해진다.
지형도상으로 가장 가까운 상걸리쪽으로 방향을 잡고 무작정 사면을 타고 내려가니 쓰러진 나무틈으로 발이 쑥쑥 빠지고 빽빽한 칡넝쿨과 까시덤불이 온몸을 사로 잡아 옴짝달싹을 못한다.
고생끝에 간신히 계곡으로 내려가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나고, 땅에 묻혀있는 주황색 플라스틱 호스를 확인하며 산길을 잠시 따라가면 앞에 불을 훤하게 밝힌 가락재정상쉼터가 나온다.
험한 몰골로 식당에 들어가 춘천 나가는 방법을 물어보니 마침 주인을 만나러 온 분이 선뜻 승용차로 시내버스가 서는 공골까지 데려다주신다.
공골의 산골쉼터 맞은편의 가겟집에서 수돗물에 잠깐 땀을 딱고 마지막으로 돌아나가는 춘천 시내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면 풀벌레들은 가을을 예고하듯 목청껏 노래하고 대룡산으로 구비쳐 올라가는 산봉들은 어둠속에 옹골찬 모습을 보여준다.
▲ 가락재 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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