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5월 2일 (일요일)
◈ 산행일정
산본전철역(23:00)
종량동(05:22)
다락교(05:55)
다락산(06:48)
1116.1봉(08:11)
1138.2봉(08:48)
율목치(09:14)
988봉(09:35)
물웅덩이(09:59)
1052.3봉(10:09)
노인봉갈림길(11:44)
능선갈림길(11:52)
발왕산갈림봉(13:18)
발왕산(13:45)
발왕재
물웅덩이안부(15:27)
1163봉(15:39)
모리재(16:12)
임도(16:31)
1140.6봉(17:08)
박지산(17:53)
너덜지대
임도(18:37)
새터(19:20)
동군포(00:10)
◈ 동행인
높은산, 광인, 캐이, 억새, 인치성, 곰발톱, 먼산, 금수강산, 백호, 전배균, 이사벨라, 연어
◈ 산행시간
악 13시간 25분
◈ 산행기
- 종량동
컴컴한 새벽에 구절리의 종량동에 도착해 민박집 골방에서 잠깐 눈만 붙이다가, 5시가 넘어 밖에 나와 가만히 보니 전에 노추산 등산 끝내고 산악회 사람들과 술을 퍼 마시던 바로 그 가겟집이다.
양치질만 하고 기세좋게 퀄퀄 흘러내리는 송천을 따라 도로를 내려가면 작년 수해때 무너진 도로들은 아직도 공사중이니 장마철 오기 전에 복구할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인공적으로 만들었다지만 노송들이 서있는 수직암벽으로 멋지게 떨어지는 오장폭포를 바라보고 물안개 피어나는 도로를 따라가면 노추산쪽으로는 산세가 급하고 너덜지대도 많으며 사태가 난곳도 눈에 띈다.
곳곳에 서있는 펜션들을 지나고 다락교를 건너가니 현대식으로 지은 민박집들도 많이 보이며 무덤 너머로 뚜렸한 등로가 열리고 표지기들도 두엇 붙어있다.
(오장폭포)
- 다락산
시작부터 가파른 산길을 올려치면 채 풀리지않은 몸에서는 구슬땀이 줄줄 흐르고 일행들이 내품는 호흡소리가 거칠게 들려온다.
오래된 폐임도를 건너고 낙엽 덮힌 등로를 한동안 올라가니 구비치며 흐르는 송천과 구절리 마을들이 내려다 보이고 벼락을 맞았는지 검게 그을린 나무밑둥들이 보이며 거목들도 많이 쓰러져있다.
작은 암봉을 우회하면서 점차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아름드리 참나무들을 따라 다락산(1018.6m) 정상에 오르면 잡목들만 무성하며 옆에 있는 넓은 헬기장이 정상을 대신한다.
노추산을 마주보고 있는 헬기장에 모여 앉아 아침을 먹고 막걸리도 한잔씩 마시며 발왕산쪽을 바라보니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파랗고 바람도 잔잔하다.
(다락산 정상)
- 1138.2봉
잡목들을 헤치고 숲으로 들어가면 펑퍼짐한 능선에는 수많은 초본류들이 돋아나있고 사람의 발길이 보이지 않아 오지의 냄새가 흠뻑 묻어난다.
두릅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곳에서 잠시 두릅을 따고 무덤들을 지나 덤불을 헤치며 높게 솟아보이던 1116.1봉에 오르니 뭉툭한 봉우리에는 삼각점이 있고 깃대가 쓰러져있으며 조망은 꽉 막혀있다.
나무들이 빽빽해 시종 시야가 가려있는 숲을 따라 1138.2봉에 올라도 지형도상의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구덩이만 파여있으며 별다른 특징이 없다.
정상에서는 나뭇가지 사이로 발왕산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정북쪽으로 방향을 돌려서 낙엽이 두텁게 깔린 미끄러운 숲을 내려가면 첨탑처럼 뾰족 솟은 노인봉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 1052.3봉
작은 소나무아래에 돌무더기가 모여있는 율목치를 지나고 좁은 바위지대를 따라가면 모처럼 시야가 트이며 상원산이 마주 보이고 거문골 계곡이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봉우리같지 않은 988봉을 지나서 황철덕이는 어디인지도 모르며 지나치고, 뜻밖에 숲에 고여있는 커다란 물웅덩이를 보며 펑퍼짐한 1052.3봉에 오르니 역시 삼각점은 찾아볼수 없다.
봉우리를 내려서면 간벌지대가 나타나는데 쓰러진 나무들은 가뜩이나 희미한 등로를 막고있어 우회해야 하고 철쭉나무들이 빽빽해서 헤쳐 나가기가 힘들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를 그리워하며 어렵게 간벌지대를 통과하면 급한 비탈이 앞을 막아서고 숨이 턱턱 막히는 가파른 수직사면을 올라가니 발 디딜때마다 돌멩이들이 굴러 내린다.
진땀을 뚝뚝 떨어뜨리며 사면을 올라서면 하늘이 트이고 다리골쪽에서 올라오는 흐릿한 등로와 만나며 주능선은 아직도 위에 있어 선채로 한동안 숨을 고른다.
(율목치를 지나며 바라본 상원산 능선)
(물웅덩이)
- 발왕산
짙푸른 초지를 몇분정도 걸어 1139봉으로 갈라지는 주능선 갈림길에 오르니 푸른 도암댐이 내려다 보이지만 발왕산 갈림봉은 아직도 먼 거리에 솟아있다.
온갖 초본류들이 꽉 메우고있는 완만한 능선을 올라가면 양지바른 곳에는 눈에 불을 켜고 찾고있던 곰취들이 군락을 이루고있어 왔다갔다 사면으로 돌아다니며 향긋한 곰취들을 뜯는다.
1시간도 넘게 천천히 곰취를 따고 바위지대에 남아있는 잔설로 얼굴을 비벼가며 헬기장이 있는 능선갈림봉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고 모과주도 한잔씩 한다.
한동안 편하게 쉬고 관목지대를 따라 돌탑들이 서있는 발왕산(1459.1m)에 오르니 멀리서부터 보이던 스키장 슬로프의 건물은 마치 호텔처럼 산정에 서있다.
바위위에 올라가면 온통 흰눈을 덮고있는 소황병산 자락과 대관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잘 보이고 다락산부터 걸어왔던 능선이 비로서 한눈에 들어오며 박지산은 아직도 원거리에 남아있어 맥을 빠지게 한다.
(발왕산 정상)
(발왕산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다락산에서 발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도암호)
- 발왕재
다시 헬기장으로 내려와 잡목과 덤불들이 무성한 능선을 따라가면 산악회의 표지기들도 간혹 보이지만 등로는 대체적으로 희미한 편이다.
발왕재로 추정되는 안부를 지나고, 힘겹게 오른 1253봉에서는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1076봉과 1083봉등 낮고 펑퍼짐한 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오래된 헬기장을 지나고 숲이 무성한 봉우리를 내려가면 올라올때도 보았던 물웅덩이가 다시 나타나고 산죽밭에는 좌우로 내려가는 뚜렸한 길이 보인다.
다시 힘겨운 오름길이 이어지고 황병산에서 내려오는 능선과 합류하는 1163봉에 오르니 박지산과 상원산이 앞에 솟아있고 구불구불한 임도가 내려다 보이며 일기예보대로 가느다란 빗줄기가 뿌리기 시작한다.
선두 몇명은 벌써 박지산으로 갔다고 하는데 굴곡 많은 산행에 지치기도 하고 이미 박지산에 다녀온 적이 있는 나머지 일행들은 모리재에서 산행을 끝내고 신기리로 하산한다고 한다 .
(1163봉에서 바라본 박지산)
- 1140.6봉
잠시 쉬고 급하게 떨어지는 낙엽길을 내려가 무성한 산죽지대를 지나고, 모리재 임도를 건너 앞서간 일행들을 바삐 따라간다.
잡목들을 헤치고 가파른 능선을 올라 빽빽한 노송지대를 지나서 다시 임도로 떨어지면 넓직한 고갯마루에는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고 이정표에는 박지산이 두타산이라고 적혀있다.
신기리와 이어지는 임도를 오른쪽으로 휘돌아 올라가면 다시 능선과 만나는데 앞서간 발자국이 안보여 소리를 지르니 상원산쪽으로 잘못 올라가던 일행들이 깜짝 놀라서 되돌아온다.
5명이 다시 모여 코가 닿을듯 가파른 능선을 한숨도 쉬지않고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1140.6봉에 오르면 삼각점은 발견할 수 없고 아직 박지산 정상은 보이지도 않는다.
얼마나 힘든지 모두들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리며 마지막 남은 박지산까지 2km의 힘든 길을 대비해 찬물을 마시고 간식을 먹어둔다.
(모리재)
(임도 삼거리)
- 박지산
이제 해는 서서이 낮아지고 박지산을 향해서 거친 숲길로 들어가면 점차 바위지대들이 자주 나타나며 덤불들을 뚫고 봉우리를 오르면 또 다른 봉우리가 앞에 보인다.
잡목과 덤불들이 빽빽한 숲을 이리저리 우회하며 올라가니 박새들이 지천으로 널려있고 어느틈엔가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넝쿨과 덤불들을 헤치고 암릉을 휘돌아 드디어 정상석과 돌탑이 서있는 박지산(1391.0m) 에 오르면 바람은 차갑게 불어오고 사방으로 녹색 수림의 물결이 거대한 파노라마를 만든다.
정상의 바위에 올라가니 발왕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산줄기는 아스라하게 보이고 상원산과 옥갑산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장쾌하게 뻗어나가며, 백석산에서 가리왕산으로 꿈틀거리는 산줄기를 보고있으면 지난 겨울의 심설산행이 생각나 감회가 새로워진다.
(박지산 정상)
(박지산에서 바라본, 발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너덜지대
저녁 6시가 넘어 일몰은 점차 다가오는데 능선을 타고 절터로 이어지는 6km 정도의 일반등로로 내려가면 틀림없이 중간에 날이 저물 것이다.
박지산을 몇번 왔었던 일행들과 궁리끝에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 내려가다 발밑에 보이는 임도를 겨냥하고 그냥 흔적없는 사면을 치고 내려간다.
나뭇가지들을 잡고 미끄러지며 바위사이로 길을 만들면서 내려가면 넓은 너덜지대가 나오고 흔들리는 바위들을 조심해서 밟고 내려가니 반갑게도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다시 나타난다.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희미한 길을 내려가면 임도로 떨어지고 돌멩이가 쏟아지는 너덜지대를 천천히 내려가니 다시 흐릿하게 길흔적이 보인다.
(너덜지대)
- 새터
어두어지는 숲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치성터가 보이고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샘터가 나오는데 물이 아주 차고 감칠 맛이 난다.
잠시 내려가면 위에서 내려오는 뚜렸한 등로와 만나고 표지기들도 다시 나타나는 것이 아마 임도에서 조금 더 내려온 곳에서 정상등로가 이어지는 모양이다.
수량이 풍부한 박지골 계곡을 보며 돌길을 내려가 간이 취수원 건물을 지나고, 넓어진 산판길 따라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서 임도와 다시 만난다.
시간도 없어 세수만 간단히 하고 어둑어둑해진 임도를 내려가니 곧 타고온 버스가 보이고 오랫동안 기다림에 지쳤을 일행들도 반갑게 맞아준다.
버스는 완전히 컴컴해진 임도를 덜컹거리고 내려가 신기리를 지나고 오대천을 건너 시커먼 가리왕산을 바라보며 진부로 향한다.
◈ 산행일정
산본전철역(23:00)
종량동(05:22)
다락교(05:55)
다락산(06:48)
1116.1봉(08:11)
1138.2봉(08:48)
율목치(09:14)
988봉(09:35)
물웅덩이(09:59)
1052.3봉(10:09)
노인봉갈림길(11:44)
능선갈림길(11:52)
발왕산갈림봉(13:18)
발왕산(13:45)
발왕재
물웅덩이안부(15:27)
1163봉(15:39)
모리재(16:12)
임도(16:31)
1140.6봉(17:08)
박지산(17:53)
너덜지대
임도(18:37)
새터(19:20)
동군포(00:10)
◈ 동행인
높은산, 광인, 캐이, 억새, 인치성, 곰발톱, 먼산, 금수강산, 백호, 전배균, 이사벨라, 연어
◈ 산행시간
악 13시간 25분
◈ 산행기
- 종량동
컴컴한 새벽에 구절리의 종량동에 도착해 민박집 골방에서 잠깐 눈만 붙이다가, 5시가 넘어 밖에 나와 가만히 보니 전에 노추산 등산 끝내고 산악회 사람들과 술을 퍼 마시던 바로 그 가겟집이다.
양치질만 하고 기세좋게 퀄퀄 흘러내리는 송천을 따라 도로를 내려가면 작년 수해때 무너진 도로들은 아직도 공사중이니 장마철 오기 전에 복구할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인공적으로 만들었다지만 노송들이 서있는 수직암벽으로 멋지게 떨어지는 오장폭포를 바라보고 물안개 피어나는 도로를 따라가면 노추산쪽으로는 산세가 급하고 너덜지대도 많으며 사태가 난곳도 눈에 띈다.
곳곳에 서있는 펜션들을 지나고 다락교를 건너가니 현대식으로 지은 민박집들도 많이 보이며 무덤 너머로 뚜렸한 등로가 열리고 표지기들도 두엇 붙어있다.
(오장폭포)
- 다락산
시작부터 가파른 산길을 올려치면 채 풀리지않은 몸에서는 구슬땀이 줄줄 흐르고 일행들이 내품는 호흡소리가 거칠게 들려온다.
오래된 폐임도를 건너고 낙엽 덮힌 등로를 한동안 올라가니 구비치며 흐르는 송천과 구절리 마을들이 내려다 보이고 벼락을 맞았는지 검게 그을린 나무밑둥들이 보이며 거목들도 많이 쓰러져있다.
작은 암봉을 우회하면서 점차 하늘이 보이기 시작하고 아름드리 참나무들을 따라 다락산(1018.6m) 정상에 오르면 잡목들만 무성하며 옆에 있는 넓은 헬기장이 정상을 대신한다.
노추산을 마주보고 있는 헬기장에 모여 앉아 아침을 먹고 막걸리도 한잔씩 마시며 발왕산쪽을 바라보니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하늘은 구름 한점없이 파랗고 바람도 잔잔하다.
(다락산 정상)
- 1138.2봉
잡목들을 헤치고 숲으로 들어가면 펑퍼짐한 능선에는 수많은 초본류들이 돋아나있고 사람의 발길이 보이지 않아 오지의 냄새가 흠뻑 묻어난다.
두릅나무들이 군락을 이룬 곳에서 잠시 두릅을 따고 무덤들을 지나 덤불을 헤치며 높게 솟아보이던 1116.1봉에 오르니 뭉툭한 봉우리에는 삼각점이 있고 깃대가 쓰러져있으며 조망은 꽉 막혀있다.
나무들이 빽빽해 시종 시야가 가려있는 숲을 따라 1138.2봉에 올라도 지형도상의 삼각점은 보이지 않고 구덩이만 파여있으며 별다른 특징이 없다.
정상에서는 나뭇가지 사이로 발왕산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정북쪽으로 방향을 돌려서 낙엽이 두텁게 깔린 미끄러운 숲을 내려가면 첨탑처럼 뾰족 솟은 노인봉이 인상적으로 보인다.
- 1052.3봉
작은 소나무아래에 돌무더기가 모여있는 율목치를 지나고 좁은 바위지대를 따라가면 모처럼 시야가 트이며 상원산이 마주 보이고 거문골 계곡이 까마득하게 내려다 보인다.
봉우리같지 않은 988봉을 지나서 황철덕이는 어디인지도 모르며 지나치고, 뜻밖에 숲에 고여있는 커다란 물웅덩이를 보며 펑퍼짐한 1052.3봉에 오르니 역시 삼각점은 찾아볼수 없다.
봉우리를 내려서면 간벌지대가 나타나는데 쓰러진 나무들은 가뜩이나 희미한 등로를 막고있어 우회해야 하고 철쭉나무들이 빽빽해서 헤쳐 나가기가 힘들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계곡의 물소리를 그리워하며 어렵게 간벌지대를 통과하면 급한 비탈이 앞을 막아서고 숨이 턱턱 막히는 가파른 수직사면을 올라가니 발 디딜때마다 돌멩이들이 굴러 내린다.
진땀을 뚝뚝 떨어뜨리며 사면을 올라서면 하늘이 트이고 다리골쪽에서 올라오는 흐릿한 등로와 만나며 주능선은 아직도 위에 있어 선채로 한동안 숨을 고른다.
(율목치를 지나며 바라본 상원산 능선)
(물웅덩이)
- 발왕산
짙푸른 초지를 몇분정도 걸어 1139봉으로 갈라지는 주능선 갈림길에 오르니 푸른 도암댐이 내려다 보이지만 발왕산 갈림봉은 아직도 먼 거리에 솟아있다.
온갖 초본류들이 꽉 메우고있는 완만한 능선을 올라가면 양지바른 곳에는 눈에 불을 켜고 찾고있던 곰취들이 군락을 이루고있어 왔다갔다 사면으로 돌아다니며 향긋한 곰취들을 뜯는다.
1시간도 넘게 천천히 곰취를 따고 바위지대에 남아있는 잔설로 얼굴을 비벼가며 헬기장이 있는 능선갈림봉에 올라가서 점심을 먹고 모과주도 한잔씩 한다.
한동안 편하게 쉬고 관목지대를 따라 돌탑들이 서있는 발왕산(1459.1m)에 오르니 멀리서부터 보이던 스키장 슬로프의 건물은 마치 호텔처럼 산정에 서있다.
바위위에 올라가면 온통 흰눈을 덮고있는 소황병산 자락과 대관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잘 보이고 다락산부터 걸어왔던 능선이 비로서 한눈에 들어오며 박지산은 아직도 원거리에 남아있어 맥을 빠지게 한다.
(발왕산 정상)
(발왕산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다락산에서 발왕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도암호)
- 발왕재
다시 헬기장으로 내려와 잡목과 덤불들이 무성한 능선을 따라가면 산악회의 표지기들도 간혹 보이지만 등로는 대체적으로 희미한 편이다.
발왕재로 추정되는 안부를 지나고, 힘겹게 오른 1253봉에서는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왼쪽으로 방향을 잡아 1076봉과 1083봉등 낮고 펑퍼짐한 봉우리들을 연신 넘는다.
오래된 헬기장을 지나고 숲이 무성한 봉우리를 내려가면 올라올때도 보았던 물웅덩이가 다시 나타나고 산죽밭에는 좌우로 내려가는 뚜렸한 길이 보인다.
다시 힘겨운 오름길이 이어지고 황병산에서 내려오는 능선과 합류하는 1163봉에 오르니 박지산과 상원산이 앞에 솟아있고 구불구불한 임도가 내려다 보이며 일기예보대로 가느다란 빗줄기가 뿌리기 시작한다.
선두 몇명은 벌써 박지산으로 갔다고 하는데 굴곡 많은 산행에 지치기도 하고 이미 박지산에 다녀온 적이 있는 나머지 일행들은 모리재에서 산행을 끝내고 신기리로 하산한다고 한다 .
(1163봉에서 바라본 박지산)
- 1140.6봉
잠시 쉬고 급하게 떨어지는 낙엽길을 내려가 무성한 산죽지대를 지나고, 모리재 임도를 건너 앞서간 일행들을 바삐 따라간다.
잡목들을 헤치고 가파른 능선을 올라 빽빽한 노송지대를 지나서 다시 임도로 떨어지면 넓직한 고갯마루에는 깃발들이 휘날리고 있고 이정표에는 박지산이 두타산이라고 적혀있다.
신기리와 이어지는 임도를 오른쪽으로 휘돌아 올라가면 다시 능선과 만나는데 앞서간 발자국이 안보여 소리를 지르니 상원산쪽으로 잘못 올라가던 일행들이 깜짝 놀라서 되돌아온다.
5명이 다시 모여 코가 닿을듯 가파른 능선을 한숨도 쉬지않고 헬기장으로 이루어진 1140.6봉에 오르면 삼각점은 발견할 수 없고 아직 박지산 정상은 보이지도 않는다.
얼마나 힘든지 모두들 주저앉아 숨을 헐떡거리며 마지막 남은 박지산까지 2km의 힘든 길을 대비해 찬물을 마시고 간식을 먹어둔다.
(모리재)
(임도 삼거리)
- 박지산
이제 해는 서서이 낮아지고 박지산을 향해서 거친 숲길로 들어가면 점차 바위지대들이 자주 나타나며 덤불들을 뚫고 봉우리를 오르면 또 다른 봉우리가 앞에 보인다.
잡목과 덤불들이 빽빽한 숲을 이리저리 우회하며 올라가니 박새들이 지천으로 널려있고 어느틈엔가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한다.
넝쿨과 덤불들을 헤치고 암릉을 휘돌아 드디어 정상석과 돌탑이 서있는 박지산(1391.0m) 에 오르면 바람은 차갑게 불어오고 사방으로 녹색 수림의 물결이 거대한 파노라마를 만든다.
정상의 바위에 올라가니 발왕산에서 이어져 내려오는 산줄기는 아스라하게 보이고 상원산과 옥갑산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장쾌하게 뻗어나가며, 백석산에서 가리왕산으로 꿈틀거리는 산줄기를 보고있으면 지난 겨울의 심설산행이 생각나 감회가 새로워진다.
(박지산 정상)
(박지산에서 바라본, 발왕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너덜지대
저녁 6시가 넘어 일몰은 점차 다가오는데 능선을 타고 절터로 이어지는 6km 정도의 일반등로로 내려가면 틀림없이 중간에 날이 저물 것이다.
박지산을 몇번 왔었던 일행들과 궁리끝에 왔던 길을 조금 되돌아 내려가다 발밑에 보이는 임도를 겨냥하고 그냥 흔적없는 사면을 치고 내려간다.
나뭇가지들을 잡고 미끄러지며 바위사이로 길을 만들면서 내려가면 넓은 너덜지대가 나오고 흔들리는 바위들을 조심해서 밟고 내려가니 반갑게도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다시 나타난다.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희미한 길을 내려가면 임도로 떨어지고 돌멩이가 쏟아지는 너덜지대를 천천히 내려가니 다시 흐릿하게 길흔적이 보인다.
(너덜지대)
- 새터
어두어지는 숲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치성터가 보이고 석간수가 흘러나오는 샘터가 나오는데 물이 아주 차고 감칠 맛이 난다.
잠시 내려가면 위에서 내려오는 뚜렸한 등로와 만나고 표지기들도 다시 나타나는 것이 아마 임도에서 조금 더 내려온 곳에서 정상등로가 이어지는 모양이다.
수량이 풍부한 박지골 계곡을 보며 돌길을 내려가 간이 취수원 건물을 지나고, 넓어진 산판길 따라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서 임도와 다시 만난다.
시간도 없어 세수만 간단히 하고 어둑어둑해진 임도를 내려가니 곧 타고온 버스가 보이고 오랫동안 기다림에 지쳤을 일행들도 반갑게 맞아준다.
버스는 완전히 컴컴해진 임도를 덜컹거리고 내려가 신기리를 지나고 오대천을 건너 시커먼 가리왕산을 바라보며 진부로 향한다.
'일반산 (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찌는듯한 무더위에 잡목 숲을 헤치며 (가섭산-부용산) (0) | 2006.11.01 |
---|---|
오대산 소금강의 전망대 (안개자니-노인봉-천마봉-소금강) (0) | 2006.11.01 |
장쾌한 강원의 山峰들 (가리왕산-민둔산-비봉산) (0) | 2006.11.01 |
진천과 천안을 잇는 진달래 꽃길 (태령산-만뢰산-작성산-은석산) (0) | 2006.11.01 |
가야산의 한적한 능선길 (동성봉-상왕봉-형제봉-독용산) (0) | 2006.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