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찌는듯한 무더위에 잡목 숲을 헤치며 (가섭산-부용산)

킬문 2006. 11. 1. 11:49
2004.07.31 (토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날(06:30)
음성터미날(08:05)
가섭사입구(08:20)
가섭산(09:12)
길마재(09:58)
수리봉(10:06)
선지봉(10:46)
숫고개(10:52)
493봉(12:49)
숫고개쉼터(12:59)
무수막쉼터(13:13)
부용산(14:06)
566봉(14:52)
511봉(15:05)
도로공사현장(15:34)
임도입구(15:50)
37번국도(16:00)
금왕터미날(16:45)
동서울터미날(18:15)

◈ 산행시간
약 7시간 40분

◈ 동행인
곽상훈님

◈ 산행기

- 가섭산
음성에서 택시를 타고 가섭사로 들어가는 좁은 시멘트 도로를 올라가니 낮은 구릉은 모두 과수원이고 남향이라 안락한 느낌이 든다.
아트갤러리를 지나고 대강 차에서 내려 산길을 찾다가 왼쪽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만나는 곳까지 진땀을 흘리며 꾸불꾸불한 도로를 올라간다.
곧 산길을 찾아 가파른 사면을 치고 능선에 올라 붙으니 용산리 쪽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산길을 만나고 한적한 숲길을 따라간다.
간간이 가시덤불들을 헤치고 올라가면 정상 쯤의 도로와 방송국이 나오고 의례껏 하던 대로 희미한 족적 따라 철조망을 왼쪽으로 우회한다.
곧 길 흔적은 사라지고 잡목과 덤불들을 헤치며 철조망을 따라가면 온갖 가시들이 찌르고 태양은 따갑게 내리쬐어 도로 따라 가지 않은 것을 크게 후회한다.
간신히 봉수대를 만나고 삼각점이 있는 가엽산(709.9m)에 올라 구슬 땀을 딱으며 찬 물을 벌컥거리니 벌써부터 기운이 빠지고 부용산 까지의 먼 길이 걱정된다.



(가섭산 정상)


- 선지봉
서늘한 그늘이 있는 도로 따라 방송국으로 돌아가 울창한 숲길을 내려가다 산불로 엉망이 된 지능선으로 잘못 들어가지만 이내 되돌아 온다.
북서 쪽으로 휘는 뚜렷한 등로를 따라서 예비군 훈련장과 연결되는 길마재로 내려서니 이정표와 송전탑이 서있고 가시덤불들은 제철을 만난듯 기승을 부린다.
안부에서 가파른 언덕을 구슬 땀을 흘리며 천천히 올라가면 돌탑이 있는 수리봉(576m)이 나오고 찌는 듯한 더위에 혼쭐난 산꾼 두명은 그늘에 앉아 숨을 헐떡거린다.
한동안 쉬고 이정표 따라 숲길을 천천히 걸어가면 두호1봉과 2봉으로 명명된 두 봉우리들이 가깝게 보이지만 이미 온몸은 땀으로 목욕한듯 젖어버리고 쉴새 없이 땀방울이 떨어진다.
봉화골 산림욕장으로 통하는 갈림 길들을 몇 군데 지나치고 역시 가파른 길을 지나 이정표 상에 두호2봉이라 적혀있는 선지봉(574m)에 오르니 두리뭉실하고 아무 표식도 없다.
이곳에서 부용산과 이어지는 능선은 남서 쪽으로 내려가고 무수막으로 내려가는 군경계는 북서 쪽으로 이어지는데 확인 차 조금 숲으로 들어가니 희미하기는 해도 능선 길이 연결된다.



(돌탑이 있는 수리봉 정상)



(선지봉에서 바라본 가섭산)



- 숫고개
두호1봉 방향인 남서 쪽으로 내려가면 등로는 산림욕장을 정점으로 부채살처럼 휘어지며 널찍하고도 뻔뻔한 길이 이어진다.
방향에 신경 쓰며 서늘한 오솔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뚜렷한 등로는 남쪽으로 내려가고 남서쪽 능선으로도 희미한 길이 연결된다.
거미줄을 걷어가며 숲 길을 내려가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에 올라서니 용산리 저수지가 왼쪽으로 보이고 숫고개가 지나가는 포장 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방향을 맞추고 내려가면 곧 길은 사라지지만 능선만 가늠해서 빽빽한 잡목 숲을 뚫으며 무덤가로 내려가니 사방이 가시덤불이고 길은 흔적도 없다.
오른쪽으로는 공장지대로 이어지는 능선이 보이지만 길이 없어 포기하고 무성한 가시덤불들을 헤치며 간신히 복숭아 과수원으로 내려간다.
땅에 떨어진 복숭아들을 애써 외면하고 물이 졸졸 흐르는 실개천에서 얼굴을 딱고 과수원을 나오니 바로 앞에 포장도로가 지나가고 "숯고개"라 쓰인 이정석이 보인다.
버스 정류장이 있는 나무 그늘에 앉아 이른 점심을 먹고 있으면 뜨거운 열기에 숨이 막힐 듯 하고 한 낮의 태양은 이글거리며 도로를 달군다.



(숫고개)


- 493봉
고추는 빨갛게 익어가고 담장의 옥수수들도 영글기 시작하는 마을 시멘트 도로를 따라 올라가면 주렁주렁 욕심스럽게 매달린 사과들로 나무들은 등허리가 휠 듯 기울어 있다.
산을 향하여 줄곳 올라가던 도로는 흙 길로 바뀌고 능선을 가늠해서 산으로 올라서니 무덤 가에는 잡초들이 꽉 차있고 산으로는 길 흔적도 보이지 않는다.
마침 지계곡으로 연결된 물호스가 오른쪽으로 보여 잠시 편하게 따라가 보지만 곧 길은 사라지고 정면으로 보이는 산등성이를 향해서 무작정 치고 오른다.
잡목들을 헤쳐가며 어렵게 지능선에 붙으니 그제서야 부용산 주능선이 앞에 보이고 지저분한 잡목숲이 빽빽하게 이어져 숨이 막힌다.
쓰러진 나무들을 넘고 잡목들에 찔리고 미끄러지며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올라가면 493봉에 닿고 용산리의 궁도장에서 올라오는 뚜렷한 등로와 만난다.


- 부용산
울창한 숲길을 내려가면 숫고개 쉼터라는 이정판이 서있고 왼쪽으로는 삼성목장으로 내려가는 뚜렷한 길이 보이며 정상까지 2.4km라 적혀있다.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잡목들이 걸기적거리는 오르막을 올라가니 저 멀리 지나온 가섭산이 머리에 무거운 짐을 얹고 서 있으며 선지봉에서 숫고개로 이어지는 능선도 잘 보인다.
봉우리를 내려가면 앞에는 뾰족하게 솟아있는 부용산이 마주 보이고 약초꾼의 간이 텐트를 지나 사정리와 무수막을 이어주는 무수막 쉼터를 넘어서니 정상까지 0.9km의 가파른 오르막이 시작된다.
이따금씩 나타나는 바위지대들을 넘고 급하게 이어지는 비탈 길을 한발 한발 쉬지않고 올라가면 굵은 땀방울이 끊임없이 떨어진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바윗가에서 한번 숨을 고르고 송림 쉼터를 지나 잡목 숲을 따라가면 곧 억새가 무성한 부용산(644.3m) 정상인데, 커다란 산행 안내판이 서있고 정상석도 3개나 있으며 쇠로 만든 방명함도 보인다.
나무 의자에 앉아 배탈때문에 뒤에 쳐진 곽상훈님을 기다리며 참외 한 개 까고 정상주 한 잔 마시면서 예정대로 수레의산까지 갈 것인지 고민을 한다.
못고개 방향인 북쪽 숲으로 들어가 보니 등로도 어느 정도 형성되어 있고 시간도 충분하지만 이 찌는 듯한 무더위에 잡목 숲을 헤쳐나갈 일이 걱정도 되고 아침부터 땀을 너무 많이 흘린 것이 마음에 걸린다.



(가섭산에서 부용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부용산)



(산중의 간이텐트)



(무수막 쉼터)



(부용산 정상
)


- 금왕
길도 없을 것 같은 수레의산은 포기하고 금왕읍이 있는 북서쪽 방향으로 들어가 밧줄이 걸려있는 가파른 비탈을 내려가면 등로도 정리가 잘 되어있어 조용하고도 깨끗한 숲길이 이어진다.
편안한 마음으로 울창한 숲 따라 586봉에 오르니 노송 그늘에 긴 의자 몇개가 놓여있고 시원한 바람도 불어와 땀방울을 말려준다.
중 키의 소나무들이 빽빽한 능선길을 계속 내려가면 511봉을 왼쪽으로 우회하고 얼마전 무덤을 이장한 듯 큰 구덩이가 파여있는 봉우리를 지난다.
잡목 숲을 지나고 시야가 트이는 억새지대로 내려서니 가섭산은 산모퉁이에 숨어 작게 모습을 보이고 있고 소속리산에서 보현산을 지나 큰산으로 이어지는 한남금북정맥의 마루금이 아스라하게 보이며 무극저수지가 발아래에 펄쳐진다.
여전히 뜨거운 햇빛을 맞으며 야산 길을 내려가면 갑자기 까마득한 절개지가 나타나고 도로공사를 하는 곳으로 내려서니 앞에는 금석저수지가 있고 낚시꾼들이 보인다.
도로를 넘어 잡목 숲을 지나고 밧줄을 잡으며 나무계단을 내려가면 인삼밭들이 보이며 임도를 내려가니 저수지로 가는 비포장 도로와 만난다.
푸른 물결이 찰랑거리는 저수지를 따라 잠시 걸어가면 금왕과 음성을 잇는 37번 국도가 나오고 입구에는 부용산 등산안내도가 걸려있다.
금왕읍을 향하여 한껏 달구어진 도로를 걸어가면 과속으로 달리는 트럭들은 바로 옆을 무섭게 지나치고 작열하는 태양에 눈이 부시고 머리가 지끈거린다.



(586봉의 송림 그늘)



(한남금북정맥의 산줄기)



(신설도로 공사현장)



(금석저수지)



(37번국도의 산행안내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