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Ⅰ)

오대산 소금강의 전망대 (안개자니-노인봉-천마봉-소금강)

킬문 2006. 11. 1. 11:46
2004.07.28 (수요일)

◈ 산행일정
병내리(09:51)
외딴집(11:14)
능선삼거리(11:21)
노인봉(11:58)
능선삼거리(12:28)
소황병산(12:56)
샘터삼거리(13:15)
능선갈림길(13:59)
천마봉(14:36)
풍고암(15:11)
망군대
구룡폭포(16:12)
내동주차장(17:06)

◈ 산행시간
약 7시간 15분

◈ 동행인
ㅇ 산악회

◈ 산행기

- 개자니골
병내리에 산악회 버스가 도착하자 마자 마을 넓은 길을 따라 올라가는데 하늘은 구름한점 없이 새파랗고 고추밭을 비추는 햇빛은 지글지글 타는듯 강렬하다.
마을과 민박집을 지나서 바로 개울따라 서늘한 숲가로 들어가니 반대쪽 소금강의 명성에 가리었기는 해도 넓은 개자니골로 맑은 물이 철철 내려오고 물소리 또한 우렁차게 들려온다.
최근 내린 비로 수량이 늘어난 개울을 두어번 건너서 계곡의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뚜렸한 숲길을 따라가니 마치 에어콘 같은 서늘한 바람이 불어와 걸음이 멈춰지고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몇년전 지겹도록 이어지던 숲길에 짜증내며 내려왔던 이 길을 오늘은 서두르지 않고 널널한 걸음으로 올라가니 물길을 떨구는 폭포들도 새롭게 보이고 완만한 숲길에 마음이 편해진다.



(개자니계곡의 숲길)



(개자니 계곡)



(개자니 계곡)



- 노인봉
개자니골을 한시간 정도 올라가면 물줄기가 약해지고 계곡은 속새골과 안개자니로 갈라지며 그 왼쪽의 속새골로 가야 노인봉을 오를수 있는데 그만 초입을 놓친듯 자꾸 안개자니로만 올라간다.
빈 양철집이 있는 공터에서 오른쪽으로 넓은 길은 황병산쪽의 임도로 올라가고 왼쪽으로 계곡을 건너 깊게 패인 황토길을 몇분 올라가니 반질반질한 백두대간 주능선과 만난다.
여기에서 노인봉까지는 2km가 넘는 만만치않은 거리이지만 정상을 밟지않는 산행은 있을수 없는 일이라 소황병산은 잠시 미루고 반대쪽인 노인봉으로 향한다.
빨간 동자꽃과 보라색 까치수염들이 군락을 이룬 대간길을 거슬러 올라가, 헬기장을 지나고 노인봉산장에 들르니 백두대간 탐사를 하는 중고등학교 학생들로 북적거린다.
폭푹 찌는 햇볕을 작은 양산으로 가리며 내려오는 여자 등산객을 만나고 몇년만에 노인봉(1338.1m) 정상에 오르니 조망이 어찌나 좋은지 두로봉과 응복산으로 뻗어나가는 또 거꾸로 소황병산과 매봉으로 이어지는 대간길이 한눈에 들어오며 검푸른 동해바다가 가깝게 보여 가슴이 시원해진다.


- 소황병산
1시간 10여분만에 갈림길로 돌아와 서늘한 숲길을 지나고 급한 비탈길을 올라가면 잡목들이 조금 거추장스럽지만 올라갈수록 바람이 강해지며 땀방울을 식혀준다.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는 황병산과 온통 초지로 형성된 소황병산을 지나고 끝없이 펼쳐지는 짙푸른 삼양목장을 바라보며 매봉 바로 전에서 천마봉으로 갈라지는 능선을 눈여겨 둔다.
다시 숲길로 들어가 능선길을 조금 따라가다 뚜렸한 등로를 버리고 대간표지기들이 걸려있는 잡목숲으로 꺽어져 들어가는데 기억에 없는 길이다.
한동안 이리저리 휘는 희미한 족적을 따라가면 예상했던 것처럼 샘터삼거리가 나오고 몇년전 대간종주할때도 가느다란 물줄기를 건너며 의아해 했던 바로 그곳이다.
즉 아까의 뚜렸한 등로는 물길을 건너는 잘못된 마루금이었고, 희미하게 이어지던 길이 후답자들이 새로 만들었을 물길을 건너지 않는 정확한 대간길인 모양이다.
제법 큰 물줄기가 내려오는 공터에 앉아 점심을 간단히 먹고 식수도 보충해서 이미 한참 진행했을 일행들을 서둘러 따라간다.


- 천마봉

따가운 햇볕을 받으며 바위지대들이 있는 봉우리를 넘으면 목장의 넓은 초지로 나오고 우뚝 솟은 매봉을 향하여 힘겹게 올라가는 일행들이 보인다.
잡초가 무성한 구릉을 오르고 통신탑을 지나 출입금지 안내판이 있는 곳에서 천마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간다.
잡목사이로 비교적 뚜렸한 족적을 따라가니 노송들이 어우러진 암봉이 나오는데 사방으로 막힘이 없어 소금강 일대가 훤하게 내려다 보이고 겹겹히 솟은 산봉들 너머로 설악산 대청봉도 아스라하다.
키낮은 관목들과 억새밭이 펼쳐지는 초원을 지나고 봉우리들을 우회하며 한적한 숲길을 따라가면 등로는 천마봉을 우회하며 슬그머니 왼쪽으로 돌아서 내려간다.
잠시 두텁게 깔린 낙엽을 밟으며 천마봉 정상에 올라가 보니 소나무 한그루뿐 아무런 표식도 없고 가지 사이로 얼핏 등산객들이 올라와 있는 천도대 암봉이 보인다.



(천마봉과 왼쪽으로 이어지는 아미산성 능선)



(천마봉 정상)



- 풍고암
되돌아 내려가 잡목길을 조금 따라가면 쭉쭉 뻗은 아름드리 홍송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반대쪽으로 보이는 노인봉 정상은 마치 유두처럼 튀어나와 눈길을 끈다.
서서이 암릉들이 나타나고 기이하게 솟은 풍고암으로 내려가니 맨위의 큰 돌은 손만 대면 떨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보인다.
풍고암을 지나서 곧 노송들이 자리한 멋진 절벽지대롤 올라서면 깊게 패인 소금강 계곡이 발아래 펼쳐지고, 백마봉에서 노인봉을 지나 한바퀴 원을 그리며 천마봉으로 휘도는 능선이 뚜렸하며, 시간이 없어 미처 못간 천도대와 비룡대가 바라보여 아쉬워진다.
계속되는 암릉들을 따라가니 오른쪽으로 소금강 내려가는 사면길을 지나고 이정표따라 구룡폭포로 이어지는 왼쪽 능선길로 꺽어져 들어간다.
바위지대를 내려가 아찔한 절벽으로 형성된 망군대를 지나고 고사목과 오래된 홍송들이 어우러진 암릉들을 밟으면 거칠 것 없는 조망과 표현하기 힘든 동양적인 아름다움에 자꾸 발길이 멈추어진다.



(아름드리 홍송들)



(풍고암)



(망군대)



- 소금강
낮은 봉우리를 올라서니 아미산성이 시작되고 세월의 무상함을 나타내듯 풍화작용으로 곰보처럼 구멍난 돌들이 이방인의 발에 밟힌다.
암릉의 날등을 따라 축조된 산성길을 내려가면 이따금씩 깍아지른 절벽들이 나오고 밑에서는 우렁찬 물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한다.
다람쥐들만이 노니는 산성을 따라가니 돌탑들을 지나 왼쪽으로 급사면 길이 이어지고 맞은편으로 소금강 협곡을 이루고있는 검은 암벽들이 험상궂게 보인다.
지그재그로 급하게 떨어지는 사면길을 한동안 내려가 줄쳐진 곳을 넘어서니 앞에는 구룡폭포의 물줄기가 시원하게 떨어진다.
희미한 길따라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가면 철다리가 보이고 드디어 소금강의 정규등로와 만나지만 아직도 주차장까지는 한시간 이상 가야할 것이다.
철다리들을 넘고 한창 공사중인 금강사를 지나 인적없는 지계곡에서 찬물에 몸을 딱고 땀에 찌들은 옷들을 갈아 입는다.
바삐 주차장으로 향하면 새옷에도 금새 땀이 배이니 올 여름은 유난히 더운 것 같다.



(아미산성)



(소금강 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