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백두대간을 바라보는 함양의 산줄기 (서래산-괘관산-천황봉)

킬문 2006. 11. 1. 12:15
2004.11.11 (목요일)

◈ 산행일정
서울역(06:00)
대전역(06:49)
오비주유소(08:20)
방송중계소(09:10)
738.5봉(09:20)
임도(09:45)
노송암봉(10:43)
주능선(12:14)
서래봉(12:40)
빼빼재(13:28)
1035.4봉(14:06)
원통재(14:29)
4번째헬기장(15:03)
괘관산(15:38)
천황봉(16:17)
안부(16:37)
석재공장(17:37)
중산마을(18:00)
대전역(21:28)
서울역(22:30)

◈ 동행인
이경한님

◈ 산행시간
약 9시간 40분

◈ 산행기

- 768.5봉
KTX덕분으로 잠깐 졸 사이도 없이 대전에 도착하고, 기다리던 이경한님 차로 대진고속도로를 질주하여 서상인터체인지를 빠져 나온다.
26번 국도를 타고 서하면으로 향하다 고속도로와 국도가 교차하는 오비주유소앞에 차를 세우고 징검다리를 건너 누렇게 물들어가는 산마루를 올라가니 청정한 산내음이 물씬 풍겨온다.
무덤을 지나서 잠시 좋은 소로를 따라가다 능선을 겨냥하고 산으로 올라붙으니 길도 없고 가파른데다 마구잡이로 간벌한 나무들이 앞을 막아선다.
구슬땀을 흘리며 잡목들을 헤치고 간신히 능선으로 올라가니 족적은 뚜렸하게 나 있지만 역시 베어진 나무들이 쓰러져있고 돌보지 않은 잡목들이 거세게 덤벼든다.
좁은 능선을 따라가면 양쪽으로 마을들이 내려다 보이고 아침부터 잔치를 벌이는지 어디선가 술 취해 부르는 유행가가 들려오지만 추색으로 물든 고요한 숲은 저벅거리는 발자욱 소리만이 울려온다.
가파르게 이어지는 봉우리들을 넘고 진주방송국의 서상중계소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전신주 너머로 서래봉과 구름을 덮어 쓴 백운산이 아득하게 올려다 보인다.
남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가면 잠시 안락한 등로가 이어지지만 그 좋은 길은 마을로 내려가고, 잡목과 가시덤불들을 뚫고 삼각점(함양481,1988재설)이 있는 768.5봉에 오르니 서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과 속살을 드러낸 암봉들이 뚜렸하게 보인다.



(중계소에서 올려다본 서래봉과 백운산)



(768.5봉)



- 암봉
중키의 소나무들이 빽빽한 숲을 내려가면 능선은 서쪽으로 꺽어지고, 잡목들을 헤치며 임도로 내려가니 밑으로는 하부전마을인지 양지 바른 곳에 농가 몇채가 누워있다.
절개지를 넘고 가파른 된비알을 힘겹게 올려쳐 봉우리에 오르면 능선은 다소 완만해지지만 벌목된 나무들이 계속 발에 걸리고 잡목들이 성가시게 한다.
아침부터 개이기 시작한 하늘에서는 잠시 보슬비가 뿌리다 그치고, 올라가야 할 괘관산은 구름에 덮혀있다가 이따금씩 웅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서서이 암릉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하고 비에 젖어 미끄러운 바위들을 잡고 슬랩지대가 있는 암봉에 올라서니 육십령으로 뻗어나가는 백두대간이 뚜렸하게 보이고 구름모자를 쓰고있는 서래봉이 앞에 우뚝 솟아있다.
나무들을 붙잡아가며 연이어 나타나는 암봉들을 우회하고 또 까다로운 암릉지대를 직등으로 통과하며 쓰레기 하나없는 원시림을 천천히 올라간다.
노송 한그루가 멋지게 서있는 암봉에 오르니 주능선으로 연결되는 암벽들이 험상궂게 보이고 올라온 능선 끝으로 방송중계탑이 헷빛에 반짝거린다.



(임도에서 바라본 하부전마을)



(암봉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서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암봉)



(암봉)



(암봉에서 바라본, 이어온 능선)



- 서래봉
속살을 감추고있던 암봉들을 연속적으로 우회하면 산죽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넝쿨과 덤불들을 헤치며 가파른 봉우리들을 넘으려니 진땀이 흐른다.
멀리서부터 보이던 험한 암봉을 빽빽한 나무사이로 힘겹게 우회를 하면 푸른 이끼가 덮힌 너덜지대가 나타나고 산죽지대를 뚫고 주능선에 오르니 반질반질한 등로가 반겨준다.
북쪽으로 1.5km정도 올라가 대간종주하며 새벽녁에 바삐 지나갔던 백운산을 다녀오고픈 마음은 굴뚝같지만, 예상치도 않게 가파른 봉우리들이 많이 나오고 암봉들을 우회하느라 체력을 많이 소모했으며 괘관산을 오르는 시간도 빠듯할 것같아 갈등끝에 포기하고 만다.
봉우리에 주저앉아 점심을 먹으며 소주 한잔씩 마시고 산죽지대를 따라 지형도상의 서래봉(1157m)에 오르니 삼각점이나 정상석은 없고 한쪽끝 바위에서는 서하에서 시작되는 지능선이 멋진 암봉들과 함꼐 시야에 들어온다.
완만한 산죽길을 내려가면 구름에 가려있던 백운산이 뾰족한 모습을 보여주어 아쉬움을 더하고, 백운암이 있는 용소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지나면서 꾸불꾸불하게 산허리를 관통하는 지방도로가 내려다 보인다.
가을햇살이 한껏 내려오는 부드러운 산길을 지나 서하면에서 백적면으로 이어지는 37번 지방도로상의 빼빼재에 내려서니 쉼터가 보이고 세찬 바람이 불며 젖은 몸에 한기가 느껴진다.



(서래봉 정상)



(서래봉에서 바라본, 주능선으로 이어지는 암봉)



(백운산)



(빼빼재 내려가며 바라본 괘관산)



(황석산과 거망산)



(빼빼재)



- 괘관산
고개 어딘가에 있다는 샘터는 발견하지 못하고 도로 아래의 늪지에서 대강 식수를 보충한후 등산안내판 뒤로 표지기 따라 가파른 산길을 올라간다.
쉼없이 이어지는 능선길을 한동안 올려쳐 삼각점과 이정표가 있는 1035.4봉에 오르니 원넘어재로 이어지는 남릉쪽으로도 길이 뚜렸하고, 시야가 트이는 바위지대에서는 괘관산 정상부와 천황봉 일대가 훤하게 보이며 낮은 관목들과 억새지대로 형성된 광활한 능선은 가슴을 시원하게 한다.
37번도로와 지소로 이어지는 원통재를 넘고 키를 넘는 억새들을 따라 헬기장을 오르면 백운산과 서래봉으로 이어져 내려오는 능선이 잘 보이고, 남쪽으로는 희미하게나마 지리산의 연릉이 펼쳐져 얼뜨기 산객들을 즐겁게 해 준다.
넓직한 4번째 헬기장을 지나고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억새들 사이로 통신시설물이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날카로운 암봉으로 솟아있는 괘관산 정상이 나뭇가지사이로 모습을 보여준다.
북쪽으로 꺽어져 암릉지대를 따라 괘관산(1251.6m) 너럭바위에 오르면 반쯤 부러진 정상석과 삼각점이 있으며, 사방으로 한점 막히지않아 함양군 일대가 한눈에 들어오고, 마주하는 황석산과 거망산은 물론이고 덕유산과 가야산 그리고 지리산등 거봉들이 물결치듯 파노라마를 만들어 낸다.



(1034.5봉에서 바라본 괘관산과 천황봉)



(괘관산 정상)



(괘관산에서 바라본, 서하에서 서래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괘관산에서 바라본 천황봉과 왼쪽의 도성산)



- 천황봉
다시 주능선으로 돌아와 울창한 산죽지대를 내려가면 지소로 내려가는 등로가 연이어 나타나고 잘룩이안부에는 왼쪽으로 중산마을로 내려갈수있는 등로가 있어 주의깊게 상태를 확인해 둔다.
가파른 관목지대를 따라 다 망가진 산불초소가 서있는 천황봉(1228.0m)에 오르니 마주하는 괘관산 정상의 암벽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으며, 도성산과 661.2봉으로 이어지는 동쪽 능선과 백암산으로 길게 이어져 내려가는 남릉도 번듯해서 눈길을 끈다.
원래의 계획은 도성산을 지나 동릉을 타고 다곡마을로 내려가는 것이지만 일몰시간도 다가오고 서래봉을 올라가며 잡목과 암봉에 고생했던터라 편하게 중산마을로 내려가기로 의견을 모은다.
시원하게 바람이 불어오는 바위에 앉아 김밥을 안주로 남은 술을 마시고 뉘엿뉘엿 지는 해를 바라보며 다시 안부로 내려가 하산을 서두른다.



(안부에서 올려다본 괘관산 정상)



(천황봉 정상)



(천황봉)



- 중산마을
산죽지대를 따라 잠시 능선으로 이어지던 등로는 계곡을 향하여 급하게 떨어지고 낙엽으로 뒤덮힌 산길은 간간이 사라졌다 나타나곤 한다.
어둑어둑해지는 계곡을 한동안 내려가면 지리산처럼 고로쇠 수액을 채취하는 고무호스들이 촘촘하게 설치되어 있으며 곳곳에 고무통들과 잘린 호스들이 널려있어 흉물스럽다.
계곡을 몇번이나 건너고 산정에서 내려다 보이던 농가들을 지나면 넓직한 비포장길이 이어지고 곧 석재공장과 만난다.
깍여나간 절벽지대에는 빈 트럭들이 보이고 기계들은 운행을 멈춘채 서 있으며, 사람들은 보이지 않고 바람만 썰렁하게 불어와 마치 SF영화를 보듯 기괴한 느낌을 준다.
홍수로 무너져내린 도로를 터벅터벅 내려가면 어느틈엔가 떵거미가 짙게 드리워지고 대진고속도로를 굴다리로 통과하니 중산마을이 앞에 보인다.
옥수가 퀄퀄 흘러 내려가는 개천을 건너 26번국도에 서 있으니 내려온 산자락은 시커먼 어둠에 잠겨있고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차량의 불빛만이 섬광을 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