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통영의 최고봉, 벽방산

킬문 2006. 11. 1. 14:55
2005년 8월 13일 (토요일)

◈ 산행일정
안정사(13:30)
의상암(14:00)
벽방산(14:24)
안정치(14:48)
천개산(15:07)
전망좋은봉(15:45)
사다리암봉(15:59)
쉼터봉
매바위(16:32)
노산리(17:00)

◈ 도상거리
약 9.1km

◈ 산행시간
3시간 30분

◈ 산행기

광복절 연휴를 맞아 통영의 콘도에 이틀간 방을 잡았지만 훌쩍 커버린 아이들은 극구 안 간다고 고집을 부리니 아내 역시 따라 나설 수가 없게 되었다.
그러나 성수기에 잡은 콘도도 아깝지만 통영 근처에는 그간 눈여겨 봤던 산들도 있기에 혼자라도 갔다 온다고 오기를 부리며 집을 나선다.
대진고속도로를 타고 진주에서 남해고속도로로 진입해 사천인터체인지를 빠져나와 낙남정맥에서 분기한 연화산 도립공원을 찾아보다가 이정표도 안 보이고 너무 멀리 떨어진 것 같아 그냥 고성으로 향한다.
고성에서 14번 국도를 타고 통영으로 향하니 막바지 피서차량들로 도로는 꽉 막혀있지만 77번 지방도로로 꺽어져 광도면쪽으로 올라가니 한산한 해안도로가 연결된다.
안정리의 벽방초교 앞에서 이정표를 보고 왼쪽으로 포장도로롤 1.5km정도 들어가면 신라의 천년사찰인 안정사가 나오고, 주차장 그늘에 차를 세운 후 등산안내판을 보고있으니 찌는듯한 무더위와 작열하는 태양에 몸이 움추러든다.



▲ 안내도


울창한 소나무들사이로 움푹 패인 황톳길을 올라가다 임도를 건너고 제법 시원스럽게 물줄기가 내려오는 반석지대를 통과하니 다시 임도가 나오는데 이미 몸은 물에서 막 나온 것처럼 땀이 줄줄 흐른다.
돌길따라 임도를 몇차례 건너고 가파르게 이어지는 산길을 올라가다 "남도 제일의 도장"이라는 현판이 걸린 의상암으로 들어가 차가운 약수 한 바가지를 들이킨다.
주능선으로 올라가 진달래들이 무성한 바위지대를 따라가면 시야가 트이며 푸른 바다와 드넓은 국가산업단지가 펼쳐지고, 안정사가 발아래에 누어있으며, 시원한 바닷바람이 불어와 끈적거리는 땀을 말려준다.
왼쪽으로 수직벼랑을 이룬 바위지대를 따라 삼각점(충무22/1992재설)이 있는 벽방산(650.3m) 정상에 오르니 태극기가 펄럭거리고 큼지막한 정상석이 반겨준다.
통영과 고성의 경계를 이루며 이 근처에서는 제일 높다는 벽방산 암봉에 서면 짓푸른 다도해가 삼변으로 펼쳐지고 통영쪽으로 호국의 섬 한산도와 시가지가 가물가물하게 보인다.
고성쪽으로 뻗으며 지나갈 낙남정맥의 산즐기를 가늠하다가 노산리로 길게 돌아가는 주능선을 바라보니 마주보이는 천개산 너머로 삐쭉 삐쭉 솟은 바위봉들이 만만치않게 보인다.



▲ 벽방산 정상



▲ 벽방산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 안정국가산업단지



▲ 벽방산에서 바라본 천개산과 이어지는 능선



노송들이 어우러진 암릉을 지나고 굵은 밧줄을 잡으며 가파른 바위지대를 내려가면 정상쪽에서 무너져내린 너덜들이 사면으로 쏟아져 내려와 잔뜩 쌓여있다.
울창한 산죽지대를 통과하고 잔솔지대를 지나 임도삼거리인 안정치로 내려가니 이정표가 서있고 노산리까지 6.4km라 적혀있으며, 바람은 숨을 죽이고 지열이 푹푹 올라온다.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완만하게 이어지는 육산길을 올라가다 전망대바위에 서면 내려온 벽방산이 웅장한 모습을 보이고,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천개산(524.5m) 정상에는 원래 계획대로 안정사로 원점회귀할 수있는 등로가 보이지만 이왕 온 것이라 노산리까지 이어지는 종주코스로 들어선다.
송전탑을 지나고 완만한 숲길을 내려가서 굵은 밧줄이 걸려있는 수직암벽을 조심스럽게 올라가니 이정표상의 "전망좋은봉"인데 역시 지나온 능선과 가야 할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오고, 대촌마을로 갈라지는 지능선에 멋진 자연송 한그루가 바위위에 자리잡고있으며, 바로 앞에 있는 험준한 암봉도 멋지게 보인다.
안부로 내려갔다가 협곡사이에 걸려있는 나무사다리를 타고 앞에 서있는 암봉에 오르면 조망도 훨씬 좋아 노산리 일대가 잘 보인다.



▲ 천개산 오르다 바라본 벽방산



▲ 천개산 정상



▲ '전망좋은봉'의 자연송



▲ '전망좋은봉'에서 바라본 갈 능선



▲ 암릉의 사다리



쉼터봉이라 쓰인 봉우리를 넘고 짧은 사다리를 타고 암릉으로 올라서면 시원한 벼랑지대가 펼쳐지고 앞에 까까머리처럼 솟은 매바위가 보인다.
완만한 숲길을 따라가니 매바위와 만나고, 암벽을 직접 올라가다 포기하고 내려와 우회하고 나니 역시 추락위험이라는 경고판이 세워져있다.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14번 국도쪽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을 버리고 차가 있는 안정사쪽으로 가깝게 가기위해 왼쪽 노산리 방향으로 꺽어진다.
희미한 족적따라 무성한 숲을 헤쳐가다 개가 짖는 소리를 들은 것 같았는데 바로 앞에서 땅을 파고있던 멧돼지 새끼 몇마리가 부리나케 도망을 친다.
노산리마을이 내려다보이는 바위지대를 지나고 끊어질 듯 이어지는 잡목길을 따라 내려가면 무덤들이 나오고 곧 감나무들이 서있는 노산리 마을로 내려선다.
아까 차를 타고 지났었던 77번 지방도로로 나가 광도면의 택시를 부르고 땀을 딱으며 앉아있으니 통영으로 향하는 차량들이 꾸역꾸역 도로를 가득 메우고있다.



▲ 매바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