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통영을 굽어보는 미륵산

킬문 2006. 11. 1. 15:02
2005년 8월 15일 (월요일)

◈ 산행경로
용화사
암봉
미륵재
미륵산
미래사
영운리

◈ 산행시간
약 2시간 30분

◈ 후기

충무마리나리조트를 갈 때마다 앞에 울퉁불퉁하게 서있는 산이 무슨 산인가 궁굼했는데 바로 통영의 진산이며 용화산이라고도 하는 미륵산(461m)이다.
올해는 통영에 간 김에 귀찮아하는 아내를 설득해 (노약자도 2시간이내에 산행을 마친다고) 휴가 마지막 날 아침에 물도 없이 빈몸으로 콘도를 나선다.
등산화도 없는 아내에게는 내 등산화를 신기고 나는 차에 넣고 다니는 마라톤화를 신고 큰 도로로 나가 무작정 산쪽으로 꺽어져 들어간다.
할머니들에게 길을 물어 30여분만에 산행들머리인 용화사에 도착해서 급한 시멘트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완만하게 이어지는 숲길로 들어간다.
후두둑거리며 떨어지는 빗방울을 맞으며 산책로처럼 깨끗한 산길을 한동안 오르다 밧줄을 잡고 조금은 험한 암봉을 기어오르니 앞에 작은 봉우리 두개 넘어 미륵산이 제법 우뚝하게 서있고, 발아래로 통영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지며, 묵고있는 충무마리나리조트가 작게 내려다보인다.
벌써부터 힘들어하는 아내를 달래 비에 젖은 고즈넉한 숲길을 따라 암봉 하나는 우회하며 넓은 안부로 내려서니 이정판에 정상까지는 0.5km라 적혀있다.
조금씩 가팔라지는 돌길을 천천히 오르고 암릉을 지나 마치 험산에서나 볼 것같은 철계단을 타고 땀을 흘리며 바위위로 오른다.
암봉을 휘어돌며 돌탑 한기가 서있는 기암을 지나고 깃대가 서있는 정상으로 오르니 작은 정성석이 있고 원형 철제 지적도근점이 박혀있다.
사방이 훤히 트이는 암봉에 서면 통영시내가 훤하게 내려다보이고 한려수도를 이루고있는 수많은 섬들이 마치 보석처럼 아름답게 바다에 박혀있다.
앞에 보이는 한산섬 하나 뿐 이름도 모르는 섬들을 휘휘 둘러보고 그 기막힌 조망에 감탄을 하며 어제 다녀왔던 거제지맥의 봉우리들을 일일이 짚어보기도 한다.
노약자코스라는 말에 빈몸으로 따라왔던 아내는 목이 마르다고 불평하다가 미륵산이 한국의 100대 명산에 들어간다는 말을 듣고는 역시 아름답고 깨끗한 산이라고 평을 한다.
밑에 있는 봉화대를 지나면 한려수도의 조망처를 만든다는 명분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하고있는 공사현장이 나오니 이 아름다운 미륵산도 조만간 인파에 망가질 것이란 우려가 생긴다.
용화사로 내려가는 갈림길에서 미래사쪽으로 방향을 잡고 내려가면 비에 젖은 황톳길이 광장히 미끄럽고 T사에서 나온 내 등산화를 신은 아내는 딛을 때마다 미끄러지며 불안해 한다.
서로 신발을 바꿔 신고 쭉쭉 뻗은 측백나무들 사이로 내려가 효봉스님이 창건했다는 미래사에서 약수 한컵을 마시고 2km 떨어진 영운리마을까지 시멘트도로를 따라 내려간다.
소나무들이 울창한 도로를 따라가며 생동감있게 진푸른 색을 띄는 깨끗한 나뭇잎들에 아내는 연신 감탄하고, 매미들은 목청놓아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는데 양계장 늙은 아주머니는 큰소리로 연신 황구를 부른다.




▲ 콘도에서 바라본 미륵산 전경



▲ 첫 암봉에서 바라본 미륵산 정상



▲ 암봉에서 바라본 통영 앞바다



▲ 돌탑이 서있는 기암



▲ 미륵산 정상



▲ 미륵산에서 바라보는 다도해



▲ 미륵산에서 바라본 통영만



▲ 아련하게 보이는 거제지맥의 산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