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야산에서 헤메인 하루 (백우산-송곡대산-봉황산)

킬문 2006. 11. 1. 15:07
2005년 8월 24일 (수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홍천터미널(06:15-07:35)
내촌면사무소(08:05-08:43)
마지막농가(09:33)
능선합류(10:25)
백우산(10:51)
사거리안부(11:21)
매봉(11:25)
능선갈림길(11:55)
능선복귀(13:03)
능선갈림봉(13:12)
임도(14:17)
송곡대산(14:59)
봉황산(15:28)
사거리안부(15:49)
396.9봉(16:20)
밭(16:55)
철정검문소(17:18)
홍천터미널
동서울터미널(18:05-20:10)

◈ 도상거리
약 15km

◈ 산행시간
8시간 35분

◈ 산행기

- 도관리
홍천터미널 지하식당에서 백반으로 아침을 먹고 8시 5분발 현리행버스로 내촌면사무소앞에서 내려 가게주인에게 길을 물어본다.
백우산은 가족고개에서 올라가는 등로가 일반적이고 쉽기는 하지만 내촌뒤의 도관리를 통해 직접 오르는 길이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면사무소와 파출소사이의 시멘트길로 올라가다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촌로에게 대강 길을 물어 파란 가을하늘아래 펼쳐지는 옥수수밭과 콩밭사이로 들어가니 백우산이 암봉 두개를 거느리고 험한 모습을 하고 서있다.
산신각을 지나고 오른쪽으로 다리를 건너 큰골마을을 타고 들어가다 새로 지은 사당을 지나서 백우산을 바라보며 무작정 샛길로 들어선다.
마지막 농가의 주인에게 물어보고 뒤뜰을 지나 계곡으로 들어가면 조금후 길이 없어지지만 풀섭을 헤치니 능선쪽으로 희미한 족적이 나타난다.



▲ 도관리에서 바라본 백우산



▲ 산신각



- 백우산
낙엽이 잔뜩 쌓인 잡목 울창한 길을 올라가면 무덤들이 나오고 두번째로 무덤들을 지나며 족적이 흐려지고 가파른 사면길이 시작된다.
가족고개에서 시작하지 않았음을 크게 후회하며 진땀을 떨어트리고 한동안 된비알을 올려치면 왼쪽에서 올라오는 능선과 합류하지만 뒤돌아보면 길인지 알 수가 없다.
아름드리 소나무들을 지나 잡목들을 헤치며 음침하고 흐릿한 능선을 올라가면 곧 정상부의 암봉이 가로막아서고 왼쪽으로 우회하여 바위사이로 올라가니 거의 수직 바윗길이 시작된다.
나뭇가지와 바위들을 잡고 급사면을 이리저리 어렵게 기어오르니 일회용도시락등 쓰레기들이 나오고 곧 정상 바로 전의 등로와 만난다.
등로에서 바라보니 길 흔적도 없으며 어떻게하든 올라오기는 하겠지만 반대로 내려갈 때는 너무 가팔라서 엄두도 못낼 그런 험한 길이다.
삼각점(어론25/1989재설)이 있는 정상에 서니 전면으로 가마봉에서 소뿔산으로 이어지는 영춘지맥의 산줄기가 파란 하늘을 이고있고 뒤로는 응봉산에서 공작산으로 흐르는 산줄기가 보이며 그뒤로 한강기맥의 연봉들이 아련하다.



▲ 백우산 정상



▲ 백우산에서 바리본 가마봉과 소뿔산



▲ 백우산에서 바라본 공작산과 그너머의 한강기맥



- 매봉
움뿍하게 패인 미끄러운 진흙길을 조금 내려가니 도관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계속 내려가면 이정표가 있는 뚜렸한 사거리안부가 나오는데 오른쪽으로는 그 유명한 경수골의 13km 백패킹코스로 내려가는 길이 이어진다.
반대에서 내려오던 집나간 흑염소 두마리를 쫒으며 바로 위의 매봉(864.6m)에 오르면 아무런 특징도 아무런 표식도 없고 그저 단순한 봉우리에 불과해 실소가 나온다.
찬물 한모금 마시며 지도를 확인하고 잡목들이 걸치적거리는 능선따라 완만한 야산길을 한동안 내려가면 뚜렸한 길은 마을로 내려가고, 나무사이로 능선을 찾아 오른쪽으로 꺽어져 내려가니 더덕들이 널려있고 아예 길은 보이지않는다.
무작정 내려가다 바위지대에 옛 표기기 두개가 붙어있는 봉을 넘고 다음의 봉우리에서 능선이 갈라지는데 이때 방향을 잘못 잡은 것 같다.
오른쪽으로 꺽어져 급사면을 한창 치고 내려가니 작은 물길이 나오지만 덤불들을 헤치고 올라가 곧 다시 능선으로 붙는다.


- 송곡대산
이번에는 현위치가 주능선에서 송곡대산으로 약간 꺽어진 지점이라고 잘못 생각해 앞으로 진행하다 뒤돌아오고 또 다시 전진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연발한다.
낮은 봉으로 다시 돌아가 왼쪽으로 꺽어져 길도 없는 잡목숲을 헤치고 내려가면 임도로 떨어지는데 봉우리에서는 그냥 직진하는 방향으로 내려갔어야했다.
멀리 가리산의 쌍봉을 바라보며 지도에도 없는 임도를 생각없이 따라가다 뒤돌아서 고갯마루쯤의 반대쪽 능선으로 들어가니 뚜렸한 족적이 나타나고 앞에 봉황산으로 생각되는 봉우리가 우뚝하게 서있다.
나무에 파란색 페인트가 칠해진 등로를 따라가다 오른쪽으로 꺽어져 한참 올라가면 송곡대산(587.8m)이 나오는데 정상에는 돌무더기 몇개뿐 아무런 표식도 없다.



▲ 임도에서 바라본 봉황산



▲ 임도에서 바라본 가리산



▲ 송곡대산 정상(아님)



- 봉황산
갈림길로 돌아와 비가 오려는지 먹구름이 끼며 세찬 바람이 불어오는 적적한 숲으로 들어가 회양목 두그루가 대문처럼 앞을 지키는 오래된 흙무덤을 지난다.
나무들이 쓰러져 뒹구는 가파르고도 지저분한 숲길따라 봉황산(648.0m) 넓직한 정상에 오르니 역시 아무런 표식도 없고 베어진 나무 한그루만이 서있으며 산사랑산악회와 봉천 오상호의 표지기 두개만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찬바람 부는 봉황산에 서서 점점 어두어지는 하늘을 바라보다가 버스를 탈 수있는 철정까지 길게 이어지는 서쪽 능선으로 방향을 잡는다.
제법 뚜렸하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내려가다 빽빽한 잡목사이로 노송에 색동천들이 걸려있는 성황당안부로 내려서니 왼쪽으로 민가가 가깝게 보인다.



▲ 봉황산 정상



▲ 성황당안부



- 철정검문소
벌목된 나무들이 쓰러져 있는 잡목숲을 헤치고 올라가면 다시 뚜렸한 족적이 나타나고, 한적하고도 볼것 없는 야산길따라 칡넝쿨들이 온통 봉우리를 덮고있는 396.9봉에 오르니 글씨없는 삼각점이 놓여있고 속초로 이어지는 44번 국도와 차량들이 내려다보인다.
봉우리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고 넝쿨과 덤불들을 뚫고 내려가면 울창한 낙엽송숲이 나오고 차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사면길을 따라 봉우리 하나를 우회하고 다시 덤불로 뒤덮힌 봉우리를 넘어 길도 없는 사면을 치고 내려가니 밭이 나오고 물이 졸졸 흐른다.
손과 얼굴만 잠깐 딱고 마을로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보여야 할 국군철정병원이 왼쪽으로 보이니까 아까 사면으로 봉우리를 우회하며 다른 방향으로 나온 것이다.
마을길을 지나고 맑은 물이 흐르는 장남천을 따라 철정검문소로 내려가 하루종일 야산에서 헤메었던 지루한 산행을 마감한다.



▲ 396.9봉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