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남강기맥을 다시 만나 (미타산-무월봉-성현산-만지산)

킬문 2006. 11. 1. 15:56
2005년 12월 17일 (토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유학사(23:35-05:37)
묵방마을
439.6봉(07:18)
암봉(07:37)
미타산07:55)
사거리안부(08:28)
천황산우회
월령봉(09:07)
큰고개(09:55)
태백산(10:26)
사거리안부(10:42)
무월봉(10:56)
아홉사리재(11:40)
점심(11:40-12:30)
287.9봉(12:50)
석축폐무덤(13:21)
392봉(13:41)
381.6봉(14:00)
남강기맥합류(14:08)
한실재(14:14)
562봉(15:00)
암봉(15:27)
만지산(15:54)
서암교(16:29)
왜관
동서울터미널(23:12)

◈ 도상거리
약 21km

◈ 산행시간
11시간 52분

◈ 동행인
썩어도준치, 벽산, 배대인, 이박사, 산진이, 대간거사, 안트콩, 메아리, 산정무한, 신가이버 (사다리회원 10명)

◈ 산행기

- 미타산
밤을 새우고 달려 눈발이 날리는 현풍에서 식사를 하고 의령군 부림면 묵방리라는 이름도 생소한 곳에 차를 세워 유학사라는 작은 사찰을 지나 시멘트 임도를 따라간다.
빰을 아리게하는 매서운 강추위 속에 휘엉청 밝은 만월이 비춰주는 묵방마을을 지나고 실루엣을 만들고있는 미타산 정수리를 향하여 무덤가를 올라간다.
방향이 이상해 되돌아 내려와 전답들을 넘어 가시덤불 속에 바위들이 여기저기 놓여있는 황무지를 거슬러 올라가다 빽빽한 잡목들을 헤치고 능선으로 붙는다.
목장 철망이 있는 뚜렷한 등로를 따라가면 길은 무덤에서 마을로 내려가고, 여명이 밝아오는 가파른 사면을 치고 올라가다 빽빽한 잡목들을 헤치니 439.6봉이 나오는데 미타산은 아직 멀리 떨어져있다.
산악회들의 표지기들을 만나서 폐 무덤들이 있는 전망대 암봉 위로 올라서면 일출이 시작되며 남도의 수많은 산봉들이 머리를 쳐들고있고 멀리 비슬산과 팔공산의 웅장한 모습이 뚜렷하게 보여 감탄사를 자아낸다.
세차게 부는 찬 바람을 맞으며 능선을 따라가다 밑에서 올라오는 임도와 만나고 넓게 파헤쳐진 공사터를 지나서 미타산(662.1m) 정상에 오르니 삼각점(창녕24/1991재설)과 두개의 정상석이 있고 통나무 의자들이 놓여있다.
전면으로 시야가 확 트이는 정상에서는 멀리 수도산에서 가야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이 하늘금을 그리고 있고, 천황산과 월령봉을 지나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잘 보이며, 월령봉에서 낮게 갈라져 북서 쪽으로 이어지는 태백산과 무월봉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 미타산 오르며 바라보는 산봉들



▲ 미타산 정상



▲ 미타산 정상



▲ 미타산에서 바라본 중앙의 천황산, 왼쪽의 국사봉, 오른쪽의 무월봉



▲ 미타산에서 바라본 가야산



- 월령봉
개들이 짖어대는 산장 같은 건물을 지나 미타산 정상부의 암벽을 바라보며 아침 숲을 내려가면 등로도 뚜렷하고 좋지만 '미타산.국사봉 종주'라는 노란색 표지기가 몇미터 간격으로 촘촘하게 붙어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길 가 응달의 초라한 무덤들을 지나고 관목들이 빽빽한 산길을 올라가니 양지 바르고 전망 좋은 곳에 따뜻하게 누워있는 무덤들이 나타나 죽어서도 신세가 갈라지는 현실을 느끼게 된다.
사거리 안부를 넘어 아깝게도 천황산은 어디인지도 모르게 지나치고 산 사면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하며 잘 나있는 등로를 따라가다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길 임을 깨닫고 봉우리를 거슬러 올라간다.
무성한 억새밭 속에 무덤들이 있는 월령봉(686.4m)에 오르니 지나친 천황산은 지척이고, 가야 할 태백산과 무월봉 너머로 흰 눈을 잔뜩 지고있는 황매산과 덕유산이 뚜렷하게 보이며 그 뒤로는 지리산 연릉이 아련하게 펼쳐져 쉽게 눈길을 떼지 못한다.
발 빠르게 국사봉으로 잘못 달려간 일행들을 기다리다 일단 버스가 기다리는 아홉사리재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서쪽 능선으로 진입하니 가시덤불과 잡목들이 심하지만 경상도 쪽에서 자주 만나는 국제신문의 표지기들이 간혹 걸려있다.



▲ 월령봉에서 바라본, 무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무월봉
잡목들이 널려있는 흐릿한 능선을 따라가다 봉우리를 하나 더 넘고 좌우로 저수지들을 내려다보며 임도를 만나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큰고개로 내려간다.
'초계면 정곡리'라는 이정판이 서있는 양지 바른 도로에서 잠시 쉬고 맞은 편 임도를 따라가다 산길로 붙으니 역시 뚜렷한 등로가 이어진다.
미타산에서 국사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되돌아보며 표지기 몇 개만이 걸려있는 태백산(512.0m)을 넘고 멀리서부터 머리가 벗겨져 보이던 무월봉으로 향한다.
사거리 안부를 넘고 칡넝쿨들이 빽빽한 무덤안부를 지나서 가파르게 이어지는 통나무 계단 따라 넓은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무월봉(622.0m) 정상에 오르니 작은 돌에 이름이 적혀있다.
봉우리에서 남서쪽으로 방향을 잡아 내려가면 나무들이 많이 쓰러져 있지만 예상외로 남도 특유의 가시덤불도 안 보이고 흐릿한 족적이 시종 외길로 이어진다.



▲ 큰고개



▲ 태백산 정상



▲ 무월봉 오르며 뒤돌아본 왼쪽의 미타산부터 천황산과 월령봉



▲ 무월봉 정상



- 381.6봉
오른쪽으로 무곡저수지를 내려다보며 적적한 능선 따라 절개지를 바로 내려가니 1011번 지방도로상의 아홉사리재가 나오는데 고갯마루에는 작은 쉼터가 있고 찬 바람이 거세게 불어온다.
조금 밑의 바람 잔잔한 곳에 세워져있는 준치님의 버스로 내려가 국사봉으로 잘못 갔었던 일행들과 만나서 라면과 김치찌개를 끓여 소주를 한잔씩 돌리며 점심을 먹는다.
50여분 점심을 먹고 고갯마루에서 철문 있는 임도를 따라가다 밤나무 사이로 올라가 쓰러진 나무들을 넘어 능선으로 붙는다.
흐릿한 족적 따라 삼각점이 없는 287.9봉에 오르고 남쪽 방향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찾아 잔솔과 잡목들을 헤친다.
지능선들을 조심하며 가시덤불도 없는 비교적 좋은 상태의 능선을 한동안 따라가 석축을 두르고있는 폐 무덤을 만난다.
무덤들을 연신 지나고 잡목들을 헤치며 능선으로 붙다가 왼쪽으로 송전탑이 있는 392봉을 다녀와, 뚜렷해진 능선을 따라가면 처음으로 표지기 한 장이 보이고 곧 삼각점(삼가420/1983재설)이 풀 속에 숨어있는 381.6봉을 넘는다.



▲ 아홉사리재


- 만지산
봉우리를 왼쪽으로 우회하는 편한 길을 몇 분 따라가면 불과 3일전에 지나갔던 남강기맥과 합류하고 뚜렷한 길 따라 대곡으로 이어지는 한실재를 넘는다.
송전탑을 지나서 거치장스러운 잡목들을 헤치며 가파른 암릉을 넘어 성현산이라고도 하는 562봉에 올라 오른쪽으로 이어지는 남강기맥 길을 버리고 직진해서 만지산으로 향한다.
외고지산 갈림길을 왼쪽 사면으로 지나고 거세게 불어오는 차디찬 겨울바람을 맞으며 암봉으로 오르니 시야가 트이며 자굴산으로 달려가는 남강기맥의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와 가슴이 시원하게 뚫려온다.
미친듯이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가시덤불과 빽빽한 넝쿨들을 표지기 따라 이리저리 피해서 바위 전망대에 서면 앞으로 만지산이 지척이고 암벽을 두루고있는 국사봉 너머로 처음에 올라왔던 미타산까지 눈에 들어온다.
맹 추위에 콧물을 뚝뚝 떨어트리며 잡목만이 가득한 흐릿한 산길을 따라가니 드디어 만지산(606.5m) 정상이 나오는데 작은 바위 옆에 삼각점(삼가422/1988재설)이 있고 나무들이 많아 시야는 막혀있다.



▲ 만지산 전위봉에서 바라본, 자굴산으로 이어지는 남강기맥의 산줄기



▲ 전위봉에서 바라본 만지산과 뒤의 국사봉



▲ 만지산 정상



- 서암교
남동쪽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다가 임도와 가까운 안부에서 하산 하려던 생각을 버리고 청계리로 바로 떨어지는, 표지기들이 안내하는 뚜렷한 산길로 접어든다.
그동안 괴롭혔던 덤불과 잡목들도 사라진 편한 등로를 따라가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 전망대로 올라서니 청계리 일대가 발 아래로 내려다보이고 국사봉은 손에 닿을 듯 가까운데 드디어 흐린 하늘에서는 싸래기 눈발이 날리기 시작한다.
지그재그로 이어지는 등로 따라 임도를 만나고 모두마을을 지나 서암으로 내려가니 서암교 옆에 회장님의 버스가 기다리고있다.
하루종일 차가 막힌다는 대구까지의 고속도로 구간을 통과해 왜관에서 저녁을 먹고 버스가 휘청거릴 정도의 광풍을 뚫으며 서울로 향한다.



▲ 만지산 내려가며 바라본 국사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