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엄동설한 동짓날에 華川 가는 길 (백적산-홍고개-성산)

킬문 2006. 11. 1. 16:12
2005년 12월 22일 (목요일)

◈ 산행일정
상봉터미널
사내터미널(06:30-08:29)
대명사(08:38)
재치고개(09:37)
966.8봉
능선갈림봉(09:56)
동쪽갈림봉(10:24)
백적산(11:34)
남동쪽꺽임봉(12:10)
성황당안부(12:29)
능선갈림길(12:55)
445.3봉(13:39)
홍고개(14:06)
능선갈림길(14:45)
진지안부(16:15)
281.1봉(16:26)
성산(17:16)
백암사도로(17:38)
화천터미널
춘천터미널(18:10-18:55)
남춘천역
성북역(19:15-20:59)

◈ 도상거리
약 19km

◈ 산행시간
9시간

◈ 산행기

- 재치고개
전국이 한파로 꽁꽁 얼어붙은 동짓날에 사창리에서 택시를 타고 대명사 앞에 내려 독수리가 산다는 신선바위를 바라보며 눈 덮힌 산길을 올라간다.
빙판을 이룬 돌밭 길을 한동안 올라가면 합수부가 나오고 넓은 길은 오른쪽으로 두류산을 향하여 올라가며 왼쪽 계곡을 타고 흐릿한 길이 이어진다.
계곡을 이리저리 건너며 눈 덮힌 길을 줄곳 따라가면 비탈에 뿌리를 굳게 내리고 혹독한 겨을을 보내는 나목들 사이로 파란 겨울하늘이 너무나 차갑게 다가온다.
등에 땀이 배고 두터운 겉옷이 부담될 때 쯤 가파른 사면을 치고 재치고개 안부로 올라서니 갑자기 혹독한 냉기가 몰려오며 얼굴이 아리고 몸이 움추러든다.



▲ 재치고개


- 백적산
쭉쭉 미끄러지는 눈길을 지나 참호들이 있는 966.8봉을 넘고 능선이 갈라지는 벙커봉에 올라서니 복주산에서 광덕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의 산줄기가 장쾌하게 펼쳐지고 군부대가 있는 대성산이 전면으로 보인다.
백적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을 살펴보다 여름에는 가시덤불과 억새로 꽉 막혀있던 능선으로 들어서면 발목을 덮을 만큼 신설이 쌓여있고 짐승들의 발자국만 보인다.
참호들을 지나고 잡목들을 헤치며 동쪽으로 능선이 꺾어지는 암봉으로 올라가니 백적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모습을 드러내고 다음에 가야 할 장군산이 흐릿하게 보인다.
빽빽한 잡목들과 쓰러진 나무들을 어렵게 통과하면 간벌지대가 나오며 길이 악간씩 좋아지고 미끄러운 바위지대들이 연신 나타난다.
바람 잔잔한 바위에 앉아 얼은 김밥과 곳감 하나로 점심을 먹고, 매서운 나뭇가지에 얼은 뺨을 맞고는 정신을 바짝 차리며 걸음을 바삐한다.
노송이 서있는 바위 전망대에 서면 맞은편 장군산과 두류산너머로 화악산과 국망봉이 잘 보이고 주능선에서 꺾어져 내려오는 산줄기가 한눈에 들어온다.
잡목들을 헤치며 석축 위에 삼각점(화천23/1985재설)이 있는 백적산(883.8m) 좁은 정상에 오르니 벌목되어있지만 조망은 막혀있고 찬 바람만이 산객을 맞아준다.



▲ 능선갈림봉에서 바라본 한북정맥



▲ 능선갈림봉에서 바라본, 오른쪽의 백적산으로 이어지는 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갈림봉에서 이어온 능선



▲ 전망대에서 바라본 장군산과 두류산



▲ 백적산 정상



- 홍고개
정상에서 직진으로 내려가다 돌아와 북쪽으로 약간 휘며 이어지는 능선을 따라가 성터처럼 돌이 쌓여있는 곳을 지나고, 험준한 암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해서 내려가니 오늘 처음으로 '역말 장기일'의 표지기 한장이 보인다.
비래암과 멋진 비래바위를 바라보며 안부을 지나고 남동쪽으로 방향을 꺾어 낙엽만 수북하게 쌓인 적적한 능선을 따라가니 알만한 분들의 표지기 몇장이 나오는데 아마 구운리 쪽에서 올라오는 것 같다.
돌무더기가 쌓여있는 성황당안부를 지나고 귀를 에이듯 칼바람이 불어오는 능선을 잡념에 젖어 걸어가다 동북쪽으로 꺾어지는 능선갈림길로 돌아온다.
개 짖는 소리를 내며 도망가는 고라니를 바라보며 뚜렷한 능선길을 내려가면 목장 철망이 있는 임도 공터가 나오고 직진해서 봉우리에 올라갔다 왼쪽으로 보이는 벌목된 마루금을 찾아보고 되돌아온다.
능선밑으로 나란히 지나가는 임도를 따라가다 약간 높은 445.3봉으로 올라가면 글씨없는 삼각점이 억새 속에서 모습을 보이며 현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준다.
다시 임도를 따라가다 임도가 남쪽으로 휘는 곳에서 능선으로 들어가 헬기장을 지나서 벌목된 나무들이 널려있는 숲을 넘어서 내려가니 한전건물이 나오고 곧 포장도로가 지나가는 홍고개가 나온다.



▲ 임도에서 바라본, 성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



▲ 홍고개



- 281.1봉
차 한대없이 썰렁한 고개에서 임도를 버리고 참호들이 파여있는 산마루로 올라가도 곧 임도와 만나며 널찍한 임도가 줄곳 능선을 따라 편하게 이어진다.
얼은 땅에서 무엇인가 찾으러 다니는 촌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적적한 임도를 따라가다 시야가 트이는 봉우리에 우정 올라가 화천으로 낮게 이어지는 산줄기를 대강 가늠해 본다.
왼쪽으로 임도가 갈라지는 곳을 지나고 봉우리에서 봤던 남동 쪽으로 갈라져나가는 능선으로 내려가다 오른쪽으로 더 뚜렷하게 이어지는 능선이 보여 되돌아 나온다.
세군 데로 나란하게 내려가는 능선갈림길에서 왔다갔다 길을 찾다가 두번째 능선으로 들어가 방향을 맞추고 한동안 내려가니 바로 앞에 가야 할 산줄기가 지나간다.
계곡으로 떨어졌다 군인들의 쓰레기들이 널려있는 급사면을 치고 올라가면 진지들이 있는 안부가 나오며 능선이 앞뒤로 정확하게 이어지니 헤메면서 길도 못찾고 엉뚱하게 2km는 옆의 능선으로 내려온 셈이다.
산으로 들어가 바로 앞의 봉우리에 올라가면 오래된 삼각점이 있어 281.1봉 임을 알 수있고 갈림길에서 낮게 이어져 내려오는 능선이 한눈에 헤아려진다.
그러니 홍고개를 지나 임도를 따라가다 왼쪽으로 임도갈림길을 보내고 몇백미터 지난 첫 능선으로 들어가야 정확한 마루금을 밟을 수 있는 것이다.


- 성산
임도를 만나고 넓직한 헬기장으로 올라가서 바로 앞의 헬기장으로 내려가니 시아가 트이며 앞에 성산이 잘 보이고 사명산과 용화산이 성벽처럼 우뚝하지만 성급하게 직진해서 내려가니 능선이 끊겨진다.
처음의 헬기장으로 돌아와 남동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타고가다 뚝 떨어져서 마을이 가까운 안부를 지나고 급한 오름길을 이어간다.
임도를 따라가다 능선으로 붙어 잡목들이 덮고있는 참호들을 지나 통신탑 두개가 서있는 성산(349.1m)에 오르니 깃대 달린 삼각점이 있고 화천읍내와 굽이쳐 흐르는 북한강이 발아래로 내려다보인다.
어두어가는 산정에 서서 이어온 산줄기와 시원하게 펼쳐지는 강변을 내려보다 서서이 불빛들이 켜지기 시작하는 화천을 겨냥하고 북쪽 사면으로 내려간다.
급하게 떨어지는 눈길 따라 참호들을 지나서 덤불들을 헤치며 내려가면 밭이 나오고 시멘트 도로따라 정수장을 지나니 곧 백암사 올라가는 도로와 만난다.
나직하게 들려오는 불경소리를 들으며 도로를 몇분 내려가니 금방 버스터미널이 나오고, 춘천 표를 끊고는 더운 어묵국물에 소주 한잔을 마시며 엄동설한 동짓날의 힘들었던 산행을 마무리한다.



▲ 헬기장에서 바라본 사명산과 용화산



▲ 성산 정상



▲ 성산에서 내려다본 북한강



▲ 성산에서 내려다본 화천읍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