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Ⅱ)

소백산 칼바람은 여전하네! (죽령-비로봉-신선봉-구인사)

킬문 2006. 11. 1. 16:31
2006년 1월 25일 (수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영주터미널(06:15-08:35)
죽령(09:07)
중계소(10:09)
제2연화봉(10:48)
비로봉(12:05)
국망봉(13:05)
늦은맥이고개(13:37)
신선봉(14:13)
민봉(14:50)
계곡갈림길(15:05)
임도(15:44)
구봉팔문전망대(16:09)
구인사터미널(16:32)
동서울터미널(16:50-19:45)

◈ 도상거리
약 20km

◈ 산행시간
7시간 25분

◈ 산행기

버스에 피곤한 몸을 누인채 한숨 자고 일어나니 버스는 죽령터널을 지나고 허옇게 눈이 쌓인 소백산을 돌아서 금방 영주에 도착한다.
빵 몇개를 사고 택시로 죽령 고갯마루에 내리니 단양에서 올라온 시내버스가 손님을 기다리고있고, 찬바람을 맞으며 채비를 차리고는 반갑게 문을 여는 휴게소의 아주머니와 인사하며 매표소로 오른다. (21,000원)
텅 빈 시멘트도로를 따라가다 사잇길로 도로를 넘고, 왼쪽으로 돌아가는 도로를 버리고 능선으로 들어가 낡은 철줄을 잡으며 오래된 참호들이 파여있는 가파른 눈길을 오른다.
헬기장을 지나서 억새 가득한 봉우리에 오르면 전면으로 중계소와 천문대의 시설물들이 자리잡은 소백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반대쪽으로는 도솔봉이 우뚝서서 산객을 굽어본다.



▲ 죽령



▲ 헬기장에서 바라본 중계소



도로로 내려가 꽁꽁 얼어붙은 빙판길을 걸어 올라가면 냉랭한 바람이 불어오고 간이화장실의 환기통이 돌아가며 삐꺼덕거리는 괴이한 소리를 만들어낸다.
제2연화봉(1357m)의 중계소를 왼쪽으로 길게 우회하며 얼어붙은 도로를 이리저리 피해서 걸어가니 멀리 비로봉으로 이어져 올라가는 산봉들은 눈이 없어서 그런지 늦가을의 황량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희방사로 길이 갈라지는 연화봉(1377m)을 지나며 지루한 도로는 끝나고 등산객들이 많이 다녀서 반질반질한, 눈덮힌 산길이 이어진다.
소백산답게 볼을 얼얼하게 하는 찬바람을 맞으며 길다란 나무계단을 타고 제1연화봉(1394.4m)의 암릉을 넘어서면 비로봉으로 이어지는 까까머리 능선이 쓸쓸한 모습을 보인다.
양지바른 곳에서 빵과 곳감으로 점심을 먹고 거세게 불어오는 찬바람을 맞으며 주목관리소를 지나 비로봉(1439.5m)에 오르니 시야는 막힘이 없지만 대기가 흐릿해 아무것도 보이지않고, 커다란 정상석옆으로 초라한 4등 삼각점(단양425/2003재설)이 놓여있어 소백산의 산세와 명성을 깍아내리고있다.



▲ 중계소에서 바라본 비로봉



▲ 제2연화봉에서 바라본 비로봉



▲ 뒤돌아본 주능선



▲ 비로봉 정상



▲ 비로봉에서 바라본 국망봉



사방을 휘휘 한번 둘러보고 국망봉을 향하여 나무계단길을 내려가면 그 유명한 소백산의 칼바람이 맹렬하게 불어오며 얼굴을 아리게 만들지만 어의곡리 갈림길을 지나며 위세가 사그러든다.
잘 나있는 눈길따라 빙판들을 우회하며 국망봉(1420.8m)에 오르니 반대에서 올라온 등산객들이 버너를 켜고 식사를 준비하고있어 바위에 눈길만 주고는 그냥 내려간다.
등산객들을 연신 지나치며 상월봉을 지나고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가면 백두대간 표지기들이 보이기 시작해 몇년전 죽령에서 새벽에 출발해 엄청나게 쌓인 눈을 러쎌하며 16시간 40분만에 고치령으로 내려가던 사투가 생각나 쓴 웃음이 지어진다.
바쁜 걸음으로 신선봉의 암봉들을 바라보며 내려가다 마당치로 낮게 이어지는 백두대간의 산줄기를 그려보고 그너머로 아직 못 가본 형제봉을 마냥 쳐다본다.
어의곡리로 내려가는 늦은맥이고개를 지나고 조금 올라가다 이정표가 서있는 갈림길에서 마당치로 이어지는 대간길을 수많은 표지기들과 함께 오른쪽으로 흘려보내고 직진해서 한적한 구인사길로 들어간다.



▲ 국망봉 오르며 바라본 비로봉



▲ 국망봉 정상



▲ 국망봉에서 바라본 상월봉



▲ 국망봉에서 바라본 신선봉



봉우리를 왼쪽으로 크게 우회하며 암릉들을 지나면 낙엽밑에는 빙판이 반질반질하고 바위사이에는 얼음이 깔려있어 조심스럽게 더딘 진행울 한다.
찬바람 부는 눈길을 한동안 따라가다 구인사 7km 이정표가 서있는 사면에서 무릅까지 빠지는 눈길을 헤치며 얼어붙은 암릉들을 통과해 신선봉(1389m) 정상에 오르니 비로봉에서 국망봉을 지나 이어져 내려오는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고, 가야 할 민봉이 가깝게 보이는 대단한 조망처이며, 정말 바위위에 희미하게 바둑판이 음각되어있다.
거센 바람이 부는 정상을 내려와 적적한 눈길을 따라가다 억새가 가득한 민봉(1361.7m) 정상으로 오르면 삼각점(단양306/2004재설)이 있고 소백산의 전체 능선이 시야에 장쾌하게 펼쳐진다.
무인강우측정기를 지나고 한적한 능선길을 따라가니 구인사 5.4km 이정표가 나오는데 철조망이 능선을 막고있고 등로는 왼쪽 계곡으로 유도되지만 능선으로 올라가다 길이 별로 좋지않아 그냥 내려온다.
아이젠을 하고 계곡으로 내려가면 짜증나는 돌밭길이 이어지다가 연신 두텁게 얼어붙은 계곡을 어렵게 넘어야 해 능선으로 올라가지 않은 것을 후회하게 된다.
지루한 계곡길을 한동안 따라가니 임도가 나오는데 왼쪽으로는 푹 꺼진 전답지대를 꼬불꼬불 돌아가는 시멘트도로가 펼쳐지며 구인사로 이어지는 능선이 오른쪽 앞에 보인다.


임도를 오른쪽으로 올라가 고갯마루에 서면 내려오는 능선쪽으로도 뚜렸한 길이 보이고, 등로는 임도따라 구인사로 내려가지만 표지기를 보며 앞에 이어지는 능선으로 들어간다.
가파른 봉우리를 내려가다 빙판길에서 크게 한번 넘어지고 노송들이 서있는 깨끗한 산길을 올라가니 구봉팔문 전망대라고 쓰인 봉우리가 나오는데 수많은 화환으로 치장된 스님의 묘 한기가 있으며 밑으로 구인사가 내려다보인다.
흰줄이 매어진 정갈한 시멘트계단길이 이어지고 절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을 만나며 잣나무숲을 지나 구인사로 내려가니 그 규모에 그만 입이 벌어진다.
수많은 요사채들이 서있으며 한쪽으로는 계속 커다란 건물들을 짓고있는 도로를 내려가면 마치 당나라때의 시가지를 보는듯 화려하고 사람들로 바굴바굴하며 경내에는 우체국도 보인다.
일주문을 지나 서울, 부산, 대구는 물론 인근의 제천, 단양, 영월로 가는 버스들이 줄을 서있는 정류장으로 내려가 16시 50분 동서울 직행표를 끊고 캔맥주 한모금에 산행을 마무리한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구봉팔문



▲ 구인사



▲ 구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