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2월 17일 (일요일)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원주터미널(06:35-08:04)
주천(08:15-09:05)
판운삼거리(09:28)
513봉(10:05)
600.4봉(10:33)
613봉(11:05)
암봉(11:45)
692봉(12:25)
712봉(12:47)
724.0봉(12:52)
737.0봉(13:16)
능선복귀(13:52)
자라고개(13:57)
비박바위(14:25-14:49)
711봉(14:55)
773.7봉(15:15)
798봉(15:48)
신랑봉(16:03)
802봉(16:17)
각시봉(16:30)
965.1봉(17:04)
중무치(17:09)
수정산(17:24)
음지동갈림길(17:38)
음지동(18:31)
방림삼거리(18:52)
동서울터미널(19:40-21:48)
◈ 도상거리
약 12km
◈ 산행시간
9시간 03분
◈ 동행인
술꾼, 김대용
◈ 산행기
- 600.4봉
전날 밤에 쏟아진 폭설을 걱정하며 관음사쪽으로 백덕산 등로가 열려있는 주촌에서 택시를 타고 백덕지맥상의 아침치를 넘어 푸르른 평창강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판운삼거리에서 내린다.
가게에서 막걸리와 간식거리들을 챙기고 멀리 가리산 쌍봉처럼 독특한 모습을 하고있는 배거리산을 바라보며 밭을 가로질러 뚜렸하게 보이는 무덤길로 들어선다.
무덤에서 곧 길은 사라지고, 눈을 쓰고있는 무성한 억새밭을 지나 앞에 우뚝 서있는 600.4봉을 바라보며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눈밭을 무작정 기어 올라간다.
나뭇가지들을 잡고 미끄러운 설사면을 올라가면 전날 과음한 몸에서는 금방 진땀이 베어나오고 자칫 방심하다가는 뒤로 몇미터씩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발밑으로 평창강과 판운리를 내려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513봉에 오르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나지만 600.4봉은 아직 한켠으로 멀리 올려다 보인다.
눈에 덮혀있는 바위지대에 연신 미끄러지며 백덕산 갈림길을 지나고, 술냄새를 훗뿌리며 벌목되어 있는 600.4봉에 오르니 삼각점(407재설/76.6건설부)이 있으며 조망은 약간 트여서 배거리산이 흐릿하게 보이고 가야 할 능선쪽으로 눈을 쓰고있는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 판운삼거리에서 바라본 평창강과 배거리산
▲ 600.4봉 정상
- 724.0봉
갈림길로 돌아와서 가파른 돌밭길을 내려가 흐릿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백덕지맥의 산줄기가 가깝게 지나가고 오른쪽으로는 나뭇가지사이로 평창강이 내려다 보인다.
613봉을 넘고 눈 덮힌 암릉지대를 따라 청정한 송림지대를 지나서 간벌된 나무들이 걸기적거리는 안부를 넘으니 길이 안 좋아 그런지 시간이 덧없이 흘러간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636봉을 넘고 지루한 눈길을 따라가다 바위사이를 헤집고 노송들이 서있는 암봉으로 올라서면 맞은 편 산줄기 끝으로 허옇게 눈을 덮고있는 백덕산이 질 보이고, 멀리 수정산에서 봉우리 3개로 이루어진 새귀양지산을 지나 핏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뚜렸하게 펼쳐지며, 앞에는 삼방산이 우뚝 서있다.
암봉을 되돌아 내려가 연이어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따라 벌목되어 있는 봉우리들을 넘으니 처음으로 "평창해피라인탐사대"의 표지기 한장이 보이지만 등로는 여전히 희미하고 잡목과 까시덤불들이 앞을 막는다.
맞은 편으로 구봉대산의 울퉁불퉁한 봉우리들과 삿갓봉의 정수리를 바라보며 찬바람 휘몰아치는 692봉을 넘어가면 오른쪽으로 깍아지른 절벽지대가 나오는데 시야가 확 트여서 수정산이 가깝게 보이고, 평창강가의 옥녀봉너머로 삼방산이 우뚝하며, 배거리산은 여전히 멋진 자태로 전망에 맛이 간 산객들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712봉을 넘고 가파른 눈길 따라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724.0봉으로 올라가니 조망은 가려있으며 맑았던 날이 조금씩 흐려지고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 왼쪽으로 보이는 백덕지맥의 산줄기
▲ 암봉에서 바라본, 오른쪽 끝의 백덕산
▲ 692봉을 넘으며 만나는 절벽지대
▲ 절벽에서 바라본 수정산과 새귀양지산
▲ 724.0봉 정상
- 711봉
오른쪽으로 나타나는 남병산과 눈에 덮힌 청옥산을 바라보며 양쪽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특히 평창강쪽으로 작은 암봉들을 여럿 떨구는 737봉을 넘어 내려가면 암릉들이 나오는데 첫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내려가니 더 거친 절벽지대가 나오고 우회할 길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젠까지 하고 급사면을 왼쪽으로 내려가다 바위사이로 절벽을 간신히 통과해서 잡목들을 헤치며 쭉쭉 미끄러지는 설사면을 길게 돌으려니 힘도 들고 아까운 시간만 흘러간다.
진땀을 흘리며 어렵게 능선으로 복귀해 조금 내려가면 지형도상의 자라고개 안부가 나오는데 좌우로 길 흔적도 전혀 없고 그저 단순한 잘룩이에 불과해 의아심도 들고 허탈해진다.
이따금씩 흣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지루하게 이어지는 암릉길을 헤치고 올라가면 711봉 바로 전에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비박바위가 나타나 뜨거운 컵라면에 소주를 돌려마시며 얼은 몸을 녹인다.
20여분 쉬고 다시 가파르게 711봉으로 올라가니 처음으로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나타나고 왼쪽에서는 표지기가 달린 뚜렸한 지능선이 올라오며 등로가 조금씩 좋아진다.
▲ 청옥산
▲ 수정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
▲ 자라고개 전의 암봉
▲ 자라고개
- 신랑봉
잿빛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봉우리를 내려가면 움푹 패인 자연 수직굴이 보이는데 낙엽이 잔뜩 쌓여있어 안락해 보이기는 해도 자칫 혼자 빠지면 헤어나오기도 힘들 것 처럼 보인다.
왼쪽으로 외딴 나무집 한채를 바라보며 봉우리들을 넘어 내려가니 눈 쌓인 임도가 가깝게 지나가 험로에 지친 산객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을 준다.
젖은 장갑속으로 시린 손가락을 문질러가며 왼쪽으로 수직절벽을 이루고있는 위태스러운 칼날등을 타고 삼각점(442재설/77.6건설부)이 있는 773.7봉을 넘으면 생각보다 진행이 느려 핏대봉은 언검생심이고 이제 수정산 넘을 일도 걱정이 된다.
배거리산에서 이어 온 산줄기와 삼방산을 되돌아보며 계속 이어지는 좁은 날등을 타고 가다 험준한 암벽을 만나고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나뭇가지를 잡아가며 가파른 사면을 기어 올라 798봉을 어렵게 넘는다.
뚝 떨어지는 급사면 눈길을 나뭇가지를 잡고 힘들게 내려가 754봉을 오르고 왼쪽으로 무덤을 지나 지형도상의 신랑봉(724.0m)으로 가 보니 그저 펑퍼짐하기만 하고 아무런 표식도 없어 실소가 나온다.
▲ 수직 천연굴
▲ 773.7봉 정상
▲ 773.7봉에서 바라본, 신랑봉과 각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773.7봉 내려가며 뒤돌아본 배거리산과 이어온 산줄기
▲ 773.7봉 내려가며 바라본 삼방산
▲ 798봉
▲ 뒤돌아본 798봉
- 수정산
가파른 눈길 따라 802봉을 오르고 혹시나 싶어 왼쪽으로 조금 떨어져있는 777봉으로 가 보아도 평평한 바위 하나 뿐 역시 신랑봉은 아니다.
뚝 떨어지며 가파른 눈길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가 뒤돌아보면 내려 온 봉우리는 마치 피라미드처럼 날카롭게 솟아있어 저런 험봉을 어떻게 넘어왔는지 감탄사가 나온다.
공터에 무덤 한기가 눈이불을 쓰고있는 각시봉(763.5m)을 지나 다소 완만해진 눈길을 따라가다 다시 무덤 한기를 넘으니 파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파른 능선이 이어지고,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백덕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965.1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돌아 정상 전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간다.
암릉을 우회해서 내려가 펑퍼짐한 중무치를 넘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서서이 석양에 물들어가는 눈길 따라 벌목되어있는 수정산(989.5m)에 오르니 삼각점과 정사각형의 작은 화강암 정상석이 보이고 이정판이 반갑게 서있다.
물푸레산이라도 불리우는 수정산 정상에서는 평창시내의 야경이 불야성으로 펼쳐지고 음지동과 양지동 민가의 따뜻한 불빛들이 금방이라도 내려갈 수 있을 것처럼 가깝게 보여 마음을 달래주며 배거리산 역시 어둠속에 뚜렸하게 모습을 보여준다.
▲ 802봉
▲ 중무치
▲ 수정산 정상
▲ 수정산에서 바라본 배거리산
- 음지동
찬바람 불어오는 정상에서 제일 가까운 음지말로 방향을 잡고 급히 직진해서 내려가면 표지기들이 달린 등로가 이어지고 일주일전 다녀간 사다리 식구들의 발자국이 뚜렸하게 나있다.
힌동안 내려가다 '음지말 1340m' 이정판이 서있는 갈림길에서 소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왼쪽으로 꺽어 랜턴을 켜고 가파른 눈길을 내려간다.
눈 덮힌 미끄러운 낙엽길을 한동안 내려가다 봉우리를 두엇 넘고 목장의 철선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니 발밑으로 농가의 환한 백열등 불빛이 반가워진다.
시멘트도로를 만나 수정산 이정판이 서있는 양지동 갈림길에서 계속 내려가면 서낭당이 있는 마을입구가 나오고 역시 커다란 등산 안내판이 걸려있지만 일행들의 흔적이 모호하다.
되돌아 올라가 첫 농가에서 평창택시를 부른 일행들과 만나니 노인 부부 두분이 더운 커피도 타 주시며 이왕이면 하루 자고 가라 걱정해 주셔서 아직도 따뜻한 농촌 분들의 마음씨가 느껴진다.
금방 도착한 택시를 타고 줄지어 양지동의 기도원으로 올라가는 차량들을 보며 평창에서 바로 출발한 마지막 서울 버스를 잡기 위해 방림삼거리로 달려간다.
◈ 산행일정
동서울터미널
원주터미널(06:35-08:04)
주천(08:15-09:05)
판운삼거리(09:28)
513봉(10:05)
600.4봉(10:33)
613봉(11:05)
암봉(11:45)
692봉(12:25)
712봉(12:47)
724.0봉(12:52)
737.0봉(13:16)
능선복귀(13:52)
자라고개(13:57)
비박바위(14:25-14:49)
711봉(14:55)
773.7봉(15:15)
798봉(15:48)
신랑봉(16:03)
802봉(16:17)
각시봉(16:30)
965.1봉(17:04)
중무치(17:09)
수정산(17:24)
음지동갈림길(17:38)
음지동(18:31)
방림삼거리(18:52)
동서울터미널(19:40-21:48)
◈ 도상거리
약 12km
◈ 산행시간
9시간 03분
◈ 동행인
술꾼, 김대용
◈ 산행기
- 600.4봉
전날 밤에 쏟아진 폭설을 걱정하며 관음사쪽으로 백덕산 등로가 열려있는 주촌에서 택시를 타고 백덕지맥상의 아침치를 넘어 푸르른 평창강이 아름답게 펼쳐지는 판운삼거리에서 내린다.
가게에서 막걸리와 간식거리들을 챙기고 멀리 가리산 쌍봉처럼 독특한 모습을 하고있는 배거리산을 바라보며 밭을 가로질러 뚜렸하게 보이는 무덤길로 들어선다.
무덤에서 곧 길은 사라지고, 눈을 쓰고있는 무성한 억새밭을 지나 앞에 우뚝 서있는 600.4봉을 바라보며 급사면으로 이어지는 눈밭을 무작정 기어 올라간다.
나뭇가지들을 잡고 미끄러운 설사면을 올라가면 전날 과음한 몸에서는 금방 진땀이 베어나오고 자칫 방심하다가는 뒤로 몇미터씩 미끄러지기 일쑤이다.
발밑으로 평창강과 판운리를 내려다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고 513봉에 오르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나지만 600.4봉은 아직 한켠으로 멀리 올려다 보인다.
눈에 덮혀있는 바위지대에 연신 미끄러지며 백덕산 갈림길을 지나고, 술냄새를 훗뿌리며 벌목되어 있는 600.4봉에 오르니 삼각점(407재설/76.6건설부)이 있으며 조망은 약간 트여서 배거리산이 흐릿하게 보이고 가야 할 능선쪽으로 눈을 쓰고있는 봉우리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 판운삼거리에서 바라본 평창강과 배거리산
▲ 600.4봉 정상
- 724.0봉
갈림길로 돌아와서 가파른 돌밭길을 내려가 흐릿하게 이어지는 능선길을 따라가면 왼쪽으로 백덕지맥의 산줄기가 가깝게 지나가고 오른쪽으로는 나뭇가지사이로 평창강이 내려다 보인다.
613봉을 넘고 눈 덮힌 암릉지대를 따라 청정한 송림지대를 지나서 간벌된 나무들이 걸기적거리는 안부를 넘으니 길이 안 좋아 그런지 시간이 덧없이 흘러간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을 헤치며 636봉을 넘고 지루한 눈길을 따라가다 바위사이를 헤집고 노송들이 서있는 암봉으로 올라서면 맞은 편 산줄기 끝으로 허옇게 눈을 덮고있는 백덕산이 질 보이고, 멀리 수정산에서 봉우리 3개로 이루어진 새귀양지산을 지나 핏대봉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뚜렸하게 펼쳐지며, 앞에는 삼방산이 우뚝 서있다.
암봉을 되돌아 내려가 연이어 나타나는 바위지대를 따라 벌목되어 있는 봉우리들을 넘으니 처음으로 "평창해피라인탐사대"의 표지기 한장이 보이지만 등로는 여전히 희미하고 잡목과 까시덤불들이 앞을 막는다.
맞은 편으로 구봉대산의 울퉁불퉁한 봉우리들과 삿갓봉의 정수리를 바라보며 찬바람 휘몰아치는 692봉을 넘어가면 오른쪽으로 깍아지른 절벽지대가 나오는데 시야가 확 트여서 수정산이 가깝게 보이고, 평창강가의 옥녀봉너머로 삼방산이 우뚝하며, 배거리산은 여전히 멋진 자태로 전망에 맛이 간 산객들을 무심히 바라보고 있다.
712봉을 넘고 가파른 눈길 따라 글씨 없는 삼각점이 있는 724.0봉으로 올라가니 조망은 가려있으며 맑았던 날이 조금씩 흐려지고 찬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다.
▲ 왼쪽으로 보이는 백덕지맥의 산줄기
▲ 암봉에서 바라본, 오른쪽 끝의 백덕산
▲ 692봉을 넘으며 만나는 절벽지대
▲ 절벽에서 바라본 수정산과 새귀양지산
▲ 724.0봉 정상
- 711봉
오른쪽으로 나타나는 남병산과 눈에 덮힌 청옥산을 바라보며 양쪽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특히 평창강쪽으로 작은 암봉들을 여럿 떨구는 737봉을 넘어 내려가면 암릉들이 나오는데 첫 암봉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내려가니 더 거친 절벽지대가 나오고 우회할 길도 보이지 않는다.
아이젠까지 하고 급사면을 왼쪽으로 내려가다 바위사이로 절벽을 간신히 통과해서 잡목들을 헤치며 쭉쭉 미끄러지는 설사면을 길게 돌으려니 힘도 들고 아까운 시간만 흘러간다.
진땀을 흘리며 어렵게 능선으로 복귀해 조금 내려가면 지형도상의 자라고개 안부가 나오는데 좌우로 길 흔적도 전혀 없고 그저 단순한 잘룩이에 불과해 의아심도 들고 허탈해진다.
이따금씩 흣날리는 눈발을 맞으며 지루하게 이어지는 암릉길을 헤치고 올라가면 711봉 바로 전에 바람을 피할 수 있는 비박바위가 나타나 뜨거운 컵라면에 소주를 돌려마시며 얼은 몸을 녹인다.
20여분 쉬고 다시 가파르게 711봉으로 올라가니 처음으로 산악회의 표지기들이 나타나고 왼쪽에서는 표지기가 달린 뚜렸한 지능선이 올라오며 등로가 조금씩 좋아진다.
▲ 청옥산
▲ 수정산으로 이어지는 산봉들
▲ 자라고개 전의 암봉
▲ 자라고개
- 신랑봉
잿빛 흐린 하늘을 바라보며 봉우리를 내려가면 움푹 패인 자연 수직굴이 보이는데 낙엽이 잔뜩 쌓여있어 안락해 보이기는 해도 자칫 혼자 빠지면 헤어나오기도 힘들 것 처럼 보인다.
왼쪽으로 외딴 나무집 한채를 바라보며 봉우리들을 넘어 내려가니 눈 쌓인 임도가 가깝게 지나가 험로에 지친 산객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을 준다.
젖은 장갑속으로 시린 손가락을 문질러가며 왼쪽으로 수직절벽을 이루고있는 위태스러운 칼날등을 타고 삼각점(442재설/77.6건설부)이 있는 773.7봉을 넘으면 생각보다 진행이 느려 핏대봉은 언검생심이고 이제 수정산 넘을 일도 걱정이 된다.
배거리산에서 이어 온 산줄기와 삼방산을 되돌아보며 계속 이어지는 좁은 날등을 타고 가다 험준한 암벽을 만나고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나뭇가지를 잡아가며 가파른 사면을 기어 올라 798봉을 어렵게 넘는다.
뚝 떨어지는 급사면 눈길을 나뭇가지를 잡고 힘들게 내려가 754봉을 오르고 왼쪽으로 무덤을 지나 지형도상의 신랑봉(724.0m)으로 가 보니 그저 펑퍼짐하기만 하고 아무런 표식도 없어 실소가 나온다.
▲ 수직 천연굴
▲ 773.7봉 정상
▲ 773.7봉에서 바라본, 신랑봉과 각시봉으로 이어지는 능선
▲ 773.7봉 내려가며 뒤돌아본 배거리산과 이어온 산줄기
▲ 773.7봉 내려가며 바라본 삼방산
▲ 798봉
▲ 뒤돌아본 798봉
- 수정산
가파른 눈길 따라 802봉을 오르고 혹시나 싶어 왼쪽으로 조금 떨어져있는 777봉으로 가 보아도 평평한 바위 하나 뿐 역시 신랑봉은 아니다.
뚝 떨어지며 가파른 눈길을 엉금엉금 기다시피 내려가 뒤돌아보면 내려 온 봉우리는 마치 피라미드처럼 날카롭게 솟아있어 저런 험봉을 어떻게 넘어왔는지 감탄사가 나온다.
공터에 무덤 한기가 눈이불을 쓰고있는 각시봉(763.5m)을 지나 다소 완만해진 눈길을 따라가다 다시 무덤 한기를 넘으니 파란 하늘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가파른 능선이 이어지고, 짧은 너덜지대를 지나 백덕산으로 능선이 갈라지는 965.1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돌아 정상 전에서 다시 오른쪽으로 꺽어 내려간다.
암릉을 우회해서 내려가 펑퍼짐한 중무치를 넘고 거센 바람을 맞으며 서서이 석양에 물들어가는 눈길 따라 벌목되어있는 수정산(989.5m)에 오르니 삼각점과 정사각형의 작은 화강암 정상석이 보이고 이정판이 반갑게 서있다.
물푸레산이라도 불리우는 수정산 정상에서는 평창시내의 야경이 불야성으로 펼쳐지고 음지동과 양지동 민가의 따뜻한 불빛들이 금방이라도 내려갈 수 있을 것처럼 가깝게 보여 마음을 달래주며 배거리산 역시 어둠속에 뚜렸하게 모습을 보여준다.
▲ 802봉
▲ 중무치
▲ 수정산 정상
▲ 수정산에서 바라본 배거리산
- 음지동
찬바람 불어오는 정상에서 제일 가까운 음지말로 방향을 잡고 급히 직진해서 내려가면 표지기들이 달린 등로가 이어지고 일주일전 다녀간 사다리 식구들의 발자국이 뚜렸하게 나있다.
힌동안 내려가다 '음지말 1340m' 이정판이 서있는 갈림길에서 소고개로 이어지는 능선을 버리고 왼쪽으로 꺽어 랜턴을 켜고 가파른 눈길을 내려간다.
눈 덮힌 미끄러운 낙엽길을 한동안 내려가다 봉우리를 두엇 넘고 목장의 철선이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니 발밑으로 농가의 환한 백열등 불빛이 반가워진다.
시멘트도로를 만나 수정산 이정판이 서있는 양지동 갈림길에서 계속 내려가면 서낭당이 있는 마을입구가 나오고 역시 커다란 등산 안내판이 걸려있지만 일행들의 흔적이 모호하다.
되돌아 올라가 첫 농가에서 평창택시를 부른 일행들과 만나니 노인 부부 두분이 더운 커피도 타 주시며 이왕이면 하루 자고 가라 걱정해 주셔서 아직도 따뜻한 농촌 분들의 마음씨가 느껴진다.
금방 도착한 택시를 타고 줄지어 양지동의 기도원으로 올라가는 차량들을 보며 평창에서 바로 출발한 마지막 서울 버스를 잡기 위해 방림삼거리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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