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산 (Ⅲ)

시름에 젖어 걷는 신년산행 (표때봉-오봉산-솟때봉-수리봉)

킬문 2009. 1. 9. 12:39

2009년 1월 3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원주터미널(06:10-07:39)
횡성축협(07:50-08:13)
안흥(09:12-09:42)
방지둔교(10:07)
631봉(10:55)
691봉(11:22)
720.6봉(11:39)
739봉(11:55)
임도삼거리(12:09)
826봉(12:24)
828봉(12:31-12:43)
표때봉(13:00)
866봉(13:24)
906봉(13:33)
백덕지맥합류(14:08)
오봉산(14:25)
임도(15:04)
임도고개(15:21)
임도(15:28)
솟때봉(15:38)
김해김씨묘(16:03)
펜션단지(16:39)
솔무덤(16:46)
수리봉(17:23)
안부(17:32)
도로(17:49)
계촌(17:59)
원주역(18:30-20:10)
청량리역(20:52-22:38)

◈ 도상거리
약 15km

◈ 산행시간
7시간 52분

◈ 산행기

- 안흥초교
이른 새벽부터 일어나 첫차로 원주에 가서 2번버스를 타고 횡성축협 앞에서 내려 작년에 탔었던 8시 23분발 수동리행 버스를 마냥 기다리다 작년 9월에 수정된 시간표를 보고야 없어진 것을 안다.
매서운 추위에 1시간을 달달 떨다가 9시 12분 버스를 타고 전재를 넘어 안흥에서 내리면 어김 없이 살을 에이는 찬바람이 불어온다.
42번 국도를 따라가다 안흥초교 삼거리에서 411번 지방도로로 들어 방지둔교를 건너고 '지구리' 표시석이 서있는 곳에서 목장으로 이어지는 시멘트도로로 꺽어진다.
반질반질하게 얼어붙은 길을 올라 빈목장을 지나고 한동안 임도를 따라가다 흐릿한 산길로 들어가니 앞에서 놀던 고라니 한마리가 나를 향해 맹렬하게 돌진하다가 옆으로 미끄러지며 도망을 친다.
간벌된 나무들이 깔려있는 사면길을 올라가다 능선으로 붙으면 흐릿한 족적은 보이지만 잔솔과 잡목들이 꽉 들어차있어 진행이 어렵다.
눈위에 여기저기 찍혀있는 짐승들의 발자국을 애처럽게 바라보며 잡목들을 헤치고 올라가니 밑에서는 소울음 소리가 나지막하게 들려오고 멀리 표때봉이 박무속에 뾰족한 머리를 들고 산객을 바라본다.



▲ 산행 들머리


- 표때봉
지능선들이 합류하는 631봉을 오르면 잡목들은 사라지고 송림이 나타나며 이름 없는 표지기도 한장 걸려있고 반대에서 온듯한 발자국도 보인다.
인적 드문 흐릿한 산길 따라 삼각점(안흥424/1988재설)이 있는 726.0봉을 넘고 뚜렸한 길이 남쪽으로 갈라지는 744봉에서 북동쪽으로 꺽어 내려간다.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739봉에서 흰눈을 쓰고있는 오봉산을 바라보다가 울창한 잣나무지대를 지나 안내판이 서있는 임도삼거리로 내려간다.
따뜻하게 햇볕을 쬐고있는 무덤을 지나 영춘지맥쪽으로 조망이 확 트이는 벌목지대를 지나고 처음으로 나타난 산악회의 표지기들을 만나 826봉으로 올라간다.
잠깐 서서 점심을 먹고 무성한 미역줄나무들을 헤치며 828봉으로 올라가니 백덕산에서 사자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리고 치악산이 구름 너머로 아스라하게 보인다.
가시덤불들이 빼곡한 산길 따라 넓은 헬기장에 삼각점(안흥306/1988재설)이 있는 표때봉(867.8m)으로 올라가면 오봉산이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지만 조망은 그리 좋지 않다.



▲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영춘지맥의 산줄기



▲ 726.0봉 정상



▲ 임도삼거리



▲ 828봉에서 바라본 치악산



▲ 표때봉 정상



▲ 표때봉에서 바라본 백덕산



- 오봉산
이런저런 시름에 젖어 한결 뚜렸해진 산길로 836봉을 넘고 869봉을 오른쪽 사면으로 우회해 866봉으로 올라가니 남쪽으로 지능선이 갈라지고 표지기들이 몇개 붙어있다.
흙무덤 한기 있는 안부에서 된비알을 치고 헬기장으로 되어있는 906봉으로 올라가면 오봉산이 바로 앞에 보이지만 표때봉은 나무에 가려있고 박무가 껴 잘 보이지않는다.
키낮은 산죽숲을 따라 험한 암봉을 우회하고 가파른 바위지대를 올라가니 눈이 덮혀있어 미끄럽고 고도가 높아지면서 찬바람만이 불어온다.
오른쪽으로 등로가 갈라지는 산죽숲 삼거리를 지나서 바위들을 넘고 수북하게 쌓여있는 눈길을 헤치며 올라 백덕지맥의 산줄기와 합류한다.
발목까지 빠지는 눈길 따라 봉우리를 넘고 오봉산(1126.2m)으로 올라가면 낯익은 삼각점(301재설/77.6건설부)이 반겨주고 따사한 햇살이 내려와 술꾼과 둘이 백덕지맥 종주를 하던 재작년 겨울이 떠오른다.



▲ 오봉산 정상


- 솟때봉
잡목들을 헤치며 북동쪽으로 꺽어 내려가니 의외로 최근에 온듯한 뚜렸한 발자국이 보여 안심하지만 아차하는 사이에 북쪽으로 휘어지는 갈림길을 놓치게 된다.
동쪽으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마냥 따라가다 나무들을 잡으며 급사면을 치고 임도로 내려가 지형도를 확인하며 북쪽으로 올라간다.
하오고개와 몇군데 갈림길을 지나고 솟때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바라보며 고개로 올라가 다시 북동쪽으로 꺽어져서 적적한 임도고개를 건넌다.
잠시 간벌된 산길을 지나 글씨 없는 삼각점이 놓여있는 솟때봉(883.4m)으로 올라가면 조망은 사방 가려있고 이종훈님의 표지기만이 정상임을 알려준다.
뚜렸하게 나있는 눈길 따라 북동쪽으로 내려가다 갈림길에서 동쪽 발자국을 버리고 북동쪽으로 꺽어 내려가 김해김씨묘를 지나 언제인지도 모르게 없어져버린 모자를 찾으러 10여분 되돌아 올라가다 포기하고 만다.
찬바람 불어오는 능선을 지나 목장의 철망을 만나고 정면으로 푸른 계촌저수지를 바라보며 북쪽으로 직진해서 내려가니 펜션촌이 나온다.
비어있는지 을씨년스러운 펜션단지를 통과해 계촌저수지를 지나고 계촌천을 건너 포장도로로 올라가 앞에 수리봉자락을 바라보며 도로를 따라간다.



▲ 임도고개



▲ 솟때봉 정상



▲ 팬션단지



▲ 계촌저수지댐



- 수리봉
시멘트임도가 시작되는 '솔무덤'에서 벙어리 할아버지에게 길을 물어 안부로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가다 바로 능선으로 붙는다.
잡목들을 헤치며 길도 없는 능선을 한동안 치고 올라가면 묵은 임도가 나오는데 정상으로 연결되지는 않을 것 같아 다시 능선으로 붙는다.
지나온 오봉산과 솟때봉을 바라보며 힘겹게 능선을 치고 올라 임도를 세번이나 더 가로지르니 앞에 정상부가 보이지만 험한 바위지대가 가로막고 있다.
진땀을 뻘뻘 흘리고 나무들을 잡고 벌려가며 바위들을 피해 급사면을 치고 수리봉(777.7m)으로 올라가면 삼각점(403재설/77.6건설부)이 놓여있고 '봉천오상호'님의 표지기만이 지친 산객을 맞아준다.
계촌이 있는 동쪽으로 꺽어 서서이 어두어가는 산길을 내려가 안부에서 묵은길이 있는 오른쪽으로 내려가지만 잠시후 길은 사라지고 쓰러진 소나무들이 앞을 막는다.
멀리 보이는 밭을 겨냥해서 빽빽한 잡목과 덤불들을 헤치며 건계곡을 따라 내려가니 도로가 나오고 짤막한 산행은 끝이 난다.
양조장들이 즐비한 도로 따라 어두어진 계촌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며 2-3년전 가을비를 흠뻑 맞고 용마봉을 내려와 한기에 떨며 저녁을 먹었던 식당을 기웃거려 본다.



▲ 수리봉 올라가며 바라본 오봉산



▲ 수리봉 올라가며 바라본 솟때봉



▲ 수리봉 정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