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ⅰ)

인적 드문 설악의 지능선 (신흥사-황철봉-881.5봉-수렴동)

킬문 2009. 6. 23. 15:25
2009년 6월 21일 (일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
속초터미널(23:00-01:14)
신흥사(04:42)
550봉(05:25)
799봉(06:54)
904봉(07:30)
1104봉(08:27)
황철북봉(10:02)
황철봉(10:16-10:50)
황철남봉(11:01)
저항령(11:33)
능선갈림길(11:53-12:16)
1158봉(12:57)
1007봉(13:34)
881.5봉(14:08)
능선갈림길(14:40)
수렴동계곡(15:16)
백담사
용대리
원통터미널(17:15-17:35)
용문터미널(17:45-19:40)
용문역
청량리역(20:33-21:35)

◈ 도상거리
약 12km

◈ 산행시간
10시간 34분

◈ 동행인
캐이

◈ 산행기


속초터미널 앞 벤치에 누워 개미들에게 몸을 뜯기며 쪽잠을 자다 그 흔한 김밥집을 20여분 헤메이며 찾아 아침을 먹고 택시를 흥정해 설악동으로 간다.
아깝지만 말도 안되는 문화재관람료를 내고 화장실에서 몸단장을 한 다음 정적에 묻힌 신흥사를 돌며 들머리를 찾아보다 가파른 사면을 치고 능선으로 올라가니 뚜렸한 족적이 나타난다.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적송들이 즐비한 바윗길을 따라가면 설악동 일대가 내려다 보이고 오른쪽으로 여명을 받아 반짝거리는 달마봉과 울산바위가 그 위엄을 뽐낸다.
암릉들을 우회하고 넘으며 전망이 트이는 바위지대로 나아가니 전날의 비로 대기가 맑아, 권금성산장이 있는 집선봉과 화채능선이 정면으로 보이고 칠형제봉에서 공룡능선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암벽들이 환상적인 광경을 연출한다.
울창한 송림에 군삼각점(333 FOB)이 있는 550봉에서 운해에 묻힌 속초시가지와 바벨탑처럼 솟아있는 콘도들을 바라보며 찬 막걸리로 목을 축이면 어느틈에 달마봉 위로 불쑥 떠오른 태양이 눈부시게 빛을 발한다.
빽빽한 철쭉들을 헤치고 점차 족적이 사라지는 능선을 바위지대들을 우회하며 내려가다 큰돌이 뽑히는 바람에 불시에 떨어져 팔에 찰과상을 입는다.
799봉으로 생각되는 봉우리를 넘고 끊이지 않고 나타나는 암릉을 돌고 우회해서 통과하니 숲이 나와 반갑지만 다시 지겨운 바위지대들이 나타난다.
큰바위들이 솟아있는 암봉을 조심스레 통과하고, 다음의 암벽은 왼쪽으로 큰 너덜들을 잡고 올라 거대한 암봉인 1104봉을 넘어 내려가면 울창한 숲길이 이어지며 곰취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다.
간간이 나타나는 바위지대들을 넘고 사방에 깔린 곰취들을 따가며 어느틈에 쓰레기들과 함께 슬그머니 나타난 족적을 따라 가파른 초지를 올라간다.
땀을 흘리며 삼각점(설악22/1987재설)이 있는 주능선상의 황철북봉(1318.8m)으로 오르고 너덜에 앉아 새카맣게 몰려드는 파리떼들을 쫓으며 점심을 먹는다.



▲ 집선봉



▲ 울산바위



▲ 송림



▲ 대청봉



▲ 설악동



▲ 550봉의 군삼각점



▲ 운해에 덮혀있는 속초시



▲ 속초시의 콘도



▲ 떨어지기 전의 모습과 오른쪽 가운데의 뽑힌 돌



▲ 달마봉



▲ 대청봉



▲ 화채봉



▲ 신선봉



▲ 울산바위



▲ 암릉



▲ 암릉에서 바라본 갈 능선과 주능선



▲ 마등봉과 저항봉



▲ 곰취



▲ 황철북봉 정상



뚜렸해진 백두대간 길 따라 서늘한 기운이 드는 숲길을 지나 음지백판골쪽으로 지능선을 분기시키는 두리뭉실한 황철봉(1380m)을 넘는다.
간밤의 비로 축축한 바위들을 넘고 황철남봉(1368m)으로 올라가니 앞에 저항봉의 암릉들이 멋지게 보이고 길골과 곰골을 가르며 수렴동계곡으로 향하는, 계획한 산줄기가 육산의 모습을 나타낸다.
백두대간 종주할 때는 가뿐하게 넘었던 너덜지대를 조심스럽게 디디며 통과하고 따가운 햇볕을 맞으며 저항령으로 내려가면 야영을 한 것 같은 등산객들이 몇분 보이고 공터 그늘에는 시원한 골바람이 불어온다.
길골 상류에서 식수를 약간 보충하고 저항봉을 향하여 가파른 너덜지대를 올라가니 황철남봉의 넓은 너덜지대가 신비로운 모습으로 펼쳐지고, 새벽부터 신흥사에서 힘들게 이어온 암릉 많은 산줄기가 그 모습을 보여주며, 멀리 안산줄기가 하늘금을 그린다.
백두대간의 산줄기가 저항봉을 향하여 동쪽으로 꺽어질 때 오른쪽으로 너덜지대를 잠시 치고 내려가 숲으로 들어서면 다행히 흐릿한 족적이 나타난다.
의외로 나타난 완만하고 순한 육산길을 반기며 그늘에서 간식을 먹고 널려있는 곰취들을 한가롭게 따가며 조망 가린 숲을 느긋하게 따라간다.
방향을 맞추고 잡목들을 헤쳐가며 1158봉으로 올라가니 좌우로 깊게 패인 곰골과 길골 계곡들이 가늠되고 길골 맞은편의 널협이골 능선이 가깝게 보인다.



▲ 전망대에서 바라본, 뒤의 지나온 산줄기



▲ 전망대에서 바라본 저항봉



▲ 황철남봉에서 바라본 길골과 안산줄기



▲ 황철남봉에서 바라본 저항령계곡



▲ 황철남봉에서 바라본 저항봉과 귀떼기청봉



▲ 황철남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선



▲ 저항령



▲ 저항봉 갈림길에서 바라본 황철남봉



▲ 갈림길에서 바라본 신흥사 뒷능선



▲ 갈림길에서 바라본, 곰골과 길골을 가르는 능선



▲ 갈림길에서 바라본 용대리쪽 능선과 향로봉



▲ 갈림길에서 바라본 안산



유순한 산길 따라 바위지대들을 사면으로 우회하며 뚝 떨어져 내려가 공터가 있는 1007봉을 넘고 곰골쪽의 뚜렸한 지능선으로 가다 돌아온다.
1007봉에서 남서쪽으로 꺽어 내려가면 점차 흐릿한 족적도 나타나고 길골 너머로 용대리로 이어지는 산줄기가 마주 보여 맞는길임을 확인할 수 있다.
작은 구덩이 하나 파여있는 무명봉에서 삼각점을 찾아보다 불안한 마음을 달래며 내려가니 벌목된 둔덕에 881.5봉의 삼각점(설악306/2007재설)이 놓여있어 반갑기도 하지만 전혀 봉우리라 볼 수가 없어 씁쓸해진다.
개운한 마음으로 흐릿한 족적을 보며 적송들이 즐비한 오지의 숲길을 따라 내려가다 곰골로 이어지는 지능선을 버리고 남서쪽으로 꺽어진다.
발밑으로 보이는 너른 수렴동계곡과 마주 솟아있는 작은감투봉을 바라보며 산양들의 배설물들이 널려있는 산길을 내려가면 간간이 멧돼지들의 휴식터가 나타난다.
우렁차게 들려오는 물소리를 들으며 마지막 봉우리에서 오른쪽으로 꺽어 흐릿한 족적 따라 뚝 떨어져 내려가니 길골을 건너는 철계단이 있는 일반등로가 나온다.
길골계곡으로 들어가 찬 계곡물에 땀에 절은 몸을 딱고 새옷으로 갈아입은 다음 독한 매실주를 마시고 있으면 시원한 골바람에 한기까지 느껴진다.
길골을 벗어나와 옥수가 넘쳐 흐르는 수렴동계곡을 천천히 걸어나가다 뒤돌아보니 산객을 배웅하듯 서있는 용아장성의 삐쭉삐쭉한 암릉들이 시야 가득 들어온다.



▲ 881.5봉 삼각점



▲ 길골



▲ 길골 합수부



▲ 수렴동계곡



▲ 용아장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