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지리산 (ⅰ)

종일 장맛비를 맞으며 (관대교-1406봉-화채봉-송암산)

킬문 2008. 7. 30. 11:54
2008년 7월 26일 (토요일)

◈ 산행경로
동서울터미널앞
관대교(00:30-05:42)
424봉(06:02)
폐묘(06:26)
828봉(07:28)
1406봉(09:06)
1402봉(09:51)
관터골등로(10:54)
전위봉(11:01)
화채능선갈림길(11:19)
둔전골갈림길(11:44)
망경대갈림길(12:36)
화채봉삼거리(13:02)
화채봉(13:09)
점심(-13:15)
1216.4봉(14:08)
둔전골갈림길(14:47)
헬기장(14:55)
사거리안부(15:10)
송암산(15:34)
임도(16:36)
진전사지(16:42)
오색민박촌
원통
동서울터미널앞
미아삼거리(22:58)

◈ 도상거리
약 16km

◈ 산행시간
11시간

◈ 동행인
벽산, 산진이, 찬하늘, 옥지갑, 하늘재, 선바위, 상고대, 베리아, 해마, 영희언니, 스틸영, 산아

◈ 산행기

- 1406봉
밤새 내려오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오색 민박촌 앞에 세운 버스 안에서 아침을 먹고 차를 돌려 관터골로 내려가니 급류가 큰소리를 내며 흘러 내려간다.
관터골과 오색초교 사이의 어둠침침한 숲으로 들어가 잡목들을 헤치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능선 따라 펑퍼짐한 424봉을 넘고 방향을 잡아 비안개에 덮혀있는 숲을 내려가면 좌우로 관터골과 마산골의 물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흐릿한 사거리 안부를 지나고 스러져가는 쌍무덤을 만나서 땀과 비에 흠뻑 젖어 둔덕봉으로 올라서니 조금 시야가 트이며 구름에 가린 828봉이 앞에 모습을 보여준다.
마산골의 물소리를 들으며 아름드리 적송들이 서있는 한적한 산길을 올라가면 줄기차게 쏟아지는 빗줄기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다.
노송 한그루 서있는 828봉을 넘고 완만해졌다 가팔라지곤 하는 능선을 따라가며 간간이 이어지는 미끄러운 바위지대들을 나무들을 잡고 올라간다.
고도가 높아지며 나타나는 커다란 곰취들을 따가며 험한 암릉을 오른쪽으로 크게 우회해서 잡목과 싸리나무들이 꽉찬 숲을 무념으로 올라간다.
지루하게 이어지는 가파른 능선을 한동안 치고 관모봉과 이어지는 주능선상의 1406봉으로 올라가니 비 안개에 사방 보이는 것은 없고 울창한 초지에는 굵게 자란 참당귀들이 산객들을 맞아준다.



▲ 관대교



▲ 둔덕봉의 절벽



▲ 비구름에 가린 능선



- 화채봉
오른쪽 둔전골 상류의 요란한 물소리를 들으며 여름이라 그런지 몇년 전보다 더 거칠어진 것 같은 암릉 길을 내려가 암봉으로 되어있는 험준한 1402봉을 왼쪽으로 길게 우회해서 넘는다.
산돼지들이 파헤쳐놓은 능선을 따라가다 전에도 헤메이던 잔 너덜지대에서 똑같이 왼쪽으로 붙어 올라가면 간간이 표지기들이 나와 낯익은 길을 확인해 준다.
지천으로 깔려있는 웃 자란 곰취들을 보며 가파르게 이어지는 덤불숲을 지나 왼쪽으로 관터골 등로와 만나서 곧 통신봉이 서있었던 둔덕봉으로 올라서니 비로서 시야가 트인다.
구름에 가려있는 대청봉 쪽에서 나는 사람들의 말소리를 들으며 구상나무 숲을 지나고 탁 트인 초원의 억센 관목들을 헤치며 화채봉 갈림길에서 대청봉은 생략하고 그냥 화채봉으로 꺾어진다.
홀로 다니던 추억을 떠올리며 공단에서 제거했는지 표지기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뚜렷하고 완만한 숲길을 따라 내려가면 빗줄기만이 쉬지않고 내려오고 휴식년제에 오랫동안 묶여있는 고즈넉한 숲은 정적에 묻혀있다.
흐릿한 둔전골 갈림길을 지나쳐 큰 암봉을 왼쪽으로 돌아 널찍한 만경대 갈림길을 지나고 전에 잣송이를 욕심껏 주웠던 전망 바위로 올라가니 발 밑은 비구름에 가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화채봉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가파른 암릉들을 지나 화채봉(1328m)으로 올라가면 큰 바위들과 짐승의 배설물 뿐 아무런 표식도 없고, 날만 맑으면 조망이 좋았을 터라 아쉬운 마음만 생긴다.



▲ 화채봉 정상


- 송암산
되돌아 내려가 잠깐 점심을 먹고 젖은 너덜에 미끄러지며 험한 암봉을 오른쪽으로 뿌리 채 돌아 능선으로 올라서니 뚜렷한 길이 이어진다.
시야가 트이는 바위 지대에서 앞에 멋지게 솟아있는 1216.4봉을 바라보며 관목과 소나무들이 서있는 암릉을 바위 턱을 잡고 조심스레 올라간다.
잡목들을 헤치며 암벽을 왼쪽으로 우회해서 봉우리를 넘어 삼각점을 찾아보다가 완만한 육산길을 잠시 따라가면 둔덕에 1216.4봉의 삼각점(속초425/2005재설)이 나온다.
그치지 않고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더욱 뚜렷해진 호젓한 산길을 한동안 내려가 오른쪽의 둔전골 갈림길을 지나서 헬기장으로 오르니 등로가 애매모호하지만 오른쪽으로 잠시 덤불 숲을 헤쳐서 직진하는 등로를 만난다.
진흙에 쭉쭉 미끄러지며 내려가 동에서 남동으로 휘어지는 능선 갈림길에서 표지기들을 확인하며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등로는 점차 왼쪽으로 휘어지며 이어진다.
흐릿한 사거리안부를 지나고 빽빽한 철쭉과 잡목들을 헤치며 흐지부지 길이 사라지는 숲을 올라 봉우리로 올라서니 그제서야 앞에 송암산이 실루엣으로 나타난다.
울창한 관목숲을 헤치고 삼각점(속초306/2005복구)이 있는 송암산(767.4m)으로 올라가면 두세평 공터에 돌 무더기들만 쌓여있고 조망도 가려있으며 큰 소나무나 암봉은 찾아볼 수도 없다.



▲ 1216.4봉



▲ 1216.4봉의 암벽



▲ 지나온 암릉



▲ 1216.4봉 삼각점



▲ 송암산 정상



- 진전사지
마지막으로 간식들을 털어 먹고 추위에 부들부들 떨며 흐릿하게 이어지는 남동릉을 내려가 헬기장을 지나니 지능선들이 많이 갈라져 혼란스럽다.
둔전저수지 쪽으로 송전탑들이 서있는 오른쪽 능선을 선택해 내려가면 잠시 임도같은 좋은길이 이어지다가 곧 사라지고 만다.
지능선들을 갈아타며 간벌된 나무들이 널려있는 고약한 능선을 한동안 따라가다 방향만 맞추고 빗물이 줄줄 흐르는 사면을 치고 내려가 임도로 떨어진다.
임도 따라 조용히 비가 내리고 있는 고찰 진전사지로 내려가니 처마 밑 노스님의 굼뜬 행보가 한가롭게 보이고 둔전저수지 맞은편으로는 관모봉이 우뚝 솟아 산객들을 내려다 본다.
젖은 옷을 툭툭 털며 진흙물이 들은 면장갑을 토사구팽 하듯 집어던진 후 신발의 흙덩이를 대강 털어내고 기름 냄새가 역겹게 풍기는 버스에 몸을 싣는다.



▲ 진전사지



▲ 진전사지에서 바라본 관모봉